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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예전에 TV 프로그램들에서 부모들에게 엄격하게 조언한답시고 아이들에게 더 관심을 가지라 버릇처럼 말했던 것들을 조금씩 후회하고 있었다.

꼭 입으로만 일하는 것들은 직접 해 봐야 안다고, 내가 직접 해보니 하나하나 모두 실행하기가 엄청나게 어려웠던 것이다.

물론 지금 아이들이 다들 엄청나게 착하다는 유리함도 있지만, 우리 애들은 각각의 상처들이 큰 편이고 입양아인데다 나 혼자서 모두 돌봐야 한다는 불리함도 있으니 막 따지긴 그렇지만.

그래도 더치의 드레스에 대한 집착도 덜어낼 겸 새로 산 스쿨미즈와 래쉬가드들을 이것저것 갈아입혀보면서 마구마구 뽀뽀를 퍼부어준 날이라던지

우좌랑 밤늦게 같이 게임을 하다가 그대로 퍼질러 자버리는 바람에 아침에 더치가 우리를 깨우러 온다던지 즐거운 일만 있었으니 이전보단 나은 생활이었다.

그런 우리 집에 우편이라는 고전적인 소통 방식으로 전해져 왔던 게 그 편지와 상당한 양의 현금 다발이었다.

보안상의 이유로 유통과정 없이 매입자 본인이 직접 와서 거래해야 한다는 바이오로이드가 있으니 동봉된 것으로 내가 직접 가서 매입하라는 내용이었다.

대체 무슨 이유가 있어서 이러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그렇다면 우편도 일반적인 배달부가 아니라 그 쪽 사람을 시켜 넣어놨겠지.

편지에는 가격만 나와있고 생긴 거에 대한 정보가 없다. 뭐, 비용은 완전히 담당사 측에서 지불하고 어린 체형의 바이오로이드라는 것도 보증한다니...

일단 내가 어린 체형의 바이오로이드를 데려가는 사람으로 찍혔다는 것은 확실했다.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목적지까지 운전해가는 동안, 나와 아이들은 전화로 우리 집에 오게 될 바이오로이드에 대해 떠들었다. 수도권 외곽인데도 주변은 벌써 다른 지역보다 훨씬 하이테크스러운 분위기를 띄고 있었다.

주변 이미지를 공유받고 있던 더치는 아마 초등 고학년 정도로 생긴 애가 아닐까  추측했고, 나는 그럴 듯한 추리라고 동의했다. 우좌는 자신보다 검을 잘 다루는 바이오로이드는 아닐 것이라고 선언했다.

검이 아니라 도끼를 잘 다루는 게 아니었냐고 되물으니 극의에 다다른 자들은 어차피 한 점에 이르는 거라고 얼버무린다.

그렇게 히히덕대면서 내비게이션 찍어준 곳을 도착해 보니 뜬금없지만 무슨 우주항공과 관련된 곳인 듯했다. 대체 왜 이런 곳에 유아동 체형의 바이오로이드가 있다는 건지 도통 짐작조차 못 하고 있는데 굳게 닫힌 바리게이트 옆에서 경비원이 차 유리를 퉁퉁 치고 말을 걸어온다.

"여기는 그 뭐냐 거시기입니다 제한구역. 예 그르니까, 허락 없이 들어오시면은 거 안 돼요."

"바이오로이드 매입 건 때문에 왔습니다."

"예? 아 예, 잠깐만요. 확인 좀 해보겠습니다."

잠시 뒤 경비원이 문을 열어준다. 들어가봐도 막상 안에 우주선 부품이 보인다거나 하진 않았다. 하긴 이렇게 바로 보였으면 보안이 훨씬 더 삼엄했겠지.

아니나다를까 내부를 기록할지도 모르니 금속탐지기를 돌린다고 설명해왔다. 내 폰은 맡기느니 내 차에 두고 오기로 했다.

성인은 믿을 수 없다.

그보다 아날로그 시계도 모르는 것들이 대체 왜 디지탈 시계를 일반 시계라 하는지 모르겠다. 따질 거면 왜 시계가 멈춰있는지나 따지지.



내부는 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고급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보이는 부분이 엄청나게 많았다. 통로도 복잡했고.

바이오로이드가 등장하고 사회와 과학 등등 많은 면에서 큰 변화들이 있었다는 건 거의 말뿐이 아닌가 생각한 적도 있을 만큼 빈부격차는 너무 심했고, 그 탓에 서민들의 생활양식은 21세기 초반과 크게 차이가 없을 지경이라는 이야기도 들어본 적이 있다.

물론 관점이 관점이니만큼 과장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공감할 만큼 너무 커다란 차이가 나와 그들 사이에 있었다.

내가 회수해야 할 바이오로이드는 우주 항공 분야에 기밀 정보를 포함해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모양이다. 기밀 유지가 뭐 어쩌고 하는데, 살짝 열이 받기 시작했다.

어차피 바이오로이드는 명령 못 어기는 거 세상 사람이 다 아는데 내가 문과라 못 알아듣는 거 보려고 씨부리냐 역정을 내어주니 우물우물 말을 삼키다 이내 빠릿빠릿하게 안내한다. 이과들 일하는 곳인지는 그냥 추측이었지만 맞기는 한가보네.

작은 접견실 같은 곳에 안내받은 뒤, 얼마 안 되어 껄렁껄렁해보이는 사팔뜨기가 자수정같은 머리칼의 아주 아리따운 아이 하나를 데리고 왔다. 긴팔 셔츠에 긴 바지를 입혀놓은 그 애가 코코였다.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저런 애가 왜 이런 분야에 사용되는건지도 알 수가 없다.

원래 처음 오는 사람이면 많이들 물어보는 질문이었던 건지 내 표정을 읽은 건지 이르기를, 우주선에 태워 보내려면 작을수록 자원을 적게 소모하니 유리하다고 해설해온다.

그러면 얘네가 이런 체구로 뭘 할 수 있냐고 물어보니 탐사용 기계를 따로 보내준댄다. 얘기만 들어보면 얘를 효율 좋은 CPU 대용으로 쓴다는 느낌인데.

코코가 사랑스러운 눈으로 긴장하고 있었다. 헌데 지금 당장 자신을 데려갈 나보다 저 녀석 말에 집중하는 이유는 뭐지? 녀석은 내가 몇 번 예의상 맞장구쳐준 거에 신이 나서 자기가 하는 일의 대단함, 자신이 맡은 사업의 위대함까지 얘기를 꺼내고 있었다. 근데 들어보면 결국 지는 그냥 말단 직원 같은데...

"그런데 몇몇 바이오로이드가 능률이 조금 떨어져서 상부에서..."

...목에 저게 뭐지?

코코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말을 걸었다. 그리고 머리칼의 냄새를 맡으면서 녀석이 눈치채지 못하게 나를 향하고 있는 코코의 옷을 살살 올려 등짝을 살폈다.

멍자국들.

그 애처럼.

어떤아이도상처받아선안된다

코코의 냄새를 크게 들이쉬어 급격하게 분출하려던 분노를 찍어눌렀다.

후.

찰과상이 없는 걸 보니 뭔가 입은 채로 팬 거 같은데, 골고루도 줘팼군. 심지어 거의 다 최근에 생긴 것 같은데 하다하다 목에 담배빵까지 찍다니, 이젠 숨길 생각도 없나? 대단도 하시군.

바이오로이드들이 폭행으로 '파손'되는 사건들은 방어흔이 있는 경우가 거의 없다. 막지 말라고 명령하고 때리는 새끼들 때문이다.

코코의 귀에 놀라지 말라고 속삭여 당부했다. 손목에서 시계를 풀어 손에 감으며 애기 냄새가 참 좋다고 능청스럽게 둘러대니 꽤 웃기는 표정을 짓는다. 누가 누굴 경멸해?

"그래서 아무튼, 저희 오르비탈 왓쳐 본사에서 지시가 내려왔는데 저 바이오로이드를"

쓸데없이 굴러가는 발음이군. 나름 혀는 씹지 않게 배려해서 아갈창을 올려줬다. 맞은 게 턱이기도 하고, 내 시계도 싸구려지만 단단하기가 모토로라같은 놈이었으니 녀석은 단박에 쓰러져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난 비열하지 않다. 비열한 건 애나 패는 녀석이지. 성인간의 문제라면 법적으로 어떻게든 해결하겠지만 애를 때린 것은 맞아도 싸고 애를 죽인 것은 죽어도 싸다.

다만 대책없이 화난다고 갈긴 거라 이제부터는 수습을 해야 했다. 녀석이 경비를 부르려 하는 듯 했기에 가까스로 막아냈다.

"누굴 빙다리 핫바지로 보나, 왜 공식적으로 교체 안 받고 외부인한테 팔아치우는 건지 내가 모를 줄 알고?"

동요하는군. 목소리 큰 놈이 반드시 이기는 건 아니지만 상대의 기세를 누르기는 쉽지. 코코의 옷 중 배 부분을 까보니 배에 멍자국이 가득하다. 가까스로 분노를 참아냈다. 여기서 한 대 더 패면 말려드니까, 제대로 처리할 수 없으니까.

"야 이렇게 소리질렀는데 아무도 안 와? 방음 좋네, 다 감이 오더라니까. 여기 목에 담배빵도 그렇고. 못 봤으면 큰일날 뻔했어."

"지금 내가 누군지 알고"

"이거 네가 패가지고 효율 나가리돼서 갈아치우는 거 감사든 뭐든 지금 네가 꺼리는 뭔가가 있으니까 대충 빨리 치워버리려는 거 아니냐? 모르는 게 등신이지. 그리고 걸리면 너는 꼬리자르고 나만 얘 빼돌려서 팬 새끼로 덤터기쓰는 거고?"

"사람이나 패는 야만인치곤 대가리 좀 굴려본 모양인데, 원하는 게 뭔지는 몰라도 협상할 생각은 하지 마라."

"무려 바이오로이드한테 멍이 생길 정도 풀파워로 때렸는데 안 망가지는 걸 바라는 게 웃기는 거 아니냐? 근데 네가 팬 게 아니었으면 억울해서라도 지금 바로 발작 일으켰을거잖아, 맞지? 너 나한테 낚인 거야 병신아."

"그, 그래. 그래서 뭐가 어떻다는 거지?"

"효율 떨어진 바이오로이드는 10분지 1에 팔아도 모자랄 걸 반이 넘게 받아챙기려 하냐고, 이 버러지같은 돌팔이새끼야!"

바이오로이드는 긴 명칭이다. 그걸 줄인 게 섹돌이고, 그걸 파는 놈은 돌팔이다. 바이오로이드를 만드는 게 주로 생명공학자들이기도 했으니 돌팔이라는 거 참 중의적인 표현이지.

"뭐? 누가 돌팔이야? 이 정신나간 부랑자놈이..."

"너야말로 지금 뭐 나랑 장난까냐? 누가 대책도 없이 온 줄 아네?"

녀석이 뭔가 말을 꺼내려다 삼키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내가 무슨 대책을 준비했나 살피는 모양이지. 하지만 뻥카였으니 애초에 없는 걸 찾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길게 끌지 말자. 30%."

"...결국 돈이면서 비이성적으로 굴긴. 천민 같으니."

"그렇게 생각하시던지."

일을 더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는지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한참 고민하다가 코코를 나에게 세게 떠민다. 넘어지려는 걸 조심히 받은 다음에 돈을 건넸다. 말이 통하는군.

내가 싸우는 모습을 봐서인지 코코는 벌벌 떨고 있었다. 천천히 안아들고 방 밖으로 나오자 역시 안에서 있었던 일은 모르는 건지 다른 직원이 주차장으로 안내했다.



담당사 측에 전화를 걸어보니 영업시간이 끝났다는 안내메세지가 나온다. 멍청한 새끼들. 차액 반납에 대한 건 이메일로 보내놔야겠어.

옆좌석에 앉혀놓은 코코는 아직도 벌벌 떨고 있었다. 내가 추태를 보였어. 너무 감정에 휩쓸렸다.

어떤 아이도 상처입어선 안 된다. 되뇌이고 되뇌였는데도 나는 아직 부족하다. 머저리같은 새끼. 대체 언제쯤이면.

도시에서 멀어지자마자 갓길에 차를 세워두고 코코를 무릎에 앉혀 꼭 끌어안았다. 코코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도 완전히 잊고 있었다. 어쩌면 얘가 아니라 내가 불안했는지도 모른다. 한참 있다가 코코의 상태를 살폈다. 코코는 상당히 불안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시 생각해 보니 내 호흡도 꽤 불안했다. 내가 흔들리면 아이들도 흔들린다. 나는 완전해야 한다. 절대 쓰러져선 안 된다. 절대로 흔들려서도 안 된다. 불안해해서도 안 된다. 아이들에게 악영향이 간다.

다행히도 코코를 품에 안고 있으니 코코의 떨림이 잦아들었고, 나 자신에게도 상당히 도움이 되었다. 머리를 쓰다듬으며 놀래켜서 미안하다고 두어 번 속삭였다.

코코는 그냥 여전히 내 가슴팍에 머리를 묻고 있을 뿐이었다. 솔직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싶다. 나를 싫어하진 않을까. 나를 악하거나 무섭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문득 코코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안심시키는 게 우선. 나는 한껏 바보같이 웃어 보였다. 코코는 잠깐 시선을 마주치다가 이내 다시 고개를 파묻었다.

내 심장이 더 빠르게 뛰었다.



꾸르륵 소리가 났다. 코코였다.

"밥 먹으러 가자."

생각보다 앞선 말이었다.

코코는 고개를 파묻은 그대로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한참을 더 코코를 끌어안고 있었다.

코코에게 나는 처음 본 사람일 것이다.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나도 의심할 만한 사람이지 않은가? 시선처리를 캐치하는 건 익숙했지만 이렇게 안겨 있는 상태는 내가 이성적인 행동이나 생각이 힘들다.

코코가 꼬르륵 소리를 한 번 더 냈다.

코코는 그래도 한참을 더 내 복부에 꼭 붙어 있다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제야 떨어지는 코코를 옆자리에 다시 고이 놓고 벨트도 매어 주며 이마에 살짝 뽀뽀를 해 주었다. 출발하려니 자기 이마를 더듬거리는 모습이 곁눈질에 들어왔다.

작고 꼬물거리는 손.

...후.



차를 출발시켰다.

더치에게 차량 내부 기능으로 전화를 걸었다.

"더치, 달걀 좀 있나 확인해봐주라."

"어? 왜?"

"그, 멍 빼는 데 좋잖아."

"그거 너무 민간요법 같은데..."

더치의 눈이 옆으로 향했다. 코코를 본 거겠지.

"알았어, 파파. ...엄청 많아!"

"고마워."

이럴 때 안심시키려고 무슨 말을 하면 독이 된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집에 도착했을 때, 코코를 안아들고 들어가니 애들이 다가왔다. 코코가 자그마하니 동생처럼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우좌야 달걀 세 개만 갖고 와봐봐."

"알았어!"

"잠깐 좀, 괜찮지?"

코코의 웃옷을 천천히 벗겼다. 멍자국들. 우좌가 달걀들을 가져왔다.

코코를 소파에 엎드리게 시키고, 바닥에 앉아서 등의 멍자국들에 달걀을 문질렀다. 아프다는 감정이 앞서서 그런지 내 의도를 이해하진 못한 듯했다.

내가 그러는 동안 더치와 우좌가 코코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야야야, 코코 무서워한다. 일단 지금은 냅둬줘."

"알았어, 파파."

"권속이 다 해 그럼, 나 게임하러 갈거야!"

우좌가 들고 있던 달걀을 내 옆에 놔두었다.

"근데 왠일로 씻어서 갖고 왔네. 잘했어."

"히히!"

"그거, 내가 씻으라고 시켰어."

"우이씨, 더치!"

"뭐 하는 거야."

나도 모르게 절로 웃음이 나온다.

"둘 다 아무튼 잘했어. 아 맞다, 얘 방이 그거니까 그, 아직 없으니까 일단 며칠 내 방에서 재울건데 괜찮지?"

"권속이여, 걔는 괜찮대?"

"아."

코코의 눈치를 살폈다. 고개를 살짝 돌려 날 보더니 뭐라고 입을 웅얼거렸다.

"아, 미안. 한 번만 다시."

귀를 코코의 입에 아주 가까이 가져다대니 코코가 다시 말해 주었다.

'괜찮아요.'

"괜찮대잖아!"

"지금 물어본 거잖아?!"

"파파는 성급하네~"

"그럴수도 있지! 아, 얘 이름 코코야."

"안녕, 코코!"

"반갑구나!"

"그리고 저녁 카레."

"으에엑!"

"왜, 나쁘지 않잖아."

"권속은 감자를 안 넣잖아!"

애들이 떠들면서 올라가는 걸 보고 웃다가 내 손이 멈췄다는 걸 잊고 있었다.

코코가 살짝 꿈틀대고서야 그걸 다시 깨달아서 살살 손을 움직였다.

애들이 가고 들어보니 코코가 아파서 그런지 미약하게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하지 말까?"

"......"

고개를 뭔가 꼬무락 움직이긴 했는디 어떻게 움직인 건지 잘 모르겠어서 그냥 그만했다. 아파하는 것은 그닥 보고 싶지 않다.

씻으러 가자고 하니 머뭇머뭇 따라온다. 생각해 보니 우리 애들이랑 스킨쉽을 평소에 자주 하다 보니 너무 별 생각 없이 코코의 옷을 벗겨버린 거 같긴 한데.

더치와 우좌를 처음 씻겼을 때처럼 웃옷은 벗고, 바지는 막 입는 바지로 갈아입었다.



내가 고른 목욕 타월이 나름 되게 폭신폭신한 거였는데 코코를 문지를 때는 특히나 조심스러워졌다. 멍자국들이 눈에 들어올 때마다 손에는 힘이 빠져만 갔다.

하지만 내가 뭘 하든 코코는 그저 가만히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것이 나를 더 마음아프게 했다. 애들을 마지막으로 직접 돌본 게 7년이나 되었어도 나름 오랜 경력이 있으니 꽤나 자신감이 있었는데, 코코는... 모르겠다.

머리에 손이 닿자 코코가 달팽이 더듬이처럼 훅 쪼그라들었다. 안 춥게 샤워기로 뜨신 물을 이리저리 쬐어 주면서 한참 기다리니 겨우 돌아온다. 내일 주문 시키기 전까진 우좌 거 샴푸 잠깐 써야겠다.

굉장히 자그마하고, 거기서 또 자꾸만 쭈그러든다. 그래도 얼마든지 기다려줄 수 있다. 그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니까.

평범하게, 저녁을 먹으며 아이들과 떠들었지만 코코는 여전히 조용했다. 밥도 잘 먹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다시 밤이 되어서, 내일이면 주문한 가구들이 오고 네 방이 생길 거라 하니 그냥 내 가슴팍에 또 얼굴을 파묻고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코코는 상당한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 전체적으로는 일단 추측일 뿐이지만 학대로 인한 학습된 무기력이 가장 큰 원인으로 보였다. 밥도 잘 먹지 않고, 잠을 자거나 멍을 때리며 시간을 허비할 뿐이다.

읽어주던 동화책을 덮었다.

생각해보니, 나를 뭐라고 부를지도 아직 정하지 않았다. 워낙 입을 열지 않아서였다.

"코코야."

내 품에서 꿈지럭댄다. 아마 끄덕거린 것으로 느껴졌다.

"나는 뭐라고 부를래?"

코코는 그대로 찰싹 붙어서 다시 가만히 있었다. 아마 뭔가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겠지.

한참 지나서야 나지막한 대답이 나왔다.

"...아빠."

내 가슴이 내려앉았다.

그 애. 그 애가 나를 부른 것만 같았다. 생긴 건 전혀 달랐지만, 애달픈 목소리.

두통이 올 것만 같았다.

나는 웃으며 재미있는 호칭 고맙다고, 앞으로 잘 부탁한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내가 흔들리면 아이들도 흔들린다.
불이 꺼지고 나서야 팔의 살점을 쥐어뜯었다. 두통이 좀 가시는 듯했다.





다음 날 바로 주문한 가구들이 도착했다.

하지만 집안에 우겨넣는 건 내 몫이었다.

아니, 우리 몫이었다.

"파파, 나도 이런 건 할 수 있어."

...침대를 매고 스쿼트..? 대체 왜 가능한거지.

"어... 알았어. 그런 거 안 해도 알겠으니까. 그래도, 혼자 하면 위험하니 같이 하자."

"알았어, 알았어."

더치의 힘은 가공할 정도였고, 우리는 빠르게 코코의 방을 예상한 대로 만들 수 있었다. 심지어 천장에는 야광 별 스티커도 붙여줬다.




아빠...

꿈.




바로 그 밤, 어딘가 불길한 직감이 들어 잠에서 깨었다.

피곤하지만, 어딘가 이상한 감각이었다.

애들 방을 좀 살펴보려고 하는데, 제일 먼저 들어가본 코코의 방에는 코코가 자고 있지 않았다. 황급히 불을 켜 보니 코코가 침대에서 굴러떨어져 헐떡대고 있었다.

별다른 외상은 없었지만, 호흡이 이상했다. 숨을 너무 쉬고 있었다. 과호흡이라 하던가?

예전에 애들을 돌보던 적에 무슨 안드로이드 남자 아이돌 덕질하던 여자애한테 들은 기억이 있었다. 가끔 가다가 숨을 너무 쉬어서 쓰러지는 애들은... 어떻게 한댔었지?

떠올려, 떠올려라. 멍청한 새끼. 제발. 또 잃을 순 없다고. 그래, 생각났다. 비닐봉투를 씌워서 자기 숨을 다시 들이마시게 한댔지.

하지만 이런 건 나도 처음 겪어보는 거라서 마음이 급했다. 주변에 뭔가 덮을만한 건 없고, 그렇다고 이불로 누르거나 입을 막아버리는 건 확실히 과호흡 응급조치가 아니라 그냥 질식사할 것 같았다.

어쩌면 내 사심이 담겼는지도 모른다.

나는 코코의 입을 입으로 틀어막고 차로 데려갔다. 바이오로이드는 소모품에 가까웠기에 바이오로이드용 병원은 그 수가 적었고, 내 집 또한 바이오로이드용 병원에서 그렇게 가까운 거리에 있지는 않았다.

시간이 조금씩 지나자 코코의 호흡이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

이제 숨을 못 쉬어 죽을 거 같은 사람은 나였다. 하지만 시간은 없다. 난 이런 건 잘 모른다. 의사. 의사가.

어떻게 병원에 다다랐는지도, 어떻게 절차가 진행됐는지도 잘 모르겠다.

코코와 병원에 도착한 것까진 기억이 난다. 의사가 돈을 얼마 내라고 했고. 그리고... 뭘 했더라.

기억나는 건 의사의 한 마디.

"괜찮습니다.

그리고 코코의 한 마디.

"언니들이... 별에..."



집에 도착하자마자 야광 별 스티커들은 다 떼어 버렸다. 정확히 뭐가 문제인지 감이 안 와서 침대 옆에 약한 전등도 놓아 주었다.

다행히도 코코는 다음날부터 잠을 잘만 잤다. 심지어 내가 방에 찾아가면 미소도 지어 보였다.

하지만 코코는 여전히 밤하늘을 보고 싶어했다. 그것도 별이 가득한, 자신이 날아갈 곳을. 하지만 코코가 그걸 볼 수는 없었다. 가장 바라는 것에 가시 철조망이 쳐져 있었다는 것을 코코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내가 떠올린 것은 우주선이나 화성 탐사선 같은 모형들을 조립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런 장난감이라면 관심도 돌릴 수 있고, 발작도 일으키지 않겠지.

코코는 분명 그러한 장난감들도 꽤 재미나게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코코는 장난감들마저도 관심이 떨어진 듯했다.

그런 것들은 결국 대체품이다. 광활한 우주를 대체하는 것은 결국 일반적인 어린아이면 모를까 정말 우주를 가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코코에겐 결국 허무함만을 남긴 듯했다.

코코에게 남은 것은 지식들뿐이었다. 천체, 생물, 환경 등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지만 결론적으로는 경험할 수가 없고 읊기밖에는 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우주에 대한, 그리고 그것에서 파생되는 어둠에 대한 발작 증세는 제대로 완화조차 하지 못했다.

나조차도 이건 가망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우울증을 낫게 할 방법이 더 이상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운동은 이미 해 봤었는지 어쩐 건지 본인이 거부하고 장난감도 결국 스스로를 향한 칼날로 되돌아갔고, 우주 여행을 위해 일했던 과거에 대해서 조금도 생각하려고 하지 않지만 관심을 다른 분야로 돌려보자니 바꿀 수마저도 없다고 하고.

유전자적으로, 그리고 모듈로 각인된 목표였기에 그랬다. 그리고 그것에 다다르기는 커녕 걸음을 내딛을 수조차 없는 코코. 코코가 힘들어하는 것을 옆에서 그냥 보고 있어야만 하는 나까지도 어쩔 도리가 없으니 너무나 고통스러웠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코코가 잠이 안 오니 동화를 읽어달라고 해서, 서재에서 돌맹이 수프와 호리병박 아이들을 읽어준 뒤 코코가 잠든 걸 보고 나가려 했다.

하지만 코코는 잠들기는커녕 내 몸에 딱 붙어서 눈을 똑바로 뜨고 있었다. 원래는 내 옆구리 곁에 누워 있었는데 어느새 내 상체 바로 옆에 찰싹 붙어 있었다.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은 건가?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지만 두어 번이나 망설인 코코의 목소리는 여전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였다. 내 귀에 1mm도 떼어놓지 않은 자그마한 입에서 코코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저... 아빠가 더치 언니랑... 섹스... 하는 거 봤어요...'

...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그... 음. 그래. 봤구나."

'저도, 해주세요.'

"코코야, 들어봐. 내 생각에"

'저도, 할 수 있어요.'

"잠깐만 들어봐. 처음 하면 아프니까 이제부터라도 조금 준비를 해보면 어떨"

'저, 처음 아니예요.'

어?

"그게 무슨 소리야?"

'여기 오기 전에... 그때 아빠가 때렸던 그 인간님이 억지로...'

그 개새끼 내가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생물학적으로... 인간 남성의 성기는 여성의 성기에서 다른 경쟁자의 정액을 긁어내도록 설계되어 있대요...'

아냐, 무슨 말 할 지 알 거 같은데 이렇게는 아니야.

'처음 만난 그 날처럼, 더러운 제 안쪽도 씻어내주세요.'

"..."

'저는 안 되나요... 아빠?'

할 말을 찾지 못했다. 심장이 얼어붙는 것만 같아 이를 악물었다. 도저히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보다 왜 갑자기 이런 걸 원하는 걸까.

일단 코코도 이런 말을 하려면 심사숙고를 꽤나 했을 것이었다. 왜냐하면 더치와 마지막으로 섹스를 한 게 족히 4일은 되었기 때문이었다.

'나, 아빠를 사랑해요.'

코코가 내 가슴에 완전히 대못을 박았다.

코코가 멍하니 있는 내 손에 음부를 비비적대온다. 그에 따라 팬티 너머로 내 손도 천천히 축축해진다.

정말로 코코의 경험 여부는 내게 전혀 상관이 없었다.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은 내 삶의 모든 것이었다.

다만 지금 이건 코코의 고통을 이용하는 것이라는 판단이라고 느꼈다. 술에 취한 인사불성의 이성과 성교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악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즉시로 든 다른 생각은, 혹시 내가 망설이는 게 나마저도 코코를 더럽다 여겨서 그런다고 코코가 행여나 오해할까 두렵다는 생각이었다.

하여 코코의 아랫배에 내 물건을 살짝 대었다. 코코는 평소와는 다른 크기와 열기를 느끼자 흥미롭게 탐구하는 듯했다.

진심을 다해 사랑해주면 된다. 내 남은 삶 동안 이 아이들을 나보다도 추악한 세상과 분리하는 요새가 되겠다. 기꺼이 하겠다. 즐거이 하겠다.

코코는 결백하다. 깨끗하다. 이 시대에서 비롯된 어지러운 풍파에 휩쓸렸을 뿐이다. 반면 나는... 내가 내 단순한 성욕과 나름의 의지, 어쩌면 변명으로 선택한 것들과 이어지는 길들을 따랐다. 모든 것은 내 책임이다.

한 손의 손가락을 벌려 손으로 코코의 뒤통수 쪽 머리칼을 아래서 위로 긁어올렸다. 머리카락이 내 손가락 사이사이를 지나감에 따라 매끄러우면서 반질거리는 감각이 온 손아귀에 느껴졌다.

단 한 번의 실수만으로도 가루로 깨어져버리는 루퍼트 왕자의 유리구슬 꼬리를 다루듯 반댓손으로 코코의 허리를 매우 조심스럽게 감아 침대 위에 가만히 내려놓았다.

코코가 살짝 상기된 얼굴로 방실방실 미소짓고 있다. 천진난만한 웃음. 코코가 천천히 스스로 잠옷 웃옷의 단추를 끄르니 심플한 아이보리색의 런닝이 드러난다. 코코의 살결은 보드라운 향기가 난다.

얼어붙어버린 심장이 피를 흘려넣은 몸은 너무나 무거웠다. 손가락 하나하나를 옮길 때마다 얼음장이 피부에 자라난 것처럼 소름이 돋았다.

그럼에도 용암처럼 느지막하지만 확실하게 흐르는 욕망이 간신히 나를 이끌어, 느릿느릿하게나마 손을 이끌고 손가락을 움직였다.

코코의 구릿빛 피부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간다. 멍자국들은 바이오로이드답게 벌써 거의 다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코코는 웃옷을 다 벗은 채로 손을 나에게 뻗으면서 잠옷 바지와 팬티를 발목에 걸고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 손이 떨렸다. 원래도 약간 수전증이 있긴 했지만 이건 그게 아니었다.

문득, 따뜻한 코코의 몸을 더듬다 보니 춥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불을 같이 덮고 누웠다. 코코를 내가 뒤에서 껴안는 상태로 이불 속에서 천천히 팔을 움직였다.

코코는 내 팔을 베고 누웠다. 내가 남은 손으로 가슴과 콩알을 조금씩 주무르며 몸을 풀어가는 동안 코코는 가끔씩 고개를 돌려 나를 보았다.

내가 이 때 웃는 표정은 아니었다고 확신하지만 코코가 나를 볼 때마다 살짝씩 웃은 걸 생각해보면 아마 열중하는 표정 같은 게 아니었을까.

충분히 젖어 있었지만 아직도 걱정되긴 했다. 코코의 신체 사이즈를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긴 했다. 아파하면 어떡하지. 나 따위로 괜찮을까.

하지만 그러한 불안이 들어도, 지금 당장만큼은 접어두기로 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맞닿은 지금만큼은. 코코의 머리카락에서 뿜어오는 향기가 나를 재촉하기도 했고.

심호흡을 하고 코코에 오롯이 집중했다. 천천히, 코코의 내부에 나의 물건을 밀어넣었다. 더치나 우좌보다도 좁고 그만큼 반발이 강해 쉽지는 않았지만, 천천히 힘을 더해가니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더치와 우좌를 겪고 나니 확실히 단순한 압박에는 여유가 생기긴 했다. 움직이지 않은 상태로 코코를 살폈다. 코코는 조금 무리한 것 같았다.

코코가 적응할 때까지 기다렸다. 코코의 숨이 골라지는 데는 그닥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코코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뭔가를 확인하려는 눈빛이었다. 내가 가만히 있는 게 의아했나?

코코가 나에게 헤헤 하고 웃어 보였다. 나도 모르게 귀여워서 장난을 치고 싶어졌기에 코를 앞니로 살짝 깨물었더니 코코가 화들짝 놀랐다가 이내 다시 피식피식 웃는다.

고개를 숙여서 코코와 입을 맞추었다. 코코는 키스가 뭔지도 모르는 듯해서 죄책감이 불의의 투창처럼 날아와 내 심장을 꿰뚫었다.

"코코야."

'어?'

"입을 잠깐만 벌려 볼래?"

'어. 알았어요, 아빠.'

코코는 잠깐 망설였지만 혀를 내밀었다. 얕은 화상 자국이 있는 혀가

니미 씨발

혀 재떨이를 진짜로 했다고? 눈에 잘 안 띄게 할 수 있는 개짓거리는 정말 다 했군. 그 자리에서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하지만 동요한 모습을 보일 순 없었다.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코코에게 즉각적으로 키스를 했다. 자그마한 이빨들을 찬찬히 흝었다.

나를 조금이라도 따라해보라고 천천히 혀를 움직였으나 처음 하는 것에서 많은 걸 바랄 순 없었다. 애초에 바란 적도 없었다. 어떤 것도 바래서는 안 된다. 아무리 아낌없이 주어도 모자라기만 하다.

아직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코코의 눈이 점점 풀려갔다. 행복한 걸까? 그저 지금 잠깐만이라도 힘든 건 잊었으면 좋겠다. 나와 달리 코코에겐 훨씬 행복한 삶을 누릴 권리가 있었다. 나에게는 행복을 줄 의무가 있었고.

코코의 허리께를 잡고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여보려 했으나 조금만 움직여도 자궁으로 추정되는 부분까지 너무 쉽게 닿는다.

왕복운동은 체감 5cm까지만. 이미 코코에게는 위험해 보였다. 대신 코코의 체구와 엄청나게 가볍다는 이점을 살려 삽입한 채로 돌리거나 하여 측면을 공략했다.

그리고 갈비뼈에 붙은 물컹물컹한 살점들. 물렁물렁한 게 계속 만지고 싶었으나 코코는 이미 넋이 나가 있었다. 이만하면 됐다. 더 하면 고통이 될 뿐이다.

더치는 무척이나 터프하여 내가 이기는 법이 없었고 우좌는 서로 적당히 맞춰주는 정도여서 지금까진 불완전연소가 없었으니 코코가 처음이었다.

코코의 애액으로 범벅이 된 내 물건을 조심조심 입술에 문질러, 먼저 잠들어버린 코코의 얼굴과 목덜미에 사정했다.

문득 너무 사랑스럽고 또 야하다는 생각이 들어 사진을 찍은 뒤 물티슈로 꼼꼼히 닦았다. 깨워서 샤워를 시킬 수는 없어도 자는데 이런 게 몸에 남아 있어 좋을 거 하나도 없으니.



그 다음 날부터 코코는 여전히 상태가 심각했지만 그나마 상당히 나아진 것으로 보였다.

여전히 거의 시체처럼 잠만 자다가 적은 식사를 섭취하는 루틴을 반복하지만, 비관적인 언행이 줄고 가끔씩은 나에게 엉겨붙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더치랑 우좌와의 대화가 크게 늘었다.

그거면 되었다. 당장 살아있을 이유 하나만 만들어줄 수 있다면 충분했고, 조금이라도 능동적으로 살아가준다면 나는 감사하다. 다른 방책을 떠올리지도 못하는 무능해빠진 나 같은 것이라도 사랑해준다면, 나에게는 너무나 과분하다.



시간이 흘러 계절 두 개가 지나자 코코는 완전히 적응했는지 우좌와 게임기를 들고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다. 많이 친해진 모양이지.

내가 미소지어주자, 코코는 뜬금없이 바지를 살짝 내려 천쪼가리 하나 없는 하반신을 슬쩍 보였다가 감추며 내게 되돌려 미소지어 보였다.

여자애가 노팬티로 다니면 건강에 안 좋다고 누누히 말했는데... 오늘도 교육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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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 오네

이제 주인공에 대한 떡밥이 거의 다 풀리는 이프리트-안드바리-닥터 코스 진입이다
좀 매울 테지만 아무래도 상관없겠지

아 그리고 비처녀 캐릭터 둘 더 나올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