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 https://arca.live/b/lastorigin/38743044

사령관은 <모솔후다>이다.
그를 탐하는 수 많은 여성들과의 육욕에 쾌락의 바다를 헤엄치지만
언제나 그 쾌락 끝은 공허하다.
섹스는 커뮤니케이션이다.

하지만 섹스 후 침대에서의 시시콜콜한 대화도
커뮤니케이션의 일부.
단지 육욕만을 충족시키는 섹스는 그 순간만큼은 최고의
경험을 하게 해주지만, 이후 오는 공허함 역시 압도적이었다.

<여자친구>
사령관에게 있어서 가장 가까우면서 가장 먼 단어.
주변에 여자 밖에 없는 이 환경에서 누군가와 연애를 한다는 것은
공공의 이익에 어긋나는걸까?

사량관은 근무시간을 무료하게 보내며 종이에 여자친구라고
끄적여본다.

'그러고 보니 나에게 있어서 가장 여자친구 같은건 누구인거야..?'

'리리스...콘스탄챠...라비아타..는 아니지...발키리..레오나...
마리...도 아닌거 같아 좀...아르망...음...메이? ㅋㅋㅋ'

<여자친구>라고 끄적은 종이 옆에 여자친구 후보들을 적어본다.
정신적 교감을 나누는 플라토닉에서 육체적 관계까지 뭐 그런...
손 잡는 것부터 시작하는 연애.
사령관은 사춘기 여고생 같은 사랑을 꿈꾸고 있었다.

그런 사령관에게 과거 인류의 유산을 찾아보던 중
<Pick Up Artist>라는 직업의 <여자친구를 만드는 방법>
에 대한 심도 있는 글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글이었다.


내용 : 정 여자를 만나기 힘들면 교회부터 가라

너희가 진짜 여자 만나는 법을 모르겠으면
일단 교회부터 다녀라
거기서 진짜 신실하게 믿는척해라
눈물도 흘리고 경전도 외우고 그러면
그냥 넘어감


생각해보면 신을 믿는 사람들은 사랑에 순수하고 뜨거운게 아닐까?
사령관은 교회에서 만나는 순수한 처녀와의 사랑을 꿈꿨다.

'그러고 보니 내일이 일요일이네.'

오르카호의 유일한 교회에 참석하겠다고 통보한 날.
사령관은 기분 좋은 잠자리를 갖을 수 있었다.

***

'좋아...슬슬 준비해볼까?'

가볍게 샤워를 하고 나오자 리리스가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주인님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리리스는 리리스다.
공손하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면서 볼에 살짝 홍조를 띄운
그녀는 어딜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아, 리리스. 나 오늘은 교회에 한 번 가보려고 해.
오늘은 오르카호에만 있을거니까 경호는 괜찮을거 같아.
며칠 동안 고생했는데 푹 쉬도록 해."

"알겠어요. 주인님. 좋은 시간 보내세요."

사령관은 그렇게 사령관실에서 나갔다.

"쓰읍~~~~ 하~~~~~"

숨을 깊게 들이 마시고 내쉬는 리리스.

"아아...사령관의 냄새가 가득해~쓰읍~~~ 하~~~
엉덩이 냄새 맡아야지..."

리리스는 엉덩이 냄새를 맡으려고 사령관이 앉는 의자에 다가갔다.
리리스의 눈에 우연히 띄게 된 사령관이 어제 끄적인 종이.
날카로운 시력으로 읽어버린 <여자친구>라는 단어.
그리고 그 옆에 쓰여진 <리리스>라는 이름.

"끼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ㅏㅏㅏㅏㅏㅏ"

리리스에게 리리스라는 이름 옆에 적혀있는
다른 자매들의 이름은 중요하지 않았다.

<여자친구>라는 끄적임, 그 바로 옆에 써있는
이름은 바로 자기 자신이니까.
리리스는 기쁨의 환호성 같은
괴성을 지르며 사령관실에서 폴짝폴짝 점프를 할 뿐이었다

사령관은 이런 사실도 모른채 여자친구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오르카호의 유일한 교회를 찾아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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