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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를 발광하며 수상한 액체를 뒤집어쓴 인물, 마치 추락 지점 내부로 휘말려 들었다가 운 좋게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

 "사령관 특이사항 보고하려는데 괜찮지?"
"응 지금 가능할 거 같아 보고 해줄래?"
"최초 정찰조 보고 때처럼 다양한 색을 발광하는 대상이 식별됐어. 내려가서 확인해 봐도 될까?"

확실하게 식별이 되면 좋겠지만 인근 나무들 그리고 시야를 막고 있는 추락 지점의 막 때문에 고공에서는 도저히 확인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가하고 상공에서 뚜렷하게 식별할 수 있는 그것. 색채... 너무나도 신경 쓰인다. 아침의 불길했던 꿈, 그리고 정찰대의 마지막 전투 대상... 이 모든것이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너무 적나라하다.

"사령관? 내말 잘 들리지?"

"미안. 잠시 생각하고 있었어 가능하면 하강하지 말고 그 지역 좌표만 따서 이쪽으로 올려줘 그러면 인근 수색팀에게 그쪽으로 확인하라고 할게"

집중하자. 다른 모든 이들의 목숨이 나한테 달렸다. 실종된 이들도 그들을 찾기 위한 이들도 모두 내 손에 달렸다.


그녀들을 더 잃고 싶지 않다면 내가 누구보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한다. 냉혹한 외계의 침략자는 우리를 봐주지 않을 것이다. 절대 틈을 보여서는 안 된다.

"작전관 홍련입니다. 무슨 일이신가요 사령관님?"
"몽구스 팀의 위치 근처에 특이사항 보고가 들어왔어. 혹시 확인 좀 가능할까?"

정찰조의 첫 전투 때와 다르게 이번에는 아군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비교적 장거리의 지상에서 식별이 가능하다면 보다 유리 할 것이다. 그렇기에 인근에 있으면서 저격수가 배치되어 있는 팀을 골랐다.

그리고... 정말 있어서는 안될 일이지만 만약 대상이 철충때와 같은 실성한 상태면... 가장 좋은 대처방법으로도 쓰일것이다...

"물론입니다. 혹시 자세한 설명을 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쪽에서 이 방향으로 가면 빛을 내고 있는 액체가 묻은 대상이 있을꺼야. 단 어떠한 경우에도 접근하지말고 반드시 미호를 통해서 신원확인이 되면 접근해줘"

지휘 화면 통해 위치를 전달했고 홍련도 알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곧바로 미호는 목표지점에서 떨어진 곳 측면에 매복했고


스틸드라코와 홍련이 전방 불가사리와 핀토가 후방으로 우회해서 자리를 잡고 대상의 위치를 봉쇄했다.

"미호 대상 식별이 가능한가요?"
"확인 중이야... 잠시만 저건 그 정찰조에 있던 레프리콘인 거 같은데?"

다행이다. 하지만 아직 안심은 이르다. 상태가 불안정할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 다시 통신을 켜고 보고를 한다.

"미호는 조준을 계속하고 있어줘 혹여나 돌발 상황이 생긴다면 가급적이면 저지만 해줘, 후방 대기조랑 드라코는 움직이지말고 홍련만 거리를 두면서 천천히 접근 해줘"

풀 숲을 천천히 빠져나와서 홍련이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 앞으로 한걸음 또 한걸음 나아갈수록 뚜렷하게 보인다.

끊임없이 색이 계속 변하며 밝게 빛나는 레프리콘이 몸 이곳저곳에는 알 수 없는 액체가 묻은 채로 겁에 질린채 떨고 있다.

"정찰조 레프리콘 상병 맞죠? 저흰 정찰조를 구조하러 온 수색팀입니다."

홍련 쪽에서 먼저 말을 건낸다. 레프리콘이 곧바로 홍련 쪽을 바라보며 떨리는 두 손으로 총을 겨눈다.

"레프리콘 상병? 진정하세요 저희는 당신을 해치려는 게 아닙니다. 무기를 내려놓고 진정하세요"
"빛이... 색채가... 저에게 속삭이고 있어요.... 그것이 저를 삼키고 모두를 삼킬 거예요 두려워요 오지 마세요... 저리가세요"

레프리콘의 손과 눈의 떨림 그리고 몸에서 빛나는 색채가 정신없이 더 요동친다 불규칙하며 곧 바로 끊어질 듯이... 터질 듯이 말이다.

"진정하세요 사령관님이 보내셔서 왔어요. 무기만 내려놓으시고 저희에게 협조하시면 다시 돌아가실 수 있어요."

홍련 또한 긴장하고 있다. 정신없이 발광하는 색채에서는 이 세계의 것이 아니라는 듯 고동치며 그녀를 한치도 방심할 수 없는 긴장상태로 만들고 눈앞에 보이는 구조대상은 언제라도 자신을 향해 방아쇠를 당길 수도 있다고 마음먹고있다.

조금이라도 다가가거나 방심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일촉측발의 상황이다.

"사...령관... 사령관... 사령관... 사령관 사령관 사령관 사령관 사령관 사령관 사령관 사령관 사령관 사령관 사령관 사령관 사령관"


갑자기 무기를 떨어뜨리고 미친 듯이 사령관이라는 단어만 반복하며 머리를 잡고 바닥에 머리를 처박으며 두려움에 떨고있다.
색채도 극에 달했다는 듯 더욱 미친 듯이 발광하고 있다.

그리고 일순간 색채가 넓게 퍼지며 이곳을 침묵시키고 천둥과도 같은 울림으로 소리를 낸다.


'너는 날 알고 있을 것이다. 나의 계시를 받았다면 이미 나에 대한 두려움을 목도했을터 나에게로 직접 오거라 이 시시한 인형놀이를 계속하겠다면 난 네놈이 아끼는 모든 인형을 산산조각 내고 네가 직접 나에게 오게 만들어 주마.'

그 울림이 멈추자 다시 녹색 빛의 숲으로 잔잔했던 소리들이 다시 돌아온 이 세상으로 돌아왔다.

그곳의 중앙에는 불쌍한 색채의 노예만이 희마한 빛을 띈 채 그곳에 쓰러져 있었다.

"사령관님? 사령관님? 괜찮으세요? "
"레프리콘을 대리고 귀환해 줘... 아마 지금은 괜찮을 거야...."

식은땀이 멈추질 않는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이 미친 듯이 뛴다. 분명 그것은 나에게 말한 것이다. 계속 이런 식으로 대처 한다면 모두를 부숴버리겠다고 했다. 난 결국 다시 마주하게 됐다. 이젠 정녕 방법이 없는 것인가... 모든 것을 걸고 도박을 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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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오빠가 말한 그 액체인 거야?"
닥터가 정찰조가 처음 철충으로부터 수거했던 액체를 보며 물어본다. 마치 검고 붉으며 희미한 푸른빛을 내는 액체이다.

"응 레프리콘한테 묻어 있던 건 따로 못 담았는데 그것도 따로 담아줄까?"
"응 다른 색을 띠고 있다면 혹시 모르니깐 분류해서 수거해야 할 거 같아 조금만 도와주라"


다른 하나의 작은 유리병을 꺼내서 레프리콘의 의류에 있던 연갈색의 희미한 노란빛을 띈 액체를 병에 집어넣는다.

'으.... 촉감이 별로긴 하지만 오빠를 위해서라면 그래도 확인해 봐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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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시간나서 새벽에 글 썼는데 거즘 1주일만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