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이벤은 실제로 엄청 많이 부족한 이벤이 맞았고, 단점을 이것저것 충분히 지적할만 하다고 생각함. 그리고 나는 이런 단점들을 정리하고 분석해서 뭐가 문제인지 쓴 글들은 되게 재미있게 읽고 있고, 그런 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함.


실제로 이런 정보들이 많이 피드백 될수록 앞으로 나오는 스토리에서 실수가 적어지고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올라갈 수 있으니 나는 일단 분석글은 추천함.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이런 식으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줘서 게임사가 더 잘할 수 있게 거드는 정도가 유져가 할 수 있는 한계라고 생각함.


근데 요새 그냥 '장미 이벤 조졌는데 리메이크 해줘.' 하는 글은 보면 조금 반감이 올라옴. 솔직히 형평성에 굉장히 어긋나는 주장이라고 생각하거든.


일단 스토리 뜯어고치는데 스작이 갈려나갈 필요가 있다는 건 다들 알거임. 그리고 이 게임 스토리 나오는 양 딸리는 것도 다 알테고. 그러니 이벤트 리메이크 or 리뉴얼 같은 건 스작 입장에서는 사실상 신규 이벤트 하나 내는 수준으로 갈려야 한다는데에 많이들 동의할 거라고 생각함. 


거기에 다들 웃고 넘어가고, 놀리는 밈으로 굴리거나 해서 그렇지 라오가 1000일을 넘기면서 스토리에서 이미지 조진 캐릭이 한 둘이 아님. 지금 존나 오랜 시간을 들여서 수습하고 있는 메이가 있고, 수습할 생각도 안 하고 있는 레아도 있고, 한 번 등장했지만 에밀리, 아스널만 남기고 증발해버린 캐노니어도 있음. 이건 좀 다른 얘기지만 아예 스토리 등장 못한 애들도 있고.


요약하면 기존에도 스토리 리메이크를 안 했던 이유는 스토리에 문제있는 애들이 없어서 안 한게 아님. 하는데 자원도 많이 들고 하더라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었으니까 시도를 못한거에 가까움. 지금와서 되돌아보셈. 초코 조져서 리메이크한다고 바로 다음 이벤트였던 요정 여왕 이벤트 포기하고 초코 리메이크 이벤트 했다고 가정하면 참을 수 있겠음?


그래서 나는 스토리를 조지면 스작을 욕하고 뭐가 문제인지 지적하는 건 맞지만 그걸 리메이크라는 보상을 내놓으라고 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함. 그건 그냥 다른 캐릭들이 스토리 받을 기회를 뺏어가는 거랑 차이가 없다고 보거든.


팬이 많은 캐릭터 빠는 사람들이 머릿수로 밀어붙여서 진짜 리메이크 받는다고 생각하면 이 게임은 영원히 부익부 빈익빈 되는 거임. 존나 인기캐는 계속 이벤트에서 개쩔게 나와야 리메이크 요구 없이 넘어가고, 인기 어중간한 애들은 뭐 어떻게 나오든 관심도 없고. 몽구스 좋아하는 사람들이 장미 이벤 아쉬운 건 알겠지만 그렇다고 이런 미래를 바라는 건 아닐거 아님?


앞에서도 밝혔듯이 내 입장은 내 애정캐를 조졌든 어쨌든 개쓰레기 스토리를 쓴 작가를 욕할 수는 있어도 결과 자체는 받아들이고 그냥 넘어가는게 맞다고 생각함. 리메이크 얘기한 글들이 다 유쾌한 드립인데 내가 눈치 못 보고 나댄거면 미안하고, 그게 아니라면 나같이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는 건 말해보고 싶었음.


P.S. 혹시나 해서 추가하는데 나도 나중에 다른 이벤이나 스토리에서 몽구스&장화 나와서 이미지 회복에 반대하는 건 아님. 분량 미친듯이 몰아주는 게 아니라면야 그건 오히려 환영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