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오리진이 왜 게임이 되었나 설명하기 전에 게임이 뭔지에 대해 짚고 넘어가겠음.


나는 게임이라면 선택과 그에 따른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봄. 영화나 소설과 차별되는 게임만의 정체성이라고 봐. 내가 선택할 수 있고, 내가 개입할 수 있고, 그 선택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는 것. 이 모든게 갖춰져야 게임이라고 보는 거지.


라스트오리진이 '이거 게임 아님' 소리 듣던거? 그건 라스트오리진의 많고 많은 버그와 사건사고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선택과 보상'이 부실했기 때문이라고 봄.


통발을 짜고 돌아가는 거 확인하는 순간은 재미있지. 내 선택에 따라 보상이 주어지니까. 하지만 통발이 돌아가는 도중은? 그 때는 게임이라 할 수 있을까? 내가 할 건 핸드폰 꺼지지 않나 살펴보는 것 밖에 없는데?


그런 의미에서 라스트오리진은 선택지가 많고,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지는 콘텐츠가 필요했음.


지금 변화의 성소 3지역은 욕 먹고 있긴 하지만, 1지역은 비주류 캐릭터로도 깰 수 있고, 2지역은 좀 더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여러가지 공략과 조합이 나오고 있음. 공략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선택과 보상'이 제대로 작동하는 곳이라고 생각함.


그래서 이번 3지역은 아쉬움. 더 어렵게 내려다가 그간 방치된 문제들이 한꺼번에 터진 것도 아쉽고, 꾸준히 새로운 스테이지를 내줘야 하는데 4지역은 사령관 세력이 더 강해지기 전까진 못 낼 거라고 한 건 더더 아쉬움. 어찌저찌 온갖 더러운 철충 조합 뚫고 3지역 정복하면 진짜 할 게 없어질 거 아냐. 


차라리 난이도를 낮추더라도 기상이나 지형 같은 요소를 추가해서 사람들이 더 까다로운 선택(??)을 하게 만드는 스테이지를 꾸준히 내주는게 좋다고 생각함. 라스트오리진은 '내가 이렇게 딜을 많이 뽑았다!'를 자랑하는 게임은 아니잖아. '내가 이걸로 여길 정복했다'를 자랑하는 게임이지. 


그러니까 주PD는 어서 개발자 노트 써야 함. 겨울 이벤트 끝나고 나면 밸런싱 또 하고 변화의 성소 4지역 내줬으면 좋겠음. 한꺼번에 60 스테이지 내는게 버거우면 10 스테이지씩 내면서 차차 완성해도 되니까 꾸준히 '까다로운 선택'이 필요한 곳을 내줬으면 좋겠음. 


요약

1. 변화의 성소 생기면서 라오는 게임 됨

2. 4지역은 3지역보다 더 어렵게 만들 필요 없음. 새롭기만 하면 됨.

3. 주PD는 개발자 노트를 쓰고 밸런싱을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