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글은 식인, 살인 및 혐오스러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결국 그 맛을 알게 되는 것은 필연적인 과정이었다."


"우리는 더 살아갈 수 있었다. 계속 먹을 수 있었다."


-Lobotomy Corporation 中, '호박색 정오의 시련 '먹이 사슬'' 출현 시 메시지



 도시를 지배하는 '머리'가 규정한 최소한의 규칙 이외에는 그 어떤 규칙도 확고하게 자리잡지 않은 뒷골목.


 그곳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사람이 사라지거나 죽어나간다. 


 힘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서 발버둥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이들보다 더욱 힘 없는 사람들, 다른 이들보다 더욱 운이 없는 사람, 조금이라도 남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들이 제일 먼저 목숨을 비롯한 모든 것을 빼앗긴다. 


 구걸을 하던 거지가 갑자기 쇳조각을 뽑아들고 지나가던 행인을 난도질하고는 금품을 빼앗아가고, 그 모습을 본 다른 거지들 중 일부는 그 거지에게 주먹을 쥐고, 혹은 무기로 쓸 만한 그 무엇이든지 손에 쥐고 달려든다. 방금 강도질을 한 거지가 다른 거지들에게 처참하게 맞아죽는 동안 어떤 거지들은 쓰레기더미에서 주운 녹슨 식칼과 조잡한 쇳조각으로 난도질당한 행인의 내장이나 쓸만한 장기들을 털어간다.


 한두번 그런 범죄를 저질러본 것이 아닌 것처럼 이들의 움직임은 민첩하고, 금방 이들은 두 구의 시체를 남겨둔 채 그 자리를 떠났다. 꾸물거리는 이들은 다른 이들에게 기회는 물론 목숨까지 빼앗길 수 있었다. 그들처럼 남의 목숨을 빼앗고 그 시체를 훼손해가면서 목숨을 연명하고자 하는 다른 이들에게든, 아니면 이들과 같은 범죄자들을 먹잇감으로 삼는 해결사들이나 조직의 손에 의해서든지 간에.

  

 가장 돈도 능력도 없는 빈민들보다 좀 더 사정이 나은 이들은 언제 범죄의 목표가 될지, 언제 어떻게 죽어나갈지 두려워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이러한 이들은 직접적으로 타인의 목숨을 해칠 만큼 악랄하지는 않지만, 타인의 죽음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무감각하다. 


 자기 한 사람, 자기 주변의 사람들 목숨도 걱정하기 바쁜 마당에 남까지 걱정할 여유도 이들에게는 없고, 하루마다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이 죽어나가는 뒷골목에서 누군가의 죽음은 일일이 관심을 가지고 눈물을 흘리기에는 너무나도 자주, 너무나도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누군가의 시체가 몸 속의 장기를 다 뜯긴 채로 버려져 있는 모습 따위는 끔찍하다고 생각할지언정 크게 놀랄 일도 아니고, 그나마도 내일 아침이면 이는 사라지고 없을 것이다. 뒷골목에 밤이 내릴 때마다 집 바깥에 나와있는 모든 것들을 청소하는 청소부들이 치워가든지, 시체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가져가든지. 그건 그 누구에게도 딱히 중요한 일이 아니었고 누구도 신경쓰는 일이 아니다.


 어떤 이들은 무기를 쥐고, 온갖 첨단 기술로 신체를 강화하고, 온갖 재질로 만들어진 옷을 몸뚱아리에 걸친 채 다른 인간들과 목숨과 이득을 걸고 싸운다. 


 해결사 또는 조직. 

   

 해결사라 불리는 이들에게 자격을 부여하거나 이를 박탈하는 하나 협회의 인증을 받은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은 서로, 혹은 자기들끼리 돈과 명예, 지위 등을 놓고 싸웠다. 


 그리고 언제나 강한 쪽이 살아남고, 모든 것을 가져간다. 그뿐인 이야기였다.


 이러한 뒷골목 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곳으로 여겨지는 곳이 있다.


 23구. 이른바 맛의 골목.


 사람이 사람을 먹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여겨지고, 사람을 요리의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서 납치하고, 죽이고, 심지어는 산 사람을 '요리'하는 행위가 공공연하게 벌어지는 곳이었다.


 동물 대신에 사람을 잡아 죽이는 도축업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그들이 잡을 만한 사람을 찾아 돌아다녔고, 음식점의 주인들과 요리사들은 손님들이 자신들의 요리에 평가를 내리기를 기다리는 한편으로는 그 손님들 중 자신들의 요리의 재료가 될 만한 사람은 없는지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23구의 요리사들이 사람을 잡아 요리하고, 23구의 사람들이 사람을 잡아먹게 된 이유는 먹을 것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기존의 '평범한' 음식들에 질려버린 탓이었다.

 

 새로운 맛을 추구하던 이들은 결국 사람을 재료로 쓰기에 이르렀다. 어차피 사람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죽어나가는 뒷골목에서 사람을 재료로 쓴들 뭐가 문제인가...... 그것이 23구의 요리사들과 도축업자들, 그리고 미식가들의 생각이었다. 


 그저 사람을 잡아먹기만 하는 데에 질리자 요리사들은 더욱 악랄하고, 더욱 잔인하고, 더욱 끔찍한 요리들을 계속해서 만들어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23구는 뒷골목 중에서도 가장 끔찍한 생지옥이나 인외마경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그 인외마경에 사는 잔혹한 요리사들과 도축업자들이 입을 모아 칭송받는 존재가 있었다. 가장 잔혹하고, 가장 악랄하고, 가장 광기어린 요리사들이면서 동시에 그 누구도 그들이 만들어내는 요리의 맛을 부정하지 못할 정도로 뛰어난 요리사들. 


 한때 8인의 셰프라고 불렸던 이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최근 한 명의 셰프가 기존의 여덟과 동등한 존재로 인정받으면서, 이들은 이제 9인의 셰프라고 불리고 있었다.


 갑자기 나타나서 갑자기 아홉 번째 셰프가 된 인물에 대해서 23구의 요리사들은 질투와 선망, 그리고 호기심이 가득한 관심을 보냈다. 


 기존 여덟 셰프 중 한 명인 그레타와 항상 함께 다니는 아홉 번쨰 셰프는 남자라면 누구나 돌아볼 만한 아름다운 미모의 여성이었다. 


 겉보기에는 별 힘도 없어 보이는 그녀는 자신을 노리는 도축업자들이나 다른 요리사들, 그녀를 죽임으로서 얻을 명성이나 이득을 노리는 조직과 해결사들을 모조리 그녀의 요리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23구의 요리사들이 시시하다고 생각되는 방식으로 요리를 하더라도 그녀가 만들어낸 요리들은 까다롭다고 알려진 23구의 사람들의 찬사와 감탄을 자아냈다. 


 다른 23구의 요리사들이 펼치는 잔혹하고 기괴한 퍼포먼스가 없더라도 그녀의 요리는 그 누구도 흠잡을 수 없을 정도로 대단했고, 가끔씩 그녀가 펼치는 냉혹하고 잔인한 퍼포먼스가 곁들어진 요리는 그 누구도 그녀가 기존의 여덟 셰프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마지막 손님들이 그녀가 내온 식사에 만족하고 돌아간 뒤에도 아홉 번째 셰프는 요리를 준비했다. 


 아홉 번째 셰프가 칼을 휘두르고, 실과 바늘로 꿰맬 때마다 아직 목숨이 끊어지지 않은 불운한 희생자들이 처절한 비명을 내질렀다. 


 처참한 광경이 벌어지는 주방 바깥. 작지만 깔끔하게 잘 꾸며진 식당의 테이블에 앉은 하얀 상어처럼 생긴 인물은 마치 감미로운 음악을 듣는 것처럼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제자가 요리를 내오기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렸다. 


 불과 2년만에 솜씨와 재능은 훌륭하지만 여러모로 아직 모자랐던 제자는 어느새 그녀와 맞먹는 솜씨와 센스의 요리사가 되어 있었다. 오늘은 어떤 요리를 내올지 기대하던 그녀의 앞으로 제자가 커다란 쟁반이 올려진 트레이를 끌면서 다가왔다. 


 쟁반을 덮은 뚜껑이 열리자, 그 안의 내용물을 본 그레타가 커다란 입이 찢어지도록 웃었다. 


 그레타가 요리가 된 희생자들의 입을 꿰맨 실을 나이프로 툭툭 끊자, 억눌려 있던 비명소리가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한동안 그 비명소리를 즐기던 그레타가 식기를 놀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식사를 끝낼 무렵이 될 때까지 비명소리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비명소리가 완전히 끊어지자 그레타도 식사를 끝마치면서 제자를 향해 활짝 웃어보였다. 


 [좋아! 아주 좋아, 소완! 역시 다른 일곱 멍청이들보다 네가 훨씬 나아!]


 "과찬이시옵니다, 주인님."


 [에헤이~ 과찬은 무슨! 얼마 안 있으면 네가 내 솜씨를 따라잡을 거야! 다른 일곱 멍청이들도 그딴 뻘짓하지 말고 너 같은 제자를 키웠어야 하는데 말이야!]


 "뻘짓이라 함은......"

 

 [그 멍청이들 무슨 뻘짓하려는지 너도 들었잖나? 자기들 몸을 요리하겠다니 이게 무슨 정신나간 소리냐는 말이야!]


 핏빛의 눈을 가늘게 뜬 그레타가 손사레를 치면서 다른 일곱 셰프들을 욕하자 소완도 말없이 쓴웃음을 지었다. 


 일반적인 요리는 물론, 온갖 자극적인 '요리 방식'에도 질려버린 나머지 일곱 셰프들은 더욱 자극적이고, 더욱 새로운 요리를 위해서 자기들의 몸을 맛을 볼 혀와 음식을 씹을 이빨 빼고는 모조리 요리해 버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한 동료들의 계획에 그레타와 소완은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는 그 자리를 떠났다.


 [혀하고 이빨 빼고는 다 요리하겠다는 말이 무슨 뜻이겠어? 맛을 볼 뇌도 갖다 요리해버리고! 음식이 목을 타고 넘어가는 것을 느낄 식도도 요리해버리고! 소화시키고 포만감을 느낄 위장도 요리해버리겠다는 소리 아니겠어? 그 따위 생각밖에 못 하는 놈들이 그 따위로 해 가지고 제대로 된 요리라는 걸 만들 수 있을 리 있나?] 


 "너무 성급하셨던 것이 아닌가 싶사옵니다."


 [내 말이!]


 그레타와 소완이 다른 일곱의 광기어린 짓에 동참하지 않은 것은 그녀들이 다른 일곱의 광기에 질려서가 아니었다. 둘이 보기에 일곱 셰프들이 하는 짓이 그저 자포자기한 이들의 무의미하고 성급한 뻘짓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었다.


 [하기사....... 너 같은 제자를 어디서 이 도시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나? 나조차도 널 찾은 게 내 인생 최대의 빅 행운이라고 생각되는데 말이야!]


 "저 역시도 주인님을 만나게 된 것이 제 인생 최대의 행운이라고 생각하옵니다."


 [하하하! 너 역시 그렇다니 기쁘구만!]


 그레타와 소완의 웃음소리가 식당 안에 울려퍼졌다.  


 이들이 하는 짓만 아니었더라면 나름 훈훈한 사제지간의 대화일지도 모를 이들의 대화는 테이블 위에서 죽어가는 희생자들에게는 악마들끼리 서로의 잔혹함을 칭찬하는 소리로 들렸다.

  


 


 뒷골목에 밤이 찾아오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들도, 조직에 몸을 담은 이들이나 해결사들도 모두 각자의 처소로 돌아가고, 일정한 처소가 없는 이들은 어떻게든 그날 밤을 지낼 수 있는 곳을 찾아 필사적으로 돌아다닌다. 


 집도, 머물 곳도 없는 이들은 처참한 운명을 맞이한다.


 집세를 낼 돈이 없어 살던 곳에서 쫓겨난 일가족은 범죄자들에게 둘러싸여서 산산조각이 났고, 일가족을 죽인 범죄자들은 밤이 더 깊어지기 전에 빼앗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빼앗아서 몸을 숨겼다. 같은 시각, 다른 장소에서 범죄자들에게 습격당한 어떤 이들은 무기가 될 만한 것을 쥐고 자신들을 습격한 이들에게 저항하지만, 사람을 죽여본 적도 해쳐본 적도 없는 이들이 사람을 전문적으로 죽이는 범죄자들을 물리치는 것을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이들 또한 목숨과 빼앗길 만한 모든 것들을 빼앗겼고, 갈기갈기 찢긴 이들의 시체는 길거리에 버려졌다.


 새벽 3시 13분이 가까워지면 희생양을 찾아 돌아다니던 범죄자들은 모두 몸을 숨기고, 어떻게든 하룻밤을 지낼 곳을 찾는 이들의 움직임은 더욱 절박해진다. 


 새벽 3시 13분부터 4시 34분까지. 


 사람들이 뒷골목의 밤이라 부르는 시간은 바로 이 80분 동안이다.


 온몸을 더러운 붕대와 기계로 된 외골격으로 감싸고, 시뻘건 날붙이를 든 괴인들이 우르르 몰려나와서 자신들 앞에 있는 모든 유기체들을 청소한다. 


 이미 죽은 시체. 어찌된 연유인지 기절하거나 정신을 잃은 채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이들. 집도 거처도 구하지 못해서 여전히 어두운 길거리에 남은 사람들. 그 모두가 청소부들의 '청소' 대상이다. 청소부들에게 끌려가든지, 아니면 청소부들이 휘두르는 칼날에 맞아 산산조각난 다음 시뻘건 액체가 되어 녹아내리는 것이 청소부와 마주치는 이들 대부분이 맞이하는 운명이다. 

 

 자신의 힘을 과신하는 이들, 갈 곳이 없는 이들은 몰려오는 청소부들에게 맞서 싸우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하나하나가 한가닥 한다는 범죄자들이나 해결사들에게도 버거울 정도의 힘을 지닌 청소부들이 마치 파도가 밀려오듯 몰려든다. 아주 실력이 뛰어난 소수의 해결사들이나 몰려오는 청소부들에 맞서서 싸울 정도의 숫자와 장비 또는 능력을 갖춘 조직을 제외하면 모두 청소부들의 물결에 휩쓸려 사라진다.  


 청소부들이 거리를 휩쓰는 동안 어떤 이들은 평소 미워하던 이들이나 죽이고 싶었던 이들을 꽁꽁 묶어서 청소부들이 가는 앞길에 집어던진다. 누가 왜 살아있는 사람을 자기들에게 던지는지 청소부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산 사람이든 죽은 사람이든, 그들의 사연이 어떻게 되었든 간에 청소부들에게 있어서 그들이 활동하는 80분간 그들의 앞에 있는 모든 것들은 그저 청소 대상에 지나지 않았다. 


 가까스로 달려드는 청소부들로부터 몸을 빼낸 소완이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이리저리 달렸다. 


 벽을 뛰어넘기도 하고, 벽면 위를 달리듯이 도망치기도 했다. 


 그러나 한 무리의 청소부들에게서 도망치면 다른 곳에서 몰려온 청소부들이 그녀에게 접근했고, 이들에게서 도망치면 또다른 청소부들이 그녀를 노렸다.


 낮에는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이고,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었다.


 밤에는 왠 괴물들이 떼거지로 몰려나와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을 가리지 않고 녹였다.


 그녀를 낙찰받을 행운의 사나이를 주인으로 모실 준비를 하고 있던 소완이 어느날 갑자기 떨어진 이 어딘지 모를 도시는 그녀에게 마치 지옥처럼 느껴졌다. 


 계속되는 힘겨운 도주극은 튼튼한 그녀의 몸을 상처투성이로 만들었고, 그녀의 엄청난 체력도 거의 바닥에 도달했다.


 식칼을 고쳐쥔 소완이 몰려드는 청소부들에게 마지막 저항을 하려고 자세를 잡으려 할 때, 누군가가 그녀를 잡아다가 커다란 백 안에 쑤셔박았다. 그녀가 지쳐있기도 했지만, 그녀를 잡은 이의 완력은 최고급 바이오로이드인 그녀의 완력을 훨씬 뛰어넘었다. 식칼을 놀려 가방을 찢으려 했지만 그보다 먼저 그녀를 사로잡은 이가 가방을 튼튼한 줄 같은 것으로 꽁꽁 묶었다.


 이대로 죽는 것인가 하는 두려움이 소완의 마음을 가득 채웠다. 


 그녀가 낮 동안에 관찰한 바에 따르면 이곳에서 두들겨 맞아서 처참한 꼴이 나서 죽는 것은 차라리 고통없이 죽는 편에 속했다. 온갖 처참한 꼴이 되어 죽는 것이 이곳에서는 일상인 듯 했고 산 채로 사람을 요리하는 광인들의 손에 마치 산 채로 요리되듯, 온갖 기상천외하고 끔찍한 방법으로 죽는 일도 흔한 것 같았다. 이제 조금 있으면 그녀도 그렇게 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소완이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고 몸을 뒤흔들었다.


 잠시 후, 그녀를 묶은 줄이 풀리는 것이 느껴졌다. 


 뒤이어 가방의 지퍼가 열렸지만, 몸부림치고 비명을 지르는데 남아있던 모든 힘을 써버린 소완에게는 도망치거나 저항할 힘이 조금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녀의 눈에 마치 새하얀 상어처럼 생긴 면상이 들어왔다.


 [어이, 정신이 드나?]


 왠 괴물이 자신에게 걸걸한 목소리로 말을 걸자 소완이 덜덜 떨었다. 아무리 봐도 친절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인상이었다. 


 [말할 힘도 없나 보구만. 요리를 해줄 테니 좀 먹고 기운 좀 내라고! 보아하니 너도 요리사인 것 같은데 말야, 내가 주는 음식을 공짜로 먹을 기회는 흔치 않다고?]

  

 요리라는 이야기를 듣자 소완의 머릿속에 낮 동안 보았던 그 끔찍한 참상들이 떠올랐다. 아무리 봐도 인간처럼 생기지 않은 이 존재가 만들 요리라고 하면 그 재료가 무엇일지는 하나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오늘 하루 종일 먹은 것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큼한 무언가가 그녀의 목구멍을 타고 올라왔다.


 [에헤이~ 더럽게.] 토사물 냄새를 맡은 상어 인간이 인상을 찌푸리면서 양동이와 수건이 든 따뜻한 물을 가져왔다. 소완의 몸을 일으킨 상어 수인이 그녀가 양동이에다 토할 수 있도록 자세를 잡아주었다. [자! 토하고 싶은 만큼 토하라구!]


 상어 수인의 친절에 감사를 표하지도 못한 채 소완은 정신없이 양동이에다 대고 위액을 토했고, 다 토하고 난 다음에도 한참동안 헛구역질을 했다. 상어 수인은 소완이 힘이 다 빠진 목소리로 힘없이 감사의 말을 할 때까지 그녀의 등을 두들겨 주었다.


 ".......감사합니다."


 [차림새 보면 요리사인데, 하는 꼴을 보면 23구 사람은 아니고. 청소부들에게서 도망다니는 모습을 보면 한 가닥 하는 해결사처럼 보이는데 해결사는 또 아닌 것 같고. 가만히 보니....... 인간도 아닌 것 같은데.]


 소완이 얼굴을 닦을 수 있게 따뜻한 물에 적신 수건을 내민 상어 수인이 말했다. 잠시 얼굴을 닦은 소완이 상어 수인을 쳐다보다가 정중한 태도로 절을 하면서 인사했다. 


 ".......소완 모델 바이오로이드인 소완-63이 인사드리옵니다." 


 [바이오로이드? 소완 모델? 그게 무슨 소리지? 내가 알아듣게 설명할 수 있나?]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되묻는 상어 수인의 질문에 소완은 잠시 당황했다가 곧 냉정하게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가를 생각했다. 사람이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요리해서 먹는 곳. 난생 처음 보는 이상한 괴물들에다가 꼭 상어처럼 생겼는데 사람 말을 하는 괴물.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가 지구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태어나서 시간을 보낸 곳은 삼안 산업의 시설뿐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본적인 상식까지 결여된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바이오로이드들 중에서도 최고가에 거래되는 최고급 모델 바이오로이드였고, 그런 바이오로이드를 구입할 정도로 재력과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판매되어야 하는 이상 기본적인 상식 정도는 갖추고 있었다. 


 자기가 어째서 여기에 오게 된 것인지는 나중에 생각할 일이고, 여기가 어딘지는 이 상어 수인에게 나중에 물어보면 될 일이다. 일단은 상어 수인에게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존재인지를 설명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녀의 설명을 듣는 동안 상어 수인은 흥미로워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소완의 설명이 다 끝나자 상어 수인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빨이 가득한 입을 열었다.


 [정리하자면 넌 이 도시 사람이 아니고,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존재라 이거로군! 그것도 꽤나 높으신 분들을 위해서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 말이야.]


 "......그렇사옵니다."


 [이 도시에서 인공적인 존재는 환영받지 못하지. 정확히는 이 도시 자체가 인간이 아닌 걸 환영하지 않는다는 것에 가까워. 이 도시의 규칙에 따르면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인간은 이 도시에 존재할 수 없어. 만일 높으신 분들이 널 본다면 널 어떻게 할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아마도 살려주지는 않겠지?]

 

 다시 소완의 몸이 덜덜 떨렸다. 지금은 상어 수인이 살려줘서 살았지만 곧 누군가가 그녀들을 잡아다 죽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뭐! 그건 그 때의 이야기고, 일단은 살아 있으니 뭐라도 먹어야 하지 않겠나? 내 이름은 그레타! 이곳 '맛의 골목' 23구의 요리사 중 하나이자, 8인의 셰프 중 한 사람이지! 높으신 분들이 널 잡아갈지 어떨지는 모르지만 일단 여기 있는 동안은 손님으로 대접해줄 테니 걱정 말라고! 껄껄껄!]


 그것이 소완과 그레타가 만난 날의 이야기였다.


 물론, 그 날 소완은 그레타가 만들어준 음식을 한 입도 먹지 못했다.


 그 다음 날도, 그 다음 다음 날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의 음식을 거부하는 소완에게 그레타는 딱히 화내지 않았다. 


 그레타는 소완에게 언제든 마음이 바뀌면 냉장고에서 음식을 꺼내먹든지, 아니면 자기에게 뭐라도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된다고 이야기하면서 덧붙였다.


 [네가 선택할 방법을 두 가지 주겠다! 하나,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오해하지 말라고, 굶어 죽으라는 소리가 아니니까! 네 몸은 뭔가를 먹도록, 그리고 또 뭔가는 먹으면 안 되도록 만들어져 있지! 그렇다면 네가 그것에 거스른다면 어떻게 될까? 혹시라도 깔끔하게 비워진 네 내장과 머리 속에 음식과 그와 관련된 생각, 네가 하거나 하지 않도록 주어진 생각과 본능 대신 다른 무언가가 들어찰 수도 있지 않겠나? 그게 마음에 안 든다면 두 번째, 가리지 않고 먹는 거다! 그저 피 냄새를 맡고 네 뇌가 이끄는 대로 입에다 쑤셔 박는 거지!]

  

 한동안 소완은 아무것도 먹지 않고 버티려고 했다. 아무리 배고파도 바이오로이드로서 사람을 잡아먹을 수는 없다. 그 생각이 그녀로 하여금 먹지 않고도 계속 버티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먹지 않고 버틸 수는 없었다.

 

 역하게만 느껴졌던 그레타가 요리하는 냄새가 그녀에게 참을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왔다.


 콧노래를 부르면서 요리하는 그레타의 모습이 그렇게 아름답고 그렇게 부러워 보일 수가 없었다.


 얼마나 그녀가 굶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고, 앞으로 얼마나 더 굶을 수 있을지, 그리고 그렇게 굶으면서 버틴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마치 그레타가 그녀에게 말했던 것처럼, 아무것도 먹지 않음으로서 텅 빈 내장과 함께 텅 비어버린 그녀의 머릿속을 새로운 생각들이 가득 채운 것만 같았다. 


 어느날 그녀는 그레타와 함께 그녀가 만든 음식을 들었다. 마치 피처럼 시뻘건 스튜를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은 소완은 그대로 정신줄을 놓았고, 그녀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텅 빈 솥을 박박 긁어서 모은 한 숟가락까지 입에다 집어넣고 있었다. 그레타는 그런 그녀를 보면서 이빨을 드러내며 씨익 웃고 있었다.


 그제서야 자신이 추태를 보였음과 더불어 자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깨달은 소완이었지만, 첫 날과 같은 구역질이나 거부감은 별로 들지 않았다.


 그저 허기를 채우기 위해 정신없이 먹었던 첫 번째 식사와는 달리, 두 번째 식사에서는 그레타가 만든 음식의 맛을 좀 더 음미할 기회가 있었다.


  그녀가 내온 음식들을 맛본 소완이 느낀 충격은 대단했다. 천성적으로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도록 만들어진 소완 모델인 그녀조차도 이런 음식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없을 정도였다. 자기 솜씨가 어떻냐고 묻는 듯한 그레타의 미소에 소완은 그저 충격을 받은 표정밖에 돌려주지 못했다.


 그 다음 식사. 그 다음 식사. 그 다음 식사. 그레타의 식사를 먹을 때마다 소완의 놀라움은 늘어만 갔고, 곧 그녀는 자신이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를 정했다. 


 어느 날 그레타가 식사를 준비하기 전, 소완은 그녀에게 무릎을 꿇고 절하면서 말했다.


 "저의 주인님이 되어 주시옵소서. 저를 받아주시옵소서."


 잠시 소완이 하는 모습을 내려다보던 그레타가 핏빛 눈을 빛내며 물었다.


 [너, 인간을 요리할 각오는 되어 있나?]


 바이오로이드로서 인간을 해치는 것은 단호한 명령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살아있는 인간을 해치는 것뿐만이 아니라 인간의 시체를 가지고 요리하는 것 또한 맨정신의 바이오로이드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소완은 명백하게 제정신이 아니었다. 


 굶는 동안에 정신이 나간 것인지, 그레타의 요리를 먹고 정신이 나간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는 몰라도, 누가 그녀에게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사람을 잡아서 요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사옵니다."


 [좋아! 적당한 녀석 잡아서 손질할 테니 한 번 요리해 보라고!]


 그 말을 한 그레타는 요리를 하는 대신에 밖으로 나갔고, 몇 시간 뒤에 피를 뒤집어쓴 채로 되돌아와서 소완 앞에 큼지막한 고깃덩어리를 내려놓았다.


 고깃덩어리를 살짝 베어서 맛을 본 소완의 입가에 섬뜩한 미소가 어렸다. 


 고깃덩어리를 적당한 사이즈로 잘라서 칼집을 넣고, 양념을 하고, 요리를 할 동안 소완의 눈빛은 자주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자신의 몸에 일어난 변화들을 그녀는 알아차리지 못했고 신경쓰지도 않았다.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그녀가 무엇을 할 것인지를 정했다는 것이었다.


 그녀가 처음으로 누군가를 위해서 만든 음식을 받아든 그레타는 호오, 하는 소리를 냈다. 이제 처음 사람을 가지고 요리해본 녀석의 솜씨라고는 믿기 어려운 깔끔한 솜씨였다.


 [제법 괜찮은데? 좋아, 오늘부터 넌 내 제자다! 봐주면서 하지 않을 테니까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감사하옵니다!"


 그레타의 칭찬과 더불어 자신을 거둬들일 것이라는 말을 들은 소완이 그레타에게 다시 한 번 엎드려 절했다. 


 꽤 맛있게 만들어진 요리를 한 입 더 먹으면서 그레타가 소완을 내려다보았다. 처음 보았을 때부터 느꼈던 것이지만 이 인공적인 이방인은 그녀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었다. 나중에 도시의 높으신 분들이 소완의 존재를 알게 되면 어떻게 나올지 모르지만 그건 그 때 가서 생각하기로 하고, 지금은 이 녀석을 키울 수 있는 데까지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솟구쳐 올랐다.


 그렇게 해서 그레타는 소완의 주인이 되었고, 소완은 그레타의 제자가 되었다.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에 소완은 그레타와 맞먹는 솜씨의 셰프가 되었고, 그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그녀의 손으로 직접 죽였으며, 나중에는 그녀가 직접 사람들에게 고통을 안겨다주는 일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수행했다. 


 그녀가 아홉 번째 셰프가 되고 8인의 셰프가 9인의 셰프가 될 때까지 도시의 지배자들은 아무런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불안해하던 소완도 나중에는 그에 대해서 잊어버렸고, 그레타 또한 더이상 도시의 지배자들이나, 이들이 인공적인 지적 존재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




 소완이 아홉 번째 셰프가 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홉 셰프 중 일곱 셰프가 도시에서 사라졌다.


 이들의 유해는 혀와 이빨이 결합된 일곱 개의 기계, 그리고 이들의 육체로 만들어진 성대한 만찬이 된 채로 발견되었다. 이 엽기적이고 광기어린 자멸극의 진상을 안 이들 모두가 혀를 내두르는 가운데 소완은 그저 고개를 저었고, 그레타는 멍청한 놈들이 결국 뻘짓을 벌여서 자멸해 버렸다고 비웃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끝에 한 때의 동료들이 만족했기를 바랬다.


 "그런 멍청한 일에 끼지 않은 건 현명한 선택이야."


 중성적인 외모를 한 은발의 남성이 마치 연극을 하는 듯한 어조로 말했다. 


 도시의 해결사들 중 정점에 달한 이들인 '특색', 그 중 한 사람인 '푸른 잔향' 아르갈리아가 그레타가 만든 음식과 소완이 만든 음식을 번갈아가며 입에 넣었다.


 "정말이지 훌륭해. 누구는 이런 훌륭한 제자를 두었는데 난 매부라고 둔 게 그 따위 한심한 녀석이니 눈물이 날 것 같아."


 [하하하! 내 인생 최대의 빅 행운이 바로 이 녀석을 만난 거니까!]


 "그리고 제 인생 최대의 행운은 주인님을 만난 것이옵니다."


 "정말 부럽네. 내 인생 최대의 빅 불운은 그 따위 멍청한 녀석이 내 여동생을 데려간 거야."


 이제는 죽고 없는 여동생과 여동생의 남편을 떠올린 아르갈리아가 쓴웃음을 지었다. 재능에 있어서는 아르갈리아가 멍청하다고 깎아내리는 그 남자도 결코 그에게 뒤지지 않았지만, 서로의 능력을 인정함과 더불어 서로를 끔찍하게 아끼는 그레타와 소완과는 달리 아르갈리아와 그의 매부는 서로를 무척이나 경멸했다. 


 [소완이라고 했나? 난 네 요리가 좀 더 마음에 드는데.]


 [이히힝! 컹! 컹! 히히힝!]


 [난 그레타 쪽이 더 좋은데. 뭐, 취향 차이려나.]


 [맛이란 점에서는 그레타 쪽이 좀 더 내 취향이지만, 내가 쓸 것들을 많이 남겨준다는 점에서는 소완 쪽이 더 마음에 드는군.]


 아르갈리아가 데려온 일행들이 각자 그레타와 소완의 요리를 비교하면서 평가를 내렸다. '핏빛 밤' 엘레나와 '브레멘'은 소완의 요리를 더 높게 쳤고, '늑대의 시간' 타냐와 '인형사' 재헌은 그레타 쪽을 더 높게 쳤다. 이들의 비교 평가에 소완과 그레타는 딱히 기분 나빠하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를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눈빛을 주고받았다.


 "그러면 여러분들도 우리와 함께 하는 것으로 알아도 되겠지?"


 [물론이지! 최고의 요리를 대접해주도록 하지! 껄껄껄!]


 "후회 없으실 것이옵니다."


 아르갈리아의 질문에 그레타와 소완이 자신있게 대답했다.


 다른 일곱 셰프들이 자멸한 이상 이들에게 남은 경쟁 상대는 오로지 서로뿐이었다. 


 서로 경쟁하기도 하고, 서로 돕기도 하면서 계속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것을 생각하던 그녀들 앞에 나타난 푸른 잔향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겠노라고 이야기하면서 제안을 꺼냈다.  


 못 먹어서 먹을 게 없는 뒷골목의 재료들이나 반대로 너무 잘 먹어서 느끼하기만 한 둥지 또는 뒷골목 먹이사슬 위쪽에 자리잡은 재료들 대신에 신선하고 새로운 재료들이 가득한 세상을 만들어 줄 테니, 자신들과 함께할 생각이 있느냐고.


 마치 사이비 종교의 교주가 밑도 끝도 없이 황당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권유하는 것 같은 말이었지만, 그 말을 하는 푸른 잔향의 눈빛과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다. 그 권유를 받은 이들로 하여금 정말로 그런 세상을 아르갈리아와 함께 한다면 만들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게 하는 그런 힘이.


 아르갈리아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그의 동료들이 자리에서 따라 일어났다. 


 이들이 가게를 나서자 남은 음식 찌꺼끼들을 쓰레기통에 쏟아붓고, 쓰레기통을 가게 바깥에다 내놓은 그레타와 소완이 가게 문을 걸어 잠궜다. 이제 이 가게가 그녀들의 손에 의해 열릴 일은 없을 것이다. 아르갈리아가 말하는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면 굳이 이 가게에서 요리를 할 필요는 없을 테니까. 조금은 슬픈 기분도 들었지만 그녀들이 열 새로운 세상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그 자리를 금방 대신했다.


 아르갈리아와 그의 동료들과 함께 걸으면서 소완이 그레타와 시선을 주고받았다.


 어딘지 모를 곳에 떨어진 자신을 살려주었고, 자신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었을 뿐 아니라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해 준 은인이자 스승이며 그녀가 섬겨야 할 주인. 

 

 이제 아르갈리아가 말한 새로운 세상을 향해 그녀와 함께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새로운 세상에 들어가는 것 또한 그녀와 함께일 것이다.




사진 출처: 나무위키


그리고 그레타와 나란히 문학의 층에 들어간 소완은 호드와 그 휘하 사서들에 의해서 책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