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돌이 아니라 일반인간처럼 나왔다


나는 미술치료, 작업 외주로 먹고사는 프리랜서인데꾸준히 지역에 재능기부하고 살고있었음


바닐라는 고졸에 마땅한 직업도없이 알바만 전전하는 여자애였음. 집에 늙은 댕댕이 한마리 키우고있고.


재능기부하면서 갔던곳에서 잡일하던 바닐라랑 만난게 첫만남인데, 역시나 표독스럽게 대하지만 댕댕이가 날 좋아했음. 나도 동물들을 좋아하니 계기로 말을 트기시작했음.


그러다 댕댕이덕에 바닐라네 집에가게될일이생김. 가서보니까 집이 진짜 허름한거야.


"흥. 놀랬나요? 놀려도 좋아요. 그렇게 틱틱대면서 고작 이렇게사냐고..."


거의 울듯이 말하니까 거기에서 평소의 행동이나 말투가 더 이해가 가더라고. 동시에 얘가 너무 대견했지. 나쁜길로 들지도않고 노력하면서 살아간다는게...


그래서인가, 그 뒤로 더 자주 찾아가고 뭐라도 챙겨주고 하게되더라.


그러던 어느날에 댕댕이를 보살펴주러가려고했지. 나이가 많아서 혼자돌보기엔 힘들게 분명하니까. 평소라면 계속 틱틱대면서 싫어했을녀석이 그날은 얌전히 집까지 데려가더라.


들어가니 댕댕이가 힘없이 누워만있었음. 숨은쉬지만 아무런 움직임이없었다. 동물병원에선 수명이 다했을뿐이래. 마지막은 좋아하는곳에서 좋아하는 사람이랑 보내게해주고싶었다고...


거의 울듯이 이야기하다 결국 터지더라.


왜 다 뺏어가냐고, 나도 행복하고싶다고, 그냥 가족이랑 가난하게라도 좋으니 같이 지내고싶은거라고.


서럽게 펑펑울면서 내 가슴팍을 힘없이 툭툭때리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


그렇게 우는녀석을 받아주고있는데 갑자기 댕댕이가 짖더라. 딱 한번.


보이지도않는 눈으로 바닐라를 보다, 나를 보다가 미소지으면서 그대로 눈을감았다.


그렇게 마지막을 보내주고 그날은 늦게까지 바닐라의 투정을 들어주다 재우고 난 집에 돌아갔지. 그렇고 그런전개는 없다.


다음날에 바닐라가 알바하는데 가니까 나와서 일하더라. 눈이 살짝 부어있었지만.


평소처럼 말걸고, 틱틱대는 소리를듣고 하니 참 굳센녀석이구나 하고 돌아가려니 날 불러세우더니


무언가 말했는데 들리진않았고, 바닐라가 나한테 안기고서 잠에서 깼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