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장사 시작하는 집이 있었거든. 가족들 깨지도 않은 새벽 5시에 혼자 일어나서 씻고 용돈 챙겨서 국밥집으로 거의 출근하다시피 하고

한 그릇 3500원짜리 순대국밥 하나 시켜서 소주도 한 잔 주냐는 할매의 농에 술 취하고 찍으면 잘 찍힌다는데 저는 운이라고는 없는 놈이니까 그냥 맨정신으로 풀겠다고 하고

할매가 이거라도 먹으라며 음료수 하나 슬쩍 꺼내주면 잘 먹겠다고 엄지손가락 함 척 들어보고 학교로 향했지

운동 겸 소화 겸 40분 정도 걸어서 학교에 도착하면 바로 앞에 있는 꽈배기 가게에서 300원짜리 찹쌀도넛 하나 사서 음료수하고 같이 우물우물 씹으며 들어가다 넌 맨날 그것만 먹냐는 체육선생에게 피자 좀 사달라고 응수도 해보고

그렇게 0교시부터 시작해서 무려 점심 저녁 다 챙겨주는 학교의 복지(유료)에 감탄하다가 10시에 야자 끝나면 별 보면서 되도 않는 돼지 목 따는 울음소리로 노래 비스무리한 걸 부르며 집에 돌아가다 포차에서 튀김 몇 개, 겨울에는 붕어빵 몇 개 사서 또 우물거리며 돌아가고


그러다 고딩때는 가끔 술 한 잔 얻어마셔도 보고

대학생 돼서는 할매하고 술잔 나누며 요즘 어떠냐고 묻기도 하다가

할매 아파서 딸이 대신 맡게 된 이후로는 아니 이 맛이 아녀! 하고 쿠사리도 함 넣어보고 (자꾸 그러면 인상해버린다고 혼났음. 근데 결국 맛이 좋아지더라고)

그러다 할매 돌아간 이후로도 지금도 찾아가서 할매 얘기 나누고






아니 시발 그 성실하고 착하던 놈이 어쩌다 보지자지섹스거리는 이상성욕자로 타락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