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리스가 삐졌다. 그것도 아주 심하게.

경호 업무도 내팽겨치고 이불속에 들어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그녀가 삐진 이유는 최근 있었던 방치플레이 이후였다.

"하아.....하아.....나쁜 리리스가 주인님 방에 몰래 들어왔답니다. 주인님께서 벌을 주셔야겠지요?"

어떻게 한건지 모르겠지만, 자신의 온몸을 결박채 눈까지 가린 뒤 숨을 헐떡이고 있던 리리스를 발견한 사령관은 그녀를 그대로 안고 침대에 데려가 눕힌 다음 이불을 덮어주었고, 거실에 설치 된 오르카스테이션의 전원을 켰다.

그렇게 한시간, 두시간......간만에 제대로 된 게임을 끝내고 돌아온 사령관은 그대로 침대에 올라갔고 리리스는 사령관의 인기척을 느끼자마자 또 다시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하아....하아....주인님께서 오실때까지 제가 이부자리를 데워놨어요. 리리스의 온기가 느껴지시나요?"

"응, 따뜻하고 좋네. 좋은 꿈 꾸렴"

그렇게 말한 뒤 그대로 사령관은 잠이 들어버렸고 이 일 이후로 리리스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나올 생각을 않고 있었다.

"언니, 사령관님 경호는 어쩌실라고 이러시는거에요. 좀 일어나요"

"냅둬, 바보주인님은 어차피 나 말고도 지켜줄 사람 많잖아"

페로의 애원에도 꿈쩍않는 리리스는 약 3일간을 방안에 틀어박혀 나오지않았고, 보다못한 컴패니언 식구들의 청원에 사령관이 직접 나서게 되었다.

"언니, 언니! 주인님 오셨어요"

사령관이 방문했단 말에 리리스는 이불에서 문 앞까지 뛰쳐나왔지만, 지난번 있었던 일을 떠올리며 떨리는 마음을 진정 시킨 뒤 입을 열었다.

"리리스는 주인님과 만나고 싶지않아요. 주인님께선 저한테 관심도 없으신거같으니 다른 경호원을 찾으세요"

그 말에  깊은 한숨이 문 너머로 들렸고 잠시 뒤 사령관의 입에서 나온 말에 리리스는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리리스는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마치 자신에겐 아무 잘못도 없다는 듯한 사령관의 목소리에 리리스는 문을 열었고, 문을 열고 나서자 건방진 표정의 사령관이 기다렸다는 듯이 팔짱을 끼고 서있었다.

"뭘 모른다는거죠?? 주인님께서 리리스 몸에 손 한번 안대고 그대로 보낸거라면 저도 자아알 알고 있는데요?"

"리리스는 하수네. 정말 아무것도 몰라"


"이.....이!!! 바보....바보똥개 주인님!!!!!똥멍청이!!!"

리리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심한 욕을 사령관에게 퍼부었고, 사령관은 이에 답하듯 그곳을 꼿꼿하게 세우며 박수를 쳤다.


"이제야....이제야 이해하는구나, 성장했네"

그랬다. 사령관이 원했던건 리리스의 강한 매도였던 것이다. 온갖 플레이에 지친 사령관에겐 그녀의 욕설 한마디가 그 어느 플레이보다 짜릿한 것이었고, 그걸 유도했지만 리리스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자아, 리리스. 이제 어떻게 하는지 알았으니 가볼까?"


"......알겠어요, 개멍청이변태말미잘사령관님♡"

그렇게 두 사람은 비밀의 방으로 들어가 화해의 관계를 가졌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