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 스토리 보고 스작에 대한 존경심이 깊어지는 하루였다.


이번 서브 스토리는 전반적으로 페어리 부활각이 보이는 예고편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그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정리하기로 하고 오늘은 최애캐 다프네의 이야기에 집중해볼까 함.


다프네는 사실 스토리만 놓고 볼 때는 페어리 중에서는 꽤 챙겨준 축에 속함. 다만 애가 대사랑 스토리가 계속 따로 노는 경향이 있는데 첫 번째는 대사만 보면 리제 보모 역할인데 스토리에서는 거의 안 엮인다는 점. 둘째로는 서약 대사의 뜬금없는 유턴이 호불호 요소로 작용하는 부분이 문제였음.


그런데 이번 서브 스토리를 보면서 이런 아쉬운 부분에 대해 케어해주려는 방향성이 보이는 것 같아서 굉장히 기뻤음. 각각의 요소를 정리해보면 대충 이럼.


1. 리제의 이해자이자 그녀를 돕고 싶어하는 착한 동생으로서의 면모






다프네의 대사 패턴은 리제와의 관계성이 상당히 많이 어필되는 대사임. 그런데 기존 스토리에서는 리오보로스를 제외한 다른 스토리에서 이 부분을 부각시켜주지 못해서 캐릭터성의 일부가 상실된 상태로 계속 나오고 있었음. 오히려 리제가 리리스랑 엮이면서 대사 빌드업은 다프네가 쌓아뒀는데 막상 리제 단짝은 리리스인 애매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었지.


일단 아직까지는 리제와의 상호관계라고 하기에는 전초전 수준이기는 한데, 다프네가 리제를 얼마나 깊게 이해하고 있는지와 리제를 위해서 어떤 식으로 노력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 점이 좋았음. 이런 밑밥은 다프네가 향후 리제의 아다떼기 대작전에 많은 공헌을 하고, 동시에 이를 통해서 자매사이가 좋아질 수 있는 복선 정도의 역할로는 충분했다고 생각함.


이번 스토리에서도 다프네는 마지막에 이득을 보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리제와 사령관의 관계 회복이라고 해야 할지 리제 치료라고 해야 할지 표현이 애매하기는 한데, 여하튼 리제를 위해 자기가 하고 싶은 시술도 양보하고 사령관에게도 직접적으로 리제를 위해 힘써달라고 부탁함. 이런 식으로 자매애적인 요소를 많이 보여준 점이 기존 캐릭터에도 맞고, 앞으로의 전개를 위해서도 아주 좋은 포인트라고 생각함.



2. 건재한 기존 캐릭터성





다프네는 착하고, 남들 잘 챙기고, 청순하고 부끄럼 잘 타는 캐릭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령관을 굉장히 사랑하고, 사령관을 위해서는 뭐든지 할 수 있는 열정을 가진 (= 때에 따라 얼마든지 야해질 수 있는) 캐릭터이기도 했음.


초코 여왕 이벤트에서의 '청순 비치 스토커'라는 단어가 이런 캐릭터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 그래도 초코까지는 좀 아쉽기는 해도 다프네 입장에서의 캐릭터 빌드업은 통일성있게 가다가 갑자기 서약대사에서 540도 회전을 하면서 이미지가 이상하게 변질되기도 했었음. 이게 기존 팬 입장에서는 한없이 불호에 가까운 호불호 요소였기도 하고.


이번 스토리에서는 분량을 엄청 길게 먹은 게 아님에도 평소에는 부끄러움 많고, 그런 부끄러움 타는 요소 때문에 사령관이 장난도 종종 치는 모습. 오로지 사령관의 손에 개발당해서 순박하던 시골처녀가 암컷타락 당하며 야한 것에도 어느 정도 눈을 뜨게 되었다는 설정. 아직도 야한 일에 굉장한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사령관에 대한 강한 애정을 가지고 때로는 그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모습까지, 그야말로 다채로운 개성을 보여주면서도 하나의 캐릭터에서 각자의 개성들이 모순되지 않도록 잘 융화되는 밑밥을 잘 깔아뒀음.


이번 스토리에서 다프네는 수줍음 많은 암컷타락 청순비치라는 실로 복잡하면서도 청순한 순애캐 빠는 사람의 심장을 한 방에 뽀개버리는 파워풀한 특성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함. 그러는 와중에도 사령관의 애정을 독점하기보다는 친애하는 자매를 위해 애정을 나눠주고 싶어하는 모습까지 보여줬으니 이제 얀 떡밥이랑은 완전히 반대되는 방향성으로 빌드업을 쌓아가는 걸로 보임.



3. 페어리 이야기를 빠르게 진행해줄 것 같은 떡밥



이건 조금 행복회로기는 한데, 리제 아다떼기 스토리&레아 티타니아 화해 스토리가 병립해서 함께 진행될 것 같음. 만약 내가 스토리를 쓴다면 리제 스토리는 다프네가 많이 도와주고 필요하면 드리아드가 서브로 참여, 티타니아는 레아 위주에 필요하면 아쿠아를 첨가하는 식으로 쓸 것 같은데 이 작업들이 끝나서 페어리들의 자매관계가 정립되면 지금까지 스토리에서 손해본 것들을 많이 되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함.


스토리에서 페어리의 아쉬운 점은 개별적으로 썩 좋지만은 않은 취급을 받는 부분도 있지만, 보다 심각한 점은 같은 자매들인데 자매관계가 거의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이었음. 이런 기조 때문에 페어리 내부의 결속에 영향을 크게 줄 레아의 포용력이나 위아래로 자매들을 살뜰하게 챙겨줄 다프네의 모습처럼 자매관계에 있어서 긍정적인 모습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는게 많이 아쉬운 점이었지.


솔직히 저 2주 후라는 대사 하나만 보고 행복회로 열라 태우는 중이기는 한데, 리제 성장 스토리가 빠르게 진행되며 다프네와 리제의 관계성이 확보되기만 해도 다프네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좋은 무대가 될 거라고 생각함. 얼른 진행돼서 페어리 난교엔딩 보고 싶다.



그래서 제목의 OOOO이 뭔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요약하면 리제동생, 암컷타락, 청순비치가 동시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음. 댓글 보고 나니 효과 확인해보려면 질내사정도 했겠네. ㅗㅜㅑ



P.S.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다프네 기본 스킨에 부끄러움 표정이 없어서 슬픔 표정 하나로 부끄러움 묘사를 다 때우는 건 좀 아쉬움. 간호사나 수영복 스킨의 부끄러운 표정 마이너 체인지 버젼만 있었어도 다프네가 몸 위로 올라가는 서술에서 그대로 절정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