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문명 최후의 보루로 만들어진 [기억의 방주]

그리고 그 방주를 지키고 있는 바이오로이드 [므네모시네]

이에 대한 사소한 의문은 엘라로부터 시작된다



엘라는 므네모시네를 차갑고 AI 같은 바이오로이드라 설명하며

이후, 어째서 굳이 AI가 아닌 바이오로이드로 만들었나하는 의문을 가진다


이 의문은 합당한 것이, 철충을 알고 있지 않는 이상에야 AI가 훨씬 효율적이고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다면 AGS를 쓰는게 훨씬 안전하다


그런데 와쳐 오브 네이쳐의 설립자, 캐롤린 포스터

그녀는 굳이 [바이오로이드]를 택했고, [므네모시네]를 만들었다


그렇다면 그 이유도 존재할 것이고, 스토리에 숨겨져 있었을거고

스토리를 본 결과, 나는 그 이유를 [마음]이 아닐까하고 추측했다





이를 증명하려는 것처럼 므네모시네에게서는 다양한 감정이 나온다

식물 - 꽃에 대한 카테고리를 잔뜩 열람하는 [호기심]





마치 부모님 몰래 가지고 있던 장난감을 걸린 아이처럼

소중히 키우고 있던 들꽃을 지키기 위한 [반항심]





'나들이'를 가고 싶다는 것과, 그것을 사령관과 함께하고 싶다는 [소망]

그 이후에 나오는 혼자서는 느낄 수 없는 [허전함]





그리고 사령관에게서 느끼는 [호감] 또는 [애정]까지

스토리 내내 므네모시네에게서 다양한 마음의 파편을 엿볼 수 있다


와쳐 오브 네이쳐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고심할 수밖에 없었고

아마도 그로 인해서 어쩔 수 없이 바이오로이드 [므네모시네]를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엘라의 말처럼 완벽한 AI처럼 만들어버리면 그만이었고

지금의 므네모시네처럼 굳이 마음을 가질 이유는 없었다

여기서 나는 [기억의 방주]에 관한 일부 스토리를 떠올렸다





방주의 마지막 구역은 소동물과 식생이 자리잡고 있는

사령관의 말을 빌리면 마치 '정원' 같은 곳이다


소규모 생태계를 재현하여 보존한 곳이기 때문에 쉬기 좋고

므네모시네 역시 그곳에서 이따금 휴식을 취한다는 언급이 있다


'정원'이라는 것은 지식과 의무만으로 담당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그 정원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이 있어야만 제대로 가꿀 수 있는 공간이다


그뿐만 아니라 [기억의 방주]는 인간의 문명이 무너졌을 때

즉, 인간이 타락하고 마음이 더럽혀지기 좋은 때

그런 인간들을 위한 마지막 보루로 주어진 장소다


그랬기에 캐롤린 포스터는 므네모시네에게 작은 마음을 하나 심어두지 않았을까

사소한 계기라도 좋으니 므네모시네가 호기심을 느끼고 방주를 열람하기를 바라면서


그리고 그렇게 마음에 눈뜬 므네모시네가 관리한 [기억의 방주]라는 정원은

다음 므네모시네에게 이어지고, 그 므네모시네는 전대 므네모시네의 흔적을 따르겠지


캐롤린 포스터가 바란 것은 그런 식으로 므네모시네들이 스스로 마음을 길러나가고

스스로 마음을 싹틔운 므네모시네가 인간을 바른 곳으로 이끌기를 바랐던 거 아닐까





므네모시네라는 눈 아래에서 싹트기를 기다리는 마음이야 말로

캐롤린 포스터가 생각하는 최고로 아름답고 깨끗한 마음일테니까



어디까지나 스토리만 보고 쓰는 뻘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