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와쳐에게 5-8 ex는 마냥 살기 좋은 곳이 아닙니다. 

언더와쳐는 오늘도 플랜트에서 겨우겨우 제네레이터를 유지할 에너지를 챙깁니다. 하지만 그 일조차도 자꾸 매워지는 눈이 쓰라려 힘겹기만 한 조건입니다.   

그러나 언더와쳐는 절망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힘차게 언더와쳐는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 소박한 일에도 보람을 느끼며 언더와쳐는 천천히 하지만 충전을 합니다. 20% 30% 늘어나는 에너지를 보며 잠시나마 미소짓는 언더와쳐는 정말 기쁩니다. 

'기뻐양! 기뻐양!'  

언더와쳐가 수심 가득한 얼굴로 그들을 바라봅니다. 

마침 이 구역의 불량배인 에밀리가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에밀리는 착하고 선량한 언더와쳐를 이유 없이 구타합니다. 언더와쳐에게는 항상 있는 일상입니다.  왜 이럴까.. 언더와쳐는 생각해봐도 잘 모르겠습니다. 

이유도 없이 그녀가 이 서버실을 찾아오기 시작한 것도 벌써 수년째입니다. 

반쯤은 놀러온듯이 하지만 명백한 악의를 담아 언더와쳐를 고통스럽게 하는 에밀리에게 언더와쳐는 크게 화를 낸 적이 없습니다. 

그녀에게도 그녀 나름의 고충이 있을거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폭력을 통해 그녀의 울분을 토해낼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 굳게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은 참을 수가 없습니다. 
아랫집 트릭스터마저 그들에게 무차별폭력을 당하는 장면을 두눈 똑똑히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파양! 아파양!' 

언더와쳐가 울부짖습니다. 

'언더와쳐도 트릭스터도 정말 아프단 말이에양!!'  


에밀리는 그런 언더와쳐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경멸의 웃음을 담은 채, 그 분노를 비웃으며 마냥 기다립니다. 

언더와쳐 짧은 분노의 뒤에는 에밀리가 쏘는 버스터 캐논만이 그의 거구에 가해질 뿐입니다. 


그의 꿈도 희망도 산산조각 부서집니다. 

언더와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한껏 얻어맞고 차가운 바닥에 비참하게 누운  
언더와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언더와쳐가 힘겹게 눈을 뜹니다.  
힘겹게 뜬 그 눈에는 꼬마 스펙터의 꿈, 창부 네스트 체이서의 슬픔, 일용직 노동자 추격자의 허탈한 웃음이 비칩니다. 동네 귀염둥이이자 마스코트인 스피커의 모습도 아른거립니다. 


오늘도 하루가 지나갑니다.  
어쩌면 힘겹게 들어올린  그 눈꺼풀에 5-8 ex의 고달픈 하루도 함께 걷혀나갔을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언더와쳐는 정신을 잃기 전에 잠시 뇌리에 그려봅니다. 

에너지를 풍족하게 나누는 하루, 철충들이 모두 모여 간소한 잔치를 여는 그런 광경이 펼쳐집니다. 그 곳에서는 에밀리도, 철파르탄, 둠이터, 칙 엠페러, 솔져 칙들도 함께 웃습니다. 그런 광경을 잠시나마 그려봅니다. 그런 꿈 같은 꿈을 꿈꿔봅니다. 

언더와쳐는 눈을 감습니다. 굳게 닫힌 그 눈 속에 희망도 함께 사라져갑니다. 
언더와쳐는 눈을 뜨지 않습니다. 천천히 감기는 그 눈은 다시 띄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을 알면서도 언더와쳐는 감겨오는 눈꺼풀을 들어올리지 못합니다. 천천히 잠 속으로.. 하지만 포근하게 느껴지는 붕 뜬 기분 속에서 언더와쳐는 눈을 감습니다. 

언더와쳐는 좋은 꿈을 꾸고 있을까요? 
그 곳에서는 꼬마 스펙터도,  네스트도, 추격자도, 귀염둥이 스피커도 모두 좋은 꿈을 꾸고 있을까요? 그 곳에선 그토록 염원했던 그의 영웅 알바트로스도 만나볼 수 있을까요? 

언더와쳐는 눈을 감습니다.  
영원히 깨어나지 않을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듭니다. 

잘자요 언더와쳐. 
그 곳에서는 아프지도, 힘들지도 않고... 
계속해서 좋은 꿈 꾸도록 해요.  
다시는 아프다고 말하지 않아도 되는 그 곳에서 좋은 꿈 꾸도록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