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잔! 다크호스 신입사원, 오렌지에이드 등장! 직접 뵙는 건 처음이죠? 에헷. 에헤헷, 드디어 오르카 호를 밟아보네요. 갓 입사한 인턴이 된 기분이에요. 네? 자기소개요? 아~ 이번에 새로 합류한 분들이 많으시죠. 그렇다면 분위기 환기 겸 제가 첫 스타트를 끊어 볼게요! 저는 오렌지에이드에요. 레모네이드 ‘알파’님을 보조하는 역할로 설계됐죠. 비서 업무에 특화된 알파님과는 달리, 저는 현장에서 강점을 드러냈답니다. 타고난 성격으로 현지의 사람들과 금방 친해지고~ 들고 다니는 슈퍼컴퓨터, 카두세우스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나 정보전을 펼칠 수 있었어요. 이번에 사령관님이 계획하신 작전의 실행도 제가 담당했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구요~? 무인 감시망을 피해 다니며 정보 통신망을 카두세우스로 해킹, 아메리카 전역에 오르카 호 무대 영상을 퍼뜨렸으니까요! 흐아~ 누군지 모르겠는데 진짜 고생 많이 했다, 그쵸~? 그러니까~ 당분간은 내근 하고 싶은데~ 아~ 내근 하고싶다~ 너무너무 힘들어~ ...네? 또 외근이라구요?! 사, 사령관님... 아하하... 왜그러세요... 우리 좀 전까지 좋았잖아요...? 뭐든 맡겨만 주세요! 다 잘할 수 있으니까~ 오렌지에이드가 에이스로 거듭나는 순간이군요?! 흠... 같이 업무 나가는 분들을 위해, 뭐라도 챙겨나가야겠죠? 자~ 자~ 여러분! 지금부터 작전 시작이에요, 오늘 하루도 파이팅! 지, 지시하신 대로 후퇴할게요! 혹시 지금 외근 나가는 곳이 백화점인가요? 아니면 도시? 화장품 가게도 있겠죠? 사령관님~ 제가 뭘 발견했게요~? 한번 알아맞혀 보실래요? 새로운 업무인가요? 맡겨주세요! 참고 자료에요~! 정년퇴직이... 꿈이었는데... 연장 근무는 싫은데... 드디어 승진! 완전 대박! 여기다가 스티커 붙여도 돼요? 제가 선배니까, 제 말 잘~ 들으셔야 돼요? 알았죠? 우와 쩐다! 우수사원인 제게 주는 상인가요? 고마워요~ 출근하셨군요? 오시기 전에 깨끗이 정리하고 있었어요. 반짝반짝 빛나죠? 안녕하세요, 신입사원 오렌지에이드예요! 정식으로 오르카 호에서 일하게 됐으니까 남들의 2배, 아니! 10배는 더 열심히 할게요! 유들유들한 성격은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필수 소양이죠. 상대방의 경계를 풀고, 쉽게 호감을 쌓을 수 있으니까요. 앗, 무지개다! 대박! 화장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우는 게 더더더 중요해요. 안 씻고 그냥 자면 피부결이 엉망이 된다구요. 아, 이참에 사령관님도 한번 해보실래요? 사령관님도 참… 장난이 지나치신 거 아닌가요? 대박! 사령관님, 이거 보셨어요? 이달의 근태우수자 후보에 제 이름이 올라갔어요! 어디 보자, 일한 시간만 따져보면… 사, 사령관님이 1등?! 휴일에는 뒹굴거리면서 만화책을 봐야 하니까 마스크 팩만 착용해요. ...어? 사령관님도 만화책 좋아하세요? 대박! 그럼 오늘 제 방에 놀러 오실래요? 제가 가진 만화책 많아요~ 으아...! 이걸로 오늘 할 일은 다 끝난거죠? 힘들었다... 제가 도와서 사령관님 일이 빨리 끝나야 데이트 오래 할 수 있잖아요~ 어서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흐흥~ 신메뉴가 나왔으려나~ 아 진짜~ 들킨다구요오... 들키면- 큰일... 나는 건 아니지만... 아, 모르겠다. 그래도 좀만 살살, 아셨죠? ...저에게 주시는 거예요? 진짜? 진짜루? 대박! 만화에서나 보던 일이 저한테도 일어났네요. ...흔하디 흔한 이야기긴 한데, 사실 제가 바라오던 순간이에요. 사령관님도 저랑 똑같은 마음이란 걸 알게 되니 뭔가... 에헤헷! 낯간지럽네요. 오늘을 특별한 날로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사령관님이 남편이라니... 뭔가, 이상한 기분이네요. 단 둘이 있을 땐… 서로 다른 모습만 보여주니까요. 그렇죠?
에구, 너무 속상해하지 마. 누나가 농담한 거야. [너구리 요괴]가 없을 리 없잖아? [너구리 요괴]가 엄청 강한 요괴라서 그래. 그러니까 너희들이 필요한 거잖아? 초조해할 필요도, 실망할 필요도 없어. 멋진 히어로가 되려면 인내심과 지혜가 필요한 법이지 지금은 못 찾아도 불꽃축제가 시작되기 전에는 분명 나타날거야. 그전에 우리 집에 와서 무기 챙겨가는 거 잊지 마, 알겠지? 요이미야 특제 폭죽을 터뜨리면, 그 대단한 [너구리 요괴]도 깜짝 놀라서 도망갈걸? 집이랑 밭, 그리고 엄마 아빠 모두 이젠 너희들이 나서서 지킬 차례야! 아, 맞다, 잠시만. 이 쪽지 하나씩 가져가. 집에 가서 엄마 아빠한테 드리고 잘 보관해 두시라고 말씀드려 내가 줬다고 하면 무슨 뜻인지 아실 거야 알았어, 조심해서 가! 이따 보자! 역시 너희들이었구나. 아이들 말 듣고 대충 짐작하고 있었어. 괜찮아, 너희 탓이 아니니까 [너구리 요괴]는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어마어마하거든. 그의 존재를 섣불리 부정해 버리면 당연히 애들이 실망하지 응, 처음 들었을 때부터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아이들을 겁주기 위해 어른들이 지어낸 이야기라는 걸 알고 있었어 근데 아이들이 물어봤을 때, 난 사실을 말해주는 대신 [너구리 요괴]는 귀엽게 생긴 장난꾸러기지만 사람을 해치지는 않는다는 정도로만 말해줬지 그들이 믿고 있는 너구리 요괴의 형상은 다 내가 지어낸 거야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그걸 밝히는 사람이 나일 필요는 없어 밖에서 노는 아이들 걱정에 지어낸 얘기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잖아 그걸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내가 섣불리 [너구리 요괴] 같은 건 없다고 얘기해 버리면 아이들이 상처 받을 수도 있다고 그리고 애들한텐 진짜인지 가짜인지보다 즐거운 게 더 중요해 나도 동경하는 것들이 있거든. 불을 붙이면 빙글빙글 돌면서 무지갯빛을 뿜어내는 [화염 다이아몬드]나 산속에 살면서 선경으로 가는 길을 안내해 주는 [안개 정령] 같은 거 말이야.. 실존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믿고 싶은 거지. 근데 누가 나한테 [바보야, 그런건 이 세상에 없어]라고 한다면ㅡ 흥, 메롱이다. 여차하면 돌도 던질 거야! 짜증 나니까! 진짜든 가짜든 상관없으니까! 멋있고 로맨틱하면 된 거야. 다른 사람이 왈가왈부할 건 아니지! 어렸을 때 굳게 믿었던 것들과 직접 겪은 일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 돼 너희도 어릴 땐 사악한 드래곤을 물리친 용사나 어둠을 베는 성검 같은 걸 믿었잖아? 똑같은 거지 동화의 환상을 깨버리면 아이들한텐 무슨 얘길 해주게? 이나즈마가 지금 쇄국 상태라고? 아니면 [안수령]에 대한 일? 이런 건 너무 이르잖아 하하, 이해 못 했어도 괜찮아. 어쨌든 걱정 마, 아이들은 내가 꼭 지켜줄 테니까 나도 슬슬 돌아가 봐야겠네. [나가노하라 불꽃축제]가 코앞이라서 할 일이 태산이거든 응, 우리 가문 이름이 들어갔으니까. 이나즈마에서는 꽤 유명한 행사야 참, 혹시 지금 바빠? 시간 되면 같이 가자. 너희를 위해 엄청 예쁜 폭죽을 준비할게! 헤헤, 그럼 일단 우리 아버지 만나로 나가노하라로 가자! 축제 전까지 완성해야 될 폭죽이 몇 개 남아있거든 이나즈마의 [야에 출판사]에도 이야기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들이 쓴 이야기 대부분이 아까 말한 전설에서 각색됐지 근데 새드 엔딩도 많아ㅡ 예를 들면 [화염 다이아몬드]는 한 부자에 의해 전시장에 버려져서 다신 불붙을 기회가 없게 됐다라던가 [안개 정령]은 악당에게 찍혀 잡히진 않았지만 화가 잔뜩 나서 다시는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던가 아니면 악룡을 물리친 용사 자신도 악룡이 되고, 어둠을 베는 성검이 세상을 파멸시키는 무기가 돼버렸다는 이야기 말이야... 이런 이야기들도 유행이 될 순 있겠지만... 난 별로야 낭만적인 것들은 낭만으로 남겨두는 게 최고지
이게 오른쪽 콘 대사량인데 오렌지로 이걸 이길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