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무슨소리인가-?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는바이네.]


"아.. 그게 가볍게 샤워라도 좀 할까 싶어서요. 몸에서 냄새가 좀 나서.."


[아, 그정도라면 얼마든지 들어드리지. 목욕탕으로 모셔다 드리면 되겠나?]


"윽.. 부탁할게요."


[그보다 사령관님. 화상이 아파보이는데 괜찮겠나? 도움을 요청할 바이오로이드가 필요할걸로 보이네만.]


하하.. 도와줄 바이오로이드가 과연있을까? 아니 없지. 그렇게 생글생글 웃던 다프네마저 무표정..아니 화가 난듯한 표정으로 떠났는데 누가...


"...제가 돕겠습니다. 펍 헤드씨."


...!!!!!


"바...발키리.."


"죄송합니다. 너무 오래 쉰거 같습니다."


언제 정신을 차린걸까? 더 쉬지 않아도 괜찮을까? 내게 화나진 않았을까?


수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가지만 입 밖으론 아..아.. 라는 표현하지 못할 소리만 내고 있었고 두눈에선 눈물이 폭포처럼 흘러내렸다.


"발키리... 미안해.."


"..저는 괜찮습니다. 각하. 일어나시죠. 목욕탕까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발키리는 어느새 침상에서 일어나 내 옆으로 다가와 부축해주었다.


"괜찮으십니까? 화상때문에 아프셔도 잠시만 참아주시길 바랍니다."


아아.. 발키리.. 발키리다.. 그렇게 오랫동안 침대에 누워있던..


...


어라..? 발키리가 키가 작아..졌나? 뭔가 느낌이 조금 다른데.. 그리고 수복실에 누워있던 발키리한테 왜 금속냄새가...


[그럼 사령관. 나는 이만 돌아보겠네.]


펍 헤드는 뭔가 이상한듯 갸우뚱 했지만 이내 할일이 없다는듯 돌아갔다.


근데 왜 갸우뚱한거지.


그나저나 발키리의 키도 이상하고 몸매도 좀 달라진거 같은데.. 워낙에 오랫동안 누워있어서 그런가.. 


"그나저나 발키리씨 정신은 언제쯤 차린거에요?"


"그... 조금전에 일어났어요.. 아니 일어났습니다."


뭔가 이상하다. 


평소의 발키리의 말투도 아니거니와 뭔가.. 다르다.


발키리가 오래 누워있었지만 뭔가..


-치직-


음? 뭔가 발키리의 머리카락 끝부분이 번진거 같았는데.. 어두워서 잘못본건가..


"오..아..아니, 각하. 목욕탕까지 가시죠. 옆에서 부축해드리겠습니다."


발키리는 약간 부끄러워하면서.. 아니 당황인가? 나를 재촉해 목욕탕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복도는 이미 등이 꺼져있고 발밑을 비추는 비상등만이 켜져있었다. 


아.. 오늘도 어째 찬물로 목욕할거 같은 느낌이 드는데...


그나저나 발키리가 이상하다. 평소보다 더 붉은듯한 얼굴, 그리고 가쁘게 몰아쉬는 숨.. 아직 회복이 덜된걸까?


땀에 젖어보이는 발키리의 머리카락에 무심결에 손이 갔지만 난 곧 크게 당황했다.


발키리의 머리카락을 내 손이 그냥 관통해버렸다.


"바..발키리..아니, 당신 누구지?"


발키리였던 자를 밀쳐내고 두려움에 떨며 그에게 물었다.


"누구냐니요? 발키리이지 않습니까?"


"아니.. 누구에요? 발키리씨가 아니잖아요-!"


발키리였던자는 양손을 가볍게 들어올리곤 비웃는듯한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하아, 벌써 들켜버렸네, 나야 오빠. 닥터"


닥터. 080기관소속. 인류 최고의 천재. 그런데 그녀가 왜 발키리로 변장을 했을까


"왜 이런짓을 한거지..?"


닥터는 어이없다는듯 웃으며 입을 열었다.


"오빠가 매일 죽은 시체나 다름없는 발키리를 껴안고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었잖아? 그래서 나름 최후의 인간인 오빠를 배.려. 해준건데? 잠깐이나마 죄책감이 씻겨져서 기쁘지 않았어? 키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