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레오나

그녀의 눈에 비친 사령관의 모습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만 같지만 아름다운 모래성이었다.

사령관에게서 보이는 불안요소들은 완벽을 추구하는 그녀의 입장에선 고쳐야만 할 단점들이었지만, 사령관과 시간을 보내며 그녀는 한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이 모래성은 유리로  만든 성이 될 수도, 단단한 콘트리트로 만든 성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혼자서 완벽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간단하면서도 그간 잊고 있던 사실을 깨달은 레오나는 그의 곁에 머물며 이 모래로 지어진 성을 견고한 건축물로 바꿀 결심을 하며 사령관의 청혼을 받아주었다.


2.앨리스

저돌적이고 자유분방한 성격이지만 그녀의 내면엔 강한 욕구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것은 바로 독점욕.

어느순간부터 사령관을 단순한 즐길거리가 아닌 진지한 상대로 여기게 되자 그녀의 행동거지는 변했고, 겉으로 티 내지는 않았지만 사령관에게 가까이 가는 이들에 대한 질투심으로 속앓이를 자주 겪었다.

이런 변화를 좋게 본 사령관이 반지를 건내주자 시크하게 그런건 직접 끼워주면서 말하는거라고 대답했지만, 감정에 북받친 앨리스의 손은 덜덜 떨고 눈에선 마스카라가 번진 눈물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3.바닐라

사령관의 생활과 관련된 가사일들은 전부 그녀의 몫이었고, 빨랫감을 챙겨갈때마다 바닐라의 푸념은 폭포처럼 입에서 쏟아져나왔다.

그러면서 늘상 하는 말,

"내가 꼭 저 새끼랑 결혼해서 평생 괴롭힐거다"

라고 중얼거리던게 어느새 현실로 이어져버리게 되었고, 반지를 건내는 순간 낚아채며 자신의 손에 끼어버린 뒤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앞으로 빨레는 빨레통에, 먹은 식기는 식당에 반납, 그리고 일주일에 한번은 분리수거 도와주기 그리고......애는 아들 2에 딸 하나......."

라는 말과 함께 점점 목소리가 기어들어가더니 어쩔줄 몰라하며 사령관의 품에 도망치듯 안기는 모습을 보이며 결혼을 결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