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을 두고 가긴 불안한데…… 후후. 최대한 빨리 처리하고 올게요."


블랙 리리스는 광산 지역 탐색을 명령받고 출격 준비에 나섰다. 소중한 주인님을 두고 떠나기는 불안했지만, 한편으로는 오랜만에 투쟁 본능을 충족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기분이 좋았다. 광산 지역에는 강력한 철충이 우글거리니 생사를 넘나드는 싸움을 마음껏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같이 출격하는 대원들을 체크하던 도중 그녀는 멈칫했다.


"이 로봇이 왜……."


골타리온 13세가 출격 명단에 끼어 있자 리리스는 의아함을 감출 수 없었다.


원래 AGS들의 실력은 리리스도 익히 인정하는 바였다. 알바트로스, 타이런트 같은 괴물들은 특히 그러했다. 그러나 골타리온은 아니었다. 일전에 하치코와 골타리온이 실수로 세게 부딪힌 적이 있었는데, 놈이 그만 그 자리에서 박살이 나고 말았던 것이다.


부서진 골타리온은 아자즈가 수습해 가기는 했지만 리리스는 어이가 없었다. 주인님께선 저런 허접한 로봇을 어디에 쓰려고 복원하신 걸까.


리리스는 그러나 곧 머리를 흔들며 출격 준비를 마무리했다. 무슨 뜻이 있으셔서 같이 편성시키신 거겠지. 어찌되었든 그녀는 골타리온도 무사하게 데려와야 할 것이다(최소한 복원이 가능할 정도로는). 아무리 허접한 로봇이라도 주인님의 것이니 소중히 다뤄야 했다.


"음. 경호원 아가씨도 동행하는군. 구면이지만 다시 인사하지. 나는 군단장의 직책을 가지고 마왕 군에 맞서는 자를 처단하는 골타리온 XIII세이다!"


같이 출격한 뽀끄루 대마왕(배우)은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눈만 내리고 있었다. 덧붙이자면 리리스는 골타리온의 저런 메소드 연기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듣자 하니 뽀끄루의 동생도 연기에 과몰입했댔지. 마법소녀 진영을 돌보는 것도 쉬운 일만은 아닐지 모른다. 리리스는 그렇게 생각했다.


"군단장, 그리고 뽀끄루 양, 스파르탄 캡틴, 아라크네. 지금부터는 제 명령을 주인님의 명령처럼 들어 주세요. 적어도 죽지는 않게 해 드릴 테니."


탐색 지역에 도착한 리리스는 주의 사항을 일렀다. 스쿼드 리더로서 남자의 명령을 직접적으로 받는 위치였으니, 대원들을 통솔하는 것도 이젠 그녀의 몫이었다.


일행은 리리스가 이끄는 대로 천천히 이동했다. 작전 지역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철충 특유의 금속-규소 점막들이 깔려 있었다. 이른바 변화의 성소라고 불린 이 지역들은 최고 위험 등급을 받은 만큼, 리리스도 처음부터 방심할 수 없었다.


"적입니다."


정찰을 마친 아라크네가 알렸다. 리리스는 남자의 지시대로, 보호막 로자 아줄의 출력을 최대치로 늘린 다음 진을 꾸렸다. 곧 적들과 마주치며 전투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때, 골타리온이 단독으로 튀어 나가서 큰 칼을 휘둘렀다.


"디모닉 소드 소환! 이 벌레 놈들, 골타리온 님의 칼 맛을 보거라!"


"군단장, 뭐 하는 거에욧!"


리리스가 골타리온을 막으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다. 나이트 칙들의 기관포가 대열에서 튀어 나온 골타리온을 박살내 버린 것이다. 골타리온은 금방 산산조각이 나 버렸다. 아마도 처음 한 발을 맞자마자 박살이 났으리라.


"내 이럴 줄 알았지."


리리스가 이마를 짚고 한숨을 쉬었다. 이걸 주인님께 어떻게 보고한담.


그녀가 투덜거리며 나이트 칙부터 처리하려는 그때였다.


"앗. 리리스 씨. 저기 보세요!"


뽀끄루가 가리킨 곳을 보고 리리스도 눈을 동그랗게 떴다. 돌연, 골타리온의 잔해들이 스스로 움직이며 다시 짜 맞춰지는 게 아닌가. 마치 프라모델 부품이나 레고 블럭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조립되는 것 같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골타리온은 다시 이전의 모습으로 복구되어, 기세 좋게 떠들어 대는 것이었다.


"이 어리석은 철충들이여. 마계의 대 군단장이 그 정도로 죽을 줄 알았더냐?"


철충들도 이상한 듯이 서로 마주보더니, 다시 골타리온에게 화력을 집중했다. 이번엔 후열에 있던 중장형 철충들도 로켓과 포화를 쏟아부었다.


어찌나 화력을 집중했는지, 골타리온이 서 있던 자리는 연기로 가득해서 보이지도 않을 정도였다.


"당했나……?"


리리스와 뽀끄루가 걱정스럽게 바라보는데, 연기가 걷히자 골타리온은 여전히 멀쩡히 서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파츠가 다시 조립된 것이리라.


"바보 같은 놈들. 마왕님과 동료들이 있는 한 이 몸은 무적이다!"


일이 이쯤 되자 철충들도 어이가 없었는지 다들 얼어 있을 지경이었다. 리리스는 어쨌든 이 기회를 틈타서 철충들을 원샷 원킬하기 시작했다. 계속 부활하는 골타리온에게 시선이 쏠려 있는 한 철충들의 빈틈을 찾아 처리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뽀끄루도 곧 정신을 차리고 화염과 채찍으로 리리스를 엄호하였다. 캡틴과 아라크네도 각각 그녀들을 도와 화력을 보탰다.


그리하여 처음 전투를 무사히 마친 리리스는 얼른 남자에게 연락했다.


"주인님. 골타리온이 부서졌는데……."


- 아아. 알고 있어. 되살아났지?


"옛?"


남자가 웃으며 통신 너머로 말했다.


- 골타리온은 원래 그런 기능이 있으니까. 전에 기술팀에서 골타리온의 부활 기능을 더 편하게 손을 봤나 봐.


"그런."


- 안심해. 녀석은 특정 회로가 파괴되지 않는 이상 계속 부활하거든.


"특정 회로라면?"


- 그런 게 있대. 세세한 이야기는 제쳐두고, 전자파 공격이나 음파 공격 같은 것에 취약하다나 봐. 그러니 리리스도 그것들을 먼저 처리해 줘.


"……예."


자아도취한 골타리온이 떠드는 걸 한귀로 흘려보내고, 리리스는 다른 대원들에게 남자의 지시 사항을 전파했다.


그래도 골타리온 덕분에 성소 탐색은 한결 수월해졌다. 리리스는 골타리온을 미끼로 내세워서 철충들의 이목을 끈 다음, 병력들과 자신은 철충들의 측면이나 후미에서 기습하는 방법으로 거듭 싸워나갔다.


여기에는 전파 방해로 철충들을 오도해서 골타리온에게 시선을 집중시킨 아라크네의 활약이 컸다. 리리스는 남자에게 들은 말대로 아라크네의 유도 기능을 마음껏 써먹었다. 거기에 뽀끄루와 스파르탄 캡틴이 여러가지로 지원해 주니 더욱 순조로웠다. 특히 뽀끄루가 머리에 쓴 뿔 장치는, 주변 바이오로이드의 신체 능력을 자극하는 효과가 있었다. 덕분에 리리스는 혼자 싸울 때보다도 한층 날렵해지고 한층 지치지 않게 되었다.


그 모양으로 한창 싸우고 나니 배가 고파왔다. AGS는 융합로가 있어서 에너지 충전이 없어도 되지만 사람은 밥을 먹어야 싸우는 것이다.


리리스는 안전한 지역을 찾아서 뽀끄루와 같이 전투식량을 뜯었다. 아라크네와 캡틴도 휘발유를 한 캔씩 받았다.


"팥밥 드셔 보세요, 뽀끄루 양."


"네. 리리스 씨도 파운드케익 드실래요?"


"여기 초코볼도."


만날 일은 거의 없었지만, 동생들을 보살피는 언니라는 입장이 비슷해서인지 둘은 금방 죽이 잘 맞았다.


"마왕님. 안심하시고 드십시오. 이 군단장이 파수를 보겠습니다."


뽀끄루가 팔짱 끼고 근엄한 척 고개를 끄덕였다.


"음. 부탁하겠다, 군단장."


"존명!"


리리스는 뽀끄루에게 속삭였다.


"평소에도 저러면 고생이 많으시겠어요."


"뭐, 이젠 익숙해진 걸요…… 이것도 연기의 일환이라 생각해야죠."


"언니란 게 다 그런 거긴 해요. 후후."


뽀끄루가 헤실거렸다.


"헤헤. 저도 리리스 씨처럼 동생들하고 사이 좋게 지내려고요."


"저도 뽀끄루 양이 동생들을 잘 돌본다고 들었어요. 주인님께서도 칭찬하셨죠."


"아, 사장님께서도요?"


대마왕을 연기하는 배우 뽀끄루는 싸움도 싫어하고, 연기에 과몰입하는 동생들의 뒷수습을 하느라 고생할 때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리리스는 예의 바르고 유순한 뽀끄루가 점점 마음에 들었다.


그 모양으로 승승장구하던 탐사는 오후 나절에 끝이 보였다.


아라크네가 정찰 기능으로 남은 적을 알려왔다.


"거리 211m 앞, 다수의 레이더와 스카우트 ak형, 스피커 철충 포착."


"음?"


리리스는 손을 들고 병력을 정지시켰다. 아까 남자에게 전자파나 음파 같은 특수 공격을 조심하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것들 때문에 골타리온의 회로가 파괴되면 어쩌지. 고민하던 리리스는 곧 결심을 굳히고 다시 전진했다. 보고를 받은 남자 또한 리리스의 진군을 허락했다. 분명 골타리온이 전투 중에 부활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다른 적들이 없다면 스피커와 레이더 정도는 리리스와 뽀끄루 만으로도 능히 파괴가 가능했던 것이다. 한나절을 걸려서 광산 구역을 확보했는데, 이제 와서 퇴각하기에도 아깝다는 판단이었다.


이윽고 아라크네가 본 대로 레이더 등이 앞을 가로막았다. 리리스는 얼른 저것들만 파괴하고 끝낼 생각으로 총을 겨누었다. 골타리온은 명령 받은 대로 디모닉 소드를 들고 뛰쳐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순간, 리리스는 얼른 뽀끄루를 다른 쪽으로 잡아 던졌다.


"엇?!"


뽀끄루가 둥실 날아간 직후, 거대한 롱 블레이드가 뽀끄루가 있던 자리를 내리찍었다. 겨우 착지한 뽀끄루는 겁에 질려서 떨었다.


"이럴 수가."


리리스는 물론이고 상황을 지켜 본 남자도 침을 삼켰다.


고위급 연결체 철충인 비헤더가 부대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놈은 인간형의 거체에 팔 대신 커다란 롱블레이드를 갖춘 강적이었다.


어쩌면 매복해 있다가 기습한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놈이 왜 여기에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분명한 건 이제 놈을 없애지 않으면 작전이 실패로 끝난다는 것 뿐이었다.


리리스는 오늘 중 가장 무서운 기세로 비헤더를 급습했다. 그러자 비헤더의 주변에 떠 있던 방패가 저절로 리리스를 제지했다. 리리스는 몸을 비틀어 방패의 타격을 피했다.


"쳇. 뽀끄루 양, 어서 제 뒤로."


"넷!"


리리스는 총을 쏘아 방패들을 쫓아낸 뒤, 골타리온으로 비헤더의 시선을 끈 다음 빈틈을 찾으려고 했다.


그 찰나, 레이더의 교란 전파와 스피커의 초음파 공격이 골타리온을 덮쳤다. 뽀끄루와 리리스 역시 다른 적들의 섬광탄에 음파 공격을 피하느라 애를 먹었다.


"윽, 이까짓 것!"


골타리온은 웬일인지 파괴되지 않고 반격을 가해 레이더를 파괴시켰다.


저 약골이 왜 부숴지지 않은 것이지. 리리스는 무언가 이상하단 느낌을 받았다.


그러자 비헤더가 롱 블레이드를 골타리온의 동체에 찔렀다.


다음 순간, 골타리온의 동체가 그대로 축 늘어졌다. 총알 한방에도 아예 조각나서 뿔뿔이 흩어지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뽀끄루가 갑작스럽게 소리를 질렀다.


"왜 그래요?"


"그게, 골타리온이 되살아나지 않고 있어요."


과연 뽀끄루의 말대로, 롱 블레이드에 찔린 골타리온의 동체에서 연기와 스파크가 튀겼다. 이윽고 거대한 폭발과 함께 머리 부분만 이편으로 날아들어 오는 게 아닌가.


- 설마.


남자도 아차 싶었다. 레이더의 전자파 공격과 스피커의 초음파가 골타리온의 부활 회로를 망가뜨린 것이 분명했다.


리리스가 다급하게 골타리온의 머리 부분을 주워들었다.


골타리온의 머리에서 노이즈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파괴된 탓인가, 연기를 하고 있던 아까와는 다른 차분한 어조였다.


"미안하다. 마계의 군단장으로서…… 대마왕님을 끝까지 지키지 못했다.


그동안 난 마왕님을 지켜보면서, 마왕님이 싸우고 싶어하지 않은 기분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젠틀맨을 위해 싸우는 건 결코 나쁜 일이 아니야. 세상에는 말이 통하지 않는 적이 너무 많으니.


그러니, 내, 내가 좋아했던 마왕님과 매직 젠틀맨을 지켜다오. 경호대장이여."


골타리온은 그 말을 남기고 시각 센서가 조금씩 꺼져 갔다.


아아, 이를 어쩌면 좋아. 정이 많은 뽀끄루는 울먹이며 골타리온의 머리를 받아서 품에 안았다. 캡틴과 아라크네도 이편으로 다가왔다.


조용히 서 있던 리리스의 어깨가 조금씩 들썩였다.


"잘도…… 잘도…… 주인님의 것을 파괴하다니."


리리스는, 자기가 이끌던 병력이 죽은 것도 슬프고 화가 났지만, 한편으로는 남자의 명을 온전히 완수하지 못했다는 생각에도 분노가 치밀었다.


이윽고 리리스의 머리 속에서 뭔가가 끊어졌다. 복수해야 한다. 가만히 놔둘 수 없다. 그녀의 가슴 속이 고요한 분노로 끓어 오르기 시작했다. 동시에 온 몸이 곤두서는 감각에 사로잡혔다.


이때, 비헤더는 지금이 기회라고 여겼는지 리리스를 향해 날아왔다.


뽀끄루가 놀라서 소리쳤다.


"조심해요!"


그러나 리리스는 대답 대신, 전신의 에너지를 쏟아 로자 아줄의 출력을 끌어올려, 그대로 비헤더에게 날렸다.


원반 모양으로 변한 로자 아줄은 빛처럼 날아가서 비헤더의 두 팔을 그대로 잘랐다. 로자 아줄의 출력을 최대한으로 올리고 방어를 도외시하면 세상에서 가장 날카로운 칼날로 쓸 수도 있었던 것이다.


철충들은 물론이고 비헤더도 얼이 빠졌는지 그대로 멈춰 버릴 지경이었다.


리리스는 그대로 날아가듯이 뛰어가 비헤더의 머리에 연달아 총알을 퍼부었다. 난사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은 모두 약점과 빈틈을 노린 공격들이었다. 손쓸 틈도 없이 연속해서 공격당한 비헤더는 머리의 윗부분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


비헤더는 괴성과 함께 몸을 부르르 떨더니 공중에서 그대로 추락하였다.


뽀끄루는 이 놀라운 광경에 멍해져 있다가, 스파르탄 캡틴이 어깨를 두드리자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는 남은 철충들에게 공격을 가했다.


남자 또한 얼른 정신을 수습하고 전투를 끝내라고 지시했다.



* * * *



돌아온 리리스는 무릎을 꿇고 죄를 청했다.


모두들 무사히 돌아왔다. 머리만 남은 골타리온을 빼고.


"죄송해요, 주인님. 리리스가 잘못했어요."


이기고 돌아와서 사죄하니 남자가 더 당황스러울 지경이었다.


"아냐. 괜찮아. 리리스는 잘해 줬어. 작전 목표도 달성했고, 그 비헤더도 처리했잖아."


"하지만 골타리온이……."


귀환하는 동안 분노와 흥분이 가라앉은 리리스는 우울한 표정이었다. 주인의 로봇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남자는 그런 리리스를 일으켜주며 달랬다.


"아아. 난 또 뭐라고. 그거에 대한 거라면 걱정하지 마."


"……예?"


"뽀끄루가 머리 부분을 회수해서 다행이야. 기억 장치도 무사하니까, 골타리온의 새 동체만 만들면 되거든."


"아아. 그렇군요…… 천만 다행이네요."


리리스는 그제서야 조금은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이 손바닥을 쳤다.


"아. 그래도 주인님, 하마터면 작전을 실패할 뻔한 나쁜 리리스한테…… 벌은 주셔야 할 것 같은데요?"


남자도 눈웃음치는 그녀를 보고는 피식 웃고 말았다. 벌을 핑계로 회포나 풀자는 속셈인 모양이었다.


이때 문득 그가 시선을 돌려보니, 산발한 머리의 뽀끄루가 문 뒤에 서서 몰래 이편을 훔쳐보고 있었다. 남자는 일부러 큰 목소리로 말했다.


"아. 그럼 나쁜 리리스한테도 벌을 줄 겸. 부하를 죽게 한 나쁜 대마왕한테도 벌을 줘야겠는걸. 그래도 되지, 리리스?"


"물론이죠."


"히익! 사장님? 그게 무슨."


생활복 차림이던 뽀끄루는 제풀에 놀라서 모습을 드러냈다. 큰 키의 그녀는 남자가 손짓하자, 숨어 있었던 것도 잊고는 쭈뼛거리면서 다가왔다. 리리스도 뽀끄루가 다가오는 것을 보고 미소 지었다.


남자는 그런 둘을 모두 끌어안아 주었다.


둘 다 잘 했어. 그리고 살아 와줘서 고마워.


고마워, 리리스. 그리고 골타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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