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에 도착한 뒤 평화로운 휴식기간에 들어간 오르카호


하지만 이런 평화로움과는 반대로 깊은 고민에 빠진 바이오로이드가 있었다


으음... 역시 이정도로는 부족함이 느껴지네요


며칠 전에 있었던 일명 마망이라고 불리는 다수의 바이오로이드들과 사령관의 7p 난교현장을 담은 영상을 편집하던 탈론페더는 완성된 영상을 탈론허브에 올리려다말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영상들은 뭔가 한눈에 시선을 끌만한 자극이 부족한 거 같단 말이죠


영상들 조회수 오르는 속도도 조금이지만 떨어진 거 같기도 하고....


역시 좀 더 과격하게 어필을 해야하는 걸까요?


오르카호가 아닌 다른 곳에 소속된 바이오로이드들이 들으면 그 이상으로 어떻게 더 과격할 수 있냐며 경악할 말이 아무렇지도 않게 튀어나왔지만

이미 오르카호에서는 7p정도야 그렇게 엄청 드문 일도 아니었고 그 이상도 꽤나 자주 봐왔던 탈론페더였기에 거리낌 같은 건 없었다


일단 제목이나 소개문들을 더 자극적으로 쓰고는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금방 한계가 올거 같네요


끄응 메리씨의 커미션 활동이 설마 이렇게 영향을 끼쳐올 줄은....


탈론페더는 앓는 소리를 내며 최근 위협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메리의 커미션활동을 떠올렸다


분명 처음에는 소소한 답례나 선물로 간단한 그림을 그려주기 시작한 것이 어느새 구체적인 취향과 요구사항이 들어가기 시작하더니

누군가가 대가로 참치캔을 지불하면서 하나의 사업으로 변모하기까지는 그렇게 오래걸리지 않았다


당연히 대부분의 커미션의 요청대상은 사령관이었고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동안 없었던 2D라는 새로운 접근방식

자신의 취향이나 주관, 심지어 망상속의 커스텀까지 확실하게 반영된 맞춤형 외모

거기에 원하지만 현실에서는 하기 힘든 상황이나 대사까지 덧붙여지자 메리의 커미션은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고

그 결과 그동안 탈론허브로만 향하던 관심이 조금씩 그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한 것이다


어떻게 할까요... 아직까지는 제 쪽이 더 유리하지만 최근에는 영상보다 그림쪽이 더 좋다는 분들도 나오고있다는 모양이고


물론 그녀들도 가장 좋아하는 건 사령관에게 직접 안기는 것이겠지만

워낙 대기하고 있는 인원들인 많은만큼 필연적으로 대기 시간이 생기게 되고 그 대기 시간동안은 색다르기도 하고 자신만의 욕망이 가득 담긴 커미션을 작성하는 경향이 늘어나고있는 추세였다


그렇게 고심하던 순간 탈론페더의 머릿속에 기발한 아이디어가 스쳐지나갔다


앗! 그래요 그 방법이 있었죠! 

커미션이 그렇게 좋은 거라면 저도 이용해야죠!


곧바로 그 아이디어를 쳬택하기로 결정한 탈론페더는 언제나처럼 망상으로 풀어진 얼굴을 한 채 메리의 방으로 찾아갔다


똑똑!


어머 탈론페더씨 무슨 일이세요?


안녕하세요 메리씨

커미션 의뢰를 드리고 싶어서 왔는데요


아 커미션이요? 그게, 죄송하지만 지금 예약이 한창 밀려있어서 1주일은 있어야 가능....


3000참치


...네? 그게 무슨


제 커미션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주신다면 3000참치를 드리겠다는 말입니다


아, 안돼요! 예약을 어기다니요! 저를 지금 참치로 사려고 하시는 건가요?


3500


엣?


4000


아, 안돼는데.....


5000!


어서오세요 고객님! 어떤 그림을 원하시는 거죠?


후후 훌륭한 결정이에요

사실 제가 요청드리려는게 일반적인 그림은 아닌데 괜찮을까요?


음, 괜찮아요 그동안 다른 분들 그림 그려드리면서 그... 야, 야한 것들도 많이 그려봤으니까요

그리고 5000참치나 받는데 요구는 최대한 맞춰드려야죠


다행이네요 그럼 설명드리기에 앞서서 혹시 '동인지'라는 것을 아십니까?


동인지요? 뭔지는 알고 있어요 

멸망 전 인간님들이 개인적으로 만든 만화작품들을 말하는 거 맞죠?


맞습니다 제가 부탁드릴려는 것이 바로 그겁니다

단!


단?


농후하고 끈쩍한 정사씬들이 가득 담긴 '성인용 동인지'의 제작을 부탁드립니다!


네?! 지금 그말 진심이세요?


물론 진심이고 말고요! 메리씨에게도 나쁜 소리는 아닐걸요? 

완성된 동인지를 탈론허브를 통해 독점공급한다면 2D와 3D를 모두 아우르는 그야말로 완벽한 딸감천국이 된다는 거니까요!

이게 얼마나 많은 수익을, 그리고 얼마나 많은 유명세와 영향력까지 얻을 수 있는 일인지 메리씨나 되시는 분이 모르시지는 않겠지요?


(꿀꺽) 


자 그러니 저와 손을 잡으시죠

저와 손을 잡고 동인지의 독점공급을 약속해주신다면 고작 5000참치 따위가 아닌 더 많은 수익을 나누겠다고 약속하겠습니다

이게 바로 윈윈 아닐까요?



후, 좋아요 그 제안 받아들일게요


흐헤헤 결코 후회하시지 않게 해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딸감계에 양대산맥이었던 두 거물이 손을 잡았고

그 결과 동인지라는 새로운 항목이 추가된 탈론허브는 동인지 구독이 가능한 다이아몬드 회원권을 새로이 출시

온 오르카를 넘어 전세계에 퍼져나가 외로운 밤을 지새우는 수많은 바이오로이드들의 딸감을 책임졌다고 한다


-끗-







누가 워울프 그림은 안그려주나 생각하다가 나온 아이디어로 대충 씀

원래는 딸페가 이것저것 참견하면서 동인지 그리는 장면도 넣을까하다가 졸려서 대충 컷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