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 서약 b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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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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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 앤젤을 숙소로 배웅해주고 돌아오는 길. 이제 선택을 해야 할 거 같다. 이 사실을 사령관에게 말하는 것과, 나이트 앤젤과의 관계를 영원히 숨겨야하는 것으로 말이다.


왠만하면 후자로 가곤 싶지만 영원한 비밀은 없을 것이고, 언젠가는 사령관이건 다른 누군가이건 이 사실을 알게 될거다.


"말 해야겠...지."


후자보다는 낫겠지만, 만약 이 사실을 사령관께 말한다 해도, 좋은 대답은 들을 수 없을 것 같다.


나이트 앤젤이 비록 사령관과의 서약은 하지 않은 개체지만, 이 오르카호의 모든 바이오로이드는 사령관의 소유인데, 손을 덴다? 바로 후회물속 금태양 꼴 나는 거다.


생각에 잠기며, 개인실로 돌아와 어젯밤의 흔적들을 둘러보았다.


"...격렬했지."


침대엔 나와, 나이트 앤젤의 거친 정사의 흔적들. 거의 두 달간 참아 온 성욕이라지만, 이렇게 심할진 몰랐다. 침대에는 나의 백탁액 범벅이 되있었고, 침대 곳곳에 그녀의 붉은 머리카락이 눈에 들어왔다.


"청소해야겠네."

.

.

.

진짜로 내 개인실에 개인 세탁기가 있어서 다행인거 같다. 안그랬으면, 남들에게 들킬 수 있었으니 말이다.


"이제 어느 정도 청소는 마무리 된거 같네."


냄새는 공기청정기가 빠르게 가동되고 있어서 조금있으면, 금방 사라질 거고, 빨래는 건조기가 따로 비치되어 있으니 밖으로 나갈 필요는 없을 거다.


"어휴 힘들다."


청소를 끝마치고, 침대에 눕자 뻐근해진 허리가 좀 살거 같다고 말하는 거 같다. 나중에 수복실에 가서 다프네씨에게 파스좀 달라고 해야지.


[훅.훅.]


"어?"


침대에 누워 피로를 풀 던 도중, 병장시절 절대 듣기 싫은 음성이 귀에 들어왔다. 이 음성은 마치 작업인원을 뽑기 위해 국가에서 최저시급조차 애국심으로 열정페이로 치는 노예를 호출하는 그 음성.


[오르카호에서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 AGS로보테크의 부관님. 부관님께선 현재 사령관님이 호출하였으니 사령관실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한번 말씀 드리겠습니다....]


"..."


자리에서 일어나, 정복으로 갈아입었다. 평소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입었겠지만, 오늘은 그 정복이, 드래곤볼에 나오는 피콜로 대마왕이 수련목적으로 입는 옷처럼 천근만근 무거워 졌다.


그렇게 옷을 다 갈아 입고, 옷 매무새를 고친 뒤, 사령관실로 걸어갔다.


사령관실로 걸어가면서 내 머리속에 드는 여러 생각들. 무슨 일로 날 불른 것일까. 혹시 부사령관 직을 다시 권유하려고 부르는 것일까. 아니면 날 이곳에서 추방시키기 위해 날 부른 것일까.


"..."


한걸음 한걸음이 군장을 매고, 맨발로 산악행군을 하듯 무거웠지만, 어느새 내 몸은 사령관실 바로 앞에 도착했고, 심호흡을 하며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킨 뒤, 입을 열었다.


"AGS로보테크의 부관 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아 왔구나! 들어와."


들어오라는 말에 한숨을 푹 쉰뒤, 사령관 실로 들어갔다.

그곳엔 사령관과 배틀메이드 소속 콘스탄챠S2가 옆에 서 있었다.


"친목 활동으로 피곤할텐데, 아침일찍 불러서 미안해."


"아닙니다. 사령관님."


"아니긴. 일단 여기 앉아, 커피라도 마시면서 이야기하자."


"예 사령관님. 호의에 감사합니다."


사령관의 말에 떨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쇼파에 앉았다.


"아 맞다 콘스탄챠."


"네 주인님. 말씀해 주세요."


"AGS부관과 잠시 이야기좀 나누고 싶어서 그런데 잠시 자리를 비켜줄 수 있을까?"


그 말을 들은 콘스탄챠는 고개를 돌려 나를 한번 처다보고는 입을 열었다. 솔직히 2달정도 지났으면 이제 괜찮은거 아닌가. 내가 트로이 목마도 아니고.


"... 네 주인님."


"고마워 콘스탄챠."


콘스탄챠가 나간 뒤, 사령관은 나에게 인스턴트 커피를 건네주었다.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후릅.


달다. 그렇게 커미를 한모금 마시며 시작된 대화. 대화의 내용은 어제 둠브링어와의 친목활동에 대해서 였다. 그후로 계속 된 대화에는 사령관이 어제  나와 나이트 앤젤의 일에 대해 모르는 것 같아 안심이 됬다. 그러나 마음 한 켠에는 답답함이 느껴졌다.


"사령관님."


말해야 한다.


"어. 왜?"


말하지 않으면,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


"...한가지... 전해 드려야 할 말이 있습니다."


나이트 앤젤. 내 처지를 알고도 내게 마음을 열고, 사랑을 나눈 그녀에게 폐를 끼칠 순 없다. 내가 오르카 호에서 추방 당하고, 바깥에 있는 철충들에게 죽는다 해도.


"그래? 나도 물어볼 말이 있었는데 잘 됐네. 먼저 말해."


"어제 나이트 앤젤에게..."


"응. 나이트 앤젤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했습니다."


"...뭐?"


사령관도 이 사실에 놀랐는지, 항상 웃고 있던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그녀도 제 마음을 받아주었구요."


"어...그래?"


"알고있습니다. 이 오르카호의 모든 바이오로이드와, AGS는 모두 사령관님의 소유란걸."


"어..."


"어떠한 처벌이라도 달게 받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나이트앤젤에게 제발 선처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 마치 길로틴에 처해진 사형수처럼.

.

.

.

정적이 흘렀다. 


"부관."


"..네 사령관님."


"나이트 앤젤을 좋아해?"


"네 그렇습니다."


"나이트 앤젤도 부관을 좋아하고? 뭐 고백을 받아 주었다 하니까 말할 필요도 없는 것 같고."


".."


"그럼 된거 아냐? 부관은 나이트 앤젤을 좋아하고, 나이트 앤젤은 널 좋아하고. 고백도 했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


그 말에 사형수처럼 숙여진 고개가 들려졌다.


"그럼 처벌은...?"


"처벌을 왜 해? 뭐...부관이 만약 나와 서약한 사람들을 건드렸다면 처벌을 했겠지, 근대 아니잖아."


"아..."


"여튼 이정도면 충분한 대답은 됬을 거 같고. 내가 물어 보고 싶은게 있었는데 이미 충분히 알거 같아."


"...그게 무슨..."


"아하하... 그게 나이트 앤젤이랑 친해 보여서 내가 좀 밀어주려고 했는데 늦어버렸네. 이렇게 도와 줄 준비도 했는데."


사령관은 자리에서 일어나 내게 뭔갈 건냈다.

그건 바로 내가 라스트오리진을 할때 60참치캔을 모아서 살수 있는 서약반지. 그 반지와 꽃다발 교환권이였다.


"이건..."


"흠흠. 사령관으로서 명령할게 부관. 지금 바로 나이트 앤젤에게 가. 지금 당장. 명령 불복종시 그땐 사령관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처벌을 내릴 거니까."


순간 눈물이 앞을 가릴뻔 했다. 하지만 이 눈물로 앞을 가리게 된다면 그녀를 볼 수 없기에 소매로 눈가를 닦았다.


"사령관님의 명령..  무조건 시행하겠습니다."


"그래 어서 가봐. 얼른."


그 뒤로 사령관실의 문을 박차고 나갔다. 그리고 도착한 곳은

삼안 산업 물자 영업소. 


"하아... 하아... 여기 이 티켓으로..."


"반지와 꽃다발 교환권이네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사령관이 준 티켓을 받자, 몇 분 지나지 않아 내게 주어진 반지와 반지 케이스, 그리고 꽃다발. 


난 그 꽃다발들을 가지고, 그녀가 있을 곳으로 출발 했다. 달려가곤 싶었지만, 반지를 떨어트릴까봐, 꽃이 떨어질까봐 그러지 못했다.


그렇게 둠브링어의 숙소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덜덜 떨리는 마음으로 둠브링어의 숙소의 문을 두드렸다. 

.

.

.

.

.

.

.

.

.

.


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가자 보이는건...

"들어오게 부관."


알바트로스 지휘관이였다.


"지...휘관님? 어떻게 이곳에..."


"부하의 사정을 모르는 지휘관이 지휘관이라고 말 할 수 있겠나?"


"..."


"어서 안으로 들어가 보게. 준비는 다 되어 있으니."


"감사합니다. 알바트로스 지휘관."


숙소 내부로 들어가자 고곳엔, 나이트 앤젤이 안대를 쓰고 멸망의 메이와 티격태격 말싸움을 하고 있었다.

"메이 대장. 대체 무슨 일이길래 이렇게 사람을 안대까지 씌우게 해요?"


"조금만 더 기다리라니까. 안그래도 너 때문에...아니다. 쨌든. 기다려 명령이야."


"진짜 시답잖은 장난이면 다음부터 절대 안도와 줄 겁니다."


"아 진짜 그런거 아니라니까! 아 왔네. 그러면 둘이서 잘 해봐!"


"나도 자리를 비켜주도록하지."


"잠깐만요! 메이대장 자리를 비켜주다니 그게 무슨 소리에요?!"


멸망의 메이와 알바트로스는 밖으로 나가고,  이곳엔 나와 나이트 앤젤만이 남았다.


"대체 무슨일이길래-


"나이트 앤젤."


"잠깐만요. 메이대장! 방금 AGS부관님 목소리가 들렸는데 무슨 장난을 치려는 거에요!"


나이트 앤젤은 멸망의 메이가 녹음기로 장난을 치는 중인 줄 아는 것 같다.


그래서 나이트 앤젤에게 다가가 천천히 안대를 벗겨주었다.


"어.. ?"


"나이트 앤젤."


나이트 앤젤은 안대를 벗자 내가 눈앞에 있자 당황한 모습이 보였다.


"AGS 부..아니 시우부관님...갑자기 무슨 일로..."


"그냥 시우라고 해도 괜찮아. 그리고 내가 온 이유?"



나는 한쪽 무릎을 꿇고, 꽃다발을 건낸 뒤, 반지 케이스를 열어 그녀에게 보여 주며 말했다.


"나이트 앤젤..."


"설마..."


"조금 순서가 뒤섞였지만... 사랑합니다."


처음해보는 고백에 온몸의 있는 피들이 전부 얼굴로 올라오는 거 같다.


"...."


"받아 주시겠습니까?"


"...아."


"나이트 앤젤?"


나이트 앤젤은 꽃과 반지, 그리고 나를 몇번 보더니 내 품에 안겼다.



"..네! 받을거에요!  무조건 받을 거에요!"


"이렇게 안겨 있으면 반지를 끼워 줄 수가 없어요 나이트 앤젤."


"조금만... 조그만 이렇게 있고 싶어요."

.

.

.

몇 초뒤 나이트 앤젤은 내 품에서 나왔다. 그리고 난 반지 케이스에서 반지를 꺼내 그녀의 왼손 약지에 천천히 끼워 준 뒤, 무릎을 펴 일어났고, 그녀는 왼손을 보며, 반지를 처다보았다.


"정말 이렇게 까지 될 줄을 몰랐는데..."


그런 그녀에게 다가가 한쪽 손으로 허리를 감으며 안았다.


"아직도 안 믿기는 눈치네."


"그게..."


"그럼. 어떻게 증명을 해 줘야 나앤이 믿어줄까?"


"...해..주세요."


여기서 나앤이 웅얼거리며 말했지만 여기서 '에? 난닷테?'라고할 병신은 아니기에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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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헤헤헤...영창으로 절 막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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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앤서약 만만세. 해괴망측한 라비아타보다 나앤이지

그럿죠 알바트로스?






1부 끝


2부는 

어쨌든 쓸거임. 반응 좋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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