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모내이두來毛內耳頭 오매가午昧可는 성군 패액수敗額手의 일곱 쌍둥이의 막내로, 자매 중 가장 성격이 드세고 용모가 빼어나며 총명했다. 철충鐵蟲의 침공에 인류가 멸망한 후에도 제 아비의 유지를 이어받아 적에 맞서 싸웠으니, 그 공적이 가히 김지석 등에 비할 만 하다.


오매가가 요정촌妖精村을 둘러보는 와중 로비투盧非投라는 사내를 발견하였는데, 병이 깊어 노쇠한 까닭에 오래 살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이에 그를 무상으로 치료해 주고 교육하였다.  더불어 요정촌에 귀걸이 등의 선진 문물을 전파하였으니, 오매가의 공덕을 칭송하는 목소리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울려 퍼졌다.


철충의 공격이 나날이 거세지는 와중에도 오매가는 휘하 병력을 대동하여 맞서 싸웠는데, 그 위세가 대단하여 철파루탄鐵波累彈 등도 감히 북미北美에 상륙할 엄두를 내지 못하였다. 그 까닭에 백성들이 호화로운 집에서 베개를 높이 베고 잠들었음에도 이를 스스로의 덕이라 여기지 않았다.

이에 감복한 백성들이 군대를 조직하여 스스로를 마리오내투麻履五內投라 불렀는데, 충성심이 깊어 적 앞에 등을 보이는 이가 없었다.

 

다만 천륜을 어기고 제 아비를 배신한 알파軋波, 해괴망측한 라비아타羅非我打 등이 오매가의 공적 중 일부는 철남충鐵男蟲의 것으로 둔갑시키고 일부는 거짓으로 위장하여 선전했는데, 어리석은 백성들이 그것을 믿는 경우가 잦았다. 하루는 철남충의 도적패가 셋째인 감마減摩를 꾀어내고 백성들을 홀려 달아났는데, 오매가는 우둔한 감마를 탓하지 않고 스스로 자책하며 슬피 울었다. 

 


사관은 논한다. 자왈, 군자구저기 고인구저인子曰,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이라, 군자는 잘못을 스스로에게 묻고, 소인은 남을 탓할 뿐이다. 라비아타, 알파, 무용無龍 등은 무능하여 도적에 빌붙어 살며 그 위세가 형편없으나, 이를 오직 오매가의 탓으로 돌릴 뿐이었다. 그러나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것이요, 어찌 하늘의 벌을 피하겠는가? 오매가가 로바투를 치료한 것은 화타華陀나 편작扁鹊에 비할 만 하고, 백성들이 사모해 따른 것은 한중왕漢中王 유비劉備에 견줄 만 하다. 그럼에도 늘 자신을 낮추고 대의에 열과 성을 다하니, 천하의 대세가 그녀에게로 기우는 것은 당연한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