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말입니까?"


"음. 물론 공석에서는 평등한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이나, 사석에서는 서열을 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하오. 지금처럼 사사로운 문제로 다투는 일을 줄일 수 있을 뿐더러 부대 간 화합을 도모하는 데도 도움이 되겠지"


"사석에서 언니,동생을 나누는 건 나도 찬성이야. 하지만 권력을 오남용 할 사람을 맏언니로 두는 건 피해야겠지"


"..거 왜 그리 날 쳐다보는 건가 레오나 소장? 몇 번이나 말했지만 스틸라인이 각하를 호위한 건 어디까지나 전술적 판단으로.."


"그 얘기는 이제 됐어. 나는 그저 모두가 공정한 기회를 얻기를 바랄 뿐이야. 그러니 마리 소장을 맏언니로 두는 건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거 같네"


"흠흠. 그러면 우선 나이부터 따져 봅시다. 멸망 전에 태어난 기체는 소관과 마리 소장, 칸 소장 셋이구려"


"태어난 년도를 따지면 제가 가장 먼저 태어났군요. 그러면 제가 맏이가 되는 겁니까?"


"잠깐! 그깟 나이 좀 많은 게 무슨 대수라고 나이로 서열을 정하는 건가? 오히려 미래를 이끌 젊은이가 위에 서는 게 맞지 않겠나?"


"맏이의 조건은 사령관과의 돈독한 신뢰 관계일터! 그러니 사령관과 가장 몸을 많이 섞은 이를 맏이로 하는게.."


"하! 동침을 많이 한 건 아랫도리가 헐렁하단 증거일 뿐이지 관계가 깊다는 뜻이 아니야 아스널 준장"


"그 말 취소하시게! 내 아랫도리는 여전히 꽉꽉 조인단 말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페더가 아스널 준장과 친해지는 건 막아야겠군"


"맏언니는 윗사람으로서 동생들을 챙겨야 하오. 그러니 가장 계급이 높았던 사람이 맏이가 되는 게 어떻소?"


" '소관이 한 때 그대들의 대장이었기는 하나 지금은 한 명의 해군 제독일 뿐. 동등한 한 명의 지휘관으로서 편하게 대해주길 바라오' 라고 말하신 거 치곤 조금 그렇지 않나요?"


"어흠! 커흠!"


"가,나,다 순으로 정하는 게 어때?"


"용 제독 빼고는 한글 이름이 한 명도 없는데 무슨 가,나,다 같은 소리를.."


"잠시 내가 한마디 하겠네. 용 제독이 서열을 정하자고 한 건 서로 간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서지 다투려 함이 아니야. 우리는 하나로 뭉쳐 각하께 승리와 영광을 바쳐야 할 터. 누가 맏이가 되고 누가 막내가 되든 무슨 상관이겠나?"


"단순한 페도 성범죄자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맞는 소리도 하네 마리 소장?"


"..내가 경솔했어. 사과할게"


"음. 나도 생각이 짧았군. 미안하네"


"그러니 여기선 키 큰 순으로 정하는 게.."


"아 진짜!"




잠 안와서 옛날에 떠돌아다니던 삼국지 짤의 기억을 떠올리며 써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