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관들은 한걸음 한걸음 조심히 동굴속으로 이동했다.


선두엔 방패를 든 요안나, 그리고 칸과 홍련, 마리와 레오나, 맨 뒤에서 메이가 따라왔다.


"...이런 동굴이 있었다니.. 놀라운데? 이정도면 어지간한 요새급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겠어."


"하지만 이곳에 들어갔다 온 바이오로이드 대부분이 정신이상을 호소하고 대부분 길어야 한달이내로 자살을 하지."


"...그렇다면 우리도 빨리 찾아서 나가야겠군."


"...근데말야.. 여기 너무 춥지 않아?"


맨뒤에서 따라오던 메이는 자신의 제복을 잠그고서도 추운지 온몸을 덜덜 떨며 말했다.


"그런가? 나는 오히려 좀 덥다고 느끼는 참이네만.. 이거라도 걸치면 좀 낫지 싶군."


마리는 땀을 흘리며 자신의 제복을 벗어 메이에게 건네주었다.


절그럭...


...


?!?! 


지휘관들은 동굴안쪽부터 들려오는 소리에 놀라며 자신들의 소형화기를 그쪽으로 겨눴다.


...터벅 터벅..


지휘관급 개체들은 마른침을 삼키며 자신의 소형화기를 더욱 꾹 쥐었다.


...


...


...


"사...사령관...?"


레오나의 손전등에 그 모습을 드러낸것은 몸과 눈에 힘이 풀린채 허공을 응시하며 기괴한 춤을 추듯이 걸어온 사령관이었다.


"걱정했..."


레오나의 말이 끝나기전에 사령관이 왼손에 쥐고있던 작은 나이프가 날아와 레오나의 오른손을 반쯤 관통했다.


"꺄아악ㅡ!"


"가..각하?!"


"사령관, 이 바보! 무슨짓이야!?"


하지만 사령관은 고개를 푸욱 쳐박은채로 어둠속에 온몸에 힘을 뺀뒤 가만히 서있을뿐이었다.


"주군, 이게 어찌된거요? 잘 설명해주시길 바라오."


요안나는 당황스러워하면서도 자신의 검을 사령관쪽으로 겨누어 섣불리 행동하지 못하게 한 후 대화를 시도했지만 사령관은 전광석화같은 속도로 오른손에 들고있던 부러진 칼날을 던져 요안나의 검을 날려버렸다.


"크윽.. 주군.. 대체 이게.."


하지만 사령관은 여전히 허공만을 응시한채 뒷주머니에서 부러진 칼날들을 계속 꺼내 들고 그녀들과 대치를 계속했다.


지휘관 개체들은 다가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물러설수도 없었다.


...


...


...


"...돌아가..."


"사...사령관..? 대체 왜 그러는거야? 당신 우리한테 손찌검하는 그런인간은 아니었잖..크읏..."


레오나는 손바닥에서 나이프를 뽑아내고 제복을 찢어 지혈을 하고 있었지만 그 고통이 어디 가겠나. 얼굴을 찡그리며 말을 이었다.


"...우리가 너무 했다고 생각해서 이러는거야? 인류 최후의 인간이 정말 쪼잔하네. 그정도도 못참고 사령관이라..."


허공을 응시하던 사령관이 집어던진 나이프조각이 메이의 어깨에 깊숙히 박혔다.


메이역시 비명을 지르며 땅을 뒹굴었고 사령관은 자리에서 주저 앉아서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잠시 대화하고 싶어서 나왔어요. 다들 그냥 돌아가주지 않을래요?"


"각하.. 그게 무슨..!"


"말 그대로에요. 전 여러분을 이끌고 싶지 않아요.. 이곳은 정말.. 좋은.. 환상적인곳이에요.. 정말 멋져요..."


"각하... 저는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사령관은 가벼이 한숨을 내쉬곤 자애로운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돌아가라고, 버러지같은 년들아. 너희보다 훨씬 좋은 존재가 말씀하시잖아. 죽이라고."


사령관은 얼굴에 미소를 가득띄운채 양손에 가득쥔 나이프를 지휘관 개체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집어던졌다.


그와중에 메이는 긴 포니테일중 한쪽이 잘리고 어깨에 두방, 뺨을 스치는 찰과상을 입었고


레오나는 오른손에 반관통상, 양 허벅지에 3개의 나이프 파편, 넘어지면서 팔에 찰과상


마리는 군모가 날아가고 아군 지휘관을 보호하려다가 등과 허리, 엉덩이에 수없이 많은 나이프파편이 박혀있었다.


칸과 홍련은 입구에 있는 병사들을 독려하고 시신이 되어버린 브라우니를 발견해 입구로 자리를 비웠다.


요안나는 방패를 앞에 세웠지만 그녀앞엔 단하나의 나이프 파편이 날아오지 않았다.


"이..이게 무슨?"


"...걱정말아요. 요안나. 당신은 죽이지 않아요. 단지 저들은 죽여야해요. 그분이.. 그분이 그렇게 말하니까.."


사령관은 챙겨온 나이프 파편들이 떨어지자 돌을 주워 던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들이 아무리 그래도 지휘관들. 인간의 몸으로 던지는 돌을 막을 방법이 없겠나. 


사령관도 더는 방법이 없다는듯 더 깊은 동굴이 훤한 언덕내려가듯 뛰어서 깊은곳으로 달려갔다.


지휘관개체들은 손을 뻗어 그를 잡으려 했으나.. 그녀들은 약속이라도 한듯이 손을 내리고 서로 부축하여 동굴밖으로 발걸음을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