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네. 내 이름은 링고. A구역 전체의 관리 감독을 맡고 있다. 그대의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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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은 땀이 흘렀다. 지금 눈 앞에 놓인 상황이 믿을 수 없던 나머지 몸이 경련하듯 떨린다.


'도대체 무슨 상황이지? 벌써 4번째다. 비슷한 상황을 반복해서 경험하고 있어...'


조금 이전으로 되돌아가 이야기하자면,

새로 점령한 멕시코 - 과테말라로 가기 위한 중간 다리 지점 - 내에 새로운 철충이 등장했다는 보고가 들어와 긴급하게 오르카 호의 방향을 돌려 철충 발생 지역으로 이동하였다.


멕시코 산타 크루즈 근처 작은 해안가에 오르카 호를 정박시킨 뒤, 직접 철충 발생 지역으로 가기 위해 바깥으로 나왔다.


"각하! 너무 위험합니다! 지금 내리신 결정은 옳지 않습니다!"

"나도 이 의견에 동의한다. 터무니 없이 위험해."

"무모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줄이야... 나도 이 작전에는 반대야."

"대체 무슨 신호가 느껴졌길래 이 난리야? 이 정도는 우리에게 맡겨도 되잖아! 정찰이 완료되면 우리 부대가 거기다..!"


지휘관들의 언성이 높아진다. 이들이 난리를 부리는 이유는 내가 구상한 작전... 아니 독단적인 선택 때문이다.


"미안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꼭 가봐야겠어. 지금 당장은 말 못 할 이유가 있어. 이번 일이 끝나면 꼭 이야기 해줄게. 

그러니 나를 보내줘. 나도 혼자 갈 생각은 아니야. 저번 회의 때 이야기 했던대로 리리스와 함께 갈 생각이야."


리리스가 내 등 뒤에서 -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 순식간에 뛰어나와 내 옆에 바짝 붙어 섰다. 

"주인님과 함께라면 리리스는 어디라도 갈 수 있어요 💕 제 목숨이 다 하더라도 주인님의 안위에 해가 가지 않도록 리리스는 이 한 몸 바칠 준비가 되어 있어요 ❤ 🤍 💟 🧡 "


나는 그런 리리스를 기특하게 여겨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어 주었다.


"아..앗 주인님 갑자기 이러시면... ♥ "

얼굴이 빨개져 내 어깨에 기댄 리리스를 품은 채 다시 한 번 지휘관들에게 이야기했다.


"이번 작전 무모하다는 것 알고 있어. 하지만 나에겐 꼭 가야만 할 이유가 있어. 부탁이야."


나는 간곡히 부탁했다. 나에겐 가야만 할 이유가 있다. 오른 손에 쥐어든 철구를 만지작거리며 마음을 굳게 먹었다.


"어쩔 수 없네. 저렇게 부탁하는데 지금 와서 막아봐야 무슨 소용이겠어."

"각하가 그리 부탁하신다면... 어쩔 수 없군요."

"썩 내키진 않지만 그대의 선택이라면... 존중해 주어야 마땅하다."

"흥! 다치거나 무슨 일 생기면 가만 안 둘거야! 네 맘대로 해!"


지휘관들은 썩 내키지 않은 듯 했지만 나의 진심이 통한걸까 다들 나의 고집을 넘어가주었다.


"다들 고마워. 그럼 내가 부탁한 각자의 위치에서 대기하는 거 알고 있지? 위급상황이 생기면 바로 긴급 호출기 누를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나는 챙겨와야 할 물건이 남아서 잠시 사령관실에 갔다와야겠어."


나는 그 말을 남긴 뒤 정신 못 차리고 헤롱거리는 리리스를 데리고 오르카호로 다시 들어갔다.


"깜빡할 뻔 했네. 이걸 놓고 갈 수는 없지."

초록색 철구가 내 양 손에서 희미하게 '회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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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감성에 휘둘려 막 싸지르고 말았읍니다... 생각난 거 그대로 휘갈겨 썼는데 다시 보기 좀 부끄럽네요.

이후 전개는 생각나는대로 써 볼 예정인데 제 머리가 그게 될련지는 몰?루겠읍니다.

피드백이나 의견 환영입니다. 이런 글 써보는 게 처음이라 어떤 의견이든 받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