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모음집



오르카호에서 타고 온 비상탈출 포드가 해안가의 모래사장에 부딪히고 나서야 우린 땅을 밟을 수 있었다.


"드디어 육지로구나! 이 신성한 공기를 마셔본 게 얼마만인지!"


"으... 털 엄청 묻었네. 돌돌이 없으면 안떨어지겠는데 이거."


히루메가 먼저 나가서 기지개를 피는 동안 나는 옷에 묻은 금빛 여우털을 한가닥 한가닥 손가락으로 집어 떼어내고 있었다.

그건 그렇고, 먹을 거 구하러 들어갔다가 오히려 먹을 입만 늘어나버렸네. 뭔 혹부리 영감도 아니고.

심지어 소방도끼와 은폐장까지 그 안에 두고 왔다. 개망했군.


이 포드 안엔 뭐 먹을 거 없나? 명색이 비상용인데 먹을 거 못챙기고 탈출했을 때를 대비해 안에 비상식량이 있다던가 할 법 한데.

포드 안을 샅샅이 뒤져본 결과 의자 옆에서 초코바를 하나 찾을 수 있었다. 이거 하나밖에 없는걸로 보아 알비스가 숨겨놓은 게 아닐까 싶다. 오늘 점심으로 먹어야지.

초코바를 챙겨 밖으로 나오자 히루메가 나에게 시선을 주며 말을 건넸다.


"그런데, 그대는 대체 정체가 무엇이더냐? 살아있는 이의 기운이 도통 느껴지질 않으니 짐작할 수가 없구나."


인간의 뇌파도 바이오로이드의 생체신호도 감지되지 않으니 궁금할 법도 하지. 숨길 이유도 없기에 흔쾌히 말해줬다.


"인간이야."


"인간이라고? 아하하하! 재미있는 농을 하는구나. 첩도 인간의 뇌파 정도는 알아볼 줄 안다."


안 믿는 눈치이기에 헬멧을 잠깐 벗어봤더니...


"히에에엑!? 이, 이 뇌파는... 인간!? 이 녀석, 첩을 감쪽같이 속였구나!"


...말 그대로 펄쩍 뛰었다.


"아아, 이럴수가... 저 쇠로 된 고래의 뱃속에서 무사히 빠져나오나 싶었더니 여기까지 마수가 뻗쳐있었을 줄이야... 첩의 인생은 그야말로 첩첩산중이구나!"


"그만해 이 아가씨야."


도로 헬멧을 쓴 뒤 이번엔 내가 히루메한테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넌 앞으로 어쩔 생각이냐? 난 다시 먹을거나 찾으러 내륙으로 들어갈 생각인데, 같이 갈래? 아님 각자 갈 길 갈까?"


"...첩도 그대와 같이 가겠노라."


"그래? 미움받는 줄 알았는데."


"은혜를 갚기 위함이다."


"은혜?"


"그 때 발을 접지른 순간, 첩은 끝났다고 생각했니라. 그런데 그대가,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얻은 재물을 버리면서까지 첩에게 손을 내밀어줬던 것이었다.

첩은 그대에게 감사를 전해야만 하니라. 그들에게 붙잡혔다간 어떤 몹쓸 짓을 당했을 지 모르는데 그대 덕분에 지금 이렇게 서있을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느냐. 고맙구나 인간이여, 첩의 손을 잡아줘서."


"어... 그건 그냥... 혼자 남겨진다는 게 남 일 같지가 않더라고, 그래서..."


"그러느냐? 그럼 그대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겠느냐? 그 이상한 투구도 왜 쓰고있는 건지 궁금하..."


그 때 히루메의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리자 말이 멈춰버렸다. 그녀의 얼굴이 새빨개진채 동공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에이잇! 방금 그건 잊어버리거라!"


"자, 받아. 안그래도 나도 배고파서 뭣 좀 먹으려던 참이었어."


아까 챙겨둔 초코바의 포장을 뜯어 반으로 쪼갠 뒤 한쪽을 건네줬다.


"난 원래부터 혼자였던 건 아니었어. 조금 긴 이야기니까 먹으면서 들어."


모래사장에 쳐박힌 포드를 뒤로 한채 내륙으로 걸어가며 내 이야기 보따리를 풀기 시작했다.


*


"두번째 인간이 돌아왔었다고!?"


마키나의 낙원 사건을 끝마치고 오르카호에 돌아온 사령관은 좀 쉬려 했으나 미호의 보고에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무사했었구나, 다행이다. 속으로 살짝 안심했으나 곧바로 궁금증이 쏟아져나왔다.

여긴 왜 돌아온 거지? 오메가와 싸운 이후로 보안을 강화했었는데 무슨 수로 들어온 거지? 분명 캐나다에 내려줬는데 어떻게 미국에 정박해 있을 때 나타난 거지? 사령관의 질문이 속사포처럼 쏟아지자 미호가 천천히 답변했다.


"뒤에 두개는 나도 모르겠지만 왜 돌아왔는지는 알 것 같아."


"그래? 그 이유가 뭔데?"


"배고팠나봐. 자원 창고에서 음식이 든 상자를 훔치려다 나와 불가사리한테 딱 걸렸거든. 결국 상자도 내팽개치고 도망쳤지만."


"...아"


생각보다 소박한 이유였다. 잠깐이나마 두번째 인간이 복수하러 돌아왔다거나 하는 생각을 한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런데 그게 중요한 게 아냐 사령관, 그 인간이 나가면서 어떤 바이오로이드를 한 명 데리고 나갔어! 누군지는 잘 모르겠는데 아마 컴패니언 인 것 같아!"


"뭐라고요!?"


이번엔 사령관 옆에 서있던 블랙 리리스가 소리쳤다. 그 빌어먹을 인간이 감히 주인님만의 컴패니언 중 한명을 납치했갔다니 절대 용서할 수가 없었다.

순진한 하치코를 속여서 데려간건가? 아님 펜리르를? 리리스가 두번째 인간을 향한 증오를 실시간으로 키워나가던 중 미호가 말을 이었다.


"금발 컴패니언이였어, 누군지 알아?"


"...금발이요?"


노기등등했던 리리스의 표정이 풀어져 한쪽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금발 컴패니언?


"미호, 컴패니언 중에 금발인 아이는 없어."


"엥? 그치만 분명 동물 귀랑 꼬리를 가지고 있었단 말이야. 그런 바이오로이드는 컴패니언 밖에 없지 않아?"


"그... 렇긴 한데."


"황금색 꼬리가 한 개도 아니고 여러개였는데 잘못 봤을 리가 없어."


"꼬리가... 여러개?"


점점 더 알 수가 없었다, 대체 누굴 데리고 나갔다는 거야? 사령관은 탈론페더에게 연락해 자신이 없는 사이 함내 CCTV에 무엇이 찍혔는 가를 확인하기로 했다.


*



"미호 씨가 말한 대로 자원창고 앞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네요."


탈론페더가 그녀가 가지고 온 패널을 통해 영상을 보여주면서 말했다.


아무것도 없는 허공에서 참치캔과 소방도끼가 뚝 떨어지더니 안드바리가 문을 열고 나와 그것들을 보자 냉큼 주워들었다.


[LRL! 또 당신인가요!]


안드바리가 사라지자 창고문이 혼자서 열리는 게 보였다. 자세히 보니 그 부분이 일렁이는 걸 볼 수 있었다.


"광학미채군요."


"맞아, 그 인간이 두고간 망토를 살펴보니까 팬텀이 쓰는 망토랑 같은 물건이더라고. 이런 건 어디서 구한거래?"


입가에 손을 대고 영상을 보던 리리스가 일렁임의 정체를 바로 파악해내자 미호가 그녀의 말을 보증해주었다.


"일렁이는 부분을 쫒아 역추적하면 그 두번째 인간이 어디를 통해 들어온 건지 알 수 있어요."


"그건 나중에 확인하고, 일단 계속 보자."


탈론페더가 영상을 다시 재생하자 잠시 후 창고 문이 열리고, 그 일렁이는 것이 복도를 따라 어디론가 가다가 누군가와 부딪히면서 그의 망토가 벗겨졌다.


[흐갸악!]


[히이익!?]


[...히루메?]


"히루메라고? 저게 누구야? 오르카호 대원들은 다 파악하고 있는데."


"글쎄요, 저도 잘... 제가 모르는 걸 보면 컴패니언은 아닌 것 같은데요, 정말로 동물 귀와 꼬리를 가지고 있네요?"


"참 그렇지, 저거 보여? 그 인간이 머리에 왠 이상한 헬멧을 쓰고 있더라고. 뇌파가 안느껴져서 목소리 듣고서야 누군지 알았어."


"뇌파를 숨기는 헬멧이라고요? 은폐장 뿐만 아니라 별 물건들을 갖고 있었군요."


각자 영상을 보며 제 생각을 말했다. 이번엔 두번째 인간과 히루메라는 바이오로이드가 도망치던 중 광음과 함께 화면이 흔들렸다. 흔들림이 멎자 두명이 바닥에 넘어져 있었다.


"어? 이거 왜이래?"


"아, 그 때구나. 우리가 쫒던 중에 철충으로 위장한 AGS가 오르카호를 공격해서 흔들린 적이 있었어. 딱 내가 총 쏘려는 타이밍에 일어난 일이라 두번째 인간이 AGS 끌고 온 줄 알았다?"


"그거 마키나의 AGS... 잠깐, 그 사람한테 총을 쏘려했다고!?"


"다, 다리만 맞춰서 제압하려고 했을 뿐이야! 죽일 생각은 절대로 없었어!"


"주인님, 그건 나중에 따지기로 해요. 확실히 타이밍이 기막히긴 한데, 마키나가 두번째 인간과 손을 잡고 오르카호를 함정에 빠뜨린 걸까요?"


"아직 마키나 복원이 안끝나서 당장 물어볼 수는 없지만, 아마 그건 아닐거야. 마키나가 나 외에 인간을 찾았었다면 계속 낙원 안에 가두고 있었을걸."


"하긴, 그 여자의 언행을 생각해보면 주인님 외에 인간이 남아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는 것 같았으니까요. 운이 좋았다고 하는 게 더 말이 되네요."


사령관은 다시 영상으로 시선을 돌렸다. 두번째 인간은 바로 일어서 상자를 챙긴 반면 히루메가 넘어지면서 발목을 삔 건지 서둘러 일어서질 못하고 있었다.


[...]


"저기, 페더? 이거 뭐라 말하는 것 같은데 잘 안들리네. 소리 좀 키워줄 수 있겠어?"


"네 사령관님, 잠시만요..."


[첩을... 혼자 두고 가지 말아다오...]


[...에라이이이!]


두번째 인간이 불가사리를 향해 상자를 집어던진 뒤 그녀의 손을 잡고 뛰었다.

사령관은 미호에게서 말로만 들었을 땐 두번째 인간이 추격에서 도망치려고 상자를 버리고 뛰었다는 건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는 상자만 챙기고 히루메를 둔 채 가려고 했다, 그러나 눈이 마주친 순간 주춤했고, 히루메에게서 저 말을 듣게 되자 태도가 돌변했다. 그는 위험에 처한 히루메를 구하기 위해 식량이 들어있는 상자를 포기한 거다.


두번째 인간과 히루메가 비상 탈출용 포드에 타서 오르카호에서 사출되는 장면까지 보자 탈론페더가 영상을 정지시켰다.


"어때요, 사령관님?"


"으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사람은 역시..."


"사령관님, 제 생각을 먼저 말씀드려도 될까요?"


탈론페더가 사령관의 말을 끊었다, 사령관이 허락하자 그녀는 말을 계속했다.


"일단 전 안드바리가 다치지 않고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들어주세요."


"알았어, 계속해봐."


"왜 두번째 인간은 안드바리를 죽이지 않은 걸까요?"


"뭐...?"


"생각해보세요. 그는 은폐장으로 투명해진 상태인데다 손에 도끼까지 들고있었어요. 그러면 냉큼 들어가 그 도끼로 안드바리를 기습하고 자원을 훔쳐가는 게 더 쉬운 일이었잖아요? 그런데 그는 오히려 유일한 무기를 포기하면서까지 안드바리에게 해를 입히지 않는 선택을 했어요.

만약 안드바리가 LRL한테 도끼를 이미 그에게 줬었다는 사실을 들은 상태였다면 바로 경보를 울렸을텐데도 이런 도박을 시도한 이유가 뭘까요?"


"보복이 두려웠던 거겠죠."


"믈론 그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도둑질은 해도 살인은 하기 싫다는 거 아냐?"


"바로 그 점이 이상한 점이에요. 멸망 전엔 인간님이 바이오로이드를 죽이는 건 '살인'으로 취급되지 않았어요, 물건을 망가뜨리는 정도로 취급됐었죠.

그런데 저 인간이 굶주리고 극한까지 내몰린 상황인데도 살인을 저지르기 싫었기에 바이오로이드를 죽이지 않았다는 건, 바이오로이드를 인격체로 봐준다는 게 가식이 아닌 진심이라는 뜻 아니겠어요?"


같이 영상을 분석하던 탈론페더는 두번째 인간이 악인이 아니다에 표를 던졌다. 그녀의 말을 끝까지 들은 사령관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큰 실수를 저질렀군..."


"주인님!"


"리리스, 너도 봤잖아. 저 사람은 악인이 아니었어. 내가 그를 믿지 못했기 때문에 억울하게 쫒겨났던 거였어. 이건 내 잘못이야."


"주인님... 하지만...!"


"사령관, 그럼 이제 어쩔거야?"


"더 늦기 전에 저 사람을 데리고 돌아와야지. 이젠 내 잘못에 책임을 질 때야."


이 때 리리스의 인상이 살짝 구겨졌으나 그녀는 사령관의 등 뒤에 서있었기에 그가 눈치채는 일은 없었다.


"저 사람의 망토는 미호가 주웠다고 했지? 그럼 소방도끼는 어디있어?"


"지금 LRL이 가지고 있어요. 이 영상을 봐주세요."


탈론페더가 이번에 튼 건 두번째 인간에게 낚인 안드바리가 LRL에게 가서 따지는 영상이었다.


[LRL! 제가 또 부식 훔치면 가만히 안있을 거라고 했죠!]


[으엥? 그게 무슨 말이더냐? 짐은 아까부터 땅의 요정과 고대의 금서를 탐독하던 중이었느니라.]


[정말이야. LRL은 계속 나랑 만화책 읽고 있었어.]


더치걸이 LRL을 변호해주자 안드바리에게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뭐라고요? 하지만... 분명 조금 전에 이 소방도끼가 자원창고 앞에 떨어졌는데?]


[어어!? 이건... 분명히 짐의 보검! 하지만, 어떻게...?]


[저 도끼, 두번째 인간이 나갈 때 건네줬다고 하지 않았어?]


[네? 그랬던건가요? 아니, 그러면...]


[권속 2호가... 그 사람이 돌아온 거야...?]


"권속이여...?"


낯익은 목소리에 영상을 멈추고 앞을 보니 LRL이 사령관실 문을 연 채 문가에 서있었다. 그 소녀는 화려한 고딕 드레스와 대비되는 낡은 소방도끼를 품에 쥐고 있었다.


"그... 바빴다면 사과하겠노라, 하지만 꼭 묻고싶은 것이 있느니라. 권속 2호가... 그러니까, 두번째 인간이 돌아온 걸로 알고있는데..."


"...그 사람은 도로 밖으로 나갔어."


"아..."


다시 같이 놀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LRL이 바닥으로 시선을 떨어뜨리면서 중얼거린 말이었다.

사령관이 자리에서 일어나 LRL을 위로해주려던 참에, 그의 통신 패널이 울렸다.


[승리! 사령관 각하, 스틸라인 부대장 레드후드입니다.]


"무슨 일이야?"


[보고드립니다, 미국 쪽에서 구조신호를 수신한 뒤 저희 부대원들이 성공적으로 구조해 귀환했습니다.]


"미국에서? 펙스 난민인가?"


[아닙니다. 구조대상자는 브라우니 1명입니다. 부상을 입은 상태였기에 현재 수복실로 보냈습니다.]


"알았어, 나중에 수복실에 얼굴 보러 가면 되는 거지?"


새 바이오로이드가 들어오면 사령관은 명령권자 등록을 위해 그 바이오로이드과 마주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두번째 인간 구조팀을 짜는 게 우선이니...


[그게... 당장 각하를 뵙고 싶다며 수복실에서 난리를 피우고 있습니다.]


"그래? 지금 가봐야겠네 그럼."


외부에서 구출한 바이오로이드 중 직접 보지 않고서야 살아있는 인간이 있다는 걸 못믿겠다는 자들도 종종 있었다, 은근히 흔한 일이었다.


"레드후드 대령, 혹시 그 브라우니는 펙스에서 보낸 암살자인 건 아니겠죠?"


[그건 아닙니다, 리리스 경호실장. 그녀는 미국에서 펙스에 쫓긴 몸인지라 오메가를 향해 깊은 증오심을 품고 있더군요.]


"리리스, 다프네한테 연락 넣어줘. 수복실부터 먼저 들르자."


잠깐만 그 브라우니랑 인사하고 나서 두번째 인간 구조팀을 꾸리면 되겠지, 그렇게 생각했다.


*


"다프네, 환자의 상태는 어때?"


"치료는 잘 끝났으니 안정만 취하면 되요."


"좀 전에 난리 피우고 있다는 보고를 들었는데 지금은 조용한 거 같네?"


"진정제 주사도 거부하길래 담배 하나 쥐어주니까 얌전해졌어요. 원래 이러면 안되는 건데..."


방금 막 구출했다는 브라우니를 보기 위해 수복실에 들른 사령관은 다프네의 허락을 받은 뒤 안으로 들어서자 환자복을 입은 채 병상에 앉아있던 브라우니를 볼 수 있었다.


"흐음, 댁이 여기 사령관이야?"


"어, 응. 만나서 반가워."


"당신! 주인님께 그게 무슨 말버릇인가요!"


"이야, 블랙 리리스도 있네. 여기 아주 부유한 집이었구만?"


사령관은 브라우니 답지 않은 외모와 태도에 겉으로 티는 안내고 있었지만 내심 놀라고 있었다.


"승리! 사령관 각하, 먼저 와계셨군요."


그러던 중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뒤를 보니 스틸라인의 대장인 불굴의 마리가 수복실 문턱에 서있었다.


"마리? 너까지 여긴 무슨일이야?"


"레드후드 부대장의 보고를 받았습니다, 제가 직접 봐야만 하는 동지였기 때문에 이렇게 방문한 겁니다."


리리스와 말다툼을 벌이고 있던 브라우니는 마리를 보자 씩 웃었다.


"오랜만입니다 마리 대장, 몇십년만에 다시 보네요."


"브라우니 482! 난 분명 자네가 전사한 줄 알았는데, 살아있었을 줄이야. 다시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갑네."


"아 거 참, 내가 482라고 부르지 말랬죠 내가."


그 브라우니는 병상 옆 탁자에 올려진 재떨이에 담배를 털면서 말을 이었다.


"난 내 등록번호를 007로 정했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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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다시 등장


엌ㅋㅋㅋ 어떻게 등록번호가 482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