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프네 수영복 대사를 참고




"주인님도 기분 좋으신가요?"

"응.. 하, 이게 얼마 만에 얻은 휴가인지.."


아리따운 미녀와 함께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넓게 드리우는 파라솔의 그늘에 있으니 기분이 나쁠 리 있겠는가. 오히려 복에겨워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물론 정말 울지는 않았지만, 그것 말고는 이 행복을 표현할 방법이 없으리라.


"후후훗, 주인님께서 행복하시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살며시 입가를 가리고 웃는 다프네는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매력이 느껴졌다. 온화하고 청초한 이미지와 다르게 다소 과감한 수영복의 선택에 나름 놀라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눈이 호강하는 기회를 마다할 리 없으니 그것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기로 했다.


"다프네는 좀 어때?"

"전 그저 주인님과 함께하면.. 행복해요."


아아, 천사가 있다면 눈 앞에 있는 그녀와 같으리...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멀리 정박해 있을 오르카 호의 진짜 천사들을 생각해보면 또 다른 문제지.. 아니, 그 이전에 반쯤은 녹아내린 젤리 마냥 퍼져있는 그것이 정말 천사의 본분이란 말인가?


"주인님..?"

"아, 아무것도 아니야."


다프네에게 솔직히 '너를 보면 천사 같다 생각하면서 오르카에 있을 건어물 천사들이 생각났다'는 말을 할 수 없으니 대충 말을 돌리며 사과를 크게 한입 베어 먹었다. 달콤한 과즙이 입가에 퍼지고 상쾌한 향기가 코끝에 맴도는 것이 천국이 아니라면 뭐가 천국이겠어.


"깎아 드릴게요."

"고마워."


내게 사과를 받아 들고 차분히 미소 지으며 깎아내는 그녀를 바라보며 어색한 침묵 보다는 대화가 이어지길 바랬다. 


"다른 자매들은 요즘 잘 지내?"

"다른 자매들...?"


다프네의 멍한 반응에 순간 그녀가 자매기가 없는 것인가 착각할 뻔 했지만 그녀는 이내 얼굴을 붉히며 대답하기 시작했다.


"아! 자, 잘 지내요. 요즘에는 티타니아 언니도 함께 저희와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졌어요."

"그 티타니아가? 그거 잘 됐네."

"네.. 후훗, 그보다 큰일이네요. 주인님과 있으면... 자꾸 자매들이 잊혀져요. 그럼 안되는데..."


과일을 깎고 음료수를 꺼내 놓으며 수줍은 듯 말하는 다프네의 어깨를 손으로 감싸 안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그녀는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선선히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즐기기 시작했다.


"가끔씩은 다 잊고 이렇게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아."

"주인님.."


나 역시 자주 이런 식으로 여유를 즐기는 편이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것이 인생이라는 길. 그 길을 쉼 없이 걷다 보면 언젠가는 반드시 지칠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적당한 휴식을 갖는 것은 필수불가결한 것이겠지.


"아, 물론 리제는 잊지 말아줘 다프네."

"앗..."


집착하는 모습조차 귀여운 리제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풀어놓기에는 위험한 아이니까. 물론 다프네가 잘 컨트롤 하고 있으리라 믿고 있지만 그녀가 말했듯이 너무 잊어버려서 좋을 건 없었다.


"리, 리제 언니는 이제 괜찮아요. 전 그저..."

"응?"

"주인님께... 누가 될까 봐..."


아마 내 말 뜻을 좋지 않은 방향으로 오해한 것인지 다프네가 황급히 리제를 편들기 시작했다. 물론 리제를 항상 신경 쓰기는 하지만 나 역시 결코 리제를 싫어하는 게 아니었기에 다프네의 오해를 풀어줄 필요가 있었다.


"아 괜찮아. 난 리제를 절대 싫어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귀엽다고 생각해."

"주인님..."


안심한 듯 한숨을 내쉬는 다프네를 보며 나는 음료수를 한입 마시고 크게 기지개를 켰다. 과연 그동안 업무가 과중 하기는 했던 모양인지 이렇게 긴장감이 풀리는 자리에선 졸음을 참기가 어려웠다.


"어머, 피곤하신가요? 무릎을 빌려 드릴 테니 잠시 쉬세요."

"괜찮아. 아마 다프네의 다리를 베고 누우면 바로 잠들어 버릴걸? 아깝지 않아?"


간신히 얻은 데이트 자리에서 잠들어 버리는 남자란 매력적이지 못하리라. 오히려 최악에 가깝지 않을까. 하지만 다프네는 되려 화사하게 웃으며 자신의 무릎을 툭툭 치며 내게 미소 지었다.


"전 주인님과 함께 있기만 해도 행복하답니다. 그러니 좀 쉬세요. 혹시 잠드셔도.. 제가 주인님을 지킬 테니."


과연 저렇게 까지 권유한다면 거부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나겠지. 결국 못이긴 척 그녀의 부드러운 허벅지에 머리를 눕히고 그녀의 온기며 부드러운 살결을 즐기고 있으려니 머리를 쓰다듬는 그녀의 손길이 느껴졌다.


"편히 쉬세요 주인님.. 전 언제나 주인님의 곁에 있답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온화하고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녀의 매력적이고 거대한 흉부에 가려 무릎을 베고 누운 내겐 그녀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이런 절경을 그냥 감상만 하고 있으면 그건 고추 달린 새끼도 아니다.'


"꺄앗!"


망설임 없이 다프네의 탐스러운 흉부지방을 향해 손을 뻗어 주무르자 탄력있고 부드러운 쿠션이 내 손을 감싸주었다. 언제 주무르고 만져도 남성의 마음을 평화로 이끄는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궁극 병기가 아닐까.


"저, 정말... 어쩐지 조용히 무릎만 베고 계신다고 생각했어요..."

"앗. 나 지금 혼나는 건가?"


천연덕스럽게 그녀에게 물으며 더욱 가슴을 만지기 시작하자, 결국 다프네는 졌다는 듯 피식 웃으며 스스로 수영복 상의의 끈을 잡아 당겨 풀기 시작했다.


"...조금만 이에요?"

"노력해 볼께."



아 다프네 아가 맘마 발사대 주무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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