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17년 여름. 강원도 고성에 위치한 한 부대에서 일어난 일이다.

 당시 철책 앞 풀이 무성하게 자랐으니 막사 내 근무가 없는 인원들은 가장 짬이 낮은 하사 한명과 함께 제초를 하러 갔다.

 병사들은 나와 동기 2명(당시 상말이었던가 병장때) 그리고 일병급 후임 약 3명, 이등병 2명이었다. 우리는 낫을 들고 작업을 했고, 하사는 제초기를 들었다. 그리고 이등병들은 하사를 따라 풀이 나기 시작하는 곳으로 갔고 우리는 풀이 나기 끝나는 곳에서 작업을 시작하였다.


 "중간 지점에서 만나자!"


 그 말을 끝으로 하사는 이등병들과 제초하러 저 멀리 갔다. 그 무리에 나나 내 동기가 한명쯤은 갔어야 했는데... 우리는 그렇게 땡볕에서 풀을 베며 중간지점으로 향해나갔다.

 그런데 이상했다. 중간지점이 가까워짐에도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설마 아니겠지. 기계를 들고 갔는데 우리보단 빠르겠지.

 중간지점에 다다랐는데도 그들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그때부터 불길한 생각을 했다. 상병 후임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설마 제초기 안된다고 낑낑 거리고 있는거 아님까?"


 설마... 설마... 나와 내 동기 둘과 상병은 애들보고 잠시 쉬고 있으라고 하고 풀이 나기 시작하는 곳으로 갔다. 우리가 착한 사람이라서가 아니었다. 짬이 있는 놈들이라서 불평하기 수월했기에 나선 것 뿐이었다.

 그리고 현장에 도착한 순간, 우리는 불길한 생각이 맞았음을 알게 되었다. 이등병들은 주뼛거리고 있었고, 하사는 낑낑대며 제초기를 고치고 있었다.

 사람이 착하기만 해선 아무것도 되지 않음을 이날 나는 뼈저리게 깨달았다. 씨발 옘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