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이

1. 페로와는 동년생이지만 자매사이로, 페로가 언니 포이가 동생이다. 다만 키나 발육의 상태, 말투와 분위기 등 여러가지로 인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포이가 언니인 것으로 알고 있으나 페로 & 포이 둘 다 적극적인 설명은 하지 않기 때문에 친한 친구들끼리만 정확하게 알고 있다. 


 페로가 빠른 년생이기 때문에 한 학년 빠르게 입학할 수도 있었으나, 무슨 이유인지 그녀들의 부모님은 포이와 같은 나이에 유치원, 초등학교를 보내는 바람에 얼떨결에 고등학교 때까지 같은 나이의 언니 동생 사이가 되었다. 그 덕에(?) 부모님들이 있을 때에는 언니라 부르지만 은근슬쩍 포이가 페로에게 반말을 하는 둥 본인은 페로의 동생이라 생각하지 않는 상태.


2. 중학교 때 사춘기를 겪을 즈음 거의 동시에 사춘기를 겪고 있던 페로와 시비가 붙어서 욕을 퍼부은 적이 있다. 언쟁이 점차 심해지다가 나중에는 한 쪽을 죽일듯이 싸워서 친구들이 다 달라붙어서 말린 적이 있는데, 포이는 그 때 왜 시비가 붙었었는지 기억을 못하지만 페로는 기억하고 있다. 


 그날 밤 서로의 얼굴에 난 상처를 보고 둘이 화해할 때까지 의자에 앉혀놓고는 설교를 하였고, 장장 세 시간이 넘는 설교를 듣고서야 마지못해 포이가 페로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은 것으로 그 날의 일은 종결되었다.


3.  운동신경은 페로와 비슷, 아니 그 이상이라고 평가받는다. 정확하게는 유연성에서는 페로와 동등하지만 본인의 키와 도전적이며 열정적인 그녀의 성격은 페로보다 피지컬적인 측면으로는 살짝 우위라고 평가된다. 페로와 비교되는 것에 신경도 안쓰는 척 하지만 본인의 입꼬리가 조금씩 올라가는 것은 본인도 어찌할 수 없는 것 같다.


 그러나 학업능력에서는 페로에게 밀리는데, 쉬운 문제는 물론이고 어려운 문제만 봐도 끙끙거리다가 뻗어버린다. 페로와 같은 유전자를 타고나서인지 공부에 쓰이는 뇌는 어느정도 있어서 다행히 바닥을 기는 성적은 아니지만 중위권이라 하기에는 살짝 아쉬운 성적이다.


 포이 본인은 일찍이 공부에 관심이 없어 여러가지 오디션이나 무대에 설 기회를 찾아봤다. 그러다가 우연히 선 무대에서 남자들이 자신에게서 눈을 못 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남자 뿐만 아니라 여성에게서도 자신의 매력을 어필할 방법을 찾기 위해 여러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머지않아 모델이나 연예인을 하고 있는 그녀를 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치코


1. 매번 학년이 바뀔 때마다, 학급이 달라질 때마다 하치코는 극소수의 인원을 제외하고서는 전부 다 친해지는, 그야말로 사교성의 끝판왕이다. 


 어떤 사람이든 어떤 소문을 가지고 있든 간에 일단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얼굴부터 들이밀고는 아침에 싸온 미트파이를 들이밀고선, '혹시 미트파이 좋아해?' 라고 미소짓는 그녀의 모습에 몇몇 사람들은 허를 내두를 정도이다.


2. 사실 그녀의 긍정적이고 활발한 성격에 가려져서 그렇지, 그녀는 사고를 은근히 자주 치는 편이다. 물론 본인이 일부러 만든 사고는 거의 없지만 실수로 만들어지는 사고와 악의 없는 행동이 초래하는 사고들은 하치코를 자주 교무실로 불려가게 만드는 원흉이다.


 다만 훈계를 할 경우 금새 시무룩해지는 하치코를 보면 그녀를 혼내던 선생님들이 금새 미안함을 느끼게 하는 요상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하치코를 혼내다가는 되려 본인이 하치코의 눈치를 보게 되는 상황에 십중팔구 처하게 된다. 그렇게 훈계를 마치고 걱정되어서 다시 그녀를 확인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친근하게 다가와 주는 것은 그녀의 또다른 재주이자 매력이 아닐까.


3. 순하지만 맹하고, 배려심이 넘치지만 가끔씩 나오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은 그녀를 몰이로 만드는 주 원동력이 된다. 어버버하면서도 뇌정지가 온 듯 한 표정을 짓는 둥 그녀의 리액션과 여러 가지 순수한 면모, 사실을 알았을 때에도 삐지지않고 '뭐야아~~~!' 한 마디로 풀리는 그녀의 성격은 그녀를 학교 최고의 사교성을 가진 아이로 만든다. 


 그런 하치코의 최고의 절친은 의외로 하치코와 반대의 성향을 가진 페로이다. 하치코를 보면서 페로는 겉으로는 내심 귀찮아하지만 몰래 몰래 여러가지 챙겨주고, 하치코에게 도가 좀 지나친 장난을 거는 아이들에게는 일침을 날린다.


 일례로 한 번 하치코를 울릴 뻔한 남자아이는 그 날 페로에게 두 시간의 긴 설교와 훈계를 듣고 녹초가 되어 나온 적이 있다. 훗날 그 아이가 말하길, '악마는 고양이의 형상을 띄고, 그 고양이가 분노했더니 세상이 무너지고 내 머릿속은 새하얘졌어. 목숨만 살려주라고 마음속으로 몇 백번은 빌었어...'라고 한다.


4. 이런 성격을 가진 탓인지 성적은 최하위권과 하위권을 왔다갔다한다. 매번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 모습은 보이지만 금방 산만해지는 성격은 펜리르와는 완전히 정반대의 양상을 띄고 있다. 아쉽게도 성적은 하치코와 같이 길게 연하게 공부하는 것보다는 펜리르같이 한 번에 확 집중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가지기 때문이다. 


 페로는 그런 하치코에게 한 번 특단의 조치를 내린 적이 있었는데, 페로가 애지중지하던 대형 박스 (공부용) 안에다가 하치코를 감금해두고 그 안에 미트파이와 물, 문제집만 한 달 내내 주구장창 너어 준 적이 있었다. 그 한달 동안 하치코는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고 갇혀서 공부만 하다가 나왔으며, 덕에 5~6등급의 그녀가 2~3등급이라는 말도 안 되는 성적 상승을 이뤄낸 적이 있었다.


 고생했다며 하치코를 풀어주는 페로를 보며 하치코는 생전 처음 물어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고기를 사주겠다는 페로의 말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표정을 지으며 고깃집에서 실컷 먹어댔다. '고기... 내가 잘근잘근 씹어먹을 테니까' 라며 영화의 한 대사를 따라하며 페로와 그녀의 친구들을 웃게 만든 것은 덤.

(하지만 페로에게 다음 시험기간에는 페로에게 다시는 이렇게 하지 말라고 정색하며 말했다. 어지간히 트라우마가 컸나 보다. 하치코의 그런 모습을 페로는 처음 봤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