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번 편의 댓글 들을 보면서 그러고보니 명령권에 대해서 말을 안 했네 하는 생각도 들었었습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내용도 이번 편에 집어넣었고 다음편에서 호라이즌과의 재회를 가볍게 하고

나아갈 예정입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지만 재미있게 봐주십시요. 지금 졸린마당에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상태라서

졸음 참으며 써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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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러야 해. 빨리 폐하를 뵈야.."


오르카 안 쪽으로 서둘러서 가는 이가 있었다.

바로 아르망이었다.

아르망은 그에게 말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자기자신의 영구적 충성맹세 그리고 그를 따랐던 이들의 생존신고였다.

이거면 무너져 있는 그를 다시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아르망은 생각했다.

아르망의 목적은 이랬다. 그를 다시 일으키도록 유도하고 그가 다시 일어나면

그를 따랐던 이들을 그의 앞에 보여주고 난 후 그녀들을 앞세워서 오르카를 확실하게

자기들 밑으로 놓는 것...그것이 첫 번째였다.

일단 주변이 정리되고나면 그 이후에 반드시 만나야할 사람....레모네이드 파이....그녀와 접촉하기로 했다.

아르망도 마찬가지로 회귀했기에 자신들이 진정으로 살기 위해서

반드시 만나야할 이가 있다는 걸 잊지 않고 있었다. 

레모네이드 파이를 만나기 위해서 반드시 만나야 할 자..바로...커넥터 유미였다.

유미...아르망은 회귀하면서 그녀가 펙스..레모네이드 파이의 일원이었다는 것까지

다 기억하고 있었다. 분명 지금 날짜라면 레모네이드 파이 여기 전 사령관을 찾고 있을거라고 

판단했다. 이전 시간대에서는 전 사령관이 혼자서 나갔었고 자신과 발키리가 그 이후에 나간 것이 다였다.

전 사령관을 따랐던 이들은 오르카가 가라앉고 라비아타에 의해 다시 깨어났었고

모두 오르카 호 내전으로 죽음을 맞이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자신들을 우습게 알고 바이오로이드로서의 기본을 저버린 것들

위에 올라선 뒤 그녀들을 모두 철저하게 이용하고 버림으로서 복수를 이룰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 사령관을 따르던 이들은 모두 그 지하실에 남겨두었다.

냉동캡슐에 잠들어있는 그녀들을 닥터를 도와서 꺼내야 했기에 그녀들 스스로가 남기로 했고

아르망에게 전 사령관을 부탁했다


전 사령관에게 가기전.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이 곳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으신 걸로.."


아르망이 걱정이 되는 듯 아자젤에게 물었다.


"저희도 그 말에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아자젤은 냉동캡슐에 잠들어있는 이들을 보았다.

티아멧, 네오딤, 그리고 먼저 꺼내졌던 에밀리, 에키드나, 더치걸, 에이미 레이저, 레이시, LRL, 랜서 미나가

하나 둘 씩 보였었다.


"그저 갇혀있던 저희와는 달리 그녀들은 잠까지 들어있었습니다.

 그러니..더더욱 상황을 모를 겁니다....그녀들이 깨어나면 

 지금 상황을 설명해줄 필요가 있겠죠..."


"....하지만 그녀들도 다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저희가 회귀했듯이...그녀들도..."


"그건 저도 생각했습니다..하지만....회귀해서 모든 걸 알았다해도...

 직접 그걸 들은 저희와는 달리....그녀들은 잠들어 있으면서

 그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기억조차 하지 못한 채

 허송세월을 보낸 고통이 있을테니까요..

 특히 반ㄹ..아니..인간남성을 제일 따랐던 그녀들이라면 더더욱..."

 여차하면 지금 냉동캡슐에 잠들어있는 저 자를 죽이려고 들 겁니다..."


"죽이다니...."


"감옥에 있으면서 생각했습니다...왜 저 자를 죽이지 않고 제압을 하고

 입울 뭉갠뒤에 냉동시켰을까하고요....그렇게 생각하다보니...

 그 자가 죽어서도 안 넘길 것이 하나 떠오르더군요..."


"안 넘길 거라니..."


"추기경...아직도 모르시겠어요?

 지금의 꼴이 된 그에게 남아있는 자신을 지킬 수단은 하나뿐입니다...

 이 오르카 안에서 저희들과 자신을 지금의 꼴로 만든 이들에게서 

 자신의 몸과 목숨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아직 그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 자를 따르던 이들이 그걸 얻기 위해서 죽이지 않고 입을 봉한 뒤에

 냉동시킨 겁니다."


그렇게 말하던 아자젤의 말에 아르망도 그제서야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명령권..."


"네....모두가 등을 돌린 이 시점에서 저 자가 자신의 몸을 살리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이제는 명령권 뿐이죠....바이오로이드가 인간에게 위해를 가하는 경우는

 자신의 주인의 명령이거나 아니면 과부하가 걸렸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아마

 저 자를 저렇게 만든 이는 과부하겠죠....

 즉...아직 지금 오르카 일원들은 저 자에게서 명령권을 되찾아오지 못한 상황입니다.

 만약에 저 자가 몸을 회복해서 다시 나온다면 명령권으로 반기를 든 이들에게

 명령을 내려서 휘어잡겠죠...그걸 못하게 하려고 냉동을 시킨 겁니다...아마 그 명령권을 

 찾을 때까지는 저 자를 죽이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추기경은 바..ㄴ...아니..인간 남성을 찾아서 빨리 이 모든 사실을 말해주십시요.

 지금이 유일합니다. 모두 회귀했고 이전의 죄까지 가지고 있기에 함부로 움직이지 못하는 

 지금이..."


"....알겠습니다...그럼 이 곳을 맡기겠습니다...몸 조심하십시요."


"추기경도요..그리고 저희 걱정은 마십시요...적어도 호락호락하게 당하지는 않을 테니까...

 게다가 지금 캡슐안에 있는 이들을 꺼내기 위해 분투 중인 닥터양도 지켜야 하니까요."


"그리고 아자젤."


"네?"


아르망은 작게 웃으며 말했다.


"그냥 편하게 폐하를 반려라고 부르셔도 됩니다."


"윽..."


그렇게 아르망은 냉동캡슐 속 이들을 뒤로하고 전 사령관에게 향하고 있었다.

그 때


"엇!"


아르망이 누군가를 보고 서둘러서 자재뒤에 숨었다.

그렇게 본 것은 라비아타였다.

분명 전 사령관을 설득하기 위해서 온 것임을 알았다.


'뻔뻔한 것들...자신들의 죄를 어떻게든 묻을려고 하는 꼴이라니...

 그 중에는 몇몇 억울하게 엮여버린 이들도 있지만...

 그래도 대부분은 용서가 안 돼...그런데..어? 저건...라비아타 뒤에 있는 사람은...'


아르망은 점차 어둠속에서 드러나는 이의 모습을 보고 놀랬다.

바로 전 사령관이었다. 라비아타를 따라서 나오고 있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어째서 폐하가...설마 넘어가시기라도 한 건가...?'


아르망은 잠시 불안했었으나 그 불안도 잠시 접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라비아타의 표정이었다.

분명 전 사령관을 다시 복직시켰다면

그 얼굴에는 안도의 감정 등이 드러나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녀가 본 라비아타는 어깨를 축 늘인 채

낭패를 봤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지..? 이 상황은 대체...."


아르망은 그렇게 자신의 옆을 지나가는 둘을 보다가 둘이 모습을 감추자

자재에서 나왔다.


"분명 라비아타가 폐하를 다시 복직시키려는 건 사실이야...그런데 어째서

 저런 표정을...혹시 폐하가 무슨 수를 쓰신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질 않았다.

회귀했다고 해도 이전과 완전히 다른 일이었기에

다시 추측을 해야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럴 시간은 없었다.


"우선은 폐하를 긴밀히 만나자 그러고 나서 상황을 물어도 이상하진 않으니까..."


아르망은 그렇게 판단하고 조용히 전 사령관의 뒤를 따랐으며

도착한 곳은 함장실이었다.

문이 열리고 아르망은 문이 닫히는 타이밍에 재빨리 안으로 들어가 구석에서 상황을 지켜보았다.

전 사령관은 먼지만 캐캐묵은 함장실을 둘러보며 말했다.


"하...한 번도 오지 않은 듯 하군...먼지만 묵혀있는 꼴이니..."


"....면목이 없습니다..."


"아니야 내가 면목이니 그런 거 따질 게 뭐가 있어. 어차피 난..."


잠시 후 전 사령관 입에서는 어떤 말이 나왔다.

그리고 아르망은 왜 라비아타가 그런 모습을 보였었는지를 알게 되었다.


"그 자식 대타로 올라오는 걸로 내 스스로 조건을 내세웠잖아?"


"사..사령관님..제발..한 번만 더 생각을..."


"왜? 내가 틀렸나?"


"아....아닙니다..."


그렇게 전 사령관은 라비아타를 한참 보다가

AGS실에 통신을 연결했다.


"알바트로스, 로크...나야.."


그 목소리에 알바트로스가 반응을 보였다.


"이...목소리는 사령관?!"


"에이다의 말이...정말이었군요..."


알바트로스가 당황이 섞인 듯한 말을 하자

로크는 그제서야 에이다의 말을 믿게 되었다.


"어떻게 된 건가? 사령관 다시 돌아온 건가?"


"일단은...지금 하고 싶은 말 많은 거 알아.

 하지만 지금은 내 지시를 따라줘."


"물론이다. 우린 사령관의 지시를 따르기로 했다.

 지금 당장 출동하면 되겠나?"


알바트로스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질문을 했다.

이전에도 라비아타가 호라이즌을 구출하도록 도와달라 했었으나

전 사령관의 지시가 없으면 자신들은 움직이지 않는다고 선언했었기에 그랬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같이 전 사령관을 따랐던

호라이즌이 그렇게 죽어가는 것을 볼 수는 없기도 했었는데

전 사령관이 돌아왔다.

알바트로스와 AGS들은 이제 거칠 것이 없었다.


"그래. 라비아타가 너희에게 보낸 좌표가 있을거야.

 거기로 가서 철충을 격퇴하고 호라이즌을 찾아서...

 무사히 귀환해줘."


그 말을 듣고 알바트로스와 라비아타가 각각 지금 상황에 맞는 감정을 내비췄다.

알바트로스는 마치 그 지시를 기다렸다는 듯이 답한 반면

라비아타는 비참한 심경을 드러냈었다.

자신들이 출동해서 철충을 섬멸시키는 걸 당연히 여기듯이

빨라 가서 출동하라는 말만 했던 현 사령관과

양산형 바이오로이드 심지어 AGS의 신변까지 챙겨주는 전 사령관의 모습에

자신의 방관에 대한 선택이 지금의 처지를 더 비참하게 만들었었다.


"알았다. 그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호라이즌의 구출과 

 AGS 전원 무사히 귀환하도록 하지."


잠시 후 AGS들과 AGS들을 태원 오르카내 무선조종 드랍쉽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참고로 무선조종 드랍쉽은 전 사령관이 과거에 냈던 아이디어였으나

당연히 무시당했던 아이디어였고 나중에 가서야

대규모 지상AGS들의 수송의 필요가 생기자 현 사령관의 채택과

지휘관급 바이오로이드들의 묵인하게 그의 아이디어로 탈바꿈되어

쓰이게 되었다.

그런 자신의 아이디어가 들어간 드랍쉽이 램파드와 셀주크들을 태우고 나는 모습을 보는

전 사령관은 허탈함에 웃음을 지으며 라비아타를 바라보았다.


"저거 내가 냈던 아이디어야. 알고 있었어?"


"아...아뇨...몰랐습니다....얼마전부터 쓰고 있는 모습을 보이긴 했었지만..."


"저거 처음 냈을 때 쓸데없는 아이디어라고 마구 깠었어.

 그런 불필요한 아이디어 낼 시간에 교전 책이나 한 권을 더 보라고

 메이가 질타했었지....

 근데 그렇게 질타했던 물건을 너희가 쓰고 있네?

 왜? 필요없다고 무시하다가 막상 필요해지니까 

 그 자식 아이디어 인 걸로 쳐서 쓰고 있었나봐?"


"....."


"몰랐겠지..넌 관심조차 없었고 지휘관급들은 그 자식 편이었으니까.."


전 사령관은 그 자리에서 지시를 다 내리고 간만에 입은 제복을

가다듬은 뒤 격납고로 향했다.

라비아타는 움직여야 했지만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의 모든 것이 빼앗기고 있을 때에도 방관만 한 자신이 저주스러웠다.

그러다보니 복직하는 조건으로 전 사령관이 내세웠던 게 떠올랐다.


전 사령관 복직하기 전


'그래...그 애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돌아가줄게..

 너희가 아니라 호라이즌을 위해서....그 애들은 날 믿고 따라줬었으니까..

 이 못난 나를 믿고서....

 단 몇 가지 조건이 있어 만약 이게 지켜지지 않는다면..

 난 오르카에서 손을 뗼 거야.'


'알겠습니다.'


'첫째 요안나 아일랜드에 통신 연결해.

 너희가 날 몰아내면서 통신을 끊은 곳이잖아?'


'알겠습니다.'


라비아타와 오르카에게는 오히려 이득이었다.

이전 시간대를 경험했으니 그녀도 알고 있었다.

오르카가 버려진 땅이라고 생각한 요안나 아일랜드가

무수히 많은 자원을 품고 있는 개척의 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라비아타는 그 이후에 나올 조건으로 

전 사령관이 자기자신에 대한 오르카의 절대적 충성과 봉사

그리고 현 사령관의 대한 모든 것의 말소를 말할 줄 알았다.


둘째 '날 사령관이라고 부르지 마. 내 직책은 어디까지나 사령관 대리니까.'


첫번째 말부터 라비아타의 예상이 빗나가 버렸다.

현실은 달랐다.

그는 벽을 허물고 있는 게 아니라

더 견고하게 그리고 건너편이 보일정도로 투명하게 설치하고 있었다.


'그...그건..'


'왜? 싫어? 난 대리잖아? 언제든 바꿀 수 있는 대리..지금 딱 인간지시가 

 필요해서 쓰는 대타...그게 나 아니었어?'


'아...아닙니다...'


'...아니면 왜 날 거기 그래도 방치했는데?'


라비아타는 그 질문에 아무런 말도 하질 못했다.

그 모습에 전 사령관은 한숨을 한 번 쉬고 말을 이었다.


'하아...말을 말자....그럼 계속 말하겠어.

 셋째 난 너희와는 일적인 일에만 엮일꺼다.

 일적인 일이 아니면 내가 뭘하든 간섭하거나 거들지 마.'


'그..그렇다는 건?!'


'너희 배틀메이드의 도움을 필요로 여기지 않는다는 거야.

 내 가사 내 보급은 내가 알아서 할 거다.

 작전 이외에 일과에 간섭하지 말라는 말이다.

 그 대신 나도 너희들 기본 업무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겠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야. 내 사적일에 간섭하지마.

 너희가 날 방치한 게 도움이 되었던 것도 있어. 

 내 가사는 내가 봤었거든.'


라비아타는 최근에 컴패니언의 입지와 업무를 축소시켰었다.

지금의 컴패니언은 완전 경호 업무를 제외하면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이다.

그렇게 되면 배틀메이드의 입지와 업무가 늘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전 사령관은 자신들마저도 밀어내고 있었다.

근처에도 오지 못하게 하려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거절했다가는 호라이즌은 죽기에..결국 동의할 수 밖에 없었다.


'....아..알겠습니다....'


'그리고 넷째 너희 주인을 찾아라.'


'그..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저희 주인이라뇨? 저희 주인은 지금 사령관님인데...'


'나 말고 이전에 이 자리에 있었던 놈을 찾으라고.'


라비아타에게는 계속되는 충격의 순간이었다.

지금 전 사령관은 이전까지 이 자리를 차지하던 현 사령관을 찾아오라고 말하고 있었다.


'사..사령관님 그 자는 이미 죽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찾으라고 하는지.'


'.......명령이야.'


'안됩니다. 그건 불가능 합니다...헙!'


라비아타는 뭔가 말하면 안 될 것을 말했다는 듯이 급하게 입을 막았다.

하지만 전 사령관은 이럴 줄 알았다는 듯이 표정을 지었다.


'.......명령권이 안 듣네?'


'이..이것은 그게...'


'여기 오면서 계속 생각했어...그 자식이 정말 죽었을까하고..

 그러기에는 말이 너무 안 되더라고..

 네가 알아서 잘 하겠지 하고 방관했던 그 놈이

 그 밑에 지휘관 것들이 날 업신여기면서 물고 빨고 하던 놈을 죽게 만들었다?

 말이 안 되잖아? 게다가 가장 큰 특징...

 아무리 통령직책을 가진 라비아타 너라고해도

 기본적으로는 오르카호의 사령관의 명령을 따르게 되어있는데

 넌 방금 명령 불복종을 했어.

 그렇다는 건 그 자식 안 죽었다는 말이 되는 거야.

 명령권은 그 자식이 가지고 있으니까.'


'사..사령관님...그게..'


'하아..대리라고 호칭 붙이기를 잘했군...네 번째 조건 난 말했어.

 그 자식 찾아 그리고 데려와. 그럼 난 그 자식한테 다시

 사령관직을 넘겨줄거니까..'


라비아타는 점점 불안해져갔었다.

현 사령관은 전 사령관의 생각대로 죽지 않았다.

그저 블랙 리리스에 의해 곤죽이 되어서 냉동캡슐에 갇힌 상태였다.

하지만 계속 그에게 남아있던 명령권이 맘에 걸렸었는데

결국 이렇게 허무하게 드러나 버렸다.

하지만 아직 그는 현 사령관이 이 곳에 있는 줄은 모르고 있는 듯 했다.

지금은 그저 그 조건에 동의하며

뒤로는 지휘관급 바이오로이드들과 같이 현 사령관을 압박해서

명령권을 가지고 오게 한 뒤 사살하고 어느 한 지역에 내다버리자고 생각했다.


'알겠습니다...하지만 정말로 찾을 수 있을지 확신은 없습니다.

 설사 살아있다고 해도...그 자의 위치가 나오지 않기에...'


'그건 너희하기에 달렸지. 그럼 마지막 조건을 말하겠어. 마지막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이겠지만...이건 너뿐만이 아니라 그 자식을 기다리고 있을

 너희들을 위해서 하는 말이야. 난 너희들 중에서 서약할 맘이 없어.'


그 말이 마지막으로 라비아타의 가슴을 후벼팠다.


'사령관님! 저희가 사령관님께 한 행동 용서받지 못할 거라는 거 압니다.

 하지만 이것만큼은....'


'왜? 싫나? 싫으면 언제든 말해. 난 솔직히 상관없어.

 지금까지 날 괴롭혔던 것들이 다시 날 사령관으로 올릴려고 하는데 

 내가 마냥 좋다고 할 줄 알았어?

 지금 내 머리속에서는 너희가 언제 내 뒤통수를 칠까 

 그것 밖에는 생각이 안나. 너희는 날 그저 그 자식을 거쳐가는 환승역으로 봐왔었잖아?

 그러니까....그 환승역 역할 계속 해줄게...

 어차피 모든 걸 다 잃은 마당에 그걸 잃게 만든 것들과 내가 서악할 일은 없기도 하잖아?

 솔직히 말하면 네가 말한 호라이즌의 구출도 못 믿을 거 같기도 해.

 그렇게 내보내놓고 죽었다고 말했던 호라이즌이 살아있다고?

 사람 바보 취급하는 걸로 밖에 생각이 안 나잖아?'


'윽..크흑...'


'아! 서약 관련 이야기라 특히 레오나나 메이가 들었다면 좋아했겠네?

 날 특히 싫어했고 내 근처에도 오지 않으려고 했었으니까.'


라비아타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다.

지금 만약 레오나와 메이가 그 말을 듣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매달리며 애원을하고 용서를 빌며

죽을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가 받아들이지 않을 거라는 불안이 남이있었는지

입에서 나오지 않았었다.


'자 이제 결정해. 날 다시 복직시킨다며?

 그게 싫으면 그냥 네가 통령권한으로 다 하든가.'


'...............................아닙니다....알겠습니다....호라이즌의 구출이 끝나거든 제가..'


'아니 내가 직접 연설할거야. 호라이즌이 구출되거든.

 전부 불러모아. 내 입으로 직접 말할 거니까...'


그렇게 말하고 전 사령관은 문을 닫아버렸다.

라비아타는 그 자리에서 주저 앉아 흐느꼈다.

그를 다시 불러드렸다.

하지만 그를 통해 얻고자 했던 것의 대부분을

라비아타는 잃어버리고 나서야 

그를 불러들였었다.


한 편 좌표에 찍혀 있는 어느 섬


"윽! 크흑!"


"하르페이아! 더 버틸 수 있겠어?"


"안..돼...이제..더는..."


현재 한 섬에서 대규모 철충들과 교전 중인 이들이 있었다.

바로 오르카의 스카이 나이츠였다.

그녀들은 지금 호라이즌이 있는 섬을 철충들에게서 보호 중이었다.

그녀들은 모든 걸 되돌리겠다는 이유로 호라이즌을 찾기 위해 나왔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호라이즌의 복귀 거부였다.

그녀들은 전 사령관 편이었고 오르카 일원 대부분이 회귀하기 전까지 

그녀들은 오르카 내에서도 고립되어 있었고 은연 중에 따돌림까지 받았었다.

그러다 기어이 오르카에 의해 자신들은

돌아올 수 없는 임무를 받고 나가게 되었다.

그녀들은 단순 임무로만 알고 있는 채로 나갔었지만.....

자신들이 방해물로 치부되어 내쳐졌다는 사실을 알기에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스카이 나이츠가 그녀들이 있는 곳에 도착하였다.

도착해서 본 호라이즌은 많은 자상을 온몸에 달고 있었던 상태였으며

테티스는 복부에 심한 상처가 있어서 움직이는 게 힘들어 했었다.


그녀들을 발견했을 당시 


"차..찾았다! 너..너희들 무사했구나!"


"슬레이프니르..."


"세이렌...이제 괜찮아...걱정할 필요 없어...이제 돌아..ㄱ.."


스카이나이츠는 서둘러서 그녀들에게 가서 돌아가자고 말을 하려했으나

돌아온 건 


탕!


"어..어?"


네레이드의 탄환이었다.


"네..네레이드?"


"뭐 하자는 거야...여기가 어디라고 와!"


"왜..왜 그래..너희들..우린 너흴 데리러 돌아온 거야."


슬레이프니르와 스카이 나이츠는 그녀들을 설득하려고 애를 썼었다.

하지만.


"우..웃기지마...우리가 방해되서 내쳤으면서....이제와서 뭐?"


"맞아...너희들은 우리가 방해됐겠지. 그 인간이 아니라 사령관을 따랐던 우리가 말이야.

 근데 그렇게 버려놓고 이제와서 뭐? 우리랑 장난해?

 왜? 그 자식이 이제 반성 좀 했겠지 하며 자기 따르라고 너희를 보냈나보지?"


"아..아니야! 우린 이제 그 버러지 안 따라. 우린 이제 사령관님으.."


그녀들이 부정하는 말에 네레이드와 운디네의 표정이 더더욱 썩어들어갔다.

그러는 그 때


"그 입 닥치세요!"


세이렌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그렇게 저희를 가지고 노니까 재미있었나요?

 사령관님을 그 구석으로 내몰고 그 인간과 놀아나던 당신들이

 뭐? 그 자를 안 따른다고요? 

 저희를 우습게 아는 건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사령관님을 따른다는 거짓말까지 하며 저희를 불러들일려는 꼴은 차마 못 보겠습니다."


"세..세이렌..."


당연한 반응이었다.

상황을 모르는 호라이즌 입장에서는 자신들 앞에 스카이나이츠는

그녀들이 다 죽어가는 자신들이 반성했겠지하며

현 사령관의 지시로 온 것이며

그녀들을 데리러 온이유도 강제적으로 충성강요를 하라고

할 것으로 보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테티스가 부상을 입은 경우이기에

이들의 대한 오르카의 신용은 낮을 수 밖에 없었다.


"저희는 이 곳에서 죽을 겁니다. 

 설령 돌아간다고 해도 사령관님의 지시가 없으면 돌아가지도 않을 겁니다."


결국 호라이즌의 이 농성으로 인해 시간이 지체 되었고 

결국 철충 무리가 몰려들어와 버린 것이었다.


"제발..부탁이야..우린 너희를 데리러 온 것 뿐이라고."


"저희를 데리고 올 수 있는 분은 사령관님 뿐입니다!"


호라이즌은 스카이나이츠의 말을 듣지 않은 채

철충에 공격에 맞썼다.

마치 전 사령관의 대답이 없으면 이 곳에서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듯한 의지가 보였었다.

스카이나이츠는 불안했다.

이대로 호라이즌이 죽었다가는 정말로 되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린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막고 있었지만 더 이상 막아내기에는 시간이 없었다.

애워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그 애원조차 닿지 않을 것이 뻔했다.

그러다가 스카이나이츠 일원들이 하나 둘 쓰러지기 시작하는 순간


"램파드 전원 철충을 향해 사격개시!

 셀주크들은 엄호 포격을 가해라!"


다음 순간 습격하던 철충들이 모두 어딘가에서 공격을 받기 시작했다.

철충들이 쓰러지고 나서 그 곳에서 보였던 건 

알바트로스를 필두로 모인 AGS들이었다.


"어...아..알바트로스..."


휑한 표정으로 알바트로스를 바라보았던 슬레이니프의 앞에는 알바트로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직까지 죽지 않았나보군."


하지만 목소리에는 볼멘 느낌이 들었었다.

오르카의 AGS들은 회귀한 에이다를 통해서 자신들의 말로를 전부 들은 후였다.

게다가 이전부터 현 사령관의 태도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았었던 것도 이유에 해당했었다.

그는 바이오로이드들을 우대하고 AGS들을 멀리했었기에 에이다의 말을 듣지 않았었어도

그를 좋게 보지 않았었다. 전 사령관과는 달리

그저 자신들을 도구로 밖에 여기지 않는 그의 행동이 알바트로스는

맘에 들지 않았었다. 

알바트로스는 스카이나이츠를 뒤로 한 채

호라이즌에게 다가갔다.


"호라이즌 전원 무사한가?"


"아..네..알바트로스..저희는 무사합니다."


"이제 가세 철충은 대부분 처리했네."


"하..하지만 저희는..."


그 때 로크가 알바트로스의 뒤에서 나와 말했다.


"걱정마십시요...저희는 저희들의 사령관님의 지시를 받고 온 것입니다."


"네?!"


세이렌은 의문을 가졌었다.

그럴리가 없다면서 하지만 로크나 알바트로스가 이런 걸로 거짓말을 할 리가 없었다.


"얼른 돌아가세..사령관이 자네들을 기다리고 있네."


결국 세이렌은 알바트로스의 말을 들었다.


"알겠습니다."


"자네의 부하인 테티스는 드론들에게 맞기게나.

 돌아오는 대로 수복실에 넣도록 하지."


"네..알겠습니다."


알바트로스는 호라이즌 일원들을 챙기고 그 지역을 벗어났다.

스카이나이츠는 그 모습을 그저 멍하니 바라보았다.

자신들의 말을 그렇게 부정하고 거부했던 호라이즌이

그렇게 쉽게 복귀선언을 했으니까..

그 순간만은 자신들이 AGS들 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사령관 호라이즌의 신원을 확보했다.

 테티스가 부상을 입긴했지만 수복을 하면 살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한편 지휘실


"수고 했어...이제 애들 데리고 돌아와 줘. 잔당철충들을 처리도 해주고."


"알겠다."


알바트로스와 통신하던 그는 전 사령관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뒤에서는 라비아타가 침울한 표정을 지은 채

고개를 떨구고 있었다.


"......이제 된 거지.."


"네..."


"조건...꼭 지켜...그 것들한테도 그렇게 전하고..."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돌아가봐. 준비가 끝나면 현 오르카 인원들을 전부 강당으로 데리고 오고."


"알겠습니다..."


라비아타는 그렇게 말하고 터덜 거리는 걸음가 함께

사령관실을 나갔다.

그 모습을 보고 전 사령관은 의자에 털썩 주저 앉았다.


"그래...이걸로 된 거야...난 어차피...그 자식 대타일 뿐이야...그러니까 이게 맞아..."


그렇게 말하는 사이


"폐하."


아르망이 숨어있던 곳에서 나왔다.


"아르망? 네가 어떻게...설마..."


"네 실은 폐하를 만나러 가던 길이었는데

 도중에 라비아타하고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전 사령관은 아르망을 그렇게 경계하지 않았었다.

비교적 자신에게 호의적인 인물이었기에 그랬다.


"폐하께서 라비아타를 완전히 잡아두는 조건 아주 훌륭했습니다."


"그래서...난 이제 어떻게 되지? 네가 오는 경우라면 아마 예측을 했을 거 같은데..."


"네 하지만 이번에는 먼 미래까지 예측을 했습니다."


"미래?"


"폐하께서는 이런 곳에 계실분이 아닙니다...

 지금 밖에서 폐하를 애타게 찾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녀를 만나야 합니다."


"그녀?"


"네, 그녀는 오래전부터 폐하를 알고 있었습니다.

 비록 모습이 바뀌었지만 그녀는 계속 폐하를 찾아다녔고

 폐하만을 사랑했었습니다."


"하아...그런 거짓말을 설사 있다고 해도 이런 외모에 이런 뱃살만 있는 몸뚱이가 뭐가 좋다고..."


"전 폐하께 거짓을 말하지 않습니다."


"그래 좋아. 그럼 대체 언제 어디서 어떻게 그녀를 만날 수 있는데?"


"후후...서두르실 필요없습니다. 모든 것은 시간이 차차 되면 알게 되실겁니다.

 그 전까지는 이 오르카를 확실하게 둘러놓아야 하십니다.

 그리고 폐하께 보여드릴 것도 있습니다."


"보여줄 거? 하지만 조금 있으면 호라이즌이 올 거야."


"그럼 그녀들을 맞이하고 나서도 상관없습니다.

 사람은 많을 수록 좋으니까요..."


"그나저나 아르망 네가 보여줄 게 대체 뭔데 그래?"


전 사령관의 질문에 아르망은 웃으며 말했다.


"라비아타와 지금의 오르카가 폐하께 숨기려고 하는 모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