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거모음


지금 최지는 눈앞에 오드리 드림위버, 오르카 호 최고 중노동자이자 옷감 안쓰고 옷 만들기 챌린지에 도전하는게 일상인 인물을 두고있었다.


'오드리?! 오드리 어째서?!'


물론 오르카호의 그 오드리도 아니고, 지금 눈앞의 오드리는 아마 그런 최소면적과 비섬유소재 재단의 기록을 갱신하는 존재가 아닌게 분명했지만 일단 오드리가 눈앞에 있으니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당황하기만 했을 뿐, 그렇게 놀랍지는 않았다.


이미 오드리모델의 유전자 씨앗을 받는것을 조건으로 델타를 협박…에 가까운 거래를 했던 상태였으니까.


'진작에 일을 시킬거면 회장이 데리고 있었다는 오드리모델을 꺼냈을테니, 아마 그때의 그 오드리겠지만…왜 여기에? 그것도 생산해서?'


그리고 그 거래의 주체인 최지는 오드리가 여기에 있는건 이상할게 없었지만, 그 유전자씨앗이 아닌 모델 본인이 나온것이 당황스러웠다.


"어서와. 왜 불렀는가 하면…뭐, 눈치빠른 너-당신이라면 알겠지?"


여기에 올 일 없는 오드리가 있으니, 누가봐도 옷을 만들기 위해 부른건 확실했다.


"옷 제작이겠죠. 대상은?"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눈치가 없나보네."


평소라면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도 읊는 최지가 이번에는 한번에 알아내지 못하자, 오메가는 작게 중얼거렸다.


그 말을 들은 최지는 속으로 변명…정확히는 그 부분이 미흡한 이유를 떠올렸다.


'내가 패션쪽으로는 관심이 없어서…아니 그 전까진 나름 관심있었는데 군대 다녀오고나서 사람이 나태해졌지. 군복만 2년을 입으니까 다른 옷이 어색해서 옷을 고를 마음이 안생기더라.'


그래도 상사를 실망시켰으니, 최지는 곧바로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그래서, 대상이 누구인지 알 수 있을까요?"


최지의 물음에, 오메가는 방금 전보다 더 작게중얼거린 뒤 최지를 쳐다보았다.


"…사과할 필요는 없는데. 당신이야."


"…예?"


최지는 자신에게 옷을 만들어준다는것에 의문을 가져 되물은 것이었지만, 오메가는 앞에 작게 말한 부분을 말해달라는 것인줄 알았기에 입을 꾹 닫았다.


"두분, 다 밀린 대화들은 나누셨나요?"


최지와 오메가의 대화가 어느정도 이루어지자, 최지를 위아래로 훑어보던 오드리는 오메가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흐음…우선, 체격은 대략적으로 추정이 가지만 좀 더 자세한 측정을 해봐도 될까요? 그뤠잇한 복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세한 수치 하나까지 알아야 착용자도 그걸 보는 사람의 기분도 컴-풔터블해지는 옷을 만들 수 있으니까요."


오드리는 언제 어디에서 꺼낸것인지, 어느새 줄자를 손에 들고 있었다.


"최선을 다해,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 내 곁에 있으면서 저런 기성품 양복을 입고있는건 마음에 안드니까."


오메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오드리는 그에게 달라붙어 이곳저곳의 수치를 측정했다.


"흐음, 미스터? 상의…지금 입은 재킷을 벗어볼래요? 정장이 가려서 몸사이즈를 제대로 재기가 힘드네요."


오드리의 요청에, 최지는 정장 재킷을 벗고 셔츠차림으로 그녀의 앞에 서서 양 팔을 벌리고 섰다.


"엑-설런트. 몸이 잘 다져져있네요. 단순 근육질인것보다는 슬렌더하면서도 곳곳에 균형이 잡혀있는 몸…아주 취향이에요."


오드리는 최지의 몸 여기저기를 확인하며 그의 몸 상태를 보고 감탄했고, 그의 등이나 가슴부분을 만져보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때, 업무를 보고있던 오메가가 오드리에게 짜증을 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고 빨리 해. 집무실에서 패션쇼 준비하는게 보고싶어서 부른게 아니니까."


"…오메가님? 뭐 하나 물어봐도 될까요?"


가만히 서있기도 뭐했던 최지는 그녀에게 못 다한 질문을 하려했다.


그리고 오메가는 방금 전 시끄럽다고 짜증을 낸것과 정 반대로, 최지의 질문은 너그럽게 허락해주었다.


"얼마든지 해."


"혹시나 싶어서 묻는거지만 이 오드리는…"


최지는 이 오드리가 델타에게서 받아온 오드리가 확실한지 물었고, 오메가는 그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그래, 델타한테서 받아온 그 씨앗에서 나온 오드리야."


툭-



델타라는 이름이 나오자, 오드리는 줄자를 떨어뜨렸다.


"어머, 이런 실수를…미스터의 신체 조건이 너무 훌륭해서 감상하느라 실수를 했네요."


아마 델타에게 괴롭힘 받은 기억은 오드리 모델들의 공용 기억 데이터베이스에 존재하는건지, 아니면 오메가에게 일종의 경고를 받은것인지는 몰라도 확실히 그녀의 마음에 동요를 일으킬 수준인것 같았다.


"오메가 소속의 오드리는 회장님 직속이라, 동면처리되어있는 상태야. 회장님 직속 소완의 경우에는 저택의 식단관리도 맡았으니 나에게 권한이 있지만 오드리는 나에게 권한이 없어 깨울 수가 없었지."


"그렇군요."


"어차피 델타에게 있었어도 언젠가는 생산되었을거아냐? 그래서 그냥 내 옷도 만들고…당신 옷도 좀 품격에 맞게 갖추려고. 그것뿐이야."


오메가는 그렇게 말하고 다시 업무에 집중하는 척 했지만, 아까부터 태블릿의 화면이 전환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제 옷은 왜 바꾸시려는겁니까? 단순히 맞춤 정장이라면 재단사 로봇에게 맡겨도 될텐데."


실제로 다른 바이오로이드의 의복들은 사이즈 변경이 필요하면 재단을 해주는 로봇들에게 맡겼다.


산업현장에 뛰어드는 모듈과 코어가 있는 다른 AGS들과 달리, 재단사 로봇들은 고성능 AI를 가지고 있어도 어디까지나 생산 기계에 가까웠기에 AGS대신 그저 로봇이라 불렸다.


오메가는 최지의 물음에, 평소의 오만하고 자신감넘치는 표정으로 답해주었다.


"당신은 내 비서잖아? 나의 곁에는 뭐든지 최고의 것만 있어야해. 그리고…착각하지마. 내 옷을 만드는 김에 만드는거야. 알겠어?"


"네, 알겠습니다. 감사하게 받죠."


최지는 오메가에게 감사를 표했고, 오메가는 오드리가 계속해서 최지의 신체사이즈를 측정하고 있자 속에서 짜증이 올라오는것을 느꼈다.


"…둘 다, 나가. 여긴 집무실이지 재단실이 아니야."


그녀의 명령에, 최지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곧바로 벗어뒀던 재킷을 집어들고 집무실 밖으로 향했다.


"네, 알겠습니다."


"웨잇, 미스터?! 아직 덜 끝났어요!"


"나가서 하도록 하죠."


오드리는 그런 그의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당황했지만 이내 그의 뒤를 따라갔다.


"왓?! 미스터? 아무리 그래도 하던건 끝내야죠?!"


최지는 오드리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은 채, 집무실의 바깥으로 나갈 뿐이었다.


그리고 집무실의 바깥으로 나와 문을 닫자마자, 최지는 오드리를 쳐다보며 방금 전 했던 신체사이즈 측정을 떠올렸다.


"흐음…오드리? 제 몸의 사이즈는 충분히 재지 않았나요?"


기본적인 어깨, 팔, 손목의 지름, 팔꿈치, 상완부의 이두와 삼두박근의 둘레, 목의 둘레, 기타 등등…수도 없이 많은 수치를 오드리는 두 손과 줄자로 측정했다.


"놉. 아직 부족해요. 가만히 서있을때면 모를까, 미스터가 움직일때의 모습이나 사소한 버릇까지. 모두 측정하고 관찰해야해요."


"그렇게까지 디테일해야하나…? 대충 하면 안돼요?"


최지는 어째서인지 오드리에게만큼은 반 존대를 하고 있었다.


그녀가 그의 옷을 만들어주는 인물이기도 했고, 그녀에게서 은은히 흘러나오는 품격이나 고급스러움이 그에게 자연스럽게 경의와 매너를 갖추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아, 미스터? 저는 미스터가 마음에 들었는데, 미스터의 행동때문에 저의 마음이 식을것만같네요."


"네?"


"처음에는 단순히 몸에 맞는 옷을 만들어주려고 했는데…미스터의 몸은 상당히 좋은 소재였어요. 비록 태어나서 처음 작업하는 작업물이지만, 간만에 혼이 불타오르고 있어요. 패숀 소울의 이그니숀! 저의 소울이 미스터의 정장말고 다른 옷들도 만들고 싶다고 말하고 있어요!"


오드리는 최지의 몸에서 자극을 받은듯, 그를 뜨거운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자, 그럼 충분한 공간이 있고 타인이 시끄럽게 할 수 없는 공간이 있나요? 재단실이 있다면 좋겠지만, 저는 이곳의 지리에 대해서는 프로풰셔널 하지 않기 때문에 미스터의 안내가 있다면 좋겠는데요."


그녀는 최지에게 적합한 장소를 안내해달라 했고, 최지는 그런 장소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데려오셨사옵니까?"


"그래."


오드리와 소완, 최지가 다 모여있는 이곳은 다름아닌 최지의 방이었다.


오드리는 스위트룸의 내부를 여기저기 둘러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주인, 주제넘는 말일지 모르오나 비록 오드리만큼 고급 기종일지라도 소첩은 이곳에 다른 바이오로이드를 들이는것이-"


소완은 혹시라도 이곳에서 꾸미는 일이 몰래 유출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에 그녀를 쫓아내라고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때, 오드리가 최지의 팔을 잡고 고개를 끄덕이며 이곳에 '합격' 판정을 내렸다.


"굿! 이곳은 재단하기에는 힘들지 몰라도 신체사이즈를 재기에는 아주 좋아요. 밀실인만큼, 미스터의 셔츠도 벗을 수 있겠는걸요?"



"셔츠를 벗…?"

"……"


오드리의 말을 들은 소완은 머릿속으로 그녀가 여기서 신체사이즈 측정 작업을 했을때 어떻게 될지에 대한 생각을 금방 끝냈다.


최지는 오드리에게 잠시 주의가 쏠렸었지만 소완이 뭔가 말했던것은 기억하고 있었기에 그녀가 무슨 말을 했는지 되물었다.


"응? 소완, 뭐라고 했어?"


오메가의 말이라면 자전거를 타고 머리로는 물을 채워넣은 양동이를 받친 채 한손으로 큐브를 맞추면서 한손으로 정밀묘사를 하면서도 알아들을 수 있었겠지만, 그 외에 다른 상황에는 일반인과 다를 바 없었다.



소완은 최지의 물음에도 미소지으면서 오드리와 최지에게 친절하고도 부드럽게 물었다.


"아니옵니다. 오드리 씨? 혹여나 간식이 필요하시진 않으신지요?"


"어머, 배려는 고마워요. 하지만 괜찮아요."


"알겠사옵니다."


소완은 고개를 살짝 숙인 뒤, 두발짝 물러나 최지와 오드리를 가만히 주시하기 시작했다.


"……?"


최지는 소완이 조금 가까이에 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유미한테도 칼부림을 하려고 했던 소완이니만큼 어느정도 납득이 되었다.


'예로부터 재단사는 정말 믿을만한 인물이 아니라면 가까이 하지 않았다고 했지. 암살하기에 최적의 인물 중 하나였다고 하니까…'


재단사는 바늘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고, 신체 사이즈를 재야하므로 왕이나 귀족들의 몸에 가까이 다가가는게 허락되는 인물이기도 했다.


그런만큼 독 바늘 하나만 있어도 암살은 손쉬웠고, 요리사나 의사만큼 경계하는 대상이기도 했다.


'…라고 했었지, 아마. 진짜 쓸데없는 지식이지만 이럴땐 도움이 되네.'


소완이 자신의 몸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은 의식하지 못한 채, 최지는 상의마저 완전히 벗고 신체 사이즈를 측정했다.


양 팔을 들거나, 몸에 줄을 달고 이곳저곳을 걷거나, 의자를 계단삼아 오르락내리락하기도 하는 등.


수없이 많은 측정을 끝내고 나서야 오드리는 만족한 표정으로 미소지었다.


"좋아요, 미스터의 신체를 세세하게 측정하기를 잘했어요. 눈대중으로 측정했던것보다 오차가 심하네요."


모든게 끝나자, 최지는 아까 벗어둬 차갑게 식은 셔츠를 집어들어 대충 입었다.


"얼마나 걸리죠?"


최지는 단추조차 잠그지 않은 채 맨몸에 셔츠를 입고 의자에 앉았고, 멀리서 그 모습을 본 소완이 더욱 뚫어져라 쳐다보기 시작했지만 그는 모르고 있었다.


오드리는 최지의 질문에 팔짱을 낀 채 손가락을 두들기며 대략적인 시간을 계산했다.


"흐~음. 미스터의 셔츠부터 재킷, 바지까지 전부 만들기 위해서는…아마 20?"


"20시간?"


20시간이면 그렇게 오래걸리진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그가 들은 대답은 상상이상의 답변이었다.


"놉, 20분이면 돼요."


"…사이즈 측정이 1시간이었는데? 20분? 어떻게? 로봇이랑 공동작업이라도 하는건가?!"


'아니, 그보다 그정도 시간이면 왜 오르카 호의 애들이 옷 받겠다고 대기하고 그러는건데?'


최지는 오드리의 압도적인 작업속도에 놀랐지만, 오드리는 별로 신기할것도 없다는듯 고개를 저었다.


"놉, 제가 직접 한답니다. 그렇게 사이즈를 전부 알아냈으니 20분이면 충분하죠. 거기다가…클라이언트의 주문이 정장이었으니, 아이디어를 짜낸다고 고심할 필요도 없죠. 이미 색상도 전부 주문되었으니, 필요한건 사이즈 측정 하나뿐이었어요."


'…맞다. 나 맞춤정장입으려고 이 짓 했었지. 검은색 정장 만드는데 창의력이 들어갈 요소도 없을거고. 생각해보니 짧게 걸릴만하네.'


오드리는 사이즈측정을 모두 끝냈으니, 최지의 옷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위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럼, 이제 미스터의 또다른 옷을 만들어볼까요? 젠틀하면서도 댄디한 멋이 살아나는 스타일이 좋을까? 아니면…캐주얼하게 가도 나쁘진 않을것도 같고…"


오드리가 최지의 옷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자, 최지는 문득 소완이 눈에 들어왔다.


"…잠깐만요."


"어머, 미스터. 그러고보니 원하는게 있다면 말해줘요."


"내 옷말고…소완의 옷은 만들 수 있나요?"


최지는 소완의 옷차림이 지금까지 신경쓰였고, 때마침 그 부분을 해결해줄 수 있는 오드리가 있으니 곧바로 부탁했다.


그 의복제작의 당사자인 소완은 깜짝 놀랐다.


"주인?!"


그런 그의 부탁에, 오드리는 살짝 아쉬운듯 줄자를 만지작거렸다.


"흐음, 미스터의 옷을 만들고 싶었는데…"


"주인? 소첩은 다른 옷은 필요없사오니, 주인의 옷을 새로이 장만하시는게 좋을것 같사옵니다."


소완이 만류했지만, 최지는 그래도 그녀의 옷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었다.


"나중에 만들어도 좋으니까, 소완의 옷을 만들어줬으면 좋겠어요."


"붸~리 굿. 미스터? 다른 레이디를 우선적으로 챙기다니, 젠틀맨이었군요."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젠틀해질 수 있죠."


최지의 대답에, 오드리는 소완의 옷을 만들 마음이 생겼는지 줄자를 들고 그녀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자, 미스 소완? 사이즈를 한번 재보도록 할까요? 소완모델의 사이즈는 있지만, 그래도 모르니 재보도록 하죠."


하지만 소완은 오드리가 다가오자 뒷걸음질쳤고, 동시에 소매를 붙잡으며 가리려는듯한 움직임을 보였다.


"주, 주인…소첩은…소첩은…"


소완의 그런 모습에, 최지는 의자에서 일어선 뒤 방에서 나갔다.


"오드리? 소완이 원하는대로 만들어줘요. 저는 잠시 나가있을테니까."


"어머, 모델이 원하는대로 만들어주는거야 당연하죠. 그리고…미스터가 보면 깜짝 놀랄만큼 만들어보이겠어요."


최지가 방을 나가고, 소완은 불안한 눈으로 오드리와 그가 나간 문을 번갈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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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인께서 오드리양을 데려오셨나이다.


소첩도 오드리양의 명성은 익히 들어서 잘 알고있사옵니다.


패션의 선두주자, 의상의 마술사.


물론 당연하게도, 그녀는 주인의 옷을 재단하러 왔다고 하셨사옵이다.


처음에는 그녀를 쫓아내고 싶었사오나, 주인께서 옷을 벗는다는 말을 들었기에…흑심이 들어 그만 허락해주고 말았나이다.


아니, 오히려 독려해주기 위해 간식을 권하기까지 했사옵니다.


혹시나 주인께서 진행중인 대계가 들켰을 경우 어떻게 될지는 잘 알면서도…그만 흑심에 지고 말았사옵니다.


주인의 벗은 몸은…정말 예술이었사옵니다.


물론 강화시술로 만들어진 근육이 대부분임을 알고 있었사오나, 주인께서는 단련도 게을리 하지 않사옵니다.


스위트룸 내부의 운동기구들을 매일 사용하고 계신데다 소첩에게 고단백식단을 요구하실때도 있었사오니, 주인께선 몸과 마음 모두를 수양하는…그야말로 대단하신 분.


그리고 주인께서는 모든 측정을 끝내신 뒤, 또다른 옷을 만들어주겠다는 제안을 들었사옵니다.


소첩도 그 말을 듣고 주인께서 또다른 옷을 입었을때를 상상해보았사옵니다.


소첩은 긴 코트를 입고 페도라를 쓴 도시의 신사 모습이 취향이오나…다른 모습의 주인이라도 좋을것 같았사옵니다.


그러나, 그때 주인께서는 소첩의 옷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셨사옵니다.


어째서.


어째서 소첩같이 보잘것 없는 이에게.


도대체 어찌하여…소첩에게 자꾸 그런 관심을 보여주시는 것이옵니까.


자꾸 그렇게 하신다면 소첩은…자꾸 해서는 안될 착각을…하게되옵니다.


그리고…소첩에게 다른 옷은 어울리지 않사옵니다.


소첩에게는 소매까지 모두 가리고 몸에 딱 맞는, 지금의 요리사 복장이 가장 어울리는 복장이옵니다.


과거의 실책과, 과오, 그리고 후회만 남은 선택의 증거까지.


그 모든것을 감출 수 있는 요리사복장만이…소첩에게 어울리는 옷이옵니다.


그러니 부디 주인, 소첩에게 더이상 희망을 주지 마시옵소서.


하지만…어째서… 어째서 소첩은 오드리양에게 몸을 맡기게 된 것일지.


분명히 주인께 다가가서는 안되는 것인데…그래야만 하는데…소첩은…주인을, 주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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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완의 신체사이즈를 모두 측정한 오드리는 나에게 다가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미스터? 미스 소완의 몸은…"


쓰리사이즈? 아니 나는 그런거 안궁금한데.


…아니, 사실 궁금한게 있긴 하다. 아까 오드리한테 안보여주려고 슬쩍 물러서는게 조금 이상했거든.


"불 앞에서도 긴소매를 입고 답답하게 지내길래, 통풍 잘 되는 시원한 소재로 옷 좀 입혀주려고 했는데…뭔가 문제라도 있나요?"


나의 물음에, 오드리는 주위를 살펴본 뒤 작게 속삭였다.


"미스 소완의 몸 상태는 아시나요?"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그래도 제일 중요한 정신상태는 매일 주시하고 있으니까 나름 괜찮은건 알아.


뭐 몸도…일단 건강하다는건 알고 있지.


"모르죠. 건강할텐데."


"미스 소완의 손목에 있는 흉터는…모르나보군요."


흉터? 흉터 어째서?


아니, 그러고보니 그럴수 있을지도.


"손목에 흉터? 아, 그러고보니. 그렇게 생각하니까 그럴만도…"


까먹고 있었는데 소완이랑 만난 첫날에 걔가 옷벗은거 봤었지? 


음. 그런 상처가 있으니 보여주기 싫어서 손목을 붙잡고 물러날만도 하지.


근데 전에 한번 보여줬었잖아.


"그래서 그런데, 미스 소완에게 새롭게 만들어줄 옷은…"


어어 거절하지마라? 너 그거 멈춰.


"잠깐만요."


"네?"


넌 옷을 만들어주고 가야겠어.


걔가 과거에 무슨일이 있었든 상관없긴 한데, 지금은 내 부하거든? 난 내 부하 챙기고 제대로 쓴다고.


물론! 부하따위 없었지만! 군대에서 후임들은 잘 챙겨줬다고!


그리고 소매가 문제라고? 그럼 그 부분은 내가 알고있는게 있지.


"옷 말인데, 이런건 어때요?"


나는 소완에게 줄 옷에 대해 오드리에게 설명해주었고, 오드리는 내 설명을 듣고 흥미롭다는듯 미소지었다.


"엑-설런트. 이런 옷이라면 더욱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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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피로함 이슈로 인해 1만자 안으로 끊습니다.)


(아 손목이 좀 괜찮아지니까 어깨가 아파오네 이건 대체 무슨…)


(으 오늘은 이 여담도 여기까지만 써야지)


(최지의 최우선 관심사는 오메가지만 그 이외에는 관심0에 가까워도 관심이 완전히 0은 아닙니다.)


(오메가는 집무실에서 '그냥 여기서 작업시켜야했나…?'싶은 생각을 했지만 이미 뱉은 말이 있어 후회했다고 합니다. 그 덕분에 업무 진행은 하나도 안됐다고 하네요.)


(흐헤헤 휴재하고 싶다. 하지만 휴재해선 안돼. 나의 이성과 감성이 충돌중임 아씨ㅋㅋㅋ어떡하지ㅋㅋㅋ이미 하나는 거의 손놨는데ㅋㅋㅋ)


(아 젠장 일해라 뇌내 스작놈아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