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 이벤트보다 좀 더 미래가 배경임)


어. 레아 왔어? 자, 여기에 앉아.


주인님? 무슨 일로 부르신 거에요? 따로 보고드릴 건 없을텐데, 뭔가 급한 일이라도 생겼나요?


 

아. 별건 아니고 그냥 레아랑 면담이나 한 번 할까 싶어서 불러봤어. 바빠?


아니에요~ 오늘 일은 다 해뒀고, 설령 바쁘더라도 주인님께서 부르시면 당연히 와야죠~


 

그렇게 말해주니 기쁘네. 그냥 요즘 지내는 이야기도 들을 겸, 페어리는 잘 지내나 궁금해서 레아와 이야기하고 싶었어.


어머나, 지금 주인님이 해주신 말씀을 동생들이 들으면 굉장히 기뻐할 거에요. 후후훗.


하하하. 그러면 나도 기쁘지. 그래서 뭔가 지내는데 어렵거나 내게 부탁하고 싶은 건 없어?


 으으음~ 요즘은 다들 잘 지내서 주인님께 따로 부탁드릴 걸 준비해두지는 않았는데~ 혹시 중간에 생각나면 말씀드려도 돼요?


 

응. 얼마든지. 시간은 여유로우니 천천히 이야기해줘. 나도 오늘 업무는 끝냈거든.


그러면 주인님과의 즐거운 대화시간을 천천히 만끽해볼까요? 아, 일단 티타니아 일부터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티타니아? 애초에 원인부터가 나인걸. 내가 적극적으로 해결해주는게 도리에 맞지.



주인님께서 많이 도와주셔서 티타니아가 삶의 기쁨을 조금씩 배워가고 있는 것도 있지만...닥터 양이라든가 오르카의 여러 분들이 도와주시지 않았다면 육체적인 고통은 아직도 많이 심했을테니까요. 다행히도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이제는 거의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것 같아서 다행이에요.


 

보고는 받았지만 레아도 그렇게 말해주니 안심이 되네. 티타니아는 요즘 페어리와는 잘 지내?


그럼요~ 티타니아가 말이 적은 편이라 그렇지 은근히 정이 많거든요. 리제나 다프네는 티타니아의 바이탈 체크라든지 여러 가지를 도와주다보니 쉽게 친해졌고, 드리아드와 아쿠아도 함께 잘 지내고 있어요. 조금 아쉬운 건...티타니아가 아직은 선뜻 다가서는 걸 조금 어려워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처음에는 자기 때문에 다른 페어리 자매들이 부담을 많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 같거든요.


흐음...그래도 좋은 흐름인 것 같은데 나머지는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을까?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다만 조금 흐름을 빠르게 만들기 위해서 요즘 페어리 숙소에서 한 가지 재미있는 놀이를 시작했답니다.


 

놀이? 뭔지 궁금한데?


후후훗~ 대단한 건 아니에요~ 그냥 자매들이 모두 일과를 마치고 잠들기 전에, 한 명씩 한 명씩 돌아가면서 꼬옥~ 하고 안는 시간을 만들었어요. 한 명당 1분씩이요. 저도 어제 티타니아, 리제, 다프네, 드리아드, 아쿠아를 모두 돌아가면서 꼬옥~ 안아줬답니다~ 후후후훗~ 다들 부끄럼쟁이라서 처음에는 어색해했지만 점점 익숙해져가는 것 같아요.


 

호오...역시 책략가네 레아. 자매간의 애정을 돈독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이지?


네. 그렇기도 하고, 사실 저를 포함한 페어리 자매들은 강약의 차이는 있지만 타인에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본능적인 갈망이 있거든요... 예전에는 그걸 주인님께 많이 의존했지만...이제는 자매간의 사랑으로도 그걸 좀 감싸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었어요. 


 

헤에...리제나 드리아드 같은 경우는 나도 알고 있었지만 페어리 전원이 그렇다니 좀 의외인걸? 레아나 다프네는 내 앞에서 그런 티를 별로 안 내잖아?


그야...저희들도 주인님께 잔뜩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주인님께서 부담을 느끼시는 걸 바라지는 않으니까요. 물론...주인님께서는 저희가 그런 식으로 말씀드리지 않아도 저희에게 많은 사랑을 주셨지만요.


 

하하하. 내 얼굴에 금칠은 그만하고, 원래 하던 이야기나 하자. 그래서 새롭게 시작한 놀이는 성공적이었어?


네! 결과는 무척 좋아요! 이제는 티타니아도, 그 밑의 동생들도 서로 꼬옥 끌어안고 있으면 불편해하지 않고 서로의 온기를 느끼면서 행복해하는 것 같아요. 저도 다른 자매들을 안고 있으면 가슴이 너무 따끈따끈해지는 기분이 들거든요. 요즘은 서로 끌어안고 천천히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 새 시간이 넘었는데도 몸을 떼지 않고 서로 더욱 강하게 끌어안는 경우가 많을 정도랍니다~


 

좋은 일이네. 게다가 보고만 있어도 따뜻한 기분이 될 것 같은데. 다음에는 나도 참가해도 될까?


주인님이 오신다면 모두들 기뻐할 거에요. 주인님을 한 명만 너무 오래 독점하지 않도록 주의를 줘야 할 정도로요~ 후후훗~


 

티타니아의 고통이나 자매관계 부분은 앞으로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 시점에서도 많이 안정된 것 같고, 다른 건 어때?


아. 그리고 리제가 요즘 부쩍 성장한 것 같아요. 주인님과의 사랑을 나눌 수 있게 된 이후로 나름대로 여유도 생겼고, 아무래도 티타니아와의 일을 함께 겪으면서 언니로서의 책임감 같은 걸 많이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흐음~? 리제가 성장했다라...침대에서 많이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는데 자매관계에도 차이가 생겼니?


어휴~ 응큼한 주인님~ 아무리 제가 리제의 언니지만 여자아이의 그런 모습을 남에게 말하는 건 섬세함이 부족하잖아요~ 리제에게 말하지는 않을테니까 다음부터는 조심해주세요~


 

아하하...미안. 실수했네. 앞으로는 주의할게. 그래서, 리제는 요즘 어때?


주인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앞으로는 잘 해주시리라고 믿고 넘어갈게요. 음~ 리제는 요즘 부쩍 언니다운 역할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다프네랑 드리아드를 많이 챙겨주려고 해요. 아무래도 예전에 신세를 진게 많으니까요.


 

흐음~ 언니같은 이미지의 리제라니 내 앞에서는 잘 보여주지 않는 모습이라 상상이 잘 안 가는데?


사실 리제는 저희 자매들 중에서 맺고 끊는게 제일 확실한 성격이라서 다프네나 드리아드가 곤란해하는 일을 정리하는데 무척 뛰어나답니다. 예전에는 자기가 쳤던 사고들이 있으니까 남들에게 강하게 나가면 반발이 좀 거셌지만...요새는 리제도 이미지가 많이 괜찮아졌으니까요. 특히 수복실에서는 업무 메뉴얼이 있는 간호사 역할이다보니까 리제의 장점이 확실하게 살아나는 경우가 많아요.


 

헤에. 처음 듣는 이야기야. 좀 더 자세히 말해줄 수 있어?


음~ 예를 들자면 수복실에 꾀병으로 오는 분들이라든가, 입원한 상태에서 좀 과하게 이런저런 것들을 부탁하는 분들이 가끔 있어요. 다프네는 남을 잘 의심하지 않는 성격인데다가 자기가 좀 힘들어도 다른 사람의 편의를 최대한 봐주려는 타입이라서 본인이 무리해가면서까지 그런 분들도 최선을 다해 챙겨주는 일 많았는데, 리제는 이런 면에서는 눈치도 좋고 칼같이 자를 줄 아는 성격이거든요. 업무 메뉴얼을 거론하면서 확실하게 쳐낼건 쳐내주기 시작하니까 다프네도 전보다 무리를 덜 하는 것 같아서 좋아졌죠.


 

으음~ 꾀병을 부린다거나 환자라는 상황을 이용해서 그런 식으로 이득을 취하는 일이 있었단 말야? 난 처음 듣는데...한 번쯤 말해둬야 할까 싶네.


어머나, 그러지 마세요. 주인님. 안 그래도 다프네가 이런 것 때문에 주인님께는 말씀드리지 말라고 했었어요. 평소에는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도 가끔 힘들때나 아플때는 이런 식으로 남들에게 어리광을 부리기도 하는 법이니까 그럴 때 자기가 조금 더 힘내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 다프네의 마음을 생각해서라도 이런 일은 비밀로 해주세요. 이제는 리제가 잘 처리하고 있기도 하니까요.


 

음...하긴...내가 나서면 너무 일이 커지겠구나. 고생하던 다프네에게도, 나 없이도 잘 해결해준 리제에게도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


후후훗. 둘 다 주인님께서 일을 해결해주시기 위해 노력하시는 것보다 그 한 마디를 더욱 기쁘게 생각할 거에요.


 

흠흠...조금 쑥스럽네. 드리아드는 어때?


어머나~ 이런 식으로 말 돌리시는 건 오랜만인데~ 주인님의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기뻐요~


 

흠흠. 뭐...그럴 수도 있지. 얼른 말이나 해줘.


페어리 자매들이 모두 한 자매처럼 지낼 수 있게 된 이후로 제일 안정적이게 된 건 의외로 티타니아가 아니라 드리아드랍니다.


 

응? 그건 왜? 티타니아는 이해가 가지만...드리아드는 큰 문제 없지 않았어?


사실 드리아드는 예전부터 자존감이 많이 부족하고...특히 주인님께 버림받는 걸 많이 두려워했었죠. 그래서 주인님의 애정을 갈구하며 꾀병을 부린다든가 하는 일도 있었고요.


 

아...그거 나중에 닥터에게 듣기는 했어. 나도 드리아드를 챙겨주려고 노력하기는 했는데...좀 부족했을까?


아니에요. 그 때 주인님이 드리아드를 챙겨주신 것도 드리아드가 안정하는데 굉장히 큰 역할을 했어요. 그 전에는 제가 말해도 불안감을 씻어내지 못했었거든요. 적어도 주인님께 버려지지는 않을 거라는 확신을 심어주시지 않았다면 드리아드는 아직도 많이 힘들어 했을지도 몰라요.


 

음...그럼 페어리 자매들이 친하게 된 이후로 더 좋아진 부분은 어떤 거야?


아까 말씀드렸듯이 처음에는 저희들이 애정을 모두 주인님께 너무 의존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하지만 이제 더욱 사이 좋은 자매관계를 가지게 되면서...저희들은 서로가 다른 자매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지 마음 깊이 깨닫게 되었답니다.


 

음...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면 좋겠는데...


음...솔직히 말씀드리면 이전의 저희 페어리 자매들은 다들 친애하는 자매이기는 하지만...동시에 가장 사랑하는 주인님의 애정을 나눠가질 수 밖에 없게 되는 경쟁자이기도 한 애매한 관계였어요. 예전에 저에게 사랑을 나눠주실 때도 제가 동생들에게는 비밀로 주인님의 애정을 받으려고 노력하거나 하는 식으로요.


 

...계속해줄래?


하지만 주인님께서도 많이 능숙해지셨고...저희들도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어요. 주인님의 사랑은 그 누구도 독차지할 수 없는 거라는 걸요. 실질적으로 주인님께서 많은 자매들을 놔두고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실 분이 아니기도 하고, 그 아스널 님 조차도 주인님을 혼자서 감당하는 건 무리잖아요?


푸핫. 그건 그렇지.


 

그렇게 저희들은 모두 자신의 욕망을 조금씩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고,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답니다. 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다프네가 제일 먼저 자신의 기회를 포기하면서까지 자매들을 도우려고 했던 게 처음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렇게 저희들끼리도 조금씩 조금씩 서로를 향해 가까워져가는 작은 움직임이 있던 와중에...


 

티타니아와의 일이 생긴거구나.


네. 정확해요. 티타니아의 복원 때에도 페어리의 의견이 하나로 모여있기는 했지만...티타니아가 복원된 이후로 그녀의 고통을 덜어주고 같은 페어리 자매가 되어가고 싶어하며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저희들은 이전보다도 훨씬 더 자연스러운 자매관계가 되어갔답니다.


 

그리고 거기에 마지막 방점을 찍은 게 티타니아가 마음을 돌린 거고?


네. 티타니아가 삶의 희망을 찾고 저희와 한 자매가 되기로 마음먹었을 때, 저희들은 완벽하게 한 자매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어요. 단순히 페어리 전원이 모였다는 것 외에도...지금까지 서로 같은 목적으로 힘내면서 서로를 도왔던 경험, 주인님의 사랑을 서로 나눠주려고 하는 따스한 마음, 그리고 자매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던 하나의 동질감을 실감하면서...저희들은 하나가 되었어요.


 

헤에...나머지는 그럭저럭 알겠지만, 페어리의 동질감을 모은 그 하나의 특성이 뭔지 궁금한걸?


으음...이건 남들에게 말하면 많이 부끄러운데...꼭 비밀로 해주셔야 해요?


물론이지.


페어리 전원의 공통점은...'사랑받고 싶어하는 욕구'랍니다. 물론 다른 분들도 그런 욕구가 없으시지는 않겠지만...저희들은 보다 근본적인 영역에서 각자의 개성이 발현될만큼 그 욕구가 강했거든요.


 

흐음...리제랑 드리아드는 그럭저럭 알겠어. 티타니아도...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근데 레아랑 다프네, 아쿠아는?


후훗. 기왕 말씀드리는 것, 저부터 천천히 말씀드릴게요. 예전에 제가 컴패니언 분들과 함께 일을 하다가 추태를 보였던 것 기억하시죠?


 

아...그거, 기억하지.


사실 그러면 안 되는 거였지만...그리고 저도 도대체 왜 그 때는 그런 바보짓을 했는지 이해가 안 가지만...그 때는 저도, 제 자매들인 페어리도 주인님께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는 강박관념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저도...그 때까지만 해도 주인님의 사랑을 독점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거든요. 지금은 바보짓이라는 걸 확실히 깨달았지만요.


 

흐음...


저도, 다프네도, 아쿠아도 주인님 앞에서 따로 말씀드리거나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주인님의 사랑을 조금이라도 더 받고 싶은, 나아가서는 주인님을 잠시만이라도 혼자 독점하고 싶은 욕망이 있답니다. 그걸 각자의 방식으로 주인님께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추구하거나, 혹은 주인님께 부담드리지 않기 위해 참거나 극복하려고 노력할 뿐이에요.


 

그렇구나. 사실...내 입장에서는 이렇게까지 나를 사랑해주는 게 고마울 뿐이야. 그리고 나를 위해서 자신의 욕망까지도 제어한다는 점이 특히 마음을 울리는걸. 


아...주인님의 말씀...너무 기뻐요...음음...더 있다가는 눈물이 나버릴지도 모르니까...다음 이야기로 넘어갈게요.


 

티타니아는 개발 단계에서부터 애정을 받지 못한 탓에 그렇게 변해버린 거에요. 사실 저와 비슷한 성격인데 지금처럼 변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애정결핍이 아닐까 생각해요. 티타니아는 육체의 고통도 있지만...자신을 창조해준 부모에게도 인정 받지 못하고 저를 증오해서라도 본인의 능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도록 강제로 조작당한 거니까요. 아마도 그 때의 트라우마가...저를 받아들이지 못하게 하는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래도 이제는 잘 해결됐으니 다행 아니겠어?


모두 주인님 덕분이에요. 사실 제가 티타니아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었다면 더욱 기뻤겠지만...세상에는 어쩔 수 없는 일도 있으니까요.


 

그럼 다음은 리제 차례인가?


리제는 잘 아시다시피 저희들 중에서 독점욕이 가장 강하죠. 주인님께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극단적으로 강해진 케이스에요. 사실...너무 뻔해서 길게 설명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응. 


다프네 같은 경우는 다른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데...본인의 욕구는 있지만 만들어질 때부터 인간님 뿐만 아니라 다른 바이오로이드 자매들에게도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도록 만들어지면서 나타나는 모습의 많이 달라졌답니다.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약간의 '착한아이 콤플렉스' 같은 느낌도 있네요.


 

음...그럼 남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반대로 자신이 남들에게 헌신적으로 대한다는 뜻이야?


비슷하기는 하지만 정확하게는 달라요. 다프네는 사랑받고 싶은 욕구만큼이나 남들에게 잘 대해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큰데, 남들에게 잘 대해주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에게도 좋은 반응을 받을 수 있다보니까 두 가지 욕구를 따로 떼어놓을 필요 없이 남에게 잘 대해주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두 욕구를 함께 만족시키게 되는 거죠. 다만, 그런 식으로 두 가지 욕구가 함께 작용하다보니까 주인님께는 단순히 사랑받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 때문에 주인님께 부담을 드리는 걸 피하려는 경향이 함께 나온답니다.


 

아. 알 것 같아. 확실히 다프네는 자기가 바라는 게 있더라도 주위 상황을 보고 한 발자국 물러난다는 느낌이 있지.


후훗. 주인님도 잘 아시네요. 그러니까, 다프네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원하는 티를 안 내더라도 조금쯤 강하게 밀어붙여주시면 엄청나게 기뻐할 거에요.


 

오, 언니로서의 조언이야? 감사히 듣지.


다음은 드리아드네요. 드리아드는 그야말로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가장 전면에 드러나는 아이에요. 그게 조금 더 심하게 드러나면서 버림받고 싶지 않아하는 모습도 자주 보여주지만요.


 

드리아드는 내가 직접 챙겨줬으니 알 것 같아. 그럼 마지막은 아쿠아인가?


음~ 아쿠아는 저희들 중에서는 제일 기본 성향이 약한 편이지만...리제나 다프네에 대한 경쟁심리 같은 게 사랑받고 싶은 욕구에서 나온 거에요. 자신도 충분히 한 사람 몫을 하면서 그에 걸맞는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거죠. 덕분에 향상심이 강하고 의젓한 면이 있어서 오히려 좋은 것 같기도 하지만...자매들에 대한 경쟁심 때문에 완전히 친해지는데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했었죠.


 

이렇게 설명을 들으니까 알 것 같아. 그러면 이 공통점을 통해서 어떻게 친해진거야?


사실 간단해요. 저희들은 누구하나 할 것 없이 타인에게서 사랑을 받고 싶은 욕구가 강한 아이들이었으니까요. 그걸 한 분 뿐인 주인님의 사랑을 나눠갖는 방향이 아니라, 자매들끼리 상대방에게 사랑을 나눠줘서 저희들끼리만으로도 서로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방향을 추구한 것 뿐이랍니다.


 

하지만 남녀간의 사랑과 자매간의 사랑은 다르잖아?


처음에는 다들 그렇게 생각했었지만 제가 일단은 밀어붙여봤어요. 이렇게 되든 저렇게 되든 손해볼 건 없잖아요?


 

헤에. 그렇게 일단 해보고 나니까 금방 좋은 결과가 나왔다?


후후훗~ 그렇답니다. 주인님께 사랑받는 것과는 종류도 다르고 행복한 수준도 다르지만, 자매들끼리 서로를 아껴주기 시작하니까 상대방을 사랑해주면 상대방도 더욱 좋은 반응을 돌려주고, 그 덕분에 자신도 행복해하는 선순환이 발생했어요. 예전에도 자매답게 서로를 챙겨주기는 했지만, 낯간지러울 정도로 사랑하는 마음을 잔뜩 표현하기 시작하니까 또 달라지더라구요.


 

흐음~ 좀 알 것 같네. 수고가 많았어 레아. 내가 챙기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페어리 모두를 좀 더 행복하게 만들어주다니 역시 훌륭한 큰언니네.


어머나...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인데...그렇게 칭찬해주시면 부끄러워요...


 

아. 그러고보니 다프네랑 아쿠아는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못 들었던 것 같네. 둘은 어때?


둘 다 요즘은 너무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다프네는 이전에도 자매들을 잘 챙겨주기는 했지만 상냥한 것과는 별개로 타인을 대할 때 조심스러워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자매들을 상대로는 많이 편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예전보다 스킨십이 많이 늘어서 요즘은 자매들을 자주자주 끌어안는답니다. 저에게 안기거나 아쿠아를 안아주는 다프네를 보면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호오, 그건 나도 보고 싶은데.


후훗~ 다음에 페어리 숙소에 놀러오시면 잔뜩 보실 수 있을 거에요. 아쿠아도 전보다 언니들에게 쉽게 다가가고 천성이 밝은 아이다보니 페어리 자매들을 활기차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답니다. 가끔씩 그 누구도 떠올리지 못한 파격적인 발상을 하기도 하지만 착한 아이니까 딱히 사고치는 것도 없고 잘 지내고 있어요. 아쿠아가 너무 귀여워서 이번에 자매들끼리 참치캔을 모아서 오드리 양에게 아쿠아에게 딱 맞는 귀여운 잠옷을 부탁드렸는데 언제 나오려나 기대하고 있답니다.


 

레아가 말하는 것만 봐도 아쿠아가 페어리의 마스코트처럼 사랑받고 있다는 걸 잘 알겠어. 음...그럼 이걸로 끝인가? 더 하고 싶은 말은 없어?


저기...주인님? 사실은 부탁이 하나...


 

응? 뭐든지 말해봐.


오늘...여유도 있다고 하셨으니까...오랜만에 저희 자매들과 함께 잔뜩 즐기지 않으실래요? 저랑 티타니아는...주인님께서 좋아하시는 바니걸 옷도 있는데...


 

하하하. 대환영이야. 하지만 레아가 이런 식으로 적극적인 부탁을 해 올줄은 몰랐는걸? 예전의 소녀같은 감성은 포기한거야?


그야...저는 이미 주인님께 잔뜩 안겨서...아줌마가 되어버렸는걸요. 예전 같은 소녀 감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페어리의 큰언니로서 자매들을 챙길 수도 있고 사랑하는 주인님께 잔뜩 사랑받을 수 있다면...지금은 귀여운 소녀가 아닌 음탕한 아줌마가 되고 싶어졌어요.


 

음. 티타니아, 리제, 다프네, 드리아드 네 명 다 호출했어. 다들 화끈하게 즐길 수 있는 옷을 가져오라고 했으니까 이해했을거야.


그러면...동생들이 씻고 오기 전까지...잠시 동안 제가 주인님을 독점할 수 있게 해주시겠어요? 저는 사실...오기 전부터 열심히 씻어서 준비 완료 상태랍니다.


 

처음부터 할 생각 만반이었구나. 자. 이리 와. 레아. 나만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줌마가 되어줘.


네♡ 주인님. 사랑해요♡ 저를 주인님만의 음란한 아줌마로 만들어주세요




- 준비를 마치고 온 페어리들이 본 것 -





- 그렇게 함께 참여한 페어리들과 찐한 시간을 보내는 중 -




- 끝 - 



페어리 전부 다 리제처럼 가버리는 표정 있으면 좋겠다. 거기에 다프네 기본 스킨 부끄러워하는 표정만 더 있으면 참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