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설정과 다릅니다.


외전같은겁니다.


1편.

2편.

3편.



사령관과 미호를 처리한 AGS는 책상 위에 그의 공구를 상자에 던져놓고 모자를 만지작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의 시선은 저기 테마파크 너머 항구에 정박되어있는 오르카호에 있었다. 저 안에는 수많은 바이오로이드들이 있었다.


그들을 천천히 조금씩 빼돌린다면 C구역의 상품을 충당한다면 다음에 올 이를 위해 공연을 할 수 있을거라생각했다.


"대충..사라졌다고 둘러대면 여길 떠나지 못하겠지..그런 다음..천천히..하나둘씩 빼돌리는거야.."


그는 두 손을 싹싹 비비며 창문너머에 있는 오르카호를 향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 미소는 얼마가지 못 했다.

왜냐하면 몸의 움직임이 점점 둔해졌기 때문이었다. 마치 몸이 자석에 달라붙은거 마냥 옴짝달싹 못 했다.


"무...이게 무ㅅ...으겍!"


상황파악을 하기도 전에 그는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어찌나 쎄게 박았는지 머리에 스파크가 튀기고 액정에 금이 가 노이즈가 생겼다.

모든 회로가 불탈 정도로 당황스러웠다. 분명 저번에 점검을 받았을 때 기능고장 따윈 없었다. 조금 녹이 슬고 움직임이 뻑뻑할지 언정 맡은 바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이 때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생각을 다시 정리할 새도 없이 다시 책상에 머리를 박았다. 


"S&DF!SD!FK=SA$KD*AS%?LLSAKS=D!?AD:ASD!?KPA@#gk..!"


이번엔 말 조차 제대로 출력되지 않았다. 한번만 더 머리를 박았다간 기능이 정지 될 것이 분명했다.

노이즈가 파도처럼 휘몰아치는 와중에 푸른빛을 내뿜는 무언가가 그의 앞으로 지나갔다. 


"다...다다닫..당시시신...."


"......."


자신의 앞에 서 푸른빛을 부라리고 있는 것은 저 너머에 있는 오르카호와 바이오로이드들의 주인이자, 감옥에 갇혀있어야할 사령관이었다.


"어어어...어떻게 나온거야..거기는...바이오로이드들도...못..모모못...나오는 곳인데..."


"그건 니가 알 바 아니고.."


사령관은 그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자신의 말을 이어나갔다.


"테마파크 모든 권한이랑 통제권. 나한테 넘겨."


"뭐...?!"


그는 기가 찬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액정이 깨진 탓에 표정을 제대로 지을 수가 없었다.


"나한테 넘기라고."


하지만 그의 태도는 완고했다. 


"하..! 어이가 없어어어없...어서 말이 안 나오네.."


"틀렸어."


사령관은 그의 외피를 뜯은 다음, 그 안에 있는 회로와 전선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뭐야..뭘 할려는거야..?!"


"두번 다시는 말 안해. 테마파크의 권한이랑 통제권. 나한테 넘겨."


"싫다면...?"


사령관은 오른손으로 회로에 붙어있는 전선을 모조리 뜯은 다음, 아무 곳에 아무렇게나 붙였다.


"잠깐..! 하지마..! 그거 그렇게하면 나 죽어..! 하지AK!!DS#AF!KA$#^&SDPGKP$K?GA=@#!@#{F!!!!!!"


그가 몸을 부르르 떨며 고통스러워하는 신음을 내는 것을 한번 보고 그 전선들을 다시 원래대로 돌려주었다.


"어때? 이제 줄 생각이 들어?"


"허어..지랄하지마...절대 안줘..내가 여길 어떻게 관리해왔는데..너같은 인권단체 놈한테..."


"단어선택이 잘못됐어."


사령관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다시 전선을 뜯었다. 


"안돼..! 잠깐..! 안돼..! 안ㄷ..!!!!!!!"


방 안은 그의 비명소리와 울음소리로 가득찼다. 사령관은 그걸 들을 때 마다 더욱 더 유쾌한 마음으로 그의 전선을 뜯어냈다. 




"으으..언제 오는거야...벌써 1시간이 지났는데..."


감옥 안에 남아있는 미호는 발을 동동 구르며 사령관을 기다렸다. 언제 꺼질지 모르는 전구 하나만이 들어오는 좁디좁은 감옥에 있으니 무섭고 답답했다. 감옥의 문은 열려있었지만 빛 한줄기 조차 나오질 않는 저 복도를 손전등 없이 걷는 것은 무리였다.


사령관은 어떻게 저런 곳을 태연하게 걸어갈 수 있는지가 의문이었다.


"하아...언제 오는거야..금방 오겠다고해놓곤..."


미호는 한숨을 푹 내쉬며 딱딱한 매트리스 위에 앉았다. 그냥 오르카호에 남아 밀린 만화나 볼걸 괜히 사령관에게 점수 따려다 변()을 당했다고 생각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저기..."


"응..?"


구석에 쭈그리고앉아있던 뽀끄루는 미호를 쳐다보며 조심히 입을 열었다.


"당신은...저 인간님을 좋아하시나봐요..."


그녀의 돌발스러운 질문에 미호의 볼이 빨개졌다.


"갑자기..?"


"아까부터...사령관..사령관..하시면서 걱정하시니깐..."


그녀의 얼굴은 아까보다 더 빨갛게 달아올랐다. 계속 쭈그리고있길래 자는 줄 알았는데 아니였는가보다. 

괜한 민망함에 손가락으로 볼을 긁적이며 연신 헛기침을 해댔다.


"그..인간님은...어떤 사람인가요...?"


"음...비록 욕쟁이에 성격이 좀 괴팍하긴해도..성격은 좋으니깐...우릴 잘 챙겨주고..해달라는건 전부 다 해주니깐."


"당신..속고있는거에요..."


"뭐...?"


"그런 인간이...있을리가 없잖아요..."


뽀끄루는 두르고있는 망토의 손매를 꽉 붙잡았다. 흐르는 눈물을 미호에게 보여주지않기 위해 고개를 푹 숙이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어찌나 쎄게 물었는지 아랫입에서 피가 눈물과 함께 떨어져 바닥을 더럽혔다.


"인간님들은..우릴 그저 장난감으로만 보고있어요...가지고놀다가..실증나거나 고장나버리면 버리는..그런 장난감이요...좋은 말과 선물로 우릴 현혹시킨 다음 원하는대로 가지고놀다가 버릴거라고요..!"


"누가 뭘 버려?"


그 순간, 누군가가 감옥에 왔다. 머리에서 3개의 푸른빛을 내뿜고 있고, 황동색의 철판을 두르고있는 사람은 이 바닥에서 단 한명 뿐이었다.


"사령관..!"


사령관을 본 미호는 그의 품으로 달려가 그를 반겼다. 하지만 뽀끄루는 두 눈이 덜덜 떨렸다.

몰래 인간의 흉을 보았다는 이유로 벌을 받을게 분명했다. 고압전류가 흐르는 의자에 묶여 마사지를 받을거라는 생각에 몸을 부르르 떨며 사령관을 향해 머리를 박으며 석고대죄를 했다.


"죄...죄송해요..!!! 잘못했어요..! 그러니..그러니! 제발...그것만은..!"


"......"


사령관은 아무런 말없이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알 수 없는 기류가 흐르고있는 것을 감지한 뽀끄루는 그의 기분이 상했다고 생각했다. 이제 자신이 무대 뒷편에 있는 장식품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그 자리에서 실금을 하며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 


"고개 들어."


"ㄴ....네네네...."


그의 말을 따라 뽀끄루는 고개를 들어올렸다. 그의 눈에서 나오는 3개의 푸른빛이 자신을 내려다보고있었다.

그는 천천히 뽀끄루에게 다가간 다음, 한쪽 무릎을 꿇은 다음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손을 들어올렸다.


"히익..?!"


그가 자신을 떄릴려는 것인줄 알고 몸을 움츠렸지만 고통은 없었다. 살과 살이 부딫히는 파열음도 나지 않았다.

그의 손은 그녀의 머리 위에 올려져있었다.


"에...?"


"나가자. 여기서."


그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자신의 귀가 잘못된 것인 줄 알았다.


"나가자고."


"하..하지만...전...."


말을 이어가기도 전에 그는 뒤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동그란 무언가가 그들의 옆으로 데굴데굴 굴러갔다. 어디서 많이 본 물건이었다. 


테마파크의 관리인이자 주인인 AGS의 코어였다.


"아파서 더 이상 일 못 해먹겠대."


"사령관...그 말은..."


"내가 이제 여기 관리인이자 주인이라는 소리지. 뽀끄루?"


그의 부름에 뽀그루는 다시 눈을 사령관 쪽으로 굴렸다. 

그는 슈트의 헬멧을 내리고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뽀끄루를 바라보며 손을 내밀었다.


"테마파크의 관리인이자 주인으로서 명령한다. 넌 이제 자유야."


뽀끄루는 자신을 향해 내밀어져있는 거칠고 우악스러운 손을 한참을 바라보았다.

과연 이 손을 잡아도 괜찮은 것인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생각과는 달리 그녀의 손은 이미 그의 손을 붙잡고있었다.




날이 밝아오고 뽀끄루는 오르카호의 대원들에 의해 들것에 오르카호로 실려갔다.

오랜 새월동안 제대로된 식사는 물론 빛조차 못 본 탓에 그녀의 몸은 중환자보다 더 심했다. 닥터는 그녀의 몸상태에 혀를 내둘렀다.


"오빠. 이번 일은 너무 무모했어.."


놀이기구에 앉아 의료진들에게 치료를 받고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한켠으로는 한숨이 절로나왔지만 다른 한켠으로는 대견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잘했어..오빠가 사령관이라는게 자랑스러울 정도로.."


"칭찬은 그 쯤 해두지? 당연한 일을 한건데.."


"네네..어련하시겠습니까.."


닥터와 떠드는 사이 마리와 홍련이 다가왔다. 그녀들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각하. 각하의 말씀대로 여기 테마파크 전체를 싹 다 조사했습니다만.."


마리는 차마 말을 이어가지 못 했다. 저것보다 더 한 역경을 헤쳐온 그도 충격적이었는데 그녀들은 오죽하겠는가.


"사령관님께서 계셨던 구역말고도 바이오로이드들을 상대로한 인신매매..살육극..온갖 엽기적인 행각들이 이 곳에서 자행되고있었더군요.."


"생존자는..?"


홍련은 고개를 가로저을 뿐 아무런 말을 하지않았다.


"역시..."


"오빠. 이제 어쩔거야? 듣자하니 여기 주인이 됐다면서?"


닥터는 팔짱을 끼고 눈썹을 씰룩거리며 사령관을 쳐다보았다. 그 모습에 사령관은 자리에서 일어나 슈트에 묻은 먼지들을 털어내며 기지개를 켰다. 


"내가 주인이면 내 맘대로 할 수있는거잖아?"


"그치?"


사령관은 무전기의 주파수를 맞추고 누군가를 불렀다.


"메이? 지금 바빠?"


"아니. 사령관. 무슨 일 있어?"


"돔 브링어 대원들 싹 다 불러. 공사 좀 하게."



















다음편은 아마 힐링가득한 편일겁니다. 뭐 아님말고.

여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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