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닥터의 연구실을 나오긴했는데, 밥도 안 먹고 치고 박고 싸워서 그런가 배가 고프다.

지금 간부식당은... 사령관 밥준비하느라 소완이 바쁠테니 대충 남은 병사밥이나 먹고 때우자.

그렇게 생각해서 병사식당에 들어가서 밥을 받아 자리에 앉으니...


"부사령관님 아니심까? 이야- 오랜만에 보는것같지 말임다!"


익숙한 브라우니 하나가 있었다.

사격장에서 본 그 브라우니중 하나다.


"너 나랑 만난거 사격장에서 한번밖에 없잖아. 아. 병사식당도 밥은 맛있네. 옛날생각난다."


"부사령관님도 짬밥이 익숙하심까?"


"나도 군사훈련을 병사로 1년 반 받았어. 안 익숙할래야 안 익숙할 수가 없지... 야. 맛다시 남는거 있냐?"


"에이...마지막 남은 맛다시인데.."


그러면서 자기가 쓰던 반쯤남은 맛다시를 넘기는 브라우니.


"아 거 쪼잔하게. 내가 p.x가서 사주면 되잖아."


"겨우 맛다시 하나라고 까먹으시면 안됨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맛다시를 밥에 그대로 쭉 짜넣어서 비볐다.

음. 익숙한 이 향기와 맛. 다시는 보고싶지 않았는데. 어쩌다보니 재입대해서 다시보게 되었구나.


"야이...그래. 나중에 방송으로 부를테니까 후딱 달려와라. 1초라도 늦으면 맛다시는 없을 줄 알아."


"에에에?!"


"뭐. 꼽냐. 부사령관이랑 p.x가는게 쉬운줄알아?"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말임다. 누가 p.x가자고 부대방송으로 호출을.."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ㅋㅋ"


"아니 저 진짜 임펫 원사님한테 죽슴다..."


아이 씨 밥먹는데 왜 죽상이야 밥맛떨어지게. 근데 그렇게 죽상을 지어도 맛다시는 드럽게맛있네. 군인한정 맛버프라도 있나 이거.

임펫한테 갈리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음... 아 좋은 생각이 났다.


"아 내가 뭐 사주겠다는데 걔네가 어쩔거야. 아니다. 그냥 아예 니네 분대 다끌고와라. 내가 그냥 p.x한번 쏜다."


"...아이에이에..?"


"나랑 내기했던거 포상이라고 하면 아무도 말 못하겠지. 알았지? 부사령관실 앞. 오후 19시. 복장 자유. 알았지?"


"가다가 제압당할거 같지말임다."


"그러면 이거 줄테니까 이거 보여주던가."


주머니에서 메모지를 꺼내서 집합시간, 복장, 시간을 적고....


"아. 너 몇분대냐?"


"스틸라인 보병대대 4중대 2소대 5분대지말임다."


"4중대 2소대 5분대는... 금일 오후 19시까지... 부사령관실앞에.. 집합... 복장 자유... 목적은... 부대사기 증진을 위한... p.x이용... 좋아. 다 적었다. 누가 뭐라고 하면 이거 보여줘."


그러면서 품에서 지휘봉을 꺼내서, 지휘봉의 손잡이 부분 끝의 뚜껑을 따자, 부사령관임을 증명하는 직인이 나타났다.

그대로 메모장에 찍어버렸다.


"....이거..그럼 공식적인 명령..."


"그렇게 되나? 그럼 안 지키면 명령 불복종이다. 시간에 맞춰 와라."


그렇게 브라우니에게 메모장을 넘겨주고, 나는 식기와 식판을 정리, 세척하고 제자리에 놓아두고 나왔다.

그리고 그대로 부사령관실로 가서, 오늘도 올라온 서류들을 분류해서, 사령관한테 짬때려버리고. 처리할건 처리한다.


"...흐음. 이거도 익숙해졌고.. 그래도 각 부대에서 다 어느정도 걸러주니 편하긴 하단 말이지."


그렇게 사령관에게 보낼 서류들은 바닐라가 와서 들고갔고, 나는 제복을 다시 고쳐입었다.


"어디 가시옵니까?"


"스틸라인애들이랑 p.x 호위 부탁해도 되지?"


"알겠사옵니다."


그렇게 나는 부사령관실 밖으로 나왔고, 나오자마자 보이는 건...


이프리트 한명, 노움한명, 레프리콘한명, 브라우니 셋.

브라우니 빼고는 전부다 얼어붙은듯이 서있는게 압권이었다.


"뭐야. 내가 너희 죽이기라도 한대냐. 긴장풀어 임마."


그러면서 이프리트의 머리를 슥슥 쓰다듬자, 이프리트는 그대로 기절해 쓰러졌다.

극도의 긴장때문에 그렇게 된게 아닌가 싶다.


"...누가 얘 수복실 데려다 줘라.."


"네! 알겠습니다!"


그대로 얼어있던 노움이 이프리트를 1인 도수운반법으로 들쳐메고 사라져버렸다.

결국 남은건 그때의 레프리콘과 브라우니들인가.


"이뱀 저렇게 떨다가 기절하는거 사령관님이후로 처음보지 말임다ㅋㅋㅋㅋ"


"그러게 말임다. 그 강심장 이뱀이 저렇게 긴장하는건 흔치 않지말임다ㅋㅋㅋㅋ"


"그보다 노움병장님 보셨슴까? 평소면 그냥 업고 가실텐데 긴장해서 바로 도수운반법하시는거 대박이지 말임다ㅋㅋㅋ"


"브라우니이!!"


따다닥.


'오. 훌륭한 3단 딱밤'


익숙하다는듯 브라우니들의 머리를 가격해 조용히만들어버리는 레프리콘.

이대로 세워두기도 미안하니까 일단 p.x로 가자.


"뭐하냐. 이대로 하루종일 서있을래? 빨리 p.x가자. 개인정비시간 끝날라."


"네!"


능숙하게 브라우니들을 통솔해가는 레프리콘.

음. 확실히 레프리콘이 없으면 브라우니는 통솔하기 빡세겠구만.

아니면 군 분위기 자체가 살벌하면 움츠러 들어서 조용해진댔던가.

필요할때는 확 휘어잡아야할 필요는 있을거같고... 뭐 지금은 전투도 없으니 풀어줄만한 때지.


"야. 브야. 요즘 뭐 재밌는 소문없냐?"


"브? 무슨말이심까?"


"브라우니..! 부사령관님한테 그게 무슨말버릇이에요!"


"아. 신경안써. 공식 석상도아니고 그냥 편하게 대답해. 저번에 난민애들 데려왔댔잖아. 걔네중에 뭐 재밌는소문있나 싶어서."


"그거라면 제가 알고있음다!"


아까 대답한 브라우니말고, 식당에서 만난브라우니가 알고있다고 대답했다.


"오. 뭔데?"


"그 더치걸씨가 요즘 여기저기 돌아다니시는데 막 뭔가를 적고 다니신다고 들었음다. 듣기로는 담배 꿍쳐둘 장소 찾는거 같다고 했음다!"


"음...그래? 식별번호는 아니?"


"더치걸 1972호였지말임다. 아. 제조 코드 말하시는거면 197252947DRNSGW임다"


"음...너 브라우니 아니지. 브라우니는 이런거 다 외우고 다닐 머리가안되는데."


"워낙에 특이해서 외우고 있음다. 더치걸 중에 담배 안 피는건 사령관님이 처음 구출한 더치걸이랑 그 더치걸 말고 없음다."


"...그래. 걔도 조만간 이야기 나눠봐야겠네. 자.도착이다. 오늘은 무제한 구매를 허가한다! 가서 양손 들수있는만큼 사오도록!"


"아싸! 진짬까?! 말 무르기 없음다!"


"사령관이 준게 있으니까 그냥 걱정말고 사와! 나도 월급 그렇게 안 쪼잔해!"


"와아아아아!!!!"


그렇게 p.x안으로 달려들어가는 브라우니들.

그걸 안절부절하면서 지켜보는 레프리콘.


"뭐해? 너도 빨리 들고와. 계산할때까지 안 들고오면 네 몫은 없다?"


그 말을 들은 레프리콘이 p.x와 나를 번갈아 쳐다보더니, p.x로 쪼로로 달려갔다.

아 귀여워 미치겠네 진짜.


그렇게 브라우니들과 레프리콘이 양손가득 p.x를 털어왔고, 나는 계산을 하려고 했는데.


"117참치입니다 손님."


"....생각보다 많이나왔네..여기요."


혹시 몰라서 금란에게 챙기라고한 여분의 참치까지 써야할줄은 몰랐다.

100참치면 될 줄 알았지.


그대로 복귀해서 브라우니랑 레프리콘 애들은 스틸라인 막사로 돌려보냈다.

물론 노움이랑 이프리트한테 나눠주는 것도 잊지 말라고 했다.


'아 쉬불 레후 가슴 졸라 크던데. 만져볼걸 그랬나. 아니. 여자끼리 그러면 문제가 되지않을까. 것보다 사령관쉨은 아무 생각없이 그래도 오히려 애들이 더 비빌텐데 난 씨발 왜 이딴 고민을 하는 거지? 나도 그냥 생각없이 만지고 야스하고 싶은데. 썅. 왜 일어났는데 여자인겁니까.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나한테 왜그래 도대체!!!!'


사령관실의 의자에 앉기까지 대충 든 생각이다. 앉아서 더치걸을 호출하려고 하자, 갑자기 현타가 왔다.


"....썅. 나도 가슴만지고 싶다..."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별거 아냐. 아까 들었지. 그 더치걸 1972호. 여기로 호출해. 난 잠시 정리좀해야겠어.."


그렇게 첫 단서를 잡은 나는 본격적으로 조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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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 요약.

대충 브라우니가 골때리는 편.


+


라붕이 부사령관은 딱히 -브-들이나 스틸라인병사들이 선만 안넘으면 얘네도 땡보병인데 시발 전역도 없을테니 내가 잘해줘야지 하는 스탠스가 있다.

그래서 스틸라인애들한테는 잘 대해주고 분위기 풀어주는 경향이 없잖아 있음.

물론 훈련할때도 군기가 없거나 선을 넘어버리면 그날은 부사령관 특제 훈련코스를 밟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