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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햇충이 너무좋아



그 후 난 아스널을 지나 수복실에 들르며 생각했다.

워 울프가 만약 살아 있었다면 이곳에서 치료하고 있지 않았을까....

혹시 모를까 하는 마음으로 이곳에 들어왔지만 침대엔 트릭스터의 등 뒤에 있었던

바이오 로이드가 곤히 잠들고 있을 뿐이었다.

"코오오온충......코오오온.....츙......"

"자는 게.... 많이 특이하네......."

그 말을 남기고 나가려던 차에 뒤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뒤를 돌아보자 그녀가 침대에서 일어나 이불을 발로 밀며 앉아 있었다.

"햇.....츙... "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한 듯 눈을 감고, 입을 벌린 채  입에 들어간 머리카락을 오물거리며 작게 중얼거리는  그녀는 이내 다시 드러눕고 잠이 들고 말았다.

뭐야 저거..... 귀여운데?

그 말을 하며 수복 실을 벗어나려 한 차 뒤에서 덜 그럭 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뒤를 돌아보니 그녀가 내 앞에 서 있었다.

물론 졸린 듯 눈은 감고 있었지만, 그녀의 고개는 정확히 내 얼굴을 응시하고 있었다.

"저기..... 일어났어?"

솔직히 놀랐지만 다행이 눈을 뜨고 있지는 않았기에 생각보다 무섭진 않아

말을 걸자 그 아이는 내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저의 주인님이 되어 주시겠어요....?"

눈도 뜨지 않고 말하는 그녀는 오랫동안 물을 마시지 못한 듯 목이 갈라진 듯한 목소리를 내며 말했다.

이런 부류의 느낌을 알고 있는 나는 최대한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바로 하자..!"

그 후 정신 차릴 틈도 없이 사령관 등록을 마친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저기 목 마르지? 배고프진 않아?"

"저는..... 주인님만.... 있으면 돼요...."

갈라지는 목소리로 행복하게 말하는 그녀에게서 섬뜩함을 느끼며  난 말했다.

"내가 물이라도 떠줄게...."

살짝 거리를 벌려야겠다고 생각해 일어나자 그녀는 내 손을 잡고 말했다.

"주인님은..... 앉아서 명령만 내려주셔도 돼요."

상황이 심히 잘못된 것을 실시간으로 느끼며 일단은 그녀를 걱정했기에 난 말했다.

"명령이야 물 좀 마셔줘...."

그러자 그녀는 일어나 후들 거리는 몸을 이끌고 정수기 앞으로 향해서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한잔... 두잔..... 세잔.... 네잔.... 계속 마시자 난 그녀에게 다시 말했다.

"그만 마셔도 돼."

설마 하고 말했지만, 그 말을 듣자 그녀는 실이 끊어지듯 뚝 하고 행동을 멈췄고 난 떨리는 손을 반대쪽 손으로 누르며 말했다.

"이만.... 와서 쉬어... 명령이니까...."

그러자 그녀는 아까보다 힘이 들어간 끼긱 거리는 움직임으로 내게 와 말했다.

"감사합....니다.... 주인님.... 이 은혜는..... 다른 해츙들이 접근하는 걸 막는 걸로 보답할게요."

눈을 반짝이며 초췌한 얼굴로 내게 말하는 그녀는 작은 키인데도 엄청나게 무서웠다.

"그래.... 근데 막지는 말구 그나저나 너의 이름은 뭐야 옷도 귀여운데..."

빨리 상황을 돌리고 싶어 아무 말이나 내뱉자 그녀는 살짝 멈짓 하더니 말했다.

"이름 같은 건.... 주인님이 편하게 부르고 싶으신 데로 해주셔도 돼요. 다만.... 원래 기종은

엘리자베스 A형 바이오 로이드. 보통은 가위의 리제라고 많이 불러 주셨어요."

다행이 물을 마셔서 그런가 언어능력을 회복한 듯 보인 리제는 이상하게 방금 전까지

만 해도 나와 마주쳤던 눈을 피한 채 대답했다.

거기에 살짝 안심하게 된 나는 말을 이어 나갔다.

"리제라 이름 예쁘네. 혹시 배고프지는 않아? 여기 내가 가져다 놓은 참치캔이 좀 있는데."

저번에 먹은 이후로 몇 번 오가며 가져다 놓은 참치캔을 까서 작은 숟가락과 함께 건네자 리제는

말없이 먹기 시작했다.

아까보다 얼굴이 빨개 보였고, 갑자기 말이 없어지길래 갑자기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리제의  이마를 만지니까 리제는 놀란 듯 몸을 떨면서 말했다.

 "저..... 저기 주인님..... 저 같은 건.....그게..... 햇충같은 거라...."

열은 없는데... 설마..... 난 아까의 긴장감이 사라지자 리제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잘 먹는 모습이 귀여워서, 머릿결도 좋네...."

그러자 리제의 얼굴은 점점 빨개지더니 참치 캔을 다 먹자 내게 캔을 넘긴 채 리제는 뻗어 버렸다.


"이..... 익츙....."


단 시간에 알 수 없는 감정들을 느끼게 한 리제를 침대의 바로 눕혀주고, 방을 나서며 난 말했다.

"뭐야.... 귀엽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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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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