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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아플때는 별일이 아니어도 서럽죠...



방을 나와 한 손엔 태블릿을 들고 한 손으론 벽을 짚으며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

다행이 좀 아픈 대신 자세를 잡았더니 걸음걸이가 느리고 벽을 짚었을 뿐 별 이상 없이

비틀거리며 식당에 도착했다. 꽤 이른 시간의 도착했다 생각했는데... 아 이른 시간이라 그런 건가

식당에는 꽤 많은 아이들이 있었다.

하지만 나와 눈이 마주치면 빠르게 피하는 애들이 대부분이어서 조심스럽게 앉을 구석 자리에 미리 태블릿을 가져다 둔 후

한 손으론 계속 책상이나, 의자 등받이나, 벽과 배식대 테이블을 짚어가며

먼지 묻은 손으로 배식대 앞으로 찾아왔다.  

소완은 안쪽에서 요리 중이었는지 보이진 않았지만 어제와  오늘의 음식은 그 느낌부터 달랐기 때문에

조용히 배식판을 받아 자리로 찾아가서 앉았다.

엊그제 까지만 해도 내 주변에 바이오 로이드 들이 1칸정도는 거리를 두고 친한 오래 본 애들

몇몇은 좀 찾아와 주었는데 지금은 5칸정도 거리를 벌려서 다닥다닥 붙어 앉아 소근 거리며 먹고 있었다.

인사를 할 까 옆을 쳐다보았지만  침묵이 찾아오고 싸늘해지는 브라우니들의 표정을 보자...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슬퍼서 기도하고 밥을 먹었다.

음식은 분명 맛있다. 아니... 맛있었을 거다 왜냐하면 난 밥을 먹으면서 오직 메이가 들어오나 안 오나

혹시 나이트 엔젤이랑 같이 오나 안 오나 만을 생각하면서 아픈 것도 잊고 음식 맛도 잊고, 들어오면서 눈을 피하는 다른 바이오 로이드들이 있는 입구만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호오... 그렇게 계속 쳐다보는 거 보니... 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나 봐?"

하지만 메이의 목소리는 분명 내 등 뒤에서 들려왔고, 난 기계처럼 끼긱 거리며 뒤를 돌아보았다.

"아..... 안녕....? 여긴 어떻게..."

"밥 먹으러 날아왔어. 방법은 묻지 마 알면 다치니까.."

그 말을 남긴 채 메이는 줄을 서기 시작했고, 난 밥을 먹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건강한 것처럼 뚜벅뚜벅 걸어가 배식판을 가져다 놓고 선 이를 악물고 사령관 실로 향했다.

아마 내가 들어오는 것부터 본 아이들은 내가 식당 먼지 검사하는 줄 알았을 텐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서 그 생각을 하긴 했지만 무사히 사령관 실에 도착한 내게 기다리는 건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몸을 버렸던 대가 뿐이었다....

"으......"

온몸이 아니... 하체가 쑤셔오는 게, 마치 가시로 뼈 사이 관절 부분을 콕콕 찌르고 허리랑 손목은 마치

다시 감각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거 울을 보자 하얗게 질린 얼굴과 파래진 이마 부근을 보며... 한숨을 내 쉬고선


책상의 3초에 걸쳐 걸터 앉아 태블릿을 열어 리제나 닥터에게 연락을 할 생각을 하였다.

"닥터는 의료부분에서도 지식이 있겠지...?"

울컥하는 심정으로 태블릿을 켜자 거기엔 지금 시간이랑 오늘날짜 그리고 날씨가 적혀 있었다.

"오늘 월급 날인데....."

그냥 본능적으로 내뱉은 말에 눈물이 글썽거리기 시작했다.

현금으로 찾았던 월급 봉투가 물웅덩이에 빠졌을 때도 이렇게 슬프지는 않았는데...

물론 지금 와서야 돈은 의미가 없었고, 어쩌면 짤렸을 지도 모르는 직장이고 위험했고, 돈도 짜게 주는

곳이었지만 그냥... 월급 생각하니까... 돌아갈 수 없는 길을 건넌 것 같아 우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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