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응. 언니."


"이 서버 데이터, 백업해서 사령관패널로 보내. 최대한 빨리. 백업완료되면 다시 잠글거니까."


"그래도 괜찮겠어?"


"...딴건 몰라도 사령관은 알아야해. 근데 좀 놀랐네. 나조차도 모르는 옛날기록이 있다니."


"언니..."


"두번말하게 하지마. 빨리 백업해서 사령관한테 보내. 그리고 이건 사령관이랑 나, 그리고 그 둘에게 허가받은 인원에게만 제한적으로 볼수 있도록 설정해."


나는 그렇게 닥터가 서버를 백업하는걸 지켜보고, 백업이 완료되자마자 보안을 다시 잠궈버렸다.

내가한 일이 아니지만....

두렵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해야할 일이 변하지 않는다.

피투성이 손이라도, 누군가를 지옥에서 끌어올릴 수 있으면 내밀어야한다.

그것때문에 댓가를 치르더라도 방관하는것보다는 나을테니까.


하지만 그걸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과연 그게 구원일까?

또다른 지옥이 되는건 아닐까?

의심이 도지는건 어쩔 수 없겠지.


"언니. 그러면 사령관한테 보낸다?"


"그래. 난 서류나 다시 하러가야겠어. 볼일은 다 봤으니까."


나는 그렇게, 서버를 잠궈놓고 연구실 밖으로 나왔다.

이 이후의 일은 사령관이 판단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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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관의 방.

사령관은 전날 칸과의 진-득한 시간을 보낸덕에 침대에서 칸과 같이 일어났고, 곧바로 패널을 확인했다.


패널에 전송된 데이터의 진실은 충격적이었다.

린이 삼안의 보안 서버를 열었다는것과, 그 안의 비밀리에 진행된 실험, 프로젝트, 심지어 정부인사를 포함한 삼안에 적대하는 인물들의 암살까지. 암살리스트는 없었지만, 중간중간 일지에 적힌 것으로봐서 꽤나 많은 사람이 암살당했다는것을 알 수 있었다.


"이건...대체..?"


"사령관....무슨일인가?"


"아무래도 닥터를 불러야겠어. 칸. 지휘관 회의 소집해. 부사령관도 부르고."


"...알았다. 그럼지금바로 준비하도록하지."


사령관은 그 데이터를 보면서 생각했다.

부사령관은 도대체 정체가 뭐지? 자신에게 이야기한것을 생각하더라도 이 정도의 능력이 있는건 이상했다.

도대체 어떠한 인물이고,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고.

사령관은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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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지휘관 회의를 시작하겠소. 이번 안건은 부사령관이 자겨온 삼안의 서버데이터에 대한 내용이오."


"그게 뭐 대수라고..."


"그 데이터는 김지석의 묘에 있던, 우리가 들고와서 해제하려 했음에도 풀리지않던 김지석의 개인 서버데이터인것을 감안하고 말해줫으면 좋겠소. 메이."


"....."


용이 지휘관 회의의 안건을 말하고, 사령관이 도착했고, 그뒤를 따라서 내가 들어가서 사령관 옆자리에 앉았다.

딱히 별문제 없으면좋겠는데.


"용 참모총장. 정말 그 서버의 데이터가 확실한 것이겠지?"


"닥터에게 확인을 받았소. 아니. 애초에 닥터의 앞에서 부사령관이 보안을 풀었다고 하더군."


그 말에 칸은 회의에 참가한 닥터에게 눈길을 돌렸고, 그 눈길을 받은 닥터는 대답했다.


"맞아. 린 언니가 내 앞에서 풀었어."


"그렇다면 이 데이터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겠군. 그렇다면 우릴 왜 모은것이지?"


그 말에 사령관이 직접 대답했다.


"모두가 보고 알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서다. 물론, 여기 이자리에 참석한 인원을 제외하고 정보의 유출은 엄금하도록 하고."


"그만한 기밀데이터라는 뜻이야?"


"정확히는 앞으로의 작전지역에 대한 추가 정보라고 보면 될거야. 삼안이 어디서 무엇을했고 어디에 뭐가 있는지. 다만 그 내용이 내용이라 지휘관급 이외에는 공개를 허가하지 않는 거고."


자료를 읽어본 아스널이 패널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과연. 어떤의도인지 알겠다. 이런 흉흉한 정보가 퍼져나가면 수습하기는 힘들겠지. 특히 바이오로이드 개발이전의 인체실험이라던가, 바이오로이드를 물건으로 취급하기 위한 정치인물 암살과 정계로비, 거기에 기업의 패권다툼까지 생각하면... 옳은 결정이라고 본다."


"아스널 대장의 말에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부사령관이 바로 사령관에게만 보내고 유출을 막은 이유를 알것같군요."


다른 대장들도 별 다른 이견을 표시하지 않았고, 그저 그말에 동의했다.

그러자 또 다른 생각이 그들사이에서 피어났다.


"그나저나 부사령관은 어떻게 이걸 얻었는지 모르겠군. 그건 그 비서아가씨도 해제하지 못한 보안으로 알고있는데."


아스널이 내벹은 한마디.

그 말을 용이 받아서 뒤이어 말했다.


"그렇소. 보고받은 바로는 생체보안인증이라서 김지석 본인이거나, 그가 설정한 몇몇 인물외에는 해제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들었소. 해제하려면 그들의 유전자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들었소만."


"그래. 내가 그냥 어떻게 작동하나 싶어서 해봤더니 그냥 풀리더라."


"그렇다는건 그대가 김지석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오?"


"몰라. 나도 기억 못한다고. 애초에 그걸 찾은 이유도 다른 이유고."


"다른 이유라 함은?"


"꿈을 꿨거든. 그것도 악몽. 근데 그게 삼안이랑 연관되어 있었어. 아무 이유없이 삼안과 연관된 악몽을 꿀리가 없으니 찾아본거야."


"....솔직히말해서 상당히 의심스럽소만."


"알아. 근데 이게 진실이니까."


"...알겠소. 애초에 오메가의 캐스토스히마스부터 삼안의 데이터베이스까지 전부 열어주었으니 별다른 말도 할 수 없으니.."


"그게 아니라면 나한테 지금 당장 청문회라도 열겠다는거로 들리는데. 용 참모총장."


"그럴만한 사항이니 말이오. 바이오로이드들입장에서 기업의 총수들은 찢어죽여도 모자랄 인간들이니."


그 말에 마리와 아스널을 제외한 지휘관 개체들이 나를 쳐다봤다.

의심받을걸 생각은 했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는데.


"자 자. 여기까지. 나는 이 데이터에 대해 이야기하러 너희들을 부른거지 부사령관을 추궁하라고 부른게 아니야. 그러니까, 회의는 여기까지. 아. 닥터랑 부사령관은 남고."


회의도중 감정이 격해지는걸 눈치챈 사령관이 회의를 끊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오늘 사고좀 많이 났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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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령관."


"왜."


"저번에 말한거. 전부 사실 맞지?"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말을 할까. 네 말 한마디면 여기있는 바이오로이드 전원이 내 사지를 찢으러 달려들텐데."


"....그래. 닥터. 이 방의 카메라랑 도청기 전부 재밍해."


"그러려고 남긴거군. 더 이야기할게 남아있나?"


닥터가 자신의 기기를 꺼내서 주변의 기기들을 전부 재밍해버리자, 그제서야 사령관은 이야기를 꺼냈다.


"네가 또 다른 나라는거. 그거 거짓말아니지?"


"그건 거짓말아니야. 세계라는 벽 너머에서 보고 있었다는거까지. 전부."


"그렇다면 지금의 저 연관성이랑 기록은 뭔데? 나도 바보는 아니야. 탈론페더가 설치한 영상부터, 네가 잡았다고 올린 간첩의 보고서까지. 전부 읽고 보고 유추했을때, 넌 그 자료에 있는 요원일 가능성이 높지. 이거에 대한 해명. 할 수 있어? 없다면 난 널 그 간첩 옆방에 똑같이 가둬놓을 수 밖에 없는데."


"그렇게 까지말하니 나도 할말이 없어지는걸. 확실한 건 난 눈을 떴을때 닥터의 연구실 안이었고, 그 이전의 기억은 없어. 나에게 이곳은 게임 속의 세상이었고. 그 서버를 찾은 것도 악몽을 꿨으니 찾아본 거뿐이야."


"그렇다면 그 보안을 해제한 유전자데이터는 뭐지?"


"그거야 말로 내가 묻고 싶어. 뇌파는 의식의 영역이니 비슷하고 동일한 것까지 이해하겠어. 근데 도대체 그게 왜 열리는건데? 나도 불안해 죽겠다고. 내가 사용하고 있는 이 몸이, 원래의 내 몸이 아니라 다른 몸이라는걸 알았을 때 어떤 기분인지. 넌 알지 않나? 철충에 감염되었던 인간씨?"


"너... 감당할 수 있는 말을 해야할거야."


"그래서, 그 말이 틀렸어? 같은 처지인 너라면 이해해 줄거라고 생각했는데. 심지어 나는 몸을 바꾸지도 못한다고."


"....."


"....."


"아무튼 알겠어. 한동안은 너한테 감시가 붙을지도 몰라. 그정도는 이해할 수 있겠지?"


"나 같아도 붙이라고 했을거야."


"...그래. 아직은 믿고 있으니까. 웃으면서 볼 수 있으면 좋겠네."


"그래. 조만간 배 정박할 쯤에 선물 준비해 줄테니까. 그거 받고 생각해봐."


"도대체 그게 뭐길래."


"네가 놓쳤던 거."


그 말을 마지막으로, 나는 회의실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나오면서 들은 사령관의 말.


"닥터. 우리는 이 대화를 한적이 없는거야. 이건 명령이야.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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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론페더."


"네~대장님."


"부사령관이 찍힌 영상들. 있겠지? 오르카넷에 올리려고 모아두었을테니."


"있어요. 근데 그건 왜 찾으시나요?"


"확인해야할게 있다. 내 패널로 전송해. 확인하고 확실하게 지울테니."


"알겠습니다!"


그렇게 탈론페더가 보내준 영상들을 돌려보다가, 첩자를 잡고 대화하는부분에서 칸은 순간적으로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미 오르카를 팔아넘기려한 이상 난민이 아니라 적으로 간주한다. 수단 방법 가지리마. 필요하면 고문해도 상관없어. 저 녀석이 아는 모든정보를 뜯어내.]


[사령관이 못 하는일이니까 내가 하는거야. 그 인간은 인성이 너무 착해. 고문은 고사하고 이렇게 가둬놓는것도 신경쓸 인간이지. 그래서야 오르카를 보듬을 수는 있어도 위협헤서 지키는건 힘들어.]


[미끼. 내가 원하는 대어를 낚기 위한 미끼로 쓸거다. 입질이 오면 미끼같은건 필요없지만, 물고기를 낚싯바늘에 걸려면 미끼는 필요하지.]


"부사령관..... 결국 그렇게 되는건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준비를 해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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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