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리 바보 사령관.

히히 이렇게 편지로 전하려니까 왠지 좀 쑥쓰럽네.

뭐, 다른 건 아니고. 우리 사령관이 곧 신병이 된단 소릴 들어서! 입대하기 전에 나 보고 싶어할까봐 이렇게 찾아왔지~ ㅋㅋㅋㅋ 

근데, 음.....하고 싶은 말은 엄청 많았는데, 막상 쓰려고 보니 생각이 잘 안 나네. 시간도 별로 없는데에...

응! 그냥 마음 가는 데로 쓸게 ㅎㅎ


사령관이 오르카호에 처음 왔을 때가 분명 2020년 딱 이맘때였지? 우리가 벌써 만난지 2년이나 지났네.

2년이란 시간 동안 어느새 이렇게 듬직해진 사령관을 보고 있으면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니까? 그때는 분명 어리숙하고 소심했던 사회초년생이었는데 말야. 

어리바리해가지구 누가 말만 걸었다하면 어버버 거리고 ㅋㅋㅋㅋ 뭐, 그런 모습도 나름 귀여웠지만 ㅎ


아 이야기가 이상한 쪽으로 새네...

암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지금까지도 힘들었던 시절 사령관은 꿋꿋이 잘 버텨왔으니까, 앞으로도 잘 견딜 수 있을 거란 소리야. 군대 뭐 별 거 있겠어? 

남들 다 별탈 없이 갔다와서 잘 살고 있잖아. 

사령관도 분명 잘 이겨낼 거야. 자신감을 가지라구. 

우리가 만난 시간이 벌써 2년이 넘은 것처럼, 군대에 있는 2년이란 시간도 금방 갈 거야. 그렇게 생각하지? 

...시간은 상대적인 거라고? 이럴 땐 그냥 알았다고 대답하는 거야 이 바보야.


에휴, 밤마다 나 보고 싶다고 동기 끌어안고 펑펑 울지나 마. 훈련소 수료하고 휴대폰 받으면 금방 다시 얼굴 볼 수 있으니까 좀만 견디고! 정 뭣하면 내 사진 인쇄해가서 시간 날 때마다 보던지 ㅎㅎ 몰래 화장실 가서 한발 빼고와도 좋고! ㅋㅋ


난 평생 사령관 거라서 어디 안 가니까 걱정 말고 잘 다녀오기나 하셔. 사령관이라면 2년이 아니라 10년도 더 기다릴 수 있으니까.  아~ 군대도 기다려주는 여자친구라니, 사령관은 진짜 복 받았다니까? ㅎㅎ


이런 여친이 걱정 안 하게 어디 다치지말고, 조심히 잘 갔다와야 돼? 휴대폰 받으면 나한테 제일 먼저 연락하고! 내가 다 지켜보고 있으니까 딴 데로 새면 진짜 혼날 줄 알어? 앗...부모님은 어쩔 수 없지! ㅎㅎ


어,어쨌든!! 뭐든 나서지는 말고, 그렇다고 폐급은 되지 말고! 적당히만 잘 하다가 나와 알겠지? 히히


마지막으로 내가 진짜진짜 사랑해. 우리 바보 사령관♡ 



- 사령관의 영원한 여자친구, 미호가







3월 15일자 32사단 신병교육대 입대 예정인 개짬찌좆밥찌끄레기입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 필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