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2주 정도가 지났다.

부사령관은 그러한 의심속에서도 자신의 일을 해나갔다.


"알파. 오메가의 캐스토스 히마스 말인데..."


"어머. 알겠어요. 그거 재미있겠네요."


"이거 딴 애들한테는 말하지마. 일하는데 방해받는거 싫어."


"아무렴요. 오늘내로 작업 끝내놓을수 있어요."


알파와 이런저런이야기도 하고....


"닥터. 부탁했던 무기는 잘 되어가?"


"언니도 제정신은 아니야. 도대체 권총이랑나이프를 이렇게 마개조하는게 정상은 아니라고."


"아무렴. 제정신이면 리리스 셋이랑 싸워서 이길 생각을 할까."


"것두 그러네... 도대체 뭐 때문에 이러는진 모르겠지만, 유사시에 몸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있는건 좋다고 생각해."


"아무튼 잘 부탁한다."


닥터랑도 무기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그 뒤로는 들어가서 서류만 했다.

진짜 별거없는 일상이잖아.

이런 사람이 수상하다고 막 쫒아다니는게 맞는걸까?


그렇게 부사령관의 방 앞에서 숙소로 가려는 찰나.


"칸. 방 앞에 있는거 알아. 들어와."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언제부터 눈치챈거지?


"그렇게 하루종일 따라다니면 아무리 둔해도 눈치챌 수 밖에 없다고. 보아하니 네가 날 감시하나본데. 들어와. 숨어있지말고. 신경쓰인다."


그 말에 나는 이미 들킨거, 그냥 당당하게 부사령관실로 들어갔다.


"허. 사령관도 참. 감시로 칸을 붙히다니."


"부사령관. 미리 말하겠는데. 나는 사령관이 시켜서 감시한 것이 아니다."


"그럼 네가 자발적으로 날 감시했다고? 뭐때문에?"


"....보호한 난민을 미끼로 쓰겠다고 한 것. 그게 진짜인가?"


"....하아. 탈론페더의 패널에서 봤나?"


"그렇다. 솔직히 말해서..."


"칸. 그건 '적'이야. 네가 보호한 '난민'이 아니라고."


"오메가가 그녀의 모듈에 손을 댔다고 들었다. 그녀의 의지인지 아닌지도 모르는데..."


"그녀의 의지가 아니면 뭐. 그래서 정보가 빠져나갔더라도 그녀의 의지가 아니면 처벌을 면할 수 있나? 아니. 의도야 어찌되었는 마지막에 남는건 결과야. 그건 너도 잘 알텐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미끼로 쓰고버리는 것은... 그게 맞는것인가? 그녀가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는데."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정보를 빼돌리려 했다는 결과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칸. 네가 그녀를 어떻게 생각하고 동정하는지는 알겠어. 뭐 때문인지는 몰라도 내가 하는 방식이 마음에 안 든다는것도."


".....솔직히 말해서 그렇다. 그 방식자체에 익숙해지다보면, 언젠가 오르카호의 인원도 그런식으로..."


콰앙!


"칸. 그 말은 못 들은걸로 해주겠어. 내 방식이 마음에 안드는것도 이해해. 메이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말이야."


부사령관은 책상을 내려친 주먹을 다시 서류로 되돌리면서 말했다.

한글자 한글자. 귀에 똑똑히 새기라는 듯이.


"나는 오르카에 해가 되는 짓은 하지않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금 화난듯한 표정과 눈으로 나를 쳐다보더니.

잠시 숨을 고르고 이어서 말했다.


"그러니까 제발. 내가 하는 일에 훼방은 좀 놓지마. 안그래도 아슬아슬하게 줄타기 하느라 미칠거 같은데, 네가 자꾸 그러면 내가 어떻게 될거 같으니까. 내가 눈돌아가서 어떻게 되는 꼴이 보고 싶어?"


"부사령관. 그말 꼭 지켜주길 바란다. 의심이 풀릴때 까지만이라도."


"아무렴. 사령관이 날 의심해서 명령한마디 하는 순간 내가 살처분당할텐데. 가봐."


그렇게 나는 부사령관과의 면담아닌 면담을 마치고 호드의 숙소로 돌아왔다.

그렇게.. 다음날이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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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카호 창고 어딘가.

탈론페더의 카메라도 닥터의 도청기도 닿지않는 으슥한 곳.

보통은 사령관이 그렇고 그런짓에 쓰는 스팟중 하나지만, 지금은 부사령관이 들어와있다.


물론, 부사령관이 그렇고 그런일을 하려고 들어온건 아니겠지.

그녀는 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서 연락을 넣었다.

자신의 패널의 정석 주파수를 이용한, 걸리지않을 위성통신.

그 대상은....


"...드디어 연락을 받는군. 오메가."


"토모? 못 본 사이에 많이 건방져진.."


"지금 통신상대의 얼굴도 안 보고 있나?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나랑 거래 하나 하지않겠나. 오메가."


"...당신은 누구죠?"


"그건 몰라도 된다. 중요한건 내가 너에게 제시할 조건이지."


"....수상하군요. 위치추적까지 막힌 통신이라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그래서. 들어볼 의향은 있나?"


"....한번 들어보죠. 거래할 가치조차 없다면 뒤는 각오해야 할거에요."


"그건 걱정말도록. 네가 잃어버린것을 내가 가지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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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뭘들은거지?

오메가? 저 목소리는 부사령관인데?


도대체 뭐하는 인간이야.

삼안의 데이터베이스를 열 정도의 권한이 있는 인간이, 이제화거 펙스랑 접촉을 한다고?


게다가 거래라니. 이게 도대체...

부사령관. 어제 한 이야기는 전부 거짓말이었나?

이건... 그냥 넘어갈 수 없다.


오르카폰의 녹음기능으로 저 대화를 녹음하면서, 사령관에게 알렸다.

정말.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부사령관. 도대체 왜 그런 선택을 한거지?

이렇게 된 이상... 뒤는 없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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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네 캐스토스 히마스랑. 네가 원하는 인간의 생체표본. 그리고 지금 붙잡힌 토모의 구출까지."


"구미가 당기는군요. 그래서. 그쪽의 조건은 뭐죠?"


"간단해. 나도 여기서 입지가 좋지 않다. 펙스에서 보호를 받고 싶은데."


"어머, 그건 걱정마시죠. 당신이 들고 올 거래물건이 확실하다면 당장 펙스의 병력이 총 출동해서 보호하러갈테니."


"아니. 너 혼자와서 데려가라. 펙스의 총 병력이면 그 공적을 나눠 먹겠다는 거겠지. 네가 그렇게 남한테 베풀 녀석은 아닐텐데?"


"그걸 확보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입지가 생길테니까요."


"아니. 그게 아니지. 너 지금 알래스카에서 개판으로 당해서 입지 개판이잖아. 그년들한테 당한 굴욕을 고작 그거로 퉁치려고?"


"그럼 뭐가 더 있다는 거죠?"


"무슨말이긴. 꽁꽁 숨기다가 회장들 살려서 깜짝공개해서 그년들은 아무것도 안했다고 족쳐버려야 하지않겠어?"


"...일리가 있군요. 당신. 생각보다 정치에 능할지도 모르겠어요. 좋아요. 제 개인호위만 데리고 가죠."


"기본적인거지. 네가 유리한게 있다면 그걸 최대한 써먹어야할거아냐. 그래서. 좌표까지 오는데 얼마나 걸리지?"


"펙스제 고속함이면 이틀이면 되니까 지금 출발하면 모레 이시간쯤 도착하겠네요."


"좋아. 시간은 얼추 맞겠군. 그럼 그때 보내준 좌표에서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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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결과는어때?"


"...안타깝지만 어떠한 조작도 가해지지 않은 진짜야."


"하아....어쩌다 이렇게 된거지?"


"이게 사실이라면 꽤나 큰 문제가 될거야. 오빠."


"시티가드랑 스틸라인에 연락해. 좀더 증거를 확인하고, 내일까지 해명이고 뭐고 반박할 여지가 안 생기면 체포하라고."


"...괜찮겠어? 오빠?"


"어쩔 수 없어. 저렇게 내버려두면 그게 더 문제니까. 하아.... 어쩌다가 그렇게 된거야."


그렇게 사령관은 착잡한 심정으로, 시티가드와 스틸라인에 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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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부사령관의 방에 시티가드가 들이닥쳤다.

아니. 시티가드뿐만이아니라 스틸라인을 포함해서 무력진압이라도 할 병력들이 들이닥쳤다.

그리고 그 선두에 선건, 다름 아닌 칸이다.


"...이게 무슨일이지?"


"우리가 할말이다. 부사령관. 당신을 반역죄로 구속하겠어."


"...증거는 있나?"


"그건 이미 사령관이 확인했다."


"...그래. 그렇게 말하는데 별 수 없지."


"앞으로 오르카호 감옥에 구금될거고, 징계위원회가 열릴거다. 그전에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나?"


"칸. 이렇게 훼방을 놓아야겠어?"


"그거야말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이군. 부사령관. 꼭 그랬어야만 했나? 지금 체포만 당하는 것도 사령관의 지시다. 아니었다면 내가 사생결단을 냈겠지."


"그래. 그렇군. '그걸' 본거군..."


"실망이다. 부사령관."


그렇게 부사령관이 오르카호 제일 밑바닥에 감금되었고, 사상 초유의 내통사태라는 대형사고에 오르카호 지휘관들은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하지만 곧이어 징계위원회가 조직되었고, 징계형량 결정날자는 3일뒤 정박했을때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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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누가 알았을까.

그 다음날 아침.

오르카호의 감옥을 지키던 병사 레프리콘과 브라우니가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쓰러진 채로 발견되었고, 닥터가 개발하던 부사령관의 무기와 emp수류탄이 사라졌으며, 오메가의 캐스토스 히마스가 탈취당하고, 부사령관이 잡은 첩자도 사라졌다. 거기에 소형 잠수정 하나가 그날 밤에 출발했다는 기록까지.


부사령관이 오르카호에서 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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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집링크 https://arca.live/b/lastorigin/43742876   


이타치가 왜 강한지 아나? 탈주했기 때문이다!



클라이막스!

근데 님들이 생각하는 그런 엔딩 아니니까 안심하고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