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에서 헤어진 이후로 변변찮은 거점도 없이 돌아다닌 끝에, 신캐가 오르카에 합류했으면 좋겠다


일단 면담 끝나고 사령관이랑 같이 밖으로 나온 순간에, 신캐가 엠피랑 시아랑 만났으면 좋겠다


막 세 사람은 오랜 만에 만나서 서로 껴안고 둥가둥가했으면 좋겠다


신캐는 몰타때랑 확연히 달라진 옷차림에 말끔한 모습의 두 사람을 보곤 놀랬으면 좋겠다


반대로 신캐는 오랜 노숙 생활로 인해 옷차림이 꾀죄죄한데다가 굶주린 탓에 살짝 야윈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엠피랑 시아가 오르카는 먹을거 많다는 등, 옷도 기여서 안입어도 된다는 등, 막 신캐한테 자랑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신캐 온단 소식에 잔뜩 선물 준비했다고 말했으면 좋겠다


동시에 신캐도 엠피랑 시아한테 줄 선물이 있다고 말하지만, 그때 두 사람이 들고 있던 도시락을 봤으면 좋겠다


도시락 안에는 소완이 힘써준 덕분에 몰타섬에선 맛볼 수 없었던 온갖 산해진미가 들어있었으면 좋겠다


더군다나 신캐가 좋아한다고, 후식으로는 아우로라가 만든 그랑크뤼 초콜릿까지 있었으면 좋겠다


엠피는 오랜만에 같이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묘하게 끈적이는 신캐의 손을 잡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시아 역시 신캐의 손을 잡으며 같이 숙소로 향했으면 좋겠다


근데 엠피랑 시아의 손은 때와 흙먼지로 더럽고 거친 자기 손과 달리 깨끗하고 뽀송뽀송한 걸, 신캐가 깨달았으면 좋겠다


그때 엠피가 자기들한테 줄 선물이 뭐냐고 신캐한테 물어봤으면 좋겠다


그 물음을 들은 신캐가 아무도 모르게 슬쩍 손을 넣어서 호주머니를 뒤졌으면 좋겠다


그리곤 뭐라 말하려더가 바로 관두곤, 바로 자기 자신이라고 의기양양하게 말했으면 좋겠다


역시 변한게 없다고 말하는 엠피와 시아를 보며, 신캐가 웃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호주머니에 들어간 손에는 초코바 하나가 쥐여져 있었으면 좋겠다


유통기한 한참 지나고 중간에 포장지는 꾸깃꾸깃에 안에 들어 있는 건 온통 박살난 상태고


포장지에 구멍이라도 뚫린건지 살짝 상하기까지 했지만


그렇게 좋아하는 초코건만 먹고 싶은 걸 꾹 참고 오직 엠피랑 시아한테 주겠다는 일념 하나로


그 동안 계속 가지고 있었던 초코바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두 사람한테 차마 보여줄 수 없었던 초코바였으면 좋겠다


난 신캐가 그랬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