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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나의 자랑거리다."

"자랑거리?"

"그렇다. 우리 부대의 우정이 담긴 것이지."

"오, 어떤 식으로?"


사령관의 질문에 멜리테가 뿌듯해하며 설명한다.


"우리는 몰타 섬에서 함께 생활했다가 습격으로 인해 헤어졌는데,

그 섬에서 헤어지기 전에 부대원들이 내게 남긴 표식이다."


"표식?"


"이 더듬이는 살라시아가 해준 것이다."


그녀가 머리에 삐쭉 선 더듬이를 가리켰다.


"땋은 머리는 엠피가 해준 것이다.

꼼꼼한 성격답게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땋았지."


"브릿지랑 롤빵머리도 다른 부대원이 해준 거야?"


"그렇다. 훗날 다시 만났을 때.

또는 복원 개체와 만났을 때.

우리의 우정이 이만큼 돈독했음을 과시하기 위함이지."


"복원 개체... 으음.. 모두 살아 있을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마."


"훗."


멜리테는 어린 체형에 걸맞지 않게 지긋한 미소를 지었다.


"걱정하지 마라 제독. 나는 함대를 이끄는 자다.

사리분별을 못한다면, 내게 지휘를 맞기지 않았겠지."


"음..."


"그거 아는가? 초코랜드는 사실 나의 꿈이 아니었다."


"그러면?"


"몰타 섬에서, 우리의 주식은 초콜렛이었다.

초콜렛은 열량이 높고 흡수가 빨라,

조금만 섭취해도 충분한 힘을 확보할 수 있다.

그때, 살라시아가 말했지.

이렇게나 맛있는 걸, 평생 먹고 살고 싶다고."


지금, 살라시아는 어느 정도 그 소원을 이루고 있었다.

만날 창고에서 알비스들과 함께 초코바를 털어가니까.


"마침, 우리는 인류 재건이라는 목표가 있었기에,

살라시아의 말에 맞춰 하나씩 살을 덧붙였다."

전쟁이 끝나면 무인도에 가서 섬을 세우자.

섬을 세우면 모든 음식이 존재하는 낙원을 만들자.

그렇게 시작된 얘기가 돌고 돌아 초코랜드에 닿은 것이다."


"그렇구나... 훈훈한 얘기네."

"그렇지."


멜리테는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


"나는 부대원들이 내게 남긴 이 표식이 마음에 든다."

"음, 나였어도 좋아했을 거야."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 표식을 주지 못했다."

"...."

"그래서 초코랜드를 세우려는 것이다, 제독."

"설마..."

"그래."


멜리테는 허리춤에 찬 검을 어루만지며 말을 잇는다.


"내가 초코랜드를 일으켜 세우려는 것은,

그것이 나의 표식이기 때문이다.

남은 부대원들이 그 소문을 듣고 찾아올 수 있는 표식."


사령관은 가슴이 지잉하는 것을 느꼈다.


"아, 재정부 장관과 참모총장이 여기 있다는 건.

내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적이었다.

그 둘을 받아들여준 제독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한다."


"멜리테..."


"제독.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이겠지.

만약 제독과 내가 헤어지게 된다면

나의 초코랜드를 찾아와라.

그러면 나를 만날 수 있을 테니까."


"응... 꼭 찾아갈게."


"후후후. 그대가 나의 첫 번째 제독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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