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보고 쓴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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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흥흥~"


엔젤은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녀는 나들이 옷을 입고 전신거울 앞에서 춤을 춘다.


"엔젤? 그 차림은 무엇이지?"


사라카엘이 배를 벅벅 긁으며 물었다.

큼직한 박스티만 입고, 팬티도, 브래지어도 안 찬 상태였다.


"오늘 사령관님이랑 데이트가 있어서요."

"데이트?"

"며칠 전에 놀이동산의 일부를 잠시 가동시켰잖아요."

"음, 그랬지."


오르카호 인원은 도시에서 휴식을 보내고 있었다.

몇몇 인원이 발전기를 되살려 놀이동산을 되살렸고,

순차적으로 번갈아가며 사령관과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사라카엘님은 안 가보시나요?"

"관심 없다."

"에이, 너무 방에만 박혀 있으시면 안 돼요."

"난 날개 때문에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없다."

"아하, 그럴 수 있겠네요."


엔젤은 자신의 아담한 날개를 파닥이며 그녀를 살짝 놀렸다.


사라카엘은 아니꼬운 표정으로 그녀를 위아래로 훑는다.


"교리를 어긴 짓은 하지 않았겠지."

"에이, 그런 건 묻는 게 아니랍니다~ 옷은 어때 보이세요?"

"뭐... 평소에 너 답다."

"잘 어울린다는 거네요. 감사해요. 그럼 다녀올게요~"


엔젤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밖으로 나섰다.






"사령관님~"


사령관이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엔젤의 옷을 보고 감탄했다.


"와, 엔젤 정말로 예뻐."

"후후, 감사해요."


"코헤이에는 치녀.. 아, 아니! 그, 다들 섹시미가 어마어마해서.

엔젤처럼 훈훈한 옷차림을 보기가 힘들었는데. 정말로 예뻐."


"쟁쟁한 경쟁을 뚫기 위해서 저도 부단히 노력했답니다."

"나를 위해 애써줘서 고마워."

"저를 위해서에요. 후후훗."


사령관이 미소 지으며 손을 내밀었다.


"자, 갈까?"

"네~"


"오르카파크에 어서 오세요~~"


놀이동산 이용객을 맞이한 것은 키르케였다.

그녀는 지난 고통와 과오를 바로잡고 싶다며 안내원을 자처했다.


"키르케, 매번 고마워."

"별 말씀을요~ 어머나~ 오늘은 엔젤님이 오셨네요. 두 분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에요."

"감사해요."


엔젤은 환히 웃으며 꾸벅 인사했다.


"....키르케는 정말 괜찮은지 모르겠어."

"어라라? 벌써부터 다른 여인에게 눈독들이시는 건가요? 절 내버려두고?"

"아.. 아니! 그게 아니라.. 그...."

"후후후."


당황하는 사령관을 보며 엔젤이 웃었다.


"농담이에요. 오늘 절 택해주신 이유는 저도 알아요."


물론 주된 목적은 데이트였다.

하지만 사령관은 키르케가 정말 치유되고 있는지 걱정하고 있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네요."


엔젤은 키르케의 머릿속을 살펴보며 말한다.


"완전히는 아니지만, 하나씩. 하나씩.

모두의 미소를 볼 때마다.

그리고 더치걸님들이 편안한 모습으로 노는 걸 볼 때마다.

키르케님을 짓누르던 돌덩이도 풍화되어 사라지고 있어요."


"정말 다행이야."


사령관은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정말 고마워. 그럼 이제, 정말로 엔젤만을 바라볼게."

"말로만이요?"

"아니."


사령관이 엔젤을 살짝 끌어안으며 입을 맞추었다.

살며시, 쪽.


"....그 입술이.... 저희 자매님들을 타락시킨 입술이군요."

"타락이라니..."

"농담이에요."

"...오늘의 엔젤은 좀 짓궃네."

"이 옷을 입으니까 왠지 그런 성격이 되어야 할 것 같았어요."


사령관은 웃었다.


"어떤 것부터 타고 싶어?"

"음, 롤러코스터요."

"쓰읍... 다른 건..."

"안 돼요. 자, 사령관님? 어서 가요."


사령관은 개처러 끌려갔다.


"꺄아아아아악!!"


두 사람만 태운 롤러코스터는 어느 때보다 빨랐다.


"정말 겁이 많으시네요. 계집애처럼 비명을 지르셨다구요?"

".....다른 애들한테는 비밀로 해줘."

"흠.... 오늘 하시는 거 봐서요."

"하하...."


그 후,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즐기기 시작했다.


서로 끌어안은 채 회전목마를 타고,

범버카로 영혼의 맞다이를 뜨고.

솜사탕을 먹으며 서로의 볼에 묻히고, 키스하고.

귀신의 집에 들어갔다가 엔젤이 귀신을 정화하기도 하고.

둘이 손을 꼭 잡고 길을 거닐기도 했다.


그리고 석양이 질 무렵이 되었을 때였다.


"마지막은 뭘 타고 싶어?"

"음, 역시 대망은 대관람차겠네요."


두 사람은 대관람차에 올라섰다.

그들은 마주 보고 앉은 채,

서서히 세상의 색을 바꿔가는 석양을 바라보고 있었다.


"석양이 정말 예쁘네요."

"그러게. 정말 예뻐."


사령관이 바깥을 보고 말했다가 엔젤을 본다.


"엔젤도. 정말로 예뻐."

"...."


엔젤은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더니 조금 아련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거 아시나요 사령관님?"

"응? 뭐를?"


"예전에는 빛께서 저를 보신다고 생각했어요.

빛이 곧 구원이자, 하늘이며, 모든 것이라고 여겼었죠."


"지금도 빛을 믿는 거 아니었어?"

"후후후."


엔젤은 그 질문을 웃음으로 넘겼다.


"조금 뜬금없는 얘기지만...

빛이 저를 보고 계신다고 생각할 때마다

불경한 행위에 대한 거부감이 들었었어요.

불경한 행위는 곧 타락으로 이어지니까요."


"....꼭 그렇지는 않아. 불경한 행위라는 것도 다 말장난일 뿐이잖아.

불경하냐 마냐의 기준은 엔젤 스스로가 세워야 한다고 생각해.

난 엔젤이 조금씩이라도 교리의 틀에서 벗어나 줬으면 좋겠어."


"후후후. 사령관님은 언제나 폐부를 깊이 찌르시네요."

"아.... 듣기 거북했다면 미안."


사령관이 사과하며 그녀를 본다.


"하지만 저의 고뇌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어요."

"음..."


엔젤이 일어나서 그에게 다가왔다.


"아아. 앉아 계세요. 구원자님."

"어...?"


사령관의 얼굴에 엔젤의 아랫배가 바짝 다가왔다.

하늘하늘한 천의 너머로.

아주 살짝..

하트 모양으로 다듬어진 그녀의 보지털이 보였다.


그녀는 노팬티였다.


"저.. 저기..?"

"구원자님. 알려주세요."

"뭐.. 뭐를...?"


엔젤이 드레스의 양쪽을 잡고 슬쩍 올리기 시작한다.


아랫배와 둔부를 가리던 옷이.

조금씩 조금씩 위로 올라갔고,

그에 따라 팬티 한 장 안 걸친.

애액으로 범벅이 된 허벅지와 보지가 드러난다.


"전 교리대로 팬티를 입지 않았어요."


사령관은 침을 꿀꺽 삼켰다.


엔젤의 손이 아래로 내려가

자신의 보지를 활짝 벌렸다.

그러자 애액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하지만 구원자님과 함께 시간을 보낸 것만으로

저의 보지... 이렇게나 질척해졌어요.

전 타락한 걸까요...?

자... 저의 빛이시여.... 어서 답을 알려주세요..."


그제야 사령관은 깨달았다.


이미 엔젤에게 있어서 빛의 교리는,

그를 유혹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의 앞에 있는 것은 천사의 탈을 쓴 악마였고,

그것을 깨달았을 때.

사령관은 이미 악마에게 현혹되어 있었다.


그는 홀린 듯이 악마의 보지에 얼굴을 가까이 해, 복종의 키스를 했다.


"아흣....! 아아...! 아아앙..!"


그날 사령관이 탔던 대관람차 칸의 바닥은

정액과 애액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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