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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피, 너를 재정부 장관으로 임명한다!"

"성실히 임무에 수행하겠습니다, 제독님."

"후후후후."


엠피트리테의 공손한 태도에 멜리테는 웃었다.


"살리시아 너는 특별히 참모총장으로 임명해주마!!"

"시아, 그거 할 줄 알아! 빵빵~ 쏘면 되는 거 맞지?!"

"어어..."


멜리테는 엠피를 슬쩍 보았다.

그녀도 참모총장이 뭘 하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음, 시아. 참모총장은...."

"제독님, 그럼 저희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엠피가 설명하려고 할 때 다른 부대원들도 끼어들었다.


모두 미소를 지으며 멜리테를 존경해주고 있었다.


"너희는.. 음..."


멜리테는 진지하게 고민했고, 답을 내놓았다.


"너희는 날 곁에서 호위하는 근위대다!!"

"후후후. 멜리테님~ 저희가 항상 지켜드릴게요~"

"암!! 난 제독이니까!! 히끅.. 어...?"


그렇게, 그녀는 잠에서 깨어났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사라졌다.

엠피트리테, 살리시아.. 다른 부대원들도 전부.


"아... 그렇지..."


벌써 혼자가 된 지 수백일이 지났지만.

오늘, 그녀는 울음을 참지 못했다.


"난 혼자였지... 으흑... 흐윽.....

보고 싶어.. 모두.. 엠피.. 살라시아...."


홀로 바다를 포류하기를 689일.


오늘도 생존자를 찾지 못했다.





"먹을 게 있어야 할 텐데..."


그녀는 어느 섬에 정박했다.


초췌해진 눈과 푸석해진 피부.


벌써 3일을 굶었다.

그나마 물은 있었지만, 이 이상 굶으면...


그때 모래사장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저.. 저건...?"


그녀는 허겁지겁 달려가서 그것을 집는데...


"아..."


음식이 아니라 책이었다.

모래에 묻혀 있어서 착각했던 것이다.


"으... 어째서... 흑..."


또다시 눈물이 차오르고

그녀는 훌쩍이며 울며 책을 집어던졌다.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퍽.


책이 모래사장에 처박힌다.

그러면서 책의 중간이 펼쳐지며 내용이 보였다.


[공주는 결심했어요.

불행한 이들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자신이 나라를 건국하고 왕위에 오르기로.

그렇게 나라를 만들어...]


[모두를 행복으로 이끌겠다고.]


"행복...."


멜리테는 눈을 비벼 눈물을 닦아내고 책을 다시 주웠다.


행복.

그녀에게 절실한 것이었다.


'행복해지고 싶어. 이걸 읽으면 행복해질까?'


알 수 없다. 지금까지 대체 몇 백번이나 실망했던 건지..


"...."


하지만 그날 따라 유난히 신경이 쓰였다.


그녀는 그늘진 자리로 가 동화를 읽었다.


어떤 공주가 불행한 사람들에게 낙원을 만들기 위해

고난을 극복하며 자신의 왕국을 세워 여왕이 되고,

그 왕국으로 불행한 사람들을 모아 행복을 주는 이야기였다.


"행복을 주는 여왕..."


그 자리에서 결심했다.


이 동화처럼 모든 고난을 겪어내고

행복을 줄 수 있는 여왕이 되기로.

그런데 어떤 여왕이....


꼬르륵...


"음... 맞아, 먹을 걸 찾아야지."


그녀는 굶주린 배를 잡고 섬을 돌아다닌다.


그런데 시작이 좋았다.


여왕이 되겠노라고 마음을 다짐한 순간.

그러니까 그녀가 다시금 희망을 붙잡기 시작한 그 순간.


신이 선물을 내렸다.


진짜 초코바가 있었다.


그리고 쪽지도.


[여기는 LRL. 아시아로 가는 중.

생존자는 아시아로 와 이 몸을 영접하라.]


"LRL...?"


왼쪽오른쪽왼쪽...?


"훗."


멜리테는 코웃음을 쳤다.


"이 미천한 이름을 가진 자에게... 크흡..."


그녀는 또다시 울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좌절의 울음이 아니었다.


콧물과 함께 흐르는 그 뜨거운 눈물은

어느 때보다 그녀의 가슴을 벅차오르게 만들었다.


그녀는 동화와 한손에 쥔 초코바를 내려다보았다.


어떻게 초코바 하나로 사람을 이렇게 행복하게 만들 수 있을까.


행복을 주는 여왕과 초코.


초코여왕.


멜리테는 자신이 무엇이 될지 결정했다.


"나, 초코랜드 왕국의 여왕이...

LRL, 그대에게 직접 이름을 선사해주겠다. 반드시..."


그때부터 그녀의 여행이 시작됐다.




아시아로.


[여기는 LRL. 짐은 북태평양으로 향한다.}


아시아에서 북태평양.


[아메리카...]


[시애틀]


그리고 끝내.


그녀는 스발라르 제도에 도착했고,

동시에 보았다.


"저건...."


함대.


대함대.


"저건...! 저건.. 저건...!!"


그토록 보고 싶었던 자들의 함대가 그곳에 있었다.


"으아아아아앙!!"






눈이 퉁퉁 불은 분홍머리의 여자애.


사령관은 근무자로부터 웬 여자아이가 울면서 뛰어왔다는 보고를 들었다.


"그래, 내가 마지막 남은 사령관이야. 너는?"

"만나서 반갑다. 나는 멜리테. 초코랜드 왕국의 여왕이다."

"초코랜드? 그건 어디 있는 왕국이야?"

"훗, 아직 세워지지 않았다."

"....흐음..."


사령관은 이 아이가 좌우좌랑 같은 과라고 생각했다.

지저분한 행색.

눈물진 얼굴.

개뜬금없는 초코랜드 왕국.

초코....랜드...?


'설마...?'


언젠가, 좌우좌가 말했다.


-초코바를 줄 수 있겠느냐?

-응. 초코바는 왜?

-흔적을 남기려 한다. 누군가.... 우릴 쫓아오도록.

-하하하. 좌우좌는 정말 남을 잘 생각해주네. 물론이지.


'설마 그게...'


"저, 멜리테? 혹시 초코바를 줍고..."

"저, LRL이라는 자가 여기 있는가?"

"오, 역시."

"이, 있는가!"

"있지, 너랑 아주.... 아주 좋은 친구가 될 거야."

"후.. 후후..! 당장 그 자를 불러라. 내가 친히 이름을..."


그때 문이 벌컥 열렸다.


"사령관님! 지금 이곳에 멜리테가 왔다는...."

"엠피트리테!!! 살라시아!!!"


멜리테가 울음을 터트리며 두 사람에게 달려갔다.

엠피가 풍만한 가슴으로 그녀를 받아들였다.


"멜리테..."

"우아아아앙! 엠피...! 보고 싶었어.. 정말 보고 싶었어..!!"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시아도 멜리테 보고 싶었어."


엠피트리테와 살라시아가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


아주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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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캐 나오지도 않았는데 최애될듯





링크는 지금까지 쓴 것들 모음

라오 문학 모음 - 라스트오리진 채널 (arca.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