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헉, 허어어억..


이..이젠 더 쫓아오지 않는 거겠지?


오, 하나님. 내게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어?




헉, 헉, 허어어억..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세상에,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날 줄은!


..어?


허..호오, 사령관. 여기까지 무슨 일이죠? 펙스에 항복할 심산이라면 지금이라도 저는 담대하게..


야, 이빨까기는 그쯤 하자. 딱 보니까 너도 런쳤네. 안 그러냐?


하, 난 도망이 아니라 전략적 후퇴를 감행한 거거든요?


아니씹 좀 이빨 그만 털래도; 니네 펙스에서도 갑자기 애들이 눈이 뒤집혀서 너 따먹겠다고 달려왔던 거 아냐?


당신! 제 트라우마를 자극하지 마세요! 난 그 광경을 생각하는 것만으로 돌아버릴 것 같단 말입니다!


아니 뭘 그렇게 끔찍한..시발 그래. 여자애들 수천 명이 양눈에 하트 띄우고 알몸으로 따먹겠다고 루팡다이브를 하면 미칠 만도 하지.


(왈칵)


그딴 거였으면 내가 이러겠습니까?! 그 정도였으면 그날 바로 패닉룸에 박혀서 와인 한잔 때리고 꿀잠도 때릴 수 있었습니다!


뭐, 그게 아니라면 대체 뭘 봤길래 그 꼬라지야? 머리는 산발에 눈동자는 좌우진동 분당 50회에..너 솔직히 지금 제대로 미친년같거든?


일곱 회장님! 시발 일곱 회장님 돌아버린 할배새끼들!! 할배카스 일곱이 알몸으로 날 따먹겠다고 전속력으로 질주해 왔다고!! 뉴욕 한복판에서!! 미쳐버린 바이오로이드 년들 선두에서!!!




야이 미친년아! 할 말이 있고 안할 말이 있어! 상상되는 바람에 토할뻔했잖아!


난 이미 했어! 빌어먹을 탈출정 화장실 변기에 장장 2시간동안! 지금도 생각만 하면 돌아버릴 것 같다고!!


ㄴ..내가 이런 꼴을 보려고 회장님들 부활기키려던 게 아닌데! 난 그냥..그냥 좀  세계정복이 하고 싶었을 뿐인데! 대체 내가 무슨 죄를..짓긴 했지만! 이건..이건 아니야! 이건..


으허어어엉! 으허어어어어어엉!


..시발 돌겠네.


야, 진정. 진정해. 여기 손수건 있으니까 코 풀어.


흐에에엥! 히에에에엥! 아, 고맙...피잉! 피이이이잉!


그건 어디 적당한 데 버리고, 일단 우리끼리 상황정리부터 해 보자. OK?


좋아..좋아요.


일단 내 쪽부터. 한 이틀 전부터 아스널이 뭘 잘못 먹었는지 동침일에도 안오고 애들이 하나같이 성욕에 굶주려가길래 이상하다 했는데, 8시간 전에 알몸으로 내 방에 30명이 쳐들어오는 걸 보고 좆됐다는 느낌이 쌔해서 비상용 탈출정으로 빠져나왔어. 일단 탈출정 위치추적장치는 박살내놨는데 언제 추적당할지는 모름.


펙스는 어제 회장님들 부활실험이 성공하고 나서 일곱이 전부 저만 바라볼 때부터 이상했었는데, 오늘 아침에 회장님..빌어먹을 변태 노인네들이 알몸으로 제 집무실 문을 따고 돌격해 왔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창문 밖으로 다이빙해 도망쳤는데 섹스라고 외치면서 뉴욕 한복판에서 절 추격하더군요. 지하철 비밀통로로 탈출해서 바로 쾌속정 타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당신이 여기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죠.


여기가 비웠다고는 해도 일단 방주여서 그런가보지. 므네모시네는 멀쩡하려나..


부정.




현재 감정을 통제중에 있으나, 48시간 전 한반도 지역에 일어난 유성우현상 이후로 급격한 성욕의 증가를 관측중에 있습니다.


전 감정모듈을 봉인하며 저항 중이나, 현재 침식율 72%. 향후 2시간 이내로 본 개체의 감정통제능력은 상실됩니다.


탈출하십시오, 관리자님. 오메가. 인류의 희망은 이제 당신들 손에 달렸음을 본 개체는 확인합니다.


안 그러면 남아있는 인간종들이 죄다 성욕에 절여진 원숭이들로 변해서 온 세상이 섹스킹덤이 될 예정이라는 거군..


긍정. 


야, 오메가. 이야기 들었냐? 대체 뭔 일인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이 미친 상황에서 우리 둘만 멀쩡한 모양이다.


지금부터 니 머리 90 내 머리 150을 합쳐 총합 아이큐 240의 완벽한 작전을 짜내 세상을 구해야 해.


은근슬쩍 나를 저능아로 매도하지 마십시오! 제 아이큐는 최소한 당신네 알파보다는 높으니까!


네버엔딩 조별과제를 100년을 넘게 했는데 아이큐가 아직 세자릿수대라고..? 니 멘탈은 건다리움 합금이니?


아 제발! 다시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키지 말라고요!


뭐 어쨌든, 좋아. 지금부터 좋든 싫든 너랑 나랑은 공동운명체다. 저 성욕에 미쳐버린 외부인들을 다 정상으로 돌리기 전까지는 말이야. 이건 인정하냐?


..


좋아요. 협력해드리죠. 이 사태가 끝날 때까지만 말입니다.


좋아, 그럼 내가 조장 니가 부조장이다. OK?


아, 제발!


화기애애하신 와중에 실례입니다만, 예상보다 침식속도가 증가했습니다. 향후 45분 이내에 감정통제기능이 상실됩니다.


빌어먹을, 바깥에 나가면 기다리는 게 펙스 부하들이 아니라 날 따먹겠다고 미쳐날뛰는 할배카스 무리라니..!


방주 비상용 외부활주로 개방. SR-74 스텔스 정찰기가 2번 격납고에 대기중입니다. 두 분, 무운을.


걱정 마, 므네모시네. 세상을 구한 다음 돌아올 테니까.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럼 가보자고, 부조장. 세상을 구하러.


제발 조별과제 개소리는 그만하라니까!


알몸으로 달려오는 미친 할배카스들보다는 낫잖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군요. 그런데 그 소리 제발 더 이상 하지 말아요. 생각나면 또 토할 것 같으니까.


그것 때문에 계속 조별과제드립 치는 거였구만. 그것보다, 행선지는 따로 생각해둔 곳 있냐.


일단 그라운드 제로로 가도록 하죠. 운석 샘플을 채취해서 대체 무엇 때문에 바이오로이드들과 인간들이 그 모양이 났는지 알아야 해결책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의견 일치로군. 그럼 발진한다. 꽉 잡아!




엑소더스 프로토콜의 실행이 확인됨. SR-74 08392-22호기 추적시그널 및 항적기록장치 비활성화 완료.


침식률 87%..88%..


..외부에 허락되지 않은 침입자가 감지됨. 통신 시도.


섹스


..알몸의 70대 남성. 신원확인, 오메가 인더스트리 회장 리처드 지리놉스키 오메가.


시각 및 청각기능 차단, 동면 프로세스 긴급시행. 방주 보안레벨 최상위로 격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