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이번 주 도 '그걸' 할 시간인가"


오르카호를 지키는 정규병력, 스틸라인의 연대장 '레드후드는 마음을 다잡았다.

일주일에 단 두번 찾아오는 길티플레저를 맛 보기전의 명상이었다.

그러곤 정좌를 풀더니, 본인 방 책상에 있는 마이크 ; 정확히는 스틸라인 병사생활관으로 연결된; 

를 키더니, 마이크를 두어번 톡톡 쳤다.



"절대...절대 나는 당직서는데 병사들은 쉬는게 아니꼬운게 아니니깐....후후후후"


그렇게, 재앙은 그 전조를 알리기 시작했다.



.

.

.

한편, 스틸라인 생활관.


"....zzzz"


기억의 방주에서 치른 교전으로 다들 지쳐서일까.

모처럼의 주말에도 스틸라인의 대원들은 단잠에 빠져있었다.



(툭- 시이이이익.....)


"후욱!..후욱..."


그때, 생활관 정 중앙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화이트 노이즈가 새어나오더니, 

미세한 고주파와함께 숨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어, 시발 이거 설마..."




"이프리트 하사님, 들으셨습니까, 아무래도 이거...설마...그거.."


짬을 먹어가면서 이런 상황을 밥먹듯 겪어봤기때문일까?

의아스럽게도, 생활관에 일어난 작은 이변을 알아차린것은 

병사중 최고참인 이프리트 하사와, 노움 병장이었다.

그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브라우니와 레프리콘은 아직 귀신이 업어가도 모를정도로 곤히 잠들어있었다.




"에이 야, 아무리 후드언니가 정신병자라도 그지랄을 하고 처음맞는 주말인데 '그걸' 하겠..."


두 고참은 침대에서 일어나 심각하게 눈빛을 교환하기 시작했다.

이프리트 하사도 노움을 진정시키려 최대한 행복회로를 굴려보았지만, 

주말 당직사령이 레드후드 연대장일때 이 시간에 방송을 하는 것 이면, '그것'밖에 없음을.

그 공포를, 비탄을 그녀들은 잘 알고 있었다.


이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는 듯, 스피커에선 익숙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본 당직사령이 전파한다!! 현 시간부로 화스트페이스 발령한다!!"



"제 1부! 화스트 페이스! 제 2부! 현 시간부! 제 3부! 발령권자 연대장! 제 4부! 단독군장 착용, 군장결속!"



"훈련의 실전성을 위해 금일은 카드가 아닌 실물로 대체한다! 신속히 이동할것 이상!"



"아...미친년...저 미친년...."


"씨발 어째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냐"



"아아...오후 2시에 노래방가서 엠씨더맥스 조지고 함교에서 담배 조진다는 제 계획이....아아..."




"브라우니! 브라우니 일어나요! 전준태 터졌다구요!!! 빨리 군장싸고 물자분류 하세요!!"


 


"...음냐...으엑?! 진짭니까!?"



"그럼 진짜지 가짜겠어요!? 빨리 임무분담표대로 움직이라구요!"



"브으으으으!!!!!"



그때, 생활관 문이 벌컥 열렸다.

단독군장을 착용한 임펫원사와 하베트롯 소위였다.



"얘들아...방송 들었지..? 하던대로 하자...실키...치장물자 가져오고...브라우니랑 레프리콘은 함교 올라가서 전투배치...이프리트는 나랑 간다.."



"선배님 이게 맞는겁니까....전 잘 모르겠습니다..."



"...우리 후배...언니는 2시간 뒤에 각하랑 동침 예정이었단다..."



"그...임펫 원사...님?"



"...예 소대장님?"


"전...뭐해야 되요...?"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

.

.


"크흣....푸흐흐흐흐..."



"이거 이거...스틸라인의 전투력이 향상되는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매우 좋구만..."



"으흐흐...! 나는 감정을 조절할 수 있다! 내가 병사들을 화나게 했다!"

.

.

.

.


한편, 스틸라인 대장실


"후후...각...아니 남충 동생, 커피는 입에 맞나요?"


 

"응! 누나! 엄청 맛있어...!"


스틸라인의 대장, 마리는 사령관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다.

허나, 밖에서 들려오는 잡음은 그 즐거운 흐름을 깼다.



"마리, 잠깐만, 밖에 무슨 소란이야?"



"예..? 음...제가 병사들 고생했다고 일주일씩 전투휴무를 줬기에...조용할텐데요."


"근데 너네 애들 지금 울면서 군장싸고 난리 난거같은데? 봐봐"


사령관은 마리에게 지휘관용 타블렛을 건넸다, 스틸라인 생활구역 복도의 CCTV였다.

자기 몸의 3배가 되는 군장을 짊어지고 뒤뚱거리며 뛰어가는 실키부터, 방탄카포크를 입고 함교에 올라가는 레프리콘과 브라우니,

무얼 할지 모르고 헤메는 하베트롯까지, 그야말로 난장판이 벌어져 있었다.


"마리...나...PTSD가...으으윽 오게게겕"



"각하..?  정신차리십시오 각하! 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