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아침 휴일을 맞은 스카이나이츠의 숙소>

  

   

   

“zzzzzzzz”

   

   

따르르르르르릉!

   

   

(알람을 끈다) “으으, 벌써 아침인가? 어제 새벽에 매지컬 모모 극장판 7기를 보느라고 별로 자지도 못했는데 벌써 아침이 되다니...”

   

   

“소대장... 휴일인데 왜 알람 맞춰논거야...”

   

   

“아, 깨울 생각은 없었는데 죄송합니다. 아무리 휴일이라도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게 여러모로 좋을거같아서 일찍 일어난거에요.”

   

   

“규칙적인 생활한다는 녀석이 밤새 휴대폰으로 애니메이션을 봐? 나도 그 소리듣고 깨버렸잖아. 좀 작은 알람으로 맞춰두던가.”

   

   

“미안하게 됐습니다. 아침부터 시끄럽게 한 것을 사과드리죠.”

   

   

“하나도 안 미안한 표정이거든? 근데 소대장. 지금 바로 씻으러 갈거야?”

   

   

“네. 혹시 그리폰도 같이 씻으러 가실건가요?”

   

   

“응... 일찍 일어난김에 그냥 씻어야겠어. 기다려봐, 샴푸랑 뭐시기랑 꺼내고있을테니까.” (느릿느릿 침대에서 일어나 사물함을 연다)

   

   

“난 다시 잘래. 둘다 잘 씻고와...”

   

   

   

2분후.

   

   

“그리폰? 저 준비 다 끝났는데...”

   

   

“zzzzzz” (사물함에 머리박고 그대로 잠듬)

   

   

“아무래도 그리폰이 많이 졸린가봐. 그냥 그리폰만 두고 소대장만 다녀와.”

   

   

“그래야겠군요. 전 느긋하게 씻고올테니, 그동안 잘 주무시기 바랍니다.” (그리폰을 다시 침대에 바로 눕혔다)

   

   

“그래 알았어. 잘 씻고와~”

   

   

(나감)

   

   

“아으, 졸려. 소대장도 나가서 조용해졌을테니 다시 잠이나 자야지.”

   

   

“zzzzzz”

   

   

“흐앗! 저리가!”

   

   

“?!” (소리에 놀라서 벌떡 일어남)

   

   

“...하르페. 방금 무슨 소리였어? 뭔가 이상한 소리가 난거같은데.”

   

   

“전대장이 또 잠꼬대한거야. 하우... 뭔놈의 잠꼬대를 저렇게 요란하게 하는거야? 놀라서 깨버렸네. 확 그냥 저번처럼 테이프로 입을 막아버릴까?”

   

   

“음... 그렇게 하는게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 테이프 꺼낼까?”

   

   

“아니야. 귀찮으니까 걍 냅두고 잠이나 자자. 블하야 잘자~”

   

   

“응. 하르페도~”

   

   

“zzzzzzzz”

   

   

따르르르르르릉!

   

   

“이번엔 또 뭔소리야? 어디서 알람소리가...” 

   

   

“아, 소대장이 알람 제대로 안끄고 5분 지나서 알람이 다시 울리는거야! 꼼꼼한 소대장이 웬일로 이런 실수를 했대?”

   

   

“졸려서 그런거겠지. 블하야, 미안한데 너가 소대장 침대에 있는 핸드폰 알람좀 꺼주면 안돼? 나한텐 너무 멀어서...”

   

   

“알았어. 내가 꺼줄게.” 

   

   

(흐레스벨그의 핸드폰 알람을 끈다) “됐다. 이제 다시 조용해질...”

   

   

"앗, 이게 뭐야. 방금 사령관님이 소대장한테 카톡을 보냈어!"

   

   

"뭐? 사령관이?" (벌떡)

   

   

"응. 방금 소대장 핸드폰 알람 끄고 내려놓으려고 했는데 딱 화면에 사령관님이 보낸 카톡이 뜨더라. 왜 이렇게 이른 아침시간에 소대장한테 카톡을 보내신걸까?"

   

   

"그러게. 궁금한데 한번 몰래 확인해볼까?"

   

   

“좋아. 한번 확인해보자. 모두 여기로 모여!”

   

   

“알았어!”

   

   

(흐레스벨그의 침대에 모여든다)

   

   

“근데 그리폰은 언제 일어났어? 사령관 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난거야?”

   

   

“아 그게... 그런건 신경쓰지말고 얼른 확인해보자! 사령관이 소대장한테 무슨 카톡을 보냈을지 궁금해.”

   

   

“알겠어. 그럼 소대장의 비밀스러운 사생활을 지금 공개합니다~”

   

   

“블랙하운드!! 하르페!! 그리폰!!”

   

   

“으악!!! 우리 아직 아무것도 안봤어! 정말이야!”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를 하시는겁니까? 세분 혹시 종이랑 펜 가지고 계신가요?”

   

   

"종이랑 펜? 잠깐만 소대장, 너 옷들은 어디다 팔아먹고 속옷차림으로 돌아다니고있는거야?"

   

   

"샤워장 탈의실에서 옷을 벗다가 모모님이 나가려는걸 봤아요! 그런 모모님께 싸인받는걸 놓치지 않기 위해서 벗고있던 상태 그대로 달려온겁니다. 누구 종이랑 펜 있는분 없어요?"

   

   

"어... 여기있어. 종이랑 펜. 이거 가져가."

   

   

“감사합니다 하르페. 나중에 한턱 쏠게요!” (바람과 같이 숙소를 나갔다)

   

   

"...저런게 소대장이라니, 스카이나이츠의 미래가 참 밝다."

   

   

"방금 뭔일이 있었던거야? 순간적으로 숙소가 엄청 시끄러워졌던거같던데."

   

   

"별일아니야. 그냥 속옷차림으로 오르카를 활보하는 변태 오타쿠가 지나갔을 뿐이니까. 린티는 신경쓰지 않아도 돼. "

   

   

"하암... 알겠어. 근데 막상 일어나니까 화장실 가고싶어졌네. 얘들아, 귀여운 린티는 잠깐 밖에 나갔다올게~"

   

   

"응. 다녀와 린티."

   

   

(슬리퍼를 질질 끌며 숙소 밖으로 나갔다)

   

   

"자자, 방해꾼들은 모두 사라졌으니 얼른 소대장의 비밀스런 사생활이나 염탐하자고. 블하야, 얼른 카톡 들어가봐."

   

   

"알겠어. 과연 소대장은 사령관님께 어떤 메세지를 받았으려나?"

   

   

"...뭐야, 소대장 카톡에 비밀번호가 걸려있는데? 블하 너 소대장 비밀번호 혹시 알아?"

   

   

"아니 몰라. 아무래도 아까 무슨 말을 보냈었는지는 더이상 확인 못할거같아."

   

   

"소대장이 이럴땐 왜이렇게 꼼꼼한거야? 김이 팍 새버렸네. 그냥 다시 잠이나 자야겠다."

   

   

"그래. 나도 자야겠어. 다들 잘자~"

   

   

"응. 하르페랑 그리폰도 잘자~"

   

   

"zzzzzz"

   

   

"..."

   

    

휴대폰 만지막만지작

   

   

(목소리 갑자기 예쁘게 변함) "여보세요. 너 지금 뭐해? 안 자고있는거 다 알아. 아까 소대장한테 카톡도 보냈더만."

   

   

'응? 그리폰이 지금 누구한테 전화 건거지? 목소리가 변한걸 보면 아마도...'

   

   

"왜 전화했냐고? 아니 그냥 뭐 너 목소리나 듣고싶어서. 잠은 잘 잤어? 너 요즘에 지휘관 회의다뭐다 하면서 잠 많이 못잤다는 얘기가 돌고있던데. "

   

   

"2시간? 그만큼 자서 피로가 풀리냐? 얼른 더 자! 니가 푹 자고 컨디션이 좋아야 우리가 마음놓고 철충들이랑 싸울 수 있을가 아니야!"

   

   

"내 생각하느라 잠못이룬거였다고? 칫, 이자식이 말이라도 못하면... 아무튼 전화끊으면 더 자. 괜히 아침부터 일할 생각하지말고. 옆에 비서들 많잖아? 걔네들한테 일 전부 맡기고 넌 오늘하루 걍 푹 쉬어."

   

   

"...그래. 나도 사랑해. 끊는다!" (뚝)

   

   

"후훗. 그리폰, 사령관님이 뭐랬어?"

   

   

"으악, 너 언제부터 옆에 있었던거야! 근데 내가 사령관이랑 전화한건 어떻게 알았어?"

   

   

"척보면 알지. 근데 방금 무슨 통화가 오간거야? 얼핏 들으니까 사령관님이 그리폰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줬던거같은데."

   

   

"몰라도돼. 개인 사생활이야."

   

   

(슬리퍼를 질질 끌며 숙소로 돌아온다)

   

   

"린티왔어? 시원하게 해결하고왔지?"

   

   

"응. 린티는 귀엽고 깜찍하게 화장실 다녀왔어." (그리폰의 침대 이불속으로 슬금슬금 들어간다)

   

   

"야. 니 침대 놔두고 여긴 왜 기어들어오냐? 얼른 나가!"

   

   

"린티 침대는 너무 추워. 그래서 따뜻한 그리폰의 침대에 있으려고. 아, 딱 좋다~"

   

   

"이자식이 가뜩이나 좁은침대를 더 좁게 만드네..."

   

   

"아무튼 난 다시 정말 자러가볼게. 린티랑 그리폰 잘자~"

   

   

"응. 블하도 잘자."

   

   

"zzzzz"

   

   

"그리폰. 나 자장가 불러주면 안돼?"

   

   

"이자식이 남의 침대에서 바라는것도 많네. 내가 왜!"

   

   

"잘자라 우리 린티. 앞뜰과 뒷동산에~"

   

   

"하암... 그리폰이 토닥이면서 자장가 불러주니까 잠이 솔솔온다. "

   

   

"그래. 얼른 자버려. 너가 자야 나도 편히자지. 새들도 아가양도. 다들 자는데~"

   

   

우우우웅 우우우웅...

   

   

"아, 이거 무슨소리야. 핸드폰 진동소리?"

   

   

"내 핸드폰이야. 누가 나한테 전화한거 같은데? 이런 아침시간에 대체 누가 전화한거야... "

   

   

(전화받음) "너 누구야? 왜 이른시간에 전화해서 내 잠을 방해하는..."

   

   

(목소리 갑자기 예쁘게 바뀜) "아, 사령관이었어? 왜 또 전화한거야? 얼른 자라고 했잖아!"

   

   

"뭐? 사령관 전화라고?" 

   

   

"사령관님이 왜 또?"

   

   

"그거 사령관님 전화야? 사령관님~ 귀여운 린티도 옆에 있어요! 귀여운 린티의 목소리를 듣고싶어서 전화하신거 맞죠?"

   

   

"린티, 내 전화 뺏지마! 아무튼 그래서 왜 전화한건데? 아까 못했던말 있어?"

   

   

"...우리 숙소에 곧 올거라고? 갑자기 왜?! 너 일 안해?"

   

   

"뭐? 사령관이 우리 숙소에?"

   

   

"비서들한테 일을 전부 맡겨서 오늘하루는 푹 쉴수있게 됐다고? 이 무슨... 잠깐만 기다려봐. 다른애들한테도 괜찮은지 물어보게."

   

   

'저기, 얘들아. 사령관이 여기로 오고싶다는데 어떡할까?'

   

   

'괜찮다 그래!'

   

   

'오라고 그래!'

   

   

'격하게 환영한다 그래!'

   

   

"다들 와도 괜찮대. 언제쯤올건데? 10분뒤에 온다고? 15분 뒤에 와. 숙소상태 엉망이니까. 알겠어. 그럼 이따봐."(전화 끊음)

   

   

"......"

   

   

"비상! 비상! 전대장 얼른 일어나! 곧 사령관이 온대!"

   

   

"으앗 깜짝이야. 방금 뭐라고? 사령관이 여기로 와?"

   

   

"그리폰, 하르페, 린티. 난 샤워장에서 얼른 소대장 데려올테니까 너희가 우선 방좀 치워줘!"

   

   

"알겠어. 전대장도 얼른 일어나서 침대정리해!" (찰싹!)

   

   

"아야, 내 엉덩이!'

   

   

   

15분후.

   

   

"얘들아 나왔어. 들어가도 괜찮을까?"

   

   

"1분만 기다려. 린티! 잡동사니는 다 사물함 안에 치워놨지?"

   

   

"응. 근데 소대장 머리는 어때. 다 말렸어?"

   

   

"거의 끝나가. 20초만 있으면 끝날거야."

   

   

"정말 죄송하게됬군요. 아침부터 괜히 씻으러가서 일을 번거롭게 만들다니. 근데 전대장은 어디로 사라진거죠?"

   

   

"자기 침대에 또 누워서 이불 뒤집어쓴채 자고있어. 얼른 일어나! 사령관이 문밖에 있다구!" (찰싹)

   

   

"아야, 내 엉덩이! 알겠어, 일어나면 될거 아니야..."

   

   

"다 끝났다... 이제 사령관님 들어오시라 하자."

   

   

"사령관님! 저희 숙소에 어서 들어오세요."

   

   

"그래 들어갈게. 으음... 애써 열심히 정리한 흔적이 많이 보이네. 갑자기 아침부터 찾아와가지고 힘들게 만들어서 미안."

   

   

"우린 괜찮아! 사령관을 위해서 이정도쯤이야 뭘."

   

   

'자기는 아무것도 안했으면서 큰소리는...'

   

   

"아무튼 여기 왜 온거야? 휴일이니까 같이 있고싶어서 여기온거 맞지?"

   

   

"응. 마침 알게됐는데 너희들도 오늘이 휴일이더라고. 그래서 너희랑 같이 쉬면 좋을거같아서 여기로 온거야. 내가 괜히 와서 불편한건 아니지?"

   

   

"물론 아니죠. 사령관님이 오시는건 언제나 환영이니까 말이에요!"

   

   

"맞아. 아무튼 사령관이 우리 숙소에 왔으니까, 기념으로 다같이 노래부르자! 러버러버부터 부를까?"

   

   

"전대장 진정해! 아침부터 힘들게 노래라니."

   

   

"으음, 러버러버라... 그러고보니 거의 1년은 된거같네."

   

   

"블하야. 뭐가 1년이됐다는거야? 아, 설마 작년 봄에 했던 프로젝트오르카 공연을 말하는거야?"

   

   

"응. 전대장이 러버러버 얘기하니까 갑자기 그때가 생각나. 우리가 1년전에 열심히 노력해서 모두에게 아이돌 무대를 보여줬던 그때가 말이야."

   

   

"뭐? 그걸한지 벌써 1년이 지났다고? 시간 참 빠르네. 난 아직도 그때가 어끄제 일인것만같은데."

   

   

"그러게. 그때 참 좋았는데 말이야. 평범한 전쟁용 무기로 태어났던 우리가 예쁜 옷을 입고, 춤추고 노래를 하다니... 옛날엔 그런일이 일어날거라곤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잖아."

   

   

"맞아. 그리고 우리가 그런 상상도 못한 꿈같은 일들을 할 수 있었던건... 전부 사령관덕분이지."

   

   

"사령관, 다시한번 고마워! 우리에게 잊지못할만한 소중하고 멋진 추억을 만들어줘서."

   

   

“저희도 고맙습니다!”

   

   

"뭐 이런거가지고 고맙다그래. 그때 정말로 고생했던건 내가 아니라 너희들이었잖아."

   

   

"흐음... 그럼 우리, 말 나온김에 그때의 추억을 되살릴겸해서 같이 신나게 놀아볼까?" (사령관에게 한발짝 다가선다)

   

   

"어... 추억이라니 정확히 어떤거말이야?"

   

   

"뭐긴. 공연 끝나고 다같이 했던 그거말이지." (사령관에게 두발짝 다가선다)

   

   

"공연 끝나고 했던 그거? 난 그냥 너희들이랑 편하게 쉬러온건데..."

   

   

"편하게 쉬고싶으셨으면 휴일아침에 저희 숙소에 오지 않으셨어야죠." (사령관에게 세발짝 다가선다)

   

   

"사령관, 아니 저희의 프로듀서님."

   

   

"스카이나이츠가 1년만에 보여주는 컴백무대. 당신에게만 독점적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사령관은 이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의 입을 교대로 틀어막는 6개의 입술에 사령관은 말도 할 수 없었고, 흘러내리는 여인들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에 시야가 가려져서 앞을 볼 수도 없었고, 귓가를 간지르는 아름답고 가녀린 목소리들로 다른 어떠한 소리도 들을 수 없었고, 능숙한 손길로 자신의 온몸을 유린하는 열두개의 손에 의해 사령관의 정신은 점점 혼미해졌기때문이다. 12시간이 지나서야 간신히 숙소를 나간 사령관은 다음날도 모든 업무를 비서들에게 맡길수밖에 없었다.



지금껏 썼던 이야기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