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1지만 하고 2지부터는 쳐다보지도 않았다. 가끔 빙룡으로 한 층 돌아주는 정도?


근데 입대일이 가까워지니까 갑자기 목표의식이 생기더라고. '3지는 끝내고 입대하자'


가끔씩 돌던 변소를 빙룡덱으로 매일 돌기 시작하니까 답답함이 느껴지더라


'아.. 한 층만 더 돌면 시간상 알터리움 이득인데...'


그래서 공략도 조지게 참고하면서 탐색용으로 A, B급 100렙 찍어놓은거 대충 쳐박아 놓기용이였던 스쿼드칸도 점점 공략 스쿼드로 채우기 시작했다.


빙룡, 호드, 골타리리, 머큐아멧, 엠페시아. 지금까지 조금씩 만든 이 5개 덱으로 어제까지 매일 5층씩 올랐다.


특히 골타리온은 내게 의미가 특별한데 난 골타리리덱 짜기 전까지 얘가 무한부활인것도 몰랐다.


변소(2지부터)는 내가 라오 캐릭터의 성능과 원리를 직접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고, 공략을 받아먹기만 하고 원리는 이해도 하지 않던 내가 효과저항, 강화해제 같은 변수들을 직접 알아보고 덱을 직접 수정해보기도 하면서 진짜 뿌듯하더라.


120렙 골타리온을 전용칩 2개/전용칩 효저칩 이렇게 갈아끼면서 한 층을 골타리리로 1시간을 붙잡고 있어도 난 재밌었다. 될거 같았거든.


방어력을 0이나 3~400을 오가게 세팅하면서 스텟 초기화 티켓을 처음으로 하루에 4개씩 넘게 써도 뿌듯했다. 내 실패는 아쉬운 것이였거든.


근데 3지 도착하면서 뭔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안될 것 같은거야. 기성 공략대로 안하면 할 수가 없는거야.


원래는 이미 짜여진 덱에서 내가 스텟도 바꾸고 이게 더 좋겠다 싶은 것들을 바꿔 끼워도 덱이 잘 돌아가니 기뻤음.


난 골타리리덱에 스파르탄 어썰트 대신 킹룡 넣음. 리리스 스택 쌓기도 오래걸리고, 그 전에 스피커 같은 것들 끈어주면 좋은데다가 스파르탄 캡틴은 데이터링크 스택 소모 안해서 3스택 기준으로 치명타 100 맞춰주면 3라운드 이후에는 캐미컬 칙 같은 놈들 킬러가 되주거든. 


근데 3지 중반정도를 넘어서니 이제는 덱을 제대로 맞춰도 3번씩은 기본으로 터짐. 머큐아멧이나 빙룡같은 개씹적폐덱이 아니면 몇번은 무조건 터지는거야.


근데 이게 바꾼게 없는데도 성공을 할 때가 있음. 언제? 맵 운 좋았을때.


내가 실력에 기대기보다 운빨에 기대고, 맵 하나 잘못나왔다고 퇴각하는 나를 보니까 ㄹㅇ 이게 맞나 싶더라.


골타리리덱으로 원스쿼드를 하려면 이제 기본 1시간이고, 몇몇 스테이지는 호드같은걸론 절대 안뚫리더라. 그땐 빙룡이나 머큐아멧 들고 담 층이 호드로 깰 수 있는 맵이길 바랐음.


그리고 입대 전날인 지금 친구들이랑 작별인사하고 일가친척들한테 안부인사 전하고 가족들이랑 시간 보내다 다시 변소 잡으니까 현타가 ㅈㄴ 씨게 오더라.


내가 지금 얼마 안남은 귀중한 시간을 맵 잘뜨길 기도하면서 이 겜 리트만 수번 조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솔직히 그 PD놈이 게임 허들 ㅈㄴ 높이고,  알터리움 생산 다 하기도 전에 쓸 곳만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아니 시발 그래가지고 유입이 생기겠냐? 변소를 도는데 변소장비가 필요한데 그럼 신규 유입이 언제 라청년 되고 할배 되겠냐고...


내가 변소 2지를 시작하면서 이 게임의 매커니즘과 조합, 캐릭터의 개별 성능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고 눈을 떴고, 그런 점에서 난 진짜 진심으로 변소 2지가 예전 나처럼 공략만 받아먹는 사람들에게 라오의 '게임적인 흥미를 줄 수 있는 요소'라고 자부할 수 있음.


그런데 그렇게 뜨인 흥미가 다음에 맞딱뜨리는 곳은 3지였구연 ㅅㅂ 현타와서 난 더 못해먹겠다.


군대 가기전에 최대한 해보자는 내 짧은 변소여정은 3지 45층에서 멈췄고, 자대배치 받아도 영전은 못할 것 같다. 시간이 없어. 흥미도 동했고.


자대배치받고 폰을 받게 되도 라오가 살아있길 바라겠지만... 라오에 쓰는 돈이 다 윗대가리 배불리는데만 쓰인다는걸 알게되니까 라오에 쏟았던 사랑과 열정마저 바보같게 느껴진다. 내가 열심히 돈벌어다 왔는데 정작 아내는 호빠한테 돈뿌리는 느낌.


내가 라오에 돈쓴다 한들, 그게 회사의 발전에 긍정적 영향을 줄까? 솔직히 난 이제 아닐꺼란 생각이 더 듬.


아무튼 군대로 가면서 게임 정리해야겠단 생각하면서 라오는 리스트에 없었지만 내가 자대에서 라오를 할까라는 생각이 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