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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두개 글 썼던 라붕이야


퇴근하는길에 입맛이 없어서 저녁 안먹는다고 하고 소파에 그냥 앉았어


그리고 아내한테 솔직하게 이야기했어


"내가 좋아하던, 니가 싫어하던 변태게임이 망했어"


"최근 3달정도 우울증 온 거처럼 행동한거 나도 알고 이유도 알았는데 말 못하고있었어"


"내가 위안 받던 유일한 창구였던 사이트도 망했어"


"이제서야 솔직하게 말해서 미안해"


"나 혼자 견디기 너무 힘들어"


"내 도피처이자 놀이터였던 곳도 망하고 쉴 곳도 없어졌어"


아내가 그 말 듣고 벙쪄있다가 이제라도 제대로 말해줘서 다행이라고 이야기해줬어


그리고 내가 곧 나이 40인데 이러고 있는게 너무 창피하고 쪽팔려서 말 못했다고 하니까


뭐가 쪽팔리고 창피하냐고


오빠는 외동으로 자랐고 부모님 맞벌이로 직장에 일하러 가셨을 떄 게임으로 그걸 해소했을거고 인터넷으로 해소했을거라고 생각해서 이해한다고


그래서 자기가 나 게임하는거 터치 안하는거라고 얘기하더라


사실 자기는 시험관도 안되고 집에서 계속 쉬고있는데 자꾸 돈나갈일만 만드니까 눈치보이고 죄인처럼 살았었는데


내가 우울해있던게 다 자기 잘못처럼 느껴져서 그냥 차라리 빨리 이혼을 하고 놔줘야하나 생각했대


그런거 아니야


그냥 내 쉼터가 사라져서 너무 힘들어서 그랬다고 하니까 이해해주더라


100% 이해는 못하겠지만 그래서 그랬던거였어


니 잘못 아니야 미안해 라고 이야기하니


아내는 위로의 말이랑 분위기 풀려고 농담 몇 번 같이 하다가 날 보내주고 컴퓨터 앞에 앉았어


그리고 한번도 안건드리더라


공지가 언제뜨나 하고 기다리다가 머리가 찢어질거같아서 


잠깐 컴퓨터 책상에 앉아서 졸았어


깨고나서 공지를 봤어


안믿었어


그렇게 허탈하게 축 늘어져있다가 컴퓨터 방에서 나오니까


아내가 런닝맨 재방을 보고있더라


"미안한데 나 좀 잠깐만 안아줘"


그러니까 왜? 그 게임 또 큰일 생겼어? 그러면서 안아주더라


그리고


"망했어...이제 내가 알던, 내가 좋아하고 사랑했던 게임은 없어졌어. 내가 사랑했던 장소도 없어졌고 좋아했던 사람들, 그 게임으로 소설도 써주고 공략도 써주고 그림도 그려주던 사람들이 다 사라졌어"


"이제 난 어디서 위로 받아야해? 사는게 너무 힘든데 난 대체 어디서 위로 받아야해? 나 진짜 너무 힘들어"


"이렇게 하루아침에 없어질거라고 생각도 안해봤어. 평생은 아니더라도 웃으면서 끝날줄 알았어. 근데 진짜 하루아침에 없어졌어"


"아무것도 안믿겨. 진짜 너무 힘들고 괴로워...심장을 도려낸 느낌이야"


이러면서 엉엉 울었어


"내가 너한테 100% 이해해달라고 하진 않을께. 곧 나이 40되는 놈이 이러는것도 웃기잖아...그냥 내가 힘든거만 이해해줘..."


눈물이 멈추지 않더라


정말 저렇게 말하고 안고있었어


내가 좀 추스리니까 와이프가 이렇게 말했어


"나도, 내 친구들도 어릴 때 아이돌 팬질하면서 커뮤니티 활동도 하고 많이 그랬어. 이야기 풀 곳 없으면 그곳에서 놀고 그랬었어. 그런데 하루아침에 그룹이 해체하고 애들은 울고 믿지않고 그랬던 모습들 기억나. 지금 오빠도 그런 비슷한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


"오빠가 굿즈 사고 그랬던 게임이란거 몰랐어. 나는 그걸 해보지 않아서 100% 이해를 하진 못해. 하지만 비슷한 경험을 했던 사람으로서 이해해."


그렇게 10분 넘게 끌어안고 울다가 방금 담배를 피고왔어


아직도 안믿겨...


라스트 오리진 돌려줘


화목했던 채널도 돌려줘


내 일상을 돌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