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이런저런 일이있었지만, 그래 3주가 지났다.

회사 체제를 바이오로이드와 ags로 협력하는 재체로 갈아탄 펙스의 기동도 정상적인 궤도로 들어왔고.

그덕에 오르카호의 서류와 펙스의 서류를 동시에 처리해야했던 오메가와 부사령관의 부담이 줄어들고, 펙스의 생산시설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오르카호안에는 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물자가 쌓이기 시작했다.


오죽하면 그 안드바리가 바이오로이드 황제식(9900/9900/9900/100) 특수제조를 20회까지 허락하겠다고 할 정도였으니.

하지만 내가 생각하던것 이상으로 사령관은 더 미친새끼였다.


"엄마아아아...."


"안드바리야 무슨일이야?"


"사령관이이이..."


"무슨일인데?"


자원이 풍족하다고 오르카호의 창고에 들어가야 할 자원 컨테이너 하나를 통째로 훔쳐가서 특수제조 70회를 때려박아버린 짓거리는, 나에게서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대로 부사령관은 사령관이 쉬고있는 방으로 쳐 들어가서, 노크도없이 카드키로 강제로 문을 열어제꼈다.

호위하던 페로는 막아봤지만 이미 부사령관을 말리고 저지하기엔 역부족.

그대로 밀려나서 방문 옆에 서 있는게 다였다.


"야. 사령관 씨발새꺄. 일어나."


"으에에에...? 부사령관..?"


"일어나라.... 이 씹새끼야...."


그렇게 빡친 부사령관의 머리에 망치라도 후려갈기듯 날아들어오는 어이없는 소리.

사령관의 침대 옆에서 일어나는 아스널의 목소리였다.


"오. 이게 누군가! 부사령관아닌가! 그대도 사령관과의 뜨거운 한때를 나누고 싶어서 온것인가?!"


"...하."


그 소리를 듣자마자, 열불 터질것같던 분노가 차갑게 식어내렸다.

냉정함을 되찾고, 차가워진 이성이 돌아왔다.

그리고 분노는 조금 다른 감정으로 변했다.

살의라는 이름의 감정으로.


"...긴말 안해. 너. 내 자원어디다 썼어."


"어.. 그게..그러니까.."


"똑바로 말해. 나 지금 권총집에 손 올라가려고 하니까."


"미안해!!! 샐러맨더랑 중장보호기 얼마만에나오나 도박하다가 썼어!!!"


그 말에, 나는 머릿속에서 무엇인가가 끊어지는걸 느꼈다.

아마 이성의 끈 같은게 아니었을까?

그게 아니라면 내가 권총을 바로 홀스터에서 꺼내들었을 이유가 없을테니.

마지막의 마지막 이성이었는지, 뽑아서 쏜게아니라, 살벌하게 웃으며 약실의 탄창이 없는걸 확인하고 그대로 슬라이드와 총신을 잡고 손잡이 부분으로 사령관의 얼굴을 찍어버렸다.


빠아악-!


"사령관?!"


"아스널. 넌 빠져."


"부사령관! 이게 지금 뭐하는..?!"


"나가라고. 뒤지기 싫으면."


그 살기어린 두마디. 그 두마디만으로 아스널을 이미 압도해버린 부사령관.

하지만 그렇다고 물러날 아스널이 아니었다.


빡-! 빠악-!

탁-!


그대로 부사령관의 손목을 잡아 멈춰세웠다.


"부사령관. 무슨일인지는 모르겠다만 일단 진정해라. 폭력으로 해결되는 일은 거의 없다."


"....."


덥썩.

그러면서 아스널은 부사령관의 얼굴을 자신의 가슴팍으로 끌어안았다.

그렇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자...


"...어떻게 진정시킨거야?"


"여성의 가슴은 남녀를 막론하고 끌어안았을때 심리적 안정을 줄수있는 몇 안되는 수단 중 하나다. 괜히 사령관이 기분이 안 좋아보일때 가슴만져보겟냐고 하는게 아니란 말이다."


"...넌 만지면 그 자리에서 본방까지 가니까 문제잖아."


"그럼 코스요리를 시켜놓고 스프만먹고 스테이크를 안 먹을건가?"


그렇게 어느정도 진정한 부사령관을 아스널이 놓아주자, 부사령관은 권총을 권총집에 집어넣고....

사령관의 명치에 주먹을 날렸다.


"....이걸로 화풀이 끝."


"도대체 무슨일이었는지 궁금하군. 부사령관이 이렇게 이성을 잃은건 처음봐서 말이야."


"저 새끼가 자원컨테이너 하나를 통째로 도박하는데 썼어. 것도 제조에."


"...맞을만했군. 총알을 안 맞은게 다행일 정도야."


"야 이 새꺄...너 군통수권자야... 그런 새끼가 준전시상황에 군수물자로 도박을 쳐 해!? 그러라고 내가 서류 좆빠지게 하면서 펙스 복구하고 자원 벌어오는줄 알아?!!?!?!"


"사령관. 지금이라도 머리박고 사과하는게 맞다. 그리고 부사령관. 말에 어폐가 있군. 부사령관은 여성이니 빠질 좆이 없지않은가! 애초에 넣질 않았으니!"


"넌 좀 그 섹드립좀 그만치고!!!"


그렇게 한바탕 개판이 지나간 이후, 사령관이 사과를 하고 앞으로 물자를 사용할때는 반드시 안드바리에게 기록을 남기고 사용하는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에라이 사씹팔... 사령관이란 새끼가 원작은 존나 유능하고 워커홀릭인 새끼인데 여긴 왜 이런거야? 심지어 아르망이나 알파같은 지휘관들도 일하잖아. 근데 난 왜 오메가랑 같이 서류를 하는데도 이렇게 빠듯하지?"


"승리!"


"승리. 레드후드. 브라우니 데리고 어디가냐."


"파견기간이 끝나서 정식으로 보고드리고 스틸라인으로 다시 복귀시키려고 했습니다."


"...흠. 너 얘 어제테스트 기록은 봤지?"


"봤습니다. 스틸라인 역대 최고치를 다 갈아치웠더군요. 솔직히 말해서 간부로 추천하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솔직히 말해봐라. 너 그동안 내가 애들 군기풀어주는거 맘에 안들었지."


"....."


"어떤 불이익도 없을테니까 그냥 말해. 솔직히 티 많이났어."


"...그렇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왜?"


"부사령관님도 마음먹고 하시면 그 폐급 브라우니도 이런 우수한 특전사로 만드실 수 있으시니까 그렇습니다. 그리고 보면서 많은걸 배웠습니다. 그렇게 극한까지 몰아붙이는 훈련에도 휴식이 있고 자기자신을 다듬을 시간이 있었습니다. 어떻게보면 저희가 너무 훈련만 보고있었던걸지도 모릅니다."


"....그래 뭐. 그렇게 생각하면 다행이고.... 근데 그 브라우니 말이야. 나도 좀 아깝거든. 그래서 정식으로 내 편제 아래로 임관시키고 싶단 말이지."


"그렇습니까..?"


"마리랑은 이야기가 끝난 부분이야. 마리랑 이야기한 결론은 브라우니의 선택에 맡긴다였어."


"브라우니. 자네는 어떻게하고 싶은가?"


"돌아가서 부사관으로 임관하고싶나? 아니면 내 밑에서 장교로 일하고 싶나. 확실히 말하지만, 내 밑으로 오면 상당히 힘들 수도 있다. 죽을 수도 있고. 네가 사라져도 그 누구도 너를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선택은 네가 해."


그 말에 브라우니 1849번은 상당히 고민했다.

스틸라인으로 돌아가서 부사관? 그래봐야 임펫선에서 정리다.

하지만 부사령관밑에서 장교? 최소한 소위는 달 수 있겠지.

위험부담이라해도 그동안의 훈련과 강화로 전투력도 상당히 높아졌고, 부사령관의 밑으로 들어가면 장비라던가 지원해주는것도 많을것이라고 판단한 브라우니는. 자신의 인생을 크게 바꿀 결정을 내렸다.


"부사령관님을 따라가겠습니다."


"아쉽군, 자네라면 좋은 간부가 될수있을거 같았는데말이야."


그 말에, 부사령관이 대답했다.


"그러면 이렇게 하지. 훈련 기간에만 내가 브라우니를 스틸라인으로 파견보내는거야. 병사들에게 시범조교및 나도 저렇게 될수있다는 우상을 심어주는거지. 어떤가?"


"괜찮은것 같습니다."


"좋아. 그럼 브라우니. 자네는 지금부로..."


부사령관이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며 자신에게 주먹을 쥔채로 내밀었다.

브라우니가 침을 꼴깍삼키며 받아든 그 손에는....


"소령 브라우니 1849번이다. 앞으로 너는 내 직속의 특전사로 활동하게 될거다."


소령의 계급을 상징하는 견장과 계급표가 쥐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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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음집링크 https://arca.live/b/lastorigin/43742876 


특급 소령 브라우니 탄생.

브라우니 전설의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