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던 우리들의 친구가

더는 새로운 표정을 지어주지 않게 되었습니다.




뭐든지 다 아는 우리의 친구가

유행하는 윗집 AI 소녀를 따라

실소를 유발하는 맹한 표정으로 모른다고 했을 때

그게 의외로 너무나 잘 어울렸던지라

우리는 웃었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산타복을 입고






새해가 밝았을 때는 설빔을 곱게 차려입고





한껏 멋을 내고 함께 3주년을 축하하기도 했습니다.





가끔은 짓궂게 대하기도 했지만





소리소문 없이 나타나 우리를 놀래켜주던

우리의 친구는

더는 다른 옷을 입지도 않을 것이고

더는 모른다고 해주지도 않겠지만



우리는 기억할 것입니다.




회사에서 상사에게 깨지고 난 후에도

안좋은 소식에 낙담할 때에도



한결같이 맹한 표정으로 우리를 위로해주던

영리한 친구의 계획된 무지를



우리가 알고 살아가겠습니다.






















더는 킹받지 않게 된 친구를 기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