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6학년 애들 수행평가로 PPT 만들어서 발표하기를 하고 있음. 국어시간마다 순서대로 두 명씩 발표함


남학생 한 명이 발표자료를 USB에 담아왔다길래 컴퓨터에 꽂고 폴더를 열어봤는데

PPT는 없고 웬 동영상만 여러 개 들어있더라. 파일명이 품번처럼 영어+숫자로 되어있거나 배우들 이름으로 되어있어서 딱 봐도 야동 파일들이었음. 솔직히 아주 궁금하고 야동 맞나 확인해보고 싶기도 했지만, 수업중인데 학교 컴으로 학생들 다 있는데 그러면 잡혀갔겠지?


애한테 이거 뭐냐고 물어봤는데 애도 '이게 뭐지?'하는 눈치였음. 대충 들어보니 USB는 아버지 것들이라는데 발표자료 들어있는 USB랑 뒤바뀐 것 같았음. 외동아들이라 형이 넣어놓거나 한 건 아니고, 아버지 아니면 얘가 넣어둔건데 제목 보니 좀 옛날 영상들이더라고(아사미 유마가 많았음). 애가 넣어놨다기에는 유행이 지난 것들이기도 하고. 요즘은 파일 다운받기보다는 스트리밍으로 보는 게 대세기도 하고. 아마 아버지가 옛날에 USB에 숨겨놓고 잊어버린 거 아닌가 싶음


애한테 USB 돌려주려다가 생각해보니 얘가 집에 가서 신나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교육적 지도를 위해 아이의 허락을 받고 포맷해서 돌려줌. 같은 남자로서 아버지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완벽한 일처리를 위해서는 학부모께 연락드려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음란물 노출되지 않도록 집에서도 잘 지도 부탁드립니다'까지 하는 게 맞긴한데, 솔직히 남학생놈들 야동 좀 볼 수도 있지 싶기도 하고, 또 아버지가 와이프한테 바가지 긁히고 의무방어전 뛰러 가야할 것 같아서 불쌍한 마음에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세 줄 요약

1. 학생이 숙제로 낸 USB에 야동이 들어있었음. 아마 아버지 것인듯

2. 목록을 보아하니 얘네 아버지도 빅젖 취향인듯 했음

3. 포맷해서 돌려줌. 소장 자료를 잃어버린 아버지께는 미안할따름

4. 유부남은 야동도 마음껏 못 보고 USB에 숨겨서 보고 불쌍하다

5. 근데 실수로라도 눌러봤으면 내가 잡혀갔을지도 모름. 시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