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소설 모음집 - https://arca.live/b/lastorigin/21749848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여긴 쓰리~독입니다, 아우우우우우!! 

이 개판 5분 전 동네 한복판의 벙커에서 

여러분을 찾아가는 디스크 자키죠. 

멋지지 않습니까?

어디 보아하니 - 빠바바밤~ 

뉴스가 좀 있는 것 같군요. 들어보세요!

우리 마음속의 고향 메가톤에서 

알 수 없는 실종 사건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캐넌 테일이라는 이 불쌍한 아가씨께서

괍의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중

갑자기 실종되셨다고 하는군요.

오, 캐넌 양. 서부에서 찾아온 반가운 손님께서

도대체 어디로 사라지신 겁니까?

하늘로 솟으셨나요, 땅으로 꺼지셨나요?

아니면 설마 레이더들이 납치를...?

맙소사, 메가톤의 안전을 

책임져줄 보안관 나리께서는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뭘 하고 계셨나요?

뻔하죠 뭐, 근처 주점에서 훔쳐온 

술들로 병나발이나 불다가

보안관실에서 잠이나 자고 계셨겠죠.

만약 이 끔찍한 살인사건에 대해

뭔가 알고계신 분이 있으시다면

우리의 보안관 나리 말고

근처를 지나가는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 병사들에게

알려 주시길 바랍니다.

뉴스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만나요. 

지금까지 쓰리 독이였습니다, 

아우우우우우!! 

-

여러분은 지금 갤럭시 뉴스 라디오를 듣고 계십니다. 

아무리 참혹할지라도, 

오로지 참된 진실만을 전달해드립니다. 

노래 감상하시죠.”












밤 하늘 위로 달이 중천에 뜬 시간에

한 남성이 어두운 폐허 속에서 삽으로 땅을 파고 있다.

무너져 내린 건물의 잔해 사이로 밝은 달빛이 

비쳐지는것이 참으로 장관이었다.


“읍? 으읍! 으으읍!”


하늘에서 시선을 조금 내리면 보이는 광경으로

꽁꽁 묶여있는 네 명의 사람들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그중 제일 왼쪽에 있는 사람이

공포에 질린 신음소리를 내자

삽질을 하던 남성이 잠시 삽질을 멈추더니

소리를 낸 사람에게 소리쳤다.


“정신이 들어? 내가 좀 강하게 쳤나봐?”


남자의 질문에도 묶여있는 사람이 대답을 않자

남자는 깜빡했다는듯 손바닥으로 자신의 이마를 쳤다.

재갈을 물린대다가 포대자루까지 뒤집어 씌웠는데

어떻게 대답을 할 수 있겠는가.

남자는 들고있던 삽으로 바닥을 찍더니

아까 웅얼거리던 사람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뒤집어 쓰고있던 자루를 휙 벗겨버리자

그 아래로 말끔하게 생긴 여인이 덜덜 떨며

남자를 바라보고있었다.

남자가 입에 물린 재갈까지 풀어줘서야 

그녀는 간신히 입을 열 수 있었다.


“사, 살려주세요...”


“곧 죽여달라고 빌거야.”


그러더니 아까까지 삽질하던 장소를 손으로 가리켰다.

그 곳엔 이미 무언가를 파묻은 구덩이 하나랑 

사람 하나는 파묻고도 남을 구덩이 세 개가 보였다. 

여자가 겁에 질린 목소리로 울먹였다.


“왜, 왜 이러시는거에요...

제가 무, 무슨 죄를 지었다고...”


“그게 문제야.”


남자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답했다.


“나도 니가 무슨 죄를 저질렀는지를 모르겠어.”


여자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자

남자는 손바닥을 탁탁 털더니

허리에 손을 얹고선 그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한 건 있어.”


남자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너희 넷 중 세 명은 저 구덩이 속에서

뒈질 운명이라는거지.”


그 말을 듣고 묶여있던 다른 이들도

무어라 읍읍거리기 시작했다.

남자는 그들을 무시한 채 여자에게 다가가더니 

무릎을 굽혀 그녀와 눈을 마주치고 

위협적인 목소리로 협박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살고싶으면 빨랑 부는게 좋을거야.

어제 메가톤의 모리아티 주점에서

내 파트너 캐넌과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 모리아티 주점이요...? 무슨 말씀을...”


“지금부터,”


남자가 허리춤에서 도금이 각인된

큼지막한 리볼버를 뽑으면서 경고했다.


“내 말에 토를 달거나 헛소리 지껄이는 년놈들이 있다간

이 총으로 그 새끼 살점을 날려주도록 하지.

이의 있나?”


그 곳의 어느 누구도 말을 꺼내지 못하자

남자는 총을 여자에게 겨누며 말했다.


“없으면 어서 주둥아리 털어.

자기소개부터 어제 주점에서

누굴 만났는지까지.”


여자는 그 말을 듣고 겁에 질려 덜덜 떨더니

간신히 자기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노바




“저, 전 노바라고해요.

주점에서... 꽃장사를... 하고 있죠.”


“꽃? 주점에서? 뭔 개소리를...”


“으, 은어에요! 매춘을 한다는... 

몸 파는 년이란... 뜻이에요...”


남자가 납득한듯 고개를 끄덕이자

노바는 다시 말을 이어갔다.


“저, 저는 남자 손님만 받아요.

여자는 손님으로 치지도 않는다고요!

그래서 그 캐넌이라는 분께 말을 건 것도

다른 의도가 있어서 그런게 아니라

그냥 호기심에서 그런것 뿐 이었어요. 

정말로요!”


“뭐라고 말 걸었는데?”


“그런것까지...? 아, 알겠어요! 말할게요!

그냥 성함이랑 어디서 오셨는지 정도만 여쭸어요.

그렇게 몇 마디가 오고 가는 와중에

그, 그 남자가 다가오더니 산통을 다 깨놓지 뭐에요?”


“누구?”


“제리코... 저희 마을의 보안관이에요.”


“보안관...”


남자가 두 번째로 묶여있는 사람을 

힐끗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노바는 제풀에 흥분해선 빠르게 말들을 내뱉었다.


“분명 그 놈일거에요! 

왕년에 레이더로 한 따까리 하던 놈이었으니

사람 죽이는 일 정도야 그놈한텐 

파리 목숨 앗아가는 정도겠죠.

분명 그 놈일거에요!”


“됐고, 하던 말이나 계속 하시지.

제리코가 끼어들었고 그 다음엔?”


“... 캐넌양에게 다가가선 껄떡거렸어요.

혼자왔냐는 둥, 외로워보인다는 둥 

보는 사람이 벌게 질 정도로 들이댔죠.

캐넌양은 그냥 가라고 하는데도 

그 놈이 캐넌양의 어깨에 손을 올리면서 

계속 들이대니까 참다못한 캐넌양이 

그 새끼를 밀치면서 꺼지라고 

주점이 떠나갈 정도로 크게 소리쳤어요.

제리코는 우스꽝스럽게 넘어졌고

주변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고 웃음을 참지 못했죠.

근데 더 웃긴건 뭔지 아세요?

제리코 그 새끼가 망신살이를 당하니까 

눈이 벌개져선 그녀에게 달려들려고 했던거 있죠?”


“그리고?”


노바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캐넌양이 허리춤에서 권총을 

번개같은 속도로 꺼내 들더니 

제리코의 좆만한 머리에 탁 갔다대며 말했어요.

여기 오면서 레이더나 슈퍼뮤턴트 같은 건 많이 봤는데

너 같이 추한 병신새끼는 처음본다고.”


그 말에 남자가 피식 웃더니 

계속하라는 듯 손짓을 했다.


“그러면서 제리코에게 

뇌수로 바닥칠을 하고싶지 않으면

조용히 마시던 잔이나 비우고 꺼지라고 협박을 했죠.

제리코 그 쪼다새끼는 나지막히 욕설을 내뱉더니

캐넌양에게 두고 보자고 중얼거리곤

주점 문을 박차고 나갔어요.

주점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고

바텐더 괍은 용기있는 분에 대한 

경의의 표시라며

비싼 위스키 한 잔을 따라주더군요.

저 역시 그녀에게 박수를 쳐준 뒤

같이 술 몇 잔 나눠 마셨고... 

그 다음엔 윌터가 저를 사는 바람에

그녀와는 헤어지고 방에 들어가 일을 치뤘어요.

그게 다였어요! 전 결백하다고요!

필요하면 윌터에게 가서 물어보세요,

그가 증언해줄 거에...”


“아, 그래. 뭔 소린진 잘 알겠어. 

알겠는데 말이야... 

이해가 안 가는게 하나 있단 말이지.”


남자가 턱을 긁적이며 말했다.


“그 제리코란 놈 전과가 그렇게 나쁘다면서

그런 놈이 마을 보안관을 해먹는다고?

너희 뭐 사람이 그렇게 없냐?”


남자의 관심이 자신에서 제리코로 

넘어간걸 느낀 여자는 절로 미소를 지으며 설명을 시작했다.


“그건 저희로서도 어쩔 수 없었어요.

전임 보안관 루카스는 버크라는 외부인에게 살해당했고,

마을에서 전문적으로 총을 쏴본 사람은

제리코말곤 없었거든요...

황무지가 방랑자와 브라더후드 오브 스틸 덕분에 

한결 안전해지긴했다만 아직도 잡다한 레이더들이나 

슈퍼 뮤턴트들이 도처에 깔린 이상

저흰 라드로치 손이라도 빌려야 할 판국이었다고요.”


“흠...”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차라리 라드로치를 보안관으로 삼을걸 그랬어요.

옛날에 아빠 찾아 마을에 방문한 

방랑자에게 추근거렸다가

이빨 두 개가 나간적이 있고,

음식점 운영하는 제니를 강간하려다 실패 한 적도 있고,

거기다 어제 그 일까지 생각하면...”


그러더니 노바가 최대한 고개를 들곤

남자에게 애원하기 시작했다.


“분명 그 새끼일거에요!

여자만 보면 가랑이를 못참고 흔들어대는 

그 짐승만도 못한 새끼가 

분명 캐넌양을 죽이고 시신을 은폐했을거에요!

아아, 캐넌양. 불쌍한 사람...!

그토록 터프했던 사람이 그런 끔찍한 꼴을 당하다니...”


그 말을 들은 남자는 코웃음을 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아까부터 웁웁거리며 시끄럽게구는

두 번째로 묶인 사람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혹시나해서 묻는건데...

그 제리코라는 남자, 혹시 대머리에 흑인이야?

등에 소총 하나 메고다니는 남자말야.

맞아?”


순간 그녀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 그걸 어떻게...?”


남자는 대답 대신 바닥에 묶인 사람의

머리에서 포대자루를 벗겼다. 

그 아래로 흑인에 대머리인 남성의 얼굴이 보였다.

노바의 눈이 휘둥그레해지며 외쳤다.


“제, 제리코...?”


남자가 제리코의 재갈을 제거하자

그가 침을 뱉으며 말했다.


“말 참 고맙다. 씨발 창년아.”




제리코




노바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제, 제리코... 설마 당신이...”


“그래, 붙잡혔지. 씨발 짐승새끼마냥.”


제리코가 옆으로 침을 탁 뱉더니

곧 험악한 욕설들을 퍼붓기 시작했다.


“이 씨발 보지로 밥벌이하는 창녀새끼가

주둥이 놀리길 엉덩이 못지않게 잘 놀리네?

왜, 이참에 광고를 하시지?

‘노바, 보지가 허벌대길 주둥이 못지 않답니다’ 이런식으로?”


“야, 야!”


옆에 서있던 남자가 중재하듯

제리코의 머리를 발로 툭툭 치며 말했다.


“시간 없어, 새꺄.

빨리 어제 뭐 했는지 불어. 빨리!”


“아 이 씨팔 진짜!”


제리코가 화가 났는지 몸을 거칠게 흔들더니 

남자를 올려다보며 소리쳤다.


“너 뭐하는 새끼야, 씨발?

뭐 이런 한적한 곳에 묶어놓는다고

누가 쫄아서 주절주절 털어놓을 것 같아?!

내 씨발 엿같은...”


“... 진정제가 좀 필요한 시간이구만.”


그러더니 남자는 제리코의 뒤로 돌아가서

그의 손가락 하나를 붙잡고 거칠게 꺾어버렸다.

우직 소리와 함께 제리코가 끔찍한 비명소리를 내뱉었다.


“끄아아아아아악!!!!

씨발!!! 씨발 내... 으아아아악!!!”


“모자라면 말 해. 하나 더 놔줄수도 있어.”


그러면서 남자가 제리코의 다음 손가락을 잡자

제리코가 기겁을 하며 소리쳤다.


“아, 알았다고 씨발!! 말... 하면... 되잖아... 

끄아악 내 손...!”


남자가 조용히 제리코의 손가락을 놔주자

제리코는 욕설을 중얼거렸다.

니미 씨발, 재수 옮붙었네.

하필 그 여자랑 엮이고서부터...”


“딴소리 하고싶으면 계속해.

나야 진정제 몇 번 놔주면 그만이니까.”


“하고 있잖아, 씨발 진짜!”


제리코가 소리쳤다.


“지금 뭔 생각하는지 알겠다.

내가 범인이라고 생각하는거지?

저 씹창년이 하는 말 하나 듣고선 

범인 취급하려는거지?”


남자가 말없이 가만히 서있자

오히려 제리코가 더 난리를 쳤다.


“이 씨발 좆같은 새끼들이 왜 사람을 

개새끼 취급 하는질 모르겠네.

야! 씹창년아! 내가 제니 따먹으려 했다고? 

니가 봤어?

방랑자한테 찝적거리다 내 이빨 나간거 니가 봤냐고?”


“그, 그치만 캐넌 양에게 꼬리치다가

망신 당한건 맞잖아요!”


“망신은 씨발, 내가 좀 봐준걸로 지랄은...”


“야.”


곁에 서있던 남자가 제리코의 부러진 손가락을

발로 짓밟았다.

제리코가 끔찍한 비명소리를 내자

남자가 발에 힘을 주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털어놓거나, 뒈지거나. 둘 중 하나다.”


“씨바알... 말하라고 한들...

쟤가 다 말했잖아... 난 말 할것도 없는데...”


제리코가 울먹이며 말하자 남자가 인내심을 잃은 듯 소리쳤다.


“주점에서 망신 당하고 그 다음에 뭘 했냐고!

기억 안 나면 나게 해줄까?!”


말을 끝낸 남자가 홀스터에서 

거대한 리볼버를 꺼내더니

발로 제리코의 등을 짓밟고

리볼버를 제리코의 엉덩이에 갖다댄 뒤

 공이치기를 당기며 말했다.


“말 할 시간 5초 주지.

니 씨발 똥구멍에서 핏물 쏟아지는 모습 보기 싫으면

당장 그 혓바닥 나불거리는게 좋을거다.”


“자, 자, 잠깐만!”


“4...”


제리코가 최선을 다해 버둥거렸으나

남자의 밟는 힘이 너무나도 강했다.

그 와중에도 숫자는 계속 낮아지고 있었다.


“3...”


“이 씨발... 씨발...!”


“2...”


제리코는 고개를 세차게 흔들더니 

끝내 입을 열고야 말았다.


“매복 중이었어, 매복!

누구 덮치려고 했다고 씨발...”


그 말을 듣던 남자는 셈을 멈추더니

총구를 제리코의 관자놀이에 갖다 대며 말했다.


“누구를? 누굴 덮치려고 매복했지?”


“... 씨발, 그 여자! 캐넌 그 여자를 덮치려고 했다고!!”


“역시나!”


곁에서 듣고있던 노바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내가 뭐랬어요, 저 더러운 협잡꾼 놈!

니가 범인인줄은 황무지 모두가 다 알았을거다!

어서 쏘세요! 저 비열한 살인마 놈을 어서...!”


“살인마? 내가?”


노바의 말에 제리코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 소리가 어찌나 엿같고 거슬렸는지 

남자는 그냥 방아쇠를 당기고 끝낼까 생각했다.

제리코는 한참을 웃더니 자기 위에 있는 남자에게 말을 걸었다.


“오해하지마, 씨발아.

그냥 저 구라쟁이 창년이 지랄하는게

우스워서 웃은 것 뿐이니까.”


“그냥 쏘세요! 더 물을 것도 없잖아요!”


노바가 신경질적으로 외쳤으나

남자의 시선은 여전히 제리코를 향해 있다.

그가 물었다.


“구라쟁이? 저 여자가 거짓말을 했단거냐?”


“당연하지! 가장 중요한 말을 빼먹고 말했으면

그게 거짓말이지. 안 그래, 노바?”


“거짓말 하는 거에요! 전 다 말씀드렸어요!”


“푸하하하하! 살아남겠다고 지랄을 하는구만?!”


제리코가 보기 역겨운 미소를 짓자 

입 안으로 전부 썩어버린 이빨들이 보였다.

그가 입맛을 다시며 남자에게 빈정거리듯 말했다.


“내가 저지른적 없는 일 때문에 죽을 순 없지.

다 털어놓을게, 씨발 총잡이 양반.”






“저기...”


“닥쳐.”


남자가 총을 노바에게 겨누며 경고했다.


“죽기 싫으면 가만히 있어.”


“...”


노바가 침묵에 빠지자 

제리코가 잘난듯 증언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저 냄비년이 한 말 중에 

사실도 섞여있긴 했지.

그 캐넌이라는 여자가 내게 망신을 준 일만은 사실이야.

그 씨발년이... 끄악!“


남자가 경고의 의미로 

제리코의 부러진 손가락을 툭 치자

제리코가 욕지거리를 하며 말을 이었다.


“씨발... 알았다고...

그 마이얼럭 같은 분이 저지른 짓에

난 빡이 제대로 쳐있었어.

‘메가톤의 정식 보안관 제리코가 

어디 출신인지도 모를 외간 여자에게

망신살이를 당하고 가만히 있는다? 

말도 안되지.’

암, 그렇고 말고.

바로 근처 폐가에 몸을 숨기고 

그년이 주점에서 나오길 기다렸어.”


제리코가 가래를 퉤 뱉은 다음

목으로 몇 번 캑캑거리는 소리를 낸 후

다시 말을 이었다.


“한 한 두시간이면 나올거라 생각하고 잠복했는데,

이거 왠걸? 다른 사람들은 다 나와도 

캐넌 그 년은 술집에서 절대로 나오질 않았어.

내가 시간까지 세봤다니까! 

무려 4시간을 주점에 틀어박혀 있었어!

씨발 무슨 술집에 4시간이나 틀어박혀있냐고?

순간 짜증이 나가지고 그냥 주점에 쳐들어갈까 했는데

그 때 주점 문이 열리면서 그 녀석들이 모습을 들어냈어.”


“그 녀석들?”


제리코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저기 창년이랑 바텐더 괍.

무슨 시체 백 같은 가방을 매고 어디로 향하더라고?

구린 냄새를 맡고 바로 미행을 시작했지.”


제리코가 코를 킁킁거리며 말을 이었다.


“마을 밖으로 나가고 사람들 눈을 피하고 

존나게 느릿느릿 걸어다니는 걸 

또 몇 시간을 따라다니다가 

내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를 때 쯤 

마침내 그것들이 목적지에 도착했어.

스프링베일 초등학교 폐허!

사람 몇 담가놓기 아주 좋은 장소지!”


“...”


제리코의 말에도 남자가 별 반응을 안 보이자

제리코는 침을 뱉으며 중얼거렸다.


“내가 너무 돌려서 말했나? 이해 안 가?

폐허라고! 사람 몇 사라져도 아무도 신경 안 쓰는...”


“이해 했으니까 계속해. 

저 년이랑 괍이 시체 백을 가지고 뭘 했지?” 


제리코가 인상을 쓰더니 말을 계속했다.


“하.... 뭐, 짐작했겠지만,

저 창년이랑 괍이 시체 백을 열고

바닥에 내용물을 쏟아내니까

지금 우리처럼 사지가 묶여있는 캐넌년님이 모습을 들어냈지.

대체 그 년한테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피부가 시체처럼 창백했던거 있지?”


노바가 그 말을 듣고 끼어들려했으나

남자가 총을 겨누며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바람에 그러진 못했다.

제리코가 남자를 힐끗 쳐다보았다.

그리 밝지 않은 그의 표정에

제리코는 재수없게 실실쪼개며 말했다.


“그 꼴을 보다 못한 내가 두 년놈을 습격했지.

총을 겨누면서 손들어! 하곤 

무슨 일인지 설명하라고 외쳤지.

둘은 막 말도 안되는 변명들을 늘어놓았어.

‘오, 보안관님! 별 일 아닙니다!

그저 이 불쌍한 캐넌양이 술을 좀 깰 수 있게...’

별 말도 안되는 변명을 계속 들으려니 

내가 인내심이 좀 바닥 나있었거든. 

그냥 방아쇠를 당기려고 하니까

저것들이 갑자기 내게 거래를 요청하지 뭐야?

입 슥 닦고 자기들 도와주면 250캡을 주겠다고.

웃기지 않아? 

사람의 준법정신을 겨우 돈으로 사겠다니! 

사람을 뭘로 보고!”


“헌데,”


남자가 총의 탄창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네놈은 팔았네?”


“... 400캡을 주겠다고 하길래... 헤헤.”


남자가 두 말 않고 방아쇠를 당기려 하자

제리코가 필사적으로 발버둥쳤다.


“잠깐, 잠깐! 죽인건 저 년이라고!

난 목격자야! 

날 죽이면 진범의 죄를 입증할 방법이 사라진다고!”


“진범은 개뿔, 그냥 쏘세요!”


노바가 옆에서 바람을 넣었다.


“제리코 병신새꺄, 나랑 괍이 그녀를 죽였다고?

지랄하고 자빠졌네, 병신이!

왜, 이제 죽겠으니까 남한테 떠넘기시게?”


“씨발 내가 묶여있다고 우습게 보이냐?

나 니들이 사람 묻으려고 삽으로 구덩이 판 것도

두 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어디서 개소릴...”


“좆까지마, 병신새꺄! 맨날 돈없다 돈없다 

외상만 하던 새끼가 뭐 할 말이 그렇게 많다고,

씨발 부랄 두 쪽 제대로 달려있으면 

그냥 받아들이고 뒤져 병신새꺄!”


“이 개새...”


그 때, 남자가 하늘을 향해 총을 발포했다.

날카로운 발포음과 함께 두 남녀가 침묵하고

방금 전 까지만 해도 떠들석했던 폐허는 곧 조용해지고 말았다.

남자가 말했다.


“두 사람의 목격담은 잘 들었는데,

왜 중요한 부분은 다들 빼놓고 말하는거야?“


“네?”


“뭔 개...”


“살해당한 순간.”


남자가 싸늘히 말했다.


“다른건 다 잘 봤으면서 

왜 캐넌이 죽은 순간 만은 못 본건데?”


“그, 그거야 말했잖아요...!”


노바가 먼저 입을 열었다.


“윌터가 저를 사서 한따까리 하느라 

그 이후로는 못봤다고...”


“나도 그래!”


이번엔 제리코가 입을 열었다.


“주점에서 쫓겨나 가지고 저것들이 

뭔 짓을 벌였는질 못봤으니까...”


“그런데?”


남자가 끼어들었다.


“그런데 왜 댁들은 서로를 진범이라고 쏘아붙이는건데?

살해당하는 순간을 못봤다면

그냥 사고로 죽었을 수도 있는 거잖아?

제리코의 말이 사실이라면

노바와 괍은 시체 유기를 하려고 했다는거긴 한데,

그래도 살인을 저질러서라고 결정짓기엔 뭔가 부족해.”


남자의 추궁에 두 사람이 아무 대답도 못하자

남자는 헛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아무래도... 내가 모르는 뭔가가 있는것 같다.

그지?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러면서 묶여있던 세 번째 사람에게

다가가더니 머리에 뒤집어 썼던 포대자루를 벗겼다.

노바와 제리코가 그 모습을 보고 소리쳤다.


“너, 너!”


“저 신스년...!”


남자가 잔인한 웃음을 보였다.


“역시 아는 사이였구만?”


더벅머리 젊은 여성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녀는 상처투성이 얼굴로 

제리코와 노바를 보더니 다 틀렸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 그녀의 머리채를 붙잡고 들어올린 남자는

그녀의 재갈을 제거하며 말했다.


“어이, 그... 신스? 뭐시기 씨?

내가 그 쪽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하, 하이에나에요...!”


여자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제발... 제발 제 손가락은 부러뜨리지 말아주세요...

제발... 전 아픈거 싫어요...”


“그렇게 아픈게 싫으면,”


남자는 하이에나의 손가락을 가볍게 붙잡으며 말했다.


“네가 나한테 했던 말들 있지?

그대로 저것들한테 털어놓으면 돼.

토씨 하나 빠뜨리지 말고.”


하이에나는 울먹이며 곧 두 사람에게 

자신이 아는 모든것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신스 번호 : T7-40

주인이 붙여준 이름 : 하이에나



“저, 저는 파라다이스 폴에서 일하는 신스에요.

아, 시, 신스가 뭐냐면 그러니까...

인스티튜트라는 곳에서 만든 인조인간이에요.

네, 전... 사, 사람이 아니에요.

신스인데... 그 사람들이 풀어줬어요.

레일로드라는 인권단체가...

그들이 풀어줘서 여기 수도황무지까지 도망쳤어요.

근데 여기 레이더들한테 붙잡혀서...

그대로 죽을 뻔 했는데... 

레이더들이 요즘 인력이 없다고해서...

그래서 살아남았어요. 

대신 시키는일 제대로 못하면 때려요...

그래서 저 열심히 했어요! 

시체 옷 벗기는 일, 먹기 좋게 팔 다리 자르는 일... 

꼬챙이에 꿰서 핏물 다 빼는 일까지...

그렇게 열심히 일하니까 다른 일을 줬어요.

저처럼 외부에서 수도황무지로 들어온 사람들...

납치해서 노예로 만드는 일을요.

마침 사냥감을 포착했데요.

서부에서 온 이인조가 메가톤에 방문했다고...

그래서 그 사람들 붙잡는다고...

듣기로는 그, 그 사람들 레인저레요.

무, 무지 쎄고 강한 특수요원들요.

그래서 무서웠는데... 안 하면 죽는다고...

그래서 어쩔수 없이 했어요..

우선 메가톤의 앞잡이를 찾아갔어요.

목표물에게 먹일... 술을 주러...”


“자, 잠깐!”


노바가 급하게 외치자

남자가 리볼버를 그녀에게 발사했다.

어깨에서 핏물이 튀면서 노바가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


“처음에 말 했을텐데? 벌써 잊었나?

... 넌 신경쓰지말고 계속해.”


하이에나는 벌벌떨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어, 어디까지 했죠...? 아, 술...!

네, 앞잡이는 술집주인이었어요...

앞잡이에게 수면제 탄 술을 건네 주니까

그가 말했어요.

저기 스프링베일 초등학교 폐허로 가라고...

거기서 목표물 둘을 건내주겠다고...”


하이에나가 덜덜떨며 남자의 눈치를 보며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그래서 기다렸어요... 폐허에서 계속...

계속... 계속 기다리니까

해가 지면서 앞잡이랑 술집여자 둘이 나타났어요.

근데 목표물을 하나만 가져왔지 뭐에요?

그들이 말 했죠, 나머지 하나는 어디 정찰나가서 안 보인다고.

그러면서 나머진 나중에 갖다 주겠다고 했어요.

저, 전 안된다고 외쳤어요.

둘이 아니면 주인님한테 내가 맞는다고,

아픈거 싫으니까 나머지 하나 더 데려 오라고 했죠.

그렇게 데려와라 안 된다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에

어떤 놈이 저희에게 소리를 내면서 다가왔어요.

새, 생긴게 대머리에... 턱수염이 자란 흑인이었어요.” 


“그가 뭐라고 하든?”


“그... 자기가 그 여자 노리고있었는데

저희가 비겁하게 선수를 쳤다고...

그 년놈들 팔아서 나올 돈 중 얼마를 때주지 않으면 

브라더후드한테 다 까발릴거라고...”


“그래서 때줬어?”


“아뇨... 뭐라 하려던 찰나에

갑자기 목표물이 수면 상태에서 깨어났어요.

아, 아직 정신을 못차렸는지 머리를 붙잡고

휘청거리고 있자 앞잡이가 그녀를 제압하면서 소리쳤어요.

‘젠장, 분명 이 년 목구멍으로 술이 들어가는걸 봤는데...

내 잘못 아냐, 노바! 씨발 이 년이 터프한걸 어떡하라고.’

이, 이런식으로 말했어요, 분명히!”


“들었지?”


남자가 노바와 제리코에게 물었다.

두 사람은 고개를 돌려 최대한 그의 시선을 피하려했다.

남자는 다시 하이에나를 보며 말했다.


“그래서... 목표물은 어떻게 됐지?

그대로 얌전히 묶여주었나?”


“아, 아뇨... 오히려 저희를 두들겨 팼어요.”


하이에나가 덜덜 떨며 말했다.


“그 여자... 엄청 쌨어요...

아, 앞잡이를 순식간에 때려눕히더니

곧장 대머리 흑인한테 달려가선 

주먹질 몇 방에 고꾸라 뜨렸어요.

그러더니 저랑 술집여자한테 소리쳤죠.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죽는다고.

그런데 그 말을 끝내자마자 약기운이 돌았는지

그 자리에서 쓰러지더니 막 토를 하는거 있죠?

그 사이에 대머리가 일어서더니

막 욕을 퍼부으면서 화를 냈어요.

두, 두 번이나 망신을 줬다고 뭐라고.

그러더니 매고있던 소총을 들곤 그녀에게 조준했어요.

저, 저랑 술집여자 둘 다 안된다고 소리쳤는데도

대머리는 그냥...”


“쐈구나?”


하이에나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제리코가 항의하듯 떠듬떠듬 말했다.


“그... 그...”


“너희들의 증언은 서로 다른 각도에서 일치한다.

이 상황에 할 말 있으면, 한 번 해봐.”


“그...”


제리코는 무슨 말이라도 하려 했으나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제리코가 아무 말도 못하는 모습을 본 남자는

하이에나에게서 다시 제리코로 발을 옮겼다.


“너에게 마지막으로 묻고싶은게 있어.

일어나봐.”


그러더니 제리코를 일으켜 세운 후 

억지로 주변을 둘러보게 만들었다.

그가 말했다.


“뭐 생각나는거 없어?”


“뭐? 뭐, 뭔 개같은... 엇?”


제리코에게 이 장소는 어쩐지 익숙해보였다.


“스프링베일 초등학교 폐허.

어제 봤던 장손데 벌써 까먹었을려고?”


“이, 이런...!”


그리고 남자는 말없이 

제리코의 다른 손가락을 잡고 부러뜨렸다.

우드득! 소리와 함께 시원한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다.


“끄아아아아아악!!!”


“저기 구덩이 보여?”


남자가 구덩이 세 개와 묻힌 구덩이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 구덩이에 내 파트너가 묻혀있겠지?

누가 파묻었을까? 너야? 아님 저 창녀야?”


“끄으으...”


“뭐, 상관없어. 내 친구를 기리기위해

사람 세 명 묻는것도 부족한 판국에,

이것 저것 가릴 처지가 아니지.”


그러더니 제리코를 바닥에 내던진 후 

그에게 총을 겨누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할 말 있어?

의미는 없지만 들어는 줄게.”


제리코는 그를 보며 욕설을 퍼부었다.


“씨발 개새끼가... 죽여 씨발!

죽여봐! 죽여보라고! 내 어디 곱게 죽어주나봐라 

이 좆같은...”


남자는 그 말을 듣고 제리코를 쏘는것을 포기했다.

그의 불알을 쏘는것을 선택했다.

총구에서 불이 뿜자 제리코는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비명소리를 질렀다.


“아아아악!!! 아아아악!!! 아아아아아아악!!!”


남자는 제리코의 비명소리에 맞춰 

춤을 덩실덩실 추더니 다음 타자로 넘어갔다.

그는 노바에게 총을 겨누며 말했다.


“마지막으로 뭐 할 말 있어, 아가씨?”


노바가 한껏 창백해진 얼굴로 조심스레 질문했다.


“혹시... 혹시 괍도 당신 손에...?”


그는 조용히 묶여있는 네 번째 사람을 가리켰다.

그 사람은 온 몸을 사시나무처럼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남자는 다시 노바에게 시선을 옮겼다.


“또 할 말 있어?”


“... 그는 제 명령대로 움직이는 삐끼일 뿐이에요.

절 죽이든지 살리든지 맘대로 하세요.

대신 괍의 목숨만은... 살려주면 안될까요...?”


남자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답을 내렸다.


“만약 내가 괍을 죽이고 당신한테

‘실수로 당신 친구 괍을 죽였수다. 용서하세요.’ 라고 하면

당신은 용서해줄거야?”


“아니요... 이 개새...”


남자는 주저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 인물에게 다가갔다.


“어때 아가씨? 당신은 뭐 할 말 있어?”


하이에나는 말이 없었다.

그녀는 그저 울고만 있었다.

남자는 곤란하다는 듯 말을 계속했다.


“그러니까 죄짓고 살지 말았어야지.

할 말 없지?”


“네, 아, 아니요... 

제가... 제가 친구분을 죽게 만들어서 

화가 나신거잖아요... 

저, 저 때문에요... 알아요... 근데...”


하이에나가 눈물 콧물을 흘리며 

남자에게 애원했다.


“근데... 죽는건 무서워요... 

사, 살려주시면 아, 안되나요...?

죽기 싫어요... 무서워요.... 으아앙...”


하이에나가 어린 애처럼 울음을 터뜨리자

남자는 곤란하다는듯 골머리를 썩였다.

잠시 생각에 잠겼던 남자는 이내

호주머니에서 주머니칼을 꺼내더니

하이에나의 결박을 풀어주며 말했다.


“좋아! 알았어, 알았다고.

댁은 딱히 한것도 없는데 죽이면 좀 찝찝할 것 같아.

내 파트너도 그건 원치 않을테고.

일어나, 이 아가씨야! 뚝하고!”


남자가 그녀를 일으켜 세우자 

하이에나는 엉거주춤 몸을 일으켰다.

그녀가 훌쩍이며 말했다.


“지, 진짜 안 죽이실 거예요?”


“그래, 아가씨. 까짓거 살려줄게.”


“그... 가, 감사합...”


“대신 공짜로 살려줄 순 없지.

나랑 같이 일이나 한 번 하자고, 어때?”


남자가 뒤에있는 자신의 가방에서

유탄발사기를 하나 꺼내더니

하이에나에게 던져주며 말했다.


“파라다이스 폴에서 노예짓 좀 해봤다며?

거기 길 좀 알려줘.

오늘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면 안되니까,

그 씨발 레이더 새끼들 다 날려버리자고.

쾅 쾅 파방! 하고 말야. 어때?”


“... 쾅 쾅 파방?”


“그래! 그 유탄발사기 들고서 쾅 쾅!

다 날려버리는거지. 같이 말야!”


“쾅 쾅 파방...”


하이에나는 유탄발사기를 만지작거리며

중얼거렸다.


“쾅 쾅... 파방!”


“재밌겠지?”


하이에나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자

남자가 환하게 웃으며 소리쳤다.


“좋아! 우선 여기 정리부터 하자.

이 씨발 년놈들을 좀 묻어주고

파라다이스 폴로가서

그 레이더 개새끼들을 전부 죽여버리자고.

알겠지?”


“쾅 쾅 파방!!!”


“그래야지!”


남자가 하이에나의 엉덩이를 찰싹 때린 후

삽을 집어들고선 아직 살아있는 

괍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괍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를 듣곤

불안감과 공포에 온 몸을 버둥거렸다.

...

몇 시간이 지나고 괍과 제리코와 노바는

캐넌이 묻힌 장소 근처에 산 채로 파묻히는 신세가 되었다.

이후 레인저와 하이에나양은 캐넌의 명복을 빌어준 후

곧장 파라다이스 폴로 달려가 그 곳을 폭파시키고

모든 노예들을 해방시켰다.

이후 그 둘은 황무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별의별 폭발을 일으켰다는 사실은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일들이었다.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