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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다다닥


 사령실은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울리고 있었다.


 “폐하, 이번 분기 부대별 예산 및 물품 사용 보고서입니다.”


 “응, 그건 조금 이따가 볼게.”


 “중요도 C 리스트에 올려놓겠습니다. 그리고 레오나 대장으로부터 정기 정찰 보고서가 올라왔습니다. 이전에 말씀하셨던 호드와 합동 정찰에 대한 계획서도 첨부되어 있습니다.”


 사무적인 목소리와 사무적인 표정의 아르망. 감정을 최대한 죽인 듯한 눈빛. 그날, 용과 함께 이 방에서 대화를 나눈 뒤 아르망은 두 번 다시 그때의 일을 언급하지 않았다. 필요한 말만 하고 필요하지 않은 말은 하지 않았다. 쓸데없이 눈을 마주치지도 얼굴을 붉히지도 않았다. 핀잔을 주는 일도 없었다.


 마치, 죽음을 앞둔 사형수가 모든 것을 달관한 듯한 그런 태도였다.


 “…그리고 용 대장으로부터 해양 플랜트 관련 분기별 종합 보고서가 올라왔습니다. 양이 많으니 가급적 빨리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약간 감정이 묻어난다 싶을 때는 용의 이름이 거론될 때뿐이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옅어져만 가서, 이제는 목소리조차 거의 떨리지 않았다. 아마 참는 거겠지. 아르망은 참을성이 강하니까. 당장에라도 아르망을 껴안고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꾹 참았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감정만 드러낼 순 없었다. 어쨌든 난 이 일을 해결해야 하니까. 


 우리들이 행복해지기 위해 전력으로 노력해야 하니까. 그 작은 한 걸음이, 이제 앞으로 조금이면 나타날 터였다.


 “…아.”


 아르망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래, 드디어 읽었구나. 나는 짐짓 모르는 척하면서 물었다.


 “왜, 아르망?”


 “아니, 저, 이건……. 폐, 폐하?”


 이제야 아르망은 날 봤다. 가면이 깨지고 그 밑에 있던 진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불안하게 떨리는 눈동자. 그 이상으로 떨리는 목소리. 그래, 내 앞에서 계속 이런 표정을 감추고 있던 거였구나. 아르망의 고통이 전해지는 것처럼 마음 한구석이 찌르르 아파 왔다.


 그래도 마주해야 했다. 아프더라도, 현실에서 눈을 돌리기만 할 수는 없었다. 이대로 자기 연민에 빠져 위로를 갈구하며 타성에 젖어 드는 건 쉬웠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아무런 일도 해결되지 않았다. 당장 아프다고 해서 미래를 버릴 수는 없었다. 이 손으로 쟁취하고 싶었다. 우리들의 미래를.


 우리들의 행복한 미래를.


 “그, 그게……. 이 제안서…….” 아르망이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입을 열었다. “제안자가……. 폐하십니다.”


 “맞아, 그거 내가 했어.”


 아르망이 들고 있는 패널엔 내 이름으로 된 제안서가 띄워져 있었다. 하지만 그것뿐이라면 아르망이 이렇게 떨지도 않겠지. 아르망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나와 패널을 번갈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하, 하지만 여긴, 이건…….”


 “알파와 다른 참모진들과 몇 번이나 검토해봤고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어. 널 빼놓고 이런 일을 결정해서 미안해, 아르망. 하지만 알려줄 수가 없었어. 만약 이걸 알았더라면 넌 어떻게든 피하려 했을 테니까.”


 “…….”


 아르망이 할 말을 잃은 듯한 표정을 짓는 건 드문 일이었다. 손이 어찌나 떨리고 있었던지 들고 있는 패널이 떨어질 것 같아서, 나는 아르망의 패널을 조심스레 가져가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아르망.”


 “…싫어요.”


 아르망은 뒷걸음쳤다. 품속에 든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움켜쥐며, 힘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걸음걸이로 물러서고 있었다.


 “…아르망.”


 “전, 전 거기 안 갈 거예요. 폐하가 무슨 생각으로 그러시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제가 필요 없으신 거죠? 보기 싫으신 거죠? 그래서 거기 데려가시려는 거죠? 거, 걸림돌이라고, 괜히 제가, 제가…….”


 “그런 거 아냐, 아르망. 내 말 좀 들어줘.”


 “오지 마요!”


 아르망의 속에서 터져 나온 상처투성이 외침은, 차라리 생살을 눈 뜬 채로 뜯어내는 게 나을 정도로 아프게 들려왔다.


 “괜히 제가 어리광을 부렸다고, 그렇게 생각하시는 거잖아요! 저만 없으면 될 거라 생각하시니까 이런 생각을……!”


 “아르망!”


 더 두고 볼 수가 없었다. 더 이상 아르망이 스스로를 상처 입히는 말을 내뱉는 걸 차마 보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자리를 박차고 달려가 아르망을 품에 안았다. 그녀의 몸은, 비 맞은 새처럼 가여울 정도로 떨리고 있었다.


 “…맹세할게. 네가 두려워하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을 거야.”


 “어떻게요?”


 “…….”


 그건 말할 수 없었다. 아르망이 혹여나 예지를 해버릴까, 하는 그런 얄팍한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이건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이 사랑스러운 소녀와, 내 사랑스러운 그녀를 위해서. 하지만 그런 내 침묵을 견딜 수 없었는지 재차 물었다.


 “대체 어떻게 하시려고 이러시는 건데요!”


 아르망의 목소리는 거의 울부짖음에 가까웠다.


 “다 엉망진창이야. 모든 게 다……! 용 님은 폐하의 곁을 떠났고 저는 인정 받지도 못했어요. 제멋대로 화를 내버리고, 일이 풀리긴커녕 손조차 쓸 수 없을 정도로 헝클어지고! 폐하의 곁에 떳떳하게 서고 싶었는데, 그저 그것뿐이었는데……. 아무것도 못 하고 있어요. 아무것도 안 보인단 말이에요!”


 “…….”


 항상 미래를 볼 수 있는 소녀가, 보이지 않게 된 미래에 절망하고 있었다.


 “그때 조금만 참으면 됐는데! 제가, 제가 조금만 참고 용서를 빌었다면 용 님께서 용서해주셨을지도 모를 일인데……! 바보 같이, 바보 같이……. 그런데 도저히 말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용 님이 부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위치라는 게, 그렇게 말해도 폐하께서 들어주신 것만으로도, 전……. 부러워 견딜 수가 없었단 말이에요!”


 자신 때문에 모든 일이 망가졌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기만 참으면 됐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 가슴팍에 꽉 매달려 그렇게 울부짖고 있었다. 마치 나만이 이 세상의 유일한 닻인 것처럼.


 그런 아르망의 어깨를 안아줄 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니, 해선 안 됐다. 얄팍한 위로 따위로 이 상황을 넘기려고 해서는 안 됐다. 비록 아르망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잘 벼린 칼날처럼 가슴에 쑤셔박힌다 해도 참아야 했다.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니까. 아무것도 아니어야 하니까. 아르망이 겪고 있을 고통에 비하면, 이 정도도 참지 못하고서 어떻게 같은 자리에 설 자격이 있느냔 말이다.


 아르망의 눈물은 그치지 않았다.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모든 케이스와 변수를 고려하고 또 고려해봐도 보이질 않아요. 폐하와 저와, 용 님이 함께 있는 미래 따윈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단 말이에요! 그런데 왜 이러시는 거예요? 대체 뭘 하시려고 이러시는 거냐고요!”


 “그야 물론 우리가 같이 있기 위해서지. 너와 나, 그리고 용까지 말이야.”


 “거짓말!” 아르망이 빽 소리쳤다. “그런 미래 따윈 없어요! 폐하는 거짓말쟁이야!”


 “없으면 만들면 돼. 아르망, 날 봐.”


 내 품에서 떨고 있는 가녀린 어깨. 그 어깨를 붙잡고 아르망의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아르망은 울고 있었다. 어찌할 줄 모르는 절망 속에서, 가여울 정도로 바들거리며 울고 있었다.


 “난 네가 필요해, 아르망.”


 예전에 난 이 소녀에게 구원받았다. 그 테마파크에서, 그 절망의 구렁텅이 속에서. 자신도 그것을 마주하기 두려웠을 텐데. 내 앞을 가로막는 것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고통을 겪었을 텐데. 그럼에도 이 소녀는 내 앞을 가로막았다. 


 그렇기에, 난 구원받을 수 있었다.


 내 앞을 막아서는 이 가녀린 모습을 보면서, 꺾이지 말아야겠다고 이를 악물 수 있었다. 그 악의 구렁텅이에 들어갔다 나오면서 오직 이 소녀의 눈만을 생각했다. 날 걱정하면서도 내가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으리라는 그 눈. 그 올곧고 맑은 눈. 나를 믿는 눈.


 날 앞으로 나아가게 했던 건 이 소녀, 아르망이었다.


 “난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해. 그때처럼.”


 “…….”


 내 가슴팍을 꽉 쥐고 있던 아르망의 손에서 서서히 힘이 풀렸다. 점차 손이 위로 올라왔고……. 아르망은 내 목을 꼭 껴안은 채 내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어줬다. 머리를 헝클어뜨리는 이 작고 가녀린 손의 감촉이 좋았다. 아르망을 꼭 껴안고 목덜미의 냄새를 맡았다. 따스한 햇살의 냄새가 나는 것만 같았다. 아르망에게선 늘 그런 냄새가 났다. 편안하고 좋은 향기가.


 “널 사랑해, 아르망. 네가 날 구해줬던 날 이후로 넌 내 가슴 속에 늘 빛으로 남아있었어. 내가 흔들릴 때마다 날 바라봐줬어. 내가 잘못되지 않으리라 믿어줬어. 그런 널……. 아꼈어. 아주 많이. 내가 널 사랑하는 마음도 눈치채지 못할 만큼.”


 “…용 님께도, 비슷한 얘길 하셨을 거면서.”


 “그랬지. 용도 내게 손을 내밀어줬거든.”


 아르망의 그 말을 부정할 순 없었다. 용을 처음 만나고, 엮이고, 그러면서 의외의 면을 보게 되고, 서로 마음이 통하고, 사랑에 빠지고……. 용에 대한 마음은 아주 특별했다. 그래서 둘 다 놓칠 수가 없었다. 비겁하다는 걸 알아도, 이 세상 마지막 남은 남자라는 알량한 위치를 이용하는 짓거리란 걸 알아도 이 마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후회하기 싫었다.


 “폐하의 마음이 흘러들어오는 것만 같아요.”


 아르망은 상냥하게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귓가에서 속삭이는 소녀의 목소리는 따뜻해서, 그만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절 사랑하시는 거죠, 폐하?”


 “그래.”


 “그만큼 용 님도 사랑하시는 거고요.”


 “…그래.”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누굴 고르실 거예요?”


 “둘 다 고를 거야.”


 지체없이 나온 그 한마디가 너무 줏대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말을 주워 담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래도 어떡하랴, 진심인 것을. 내 말에 어이가 없는 모양인지 아르망은 목을 끌어안은 자세 그대로 내 턱을 이마로 톡 쳤다. 그리고선 피식 웃으며 나를 올려다봤다.


 “왜 이렇게 막무가내세요, 폐하? 남들이 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짓을 벌여놓으시고 이리도 뻔뻔스럽게.”


 “날 때부터 얼굴 낯짝이 남들보다 두 배는 두꺼워서 그래.”


 “참 많이 성장하셨네요. 예전에 무슨 일만 벌어지면 어쩔 줄 몰라서 벌벌 떠시던 폐하는 어디 가셨을까요? 토끼같이 귀여워서 좋았는데.”


 “…남자를 토끼에다 비유하는 건 그리 기쁘지 않아. 그리고 내가 네 앞에서나 떨었지 뭐 다른 애들 모인 데서 떨었나 뭐.”


 “맞아요. 폐하는 늘 그러셨죠.”


 아르망이 내 뺨을 쓰다듬으며 속삭였다.


 “강한 척은 남들 앞에서 혼자 다 하시고, 그러면서 아무도 없을 때 뒤돌아서 혼자 훌쩍이시고……. 전 그런 겁쟁이인 폐하를 좋아했어요. 겁쟁이면서도, 결코 남들 앞에서 물러선 적 없는 폐하를요.”


 “아르망…….”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어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거예요.”


 “그것도 예지야?”


 “아뇨, 제 각오에요.”


 장난스럽게 물어보자 아르망 역시 미소 지으며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이윽고 그녀의 눈은 다시 맑아져 있었다. 내가 사랑하는 그 눈빛으로. 날 바라보는 올곧고 부드러운 눈동자로.


 “폐하를 믿을게요.”


 “고마워.”


 “비록 양다리에 욕심쟁이지만요. 요령도 없으시고.”


 욕먹어도 싸서 할 말은 없는데 갑자기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뭘까? 왠지 평생토록 잊을 만하면 이 욕을 달고 살아야 할 것만 같은 이 섬뜩한 기운은…….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런 불안을 입에 담는 것만으로도 사치였다. 그래서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고마워.”


 “칭찬 아닌데요, 폐하.”


 “그런 말이라도 해주는 거 보면 기분이 조금은 풀린 거 같아서.”


 “착각하지 마세요. 어디까지나 보류니까. 하도 폐하께서 고집을 부리시니까 속는 셈 치고 한 번만 더 믿어드리는 거예요.”


 “그 정도면 충분해.”


 양다리 봐주는 것만 해도 어딘데. 그 생각을 하며 아르망의 머리를 쓰다듬자 갑자기 아르망은 내 뺨을 꽉 꼬집었다.


 “아얏!”


 “봐 드린 거 아니라, 보류라고요.”


 “도, 도도독힘휼…….”


 “흥, 폐하 생각 따윈 앵무새보다 읽기 쉬워요. 폐하는 바보니까요.”


 “…….”


 그 말은 내가 앵무새만도 못하다는 거니.


 “기, 기왕 말한 김에 나한테 서운했던 거 다 말해 봐. 다 들어 줄…….”


 “폐하는요.”


 게, 라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아르망은 숨을 들이켰다. 뱃속에 얼음덩이 하나가 툭 들어앉은 기분이 드는 순간이었다.


 “섬세하지도 않으시고, 일 벌리는 건 누구보다도 잘하시고, 주제에 수습은 제대로 못하셔서 보통 제가 마무리지어야 하고요, 시간 안 지키시고요, 늦잠 주무시고, 건망증도 심하셔서 회의도 십 분 넘게 지연되게 하시는 게 부지기수시고요, 하지 말라는 건 꼭 해야지 직성이 풀리시고요, 가끔 새로운 유전자 씨앗 들어오면 전투원 제조해야 한다고 사령권 권한으로 자원 막 쓰다가 안드바리 양이나 울리시고요!”


 “…….”


 그야말로 말의 폭풍이었다.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마음이 깎여 나가는 것만 같은 지금, 아르망은 그런 내게 쐐기를 툭 박듯 말했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믿음직스럽고, 누구보다도 앞에 계시면서, 항상 우리들의 앞길을 비춰주는 등대 같은 분이세요.”


 “끝이야?”


 “더 할 수 있는데 그러면 우실 거 같아서 참았어요.”


 볼을 부풀리며 딱딱거리는 걸 보니 아무래도 상처 입은 내 마음을 위로해주고픈 마음은 조금도 없는 모양이었다.


 “그, 불평과 칭찬의 균형이 좀 안 맞지 않니?”


 “그럼 칭찬에 제가 사랑하는 분이라는 점도 하나 추가해드릴게요. 특별히요.”


 “겨우 하나잖아…….”


 으스대며 말하는 아르망에게 한숨 쉬며 핀잔을 줬지만, 아르망은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빤히 바라봤다.


 “그 하나가 다른 단점들을 다 덮고도 남아요. 저, 폐하께 콩깍지가 단단히 씌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나머지 단점들을 전부 용서해드릴 수 있거든요. 좋겠네요, 폐하. 제 마음을 훔치셔서. 아, 얼마 전엔 몸도 훔치셨죠.”


 “…….”


 분홍빛 향기가 아스라이 퍼져 있었던 그날 밤의 광경. 갑자기 아르망은 손을 내려 내 가슴팍을 쓰다듬더니, 깜짝 놀랄 정도로 야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실은 저, 올라타는 것보다는 덮쳐지는 게 더 취향이에요.”


 “…………다음번에 참고할게.”


 부끄러움에 못 이겨 한참 있다가 겨우 그 한마디 내뱉을 수 있었다. 아르망은 그런 내 머리를 상냥하게 끌어안으며 가만히 속삭였다.


 “네, 꼭 참고해주세요. 그리고 절 데려가 주세요. 폐하께서 그리시는 미래의 모습으로.”


 따스한 아르망의 말. 그러면서 아르망은 내 귓가에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 곁에, 저와 용 님이 서 있는 모습으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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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사령관 지옥가게 해주세요